그런의미에서 달리기, 마라톤은 내 평생의 친구이지…
1. 나의 달리기인생
오래달리기는 2등으로 뛰면 된다. 가장 잘하는 애 뒤에 붙어서 끝까지 뛰기. 혹시 힘이 남으면 마지막에 역전하기, 마치 십이지 동물 경주에서 쥐가 마지막에 소를 이기는 것처럼
그런 원칙이 깨진 것이 바로 대학교 2학년때 나간 국립극장배 5km 남산 순환로 마라톤 때였다.
이것이 내 첫 마라톤이었는데 난 반환점까지 선두그룹을 따라 뛰다가 반환점부터 걸어서 할머니와 애들에게 수없이 역전당한 후에 결국 거의 100등 가까운 치욕적인 성적을 거뒀다.
군대를 카투샤로 간 것은 참 행운이었다. 특히 JSA에서 달리기 한 것은 너무도 즐거웠다. 새벽의 청명한 공기, 곧게 뻗은 통일대교 위의 도로, 같이 노래부르며 뛰는 즐거움, 하루하루 매일같이 달리기 하는 습관을 붙일 수있었다. 그리고 제대할 때 쯤에는 부대에서 가장 달리기를 잘하는 사람 중 하나로 인정도 받았다.
10km 몇번 뛰고 나서 하프 마라톤 한두번 뛰어보니 또 뛸만하더라. 첫 하프 마라톤은 기획재정부 들어와서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이 악물고 뛰었더니 1:38분쯤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다음에는 풀코스를 한번 뛰어볼까나 하다가 오금이 저려서 33km 라는 챌린저 코스로 중앙일보 대회를 등록했는데 다 뛰고 나도 힘이 남아서 그냥 풀코스로 가버렸다. 결과는 3:28분. 3시간 30분짜리 풍선맨이 내 뒤를 쫓아오는데 역전 안당할려고 혼신의 힘을 다했다. 이거 뛰고나서 상당히 다리가 아프더라.
그리고 동아일보, 춘천을 뛰었으나 날씨도 그렇고 운동량도 그렇고 기록이 갈수록 안좋아지고, 한번 뛰고 나니 힘든걸 알아서 담부터는 풀코스는 좀 자제하련다. 역시 선무당이 사람 잡았던 것인가
그래도 요새도 매일 5km 정도는 뛴다. 공복에 뛰는게 Stay in Shape 에도 좋고, 몸도 마음도 상쾌해지는 것이라 평생 습관으로 하고 놓고 싶은 마음은 없다.
2. 달리기라는 운동
마라톤 할때 몇십키로를 넘으면 Runner’s high 가느껴지냐고? 글쎄, 난 힘들기만 하더라.
난 그런 생각보다는 이런 생각을 한다.
5km 지점. 아 이제 시작이다 상쾌하다. 너무 쉽구나
10km 지점. 오 벌써 1/4 이야? 금방이다 금방
20km 지점. 반 지났으면 나머진 내리막길. 금방이지
35km 지점. 죽을거 같다. 그래도 겨우(?) 1/8 남았는데 금방이다 야
뭐 이렇게 위로하면서 겨우겨우 뛴다.
왜 뛰냐고?
달리기는 정직하고 재미없는 물? 같은 운동이다.
그래서 평생을 같이해도 질리지 않는 심심함, 싱거움이 있다.
스탠포드, Bay Area, 꼭 여기가 아니더라고 공기좋고 청명한 곳에서
자연속에서 달리기 하면서 사는거
그런게 내스타일이니까
나 신병때 용산 거의 첫 PT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어쩌다가 KTA에서 2마일을 1등하고 온덕에
형이 같이 뛰자고 해서 초반부터 치고 나가는데
쫒아가다가 죽는 줄 알았었지.
그리고 근육통으로 몇일 고생ㅎㅎ
ㅎㅎ장호야 형 다죽어간다. 아 열받아서라도 다시 뜀박질좀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