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생활기 3 – What makes Stanford Special

정말 이주일만에 내 블로그에 처음 들어와본다. To do list 가 계속 싸여가고 있을 정도로 바쁜 나날이다. 
다른 비지니스 스쿨을 폄하할 마음도 없고, 괜히 자랑하려는 것도 아니고 값싼 어메리칸 드림을 얘기하려는 것도 아니지만
스탠포드, 특히 GSB와 하루하루 사랑에 빠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건 확실히 알려야 겠다는 생각에 글을 쓴다. 

1. 사람 공부
요새 누가 나한테 너 뭐 좋아하니? 뭐 잘하니? 너의 Core, Competitive advantage는 뭐니? 이렇게 물으면
I am people person. I am social learner, 이렇게 대답한다.
비지니스 스쿨, 스탠포드는 사람공부 제대로 시켜주는 곳이다. 그래서 내게는 정말 잘 맞고 천국 같은 곳이다. 
이곳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게 여러가지가 있다. 

2. EAP 
스탠포드의 첫 6주를 EAP 라고 한다.  (Early Academic Period). 이 기간 동안은 정말 수업듣고 따라가기만도 정말 정신없을정도로 수업 로드가 많다. 그리고 다른 비지니스 스쿨과는 다르게 리쿠르팅 관련된 활동이 일절 금지된다. 누구도 레쥬메를 다듬지 않고 인턴구하러 다니지도 않고 수업과 친구들에 집중한다. 그리고 60명쯤 되는 같은 섹션 (총 6개 섹션이 있다) 친구들과 항상 수업을 같이 듣기때문에 친해질 수 밖에 없다. 

3. Small Group Dinner, Blind date
스탠포드 GSB (Graduate School of Business, 스탠 MBA를 여기선 GSB라고 부른다.) 애들이 만든 간단한 프로그램, 알고리즘이다. Small Group Dinner는 Hosting을 할 수 도 있고 남이 Hosting한 디너에  Join할 수도 있다. 모든건 Random Selection이다. 예를들면 친구랑 둘이 내일저녁에 한국음식을 한다고 디너를 호스팅하고 8자리를 빈자리로 해놓으면 수십명이 지원해서 8명이 무작위로 뽑힌다. 호스트한 사람은 인당 5불 정도를 받고, 오는 사람들에게 조금씩 돈을 걷기도 한다.
Blind date는 말그대로 무작위 소개팅이다. 비는 시간을 미리 올려놓으면 1, 2학년 누군가 같은 시간에 시간빈다고 한사람과 1대 1 만남이 주선된다. 
이런 것들이 참 많이 있다. 새로운 사람을 부담없이 만나서 서로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작은 세팅들이다. 

4. Talk 
Talk 이란 한명이 나와서 30분간 자기 인생 이야기를 하고, 30분간 QA를 하는 세션이다. 정말 인기가 대단하다. 보통 1주일에 2~3개의 Talk이 있는데 한번 할때마다 100명넘게 가득가득 사람이 온다. 그만큼 이야기가 다들 재밌고 리얼리티가 살아있다. 사람들의 기대가 크기 때문에 Talk을 하겠다고 선뜻 나서기도 쉽지않고, 나서도 여러번 이야기를 가다듬고 연습을 하고 재밌게, intuition한  스피치가 될 수 있게 연습하고 온다. 꼭 Ted 같다. 
Talk Coach는 연습을 도와주고 이야기를 가다듬어 주는 사람이다. 보통 한학년에 5명정도가 코치가 된다. 난 Talk 과 Talk coach 모두 지원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 중 하나다. 

5. Leadership Lab, Fellows 
하버드가 Case study로 유명하다면 스탠포드는 케이스 스터디에 더해 수없이 많은 Peer evaluation, role playing, leadership experience 가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수업들이다. 
리더십 랩은 6명의 친구들과 1명의 2학년 Fellows, 즉 옵저버, 팀 리더 로 구성된다. 매 시간 실제 비지니스 미팅 등등을 롤 플레잉 하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고 비디오를 찍어서 보기도 한다. 각자가 각자의 목표를 정하고 서로 북독아주면서 도와준다. 나의 경우 Formal speech, english communication 을 더 concise, effective하게 하는 것과, 너무 나서서 설치지 않고 남한테 먼저 기회주는 것 등을 goal로 삼았다. Learning by doing. 학우들로 부터, 나 스스로 내 비디오를 보면서, 남들에게 피드백을 주면서, 참 많이 성장함을 느낀다. 
Fellow가 되면 (2학년 때 될 수 있다.) 1학년 1명과 1대1 버디가 되서 인생상담, 학교수업 상담 등등을 무한정 도와주고, 6명의 리더십 스쿼드를 이끌고 한명한명과 계속 대화해가며 진짜 리더의 역할극을 해볼 수 있다. 경쟁률이 상당히 높지만 지원해볼 생각이다. 

6. Global
스탠포드 GSB에선 졸업요건으로 한번의 글로벌 스터디 트립이나 글로벌 인턴십이 강요된다. 수없이 많으 초이스가 있고 2학년이 되면 각종 국가로 글로벌 트립을 리드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진다. 난 이번 겨울방학에는 인도, 내년 봄방학에는 남아공에 가게 됐다. 그리고 Thanksgiving 브레익에는 쿠바에 친구들과 갖다 오기로 했다. 모든 트립이 다 친구들과 2학년 트립 리더와 가는 것이고 많은 비지니스 미팅, 실제로 일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정말 흥미 진진한 것들이다. 

7. 끝으로 
MBA에 대해, 놀러 가는거다. 커리어 아카데미다, 공부하는게 없다, 등등 각종 루머와 악설도 많이 있는걸 안다. 물론 틀린말도 아니다. 
그러나 내게 MBA는 가장 중요한 공부, 사람공부를 제대로 시켜주는 곳이다. 리더십, 친구들에게 피드백 주기,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공부, 말도안되는 sexual한 영어 joke공부하기, 언제 어느곳에서 이렇게 좋은 사람과 이렇게 따뜻한 분위기에서 나의 Comfort Zone에서 벗어나 Vulnerable해지고, Deep engagement를 경험해볼 수 있을까. 
400명 가까운 학우들의 출신지, 학교, 전 직업, 관심사, 취미, 장래 커리어 희망, 등등이 적힌 Google Spreadsheet 을 프린트해서 항상 들고다니면서 외운다. 
그리고 나의 롤 모델이었던 Acumen의 창립자, Blue sweater의 저자 재클린 노보그라츠도 만났고, 수없이 많은 inspirational 한 사람들이 항상 주위에 있다. 물론 난 친구들한테서 가장 많이 배운다. 

어쩜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 정말 커리어 준비를 해야할 때일수도 있다. 콜롬비아나 와튼 다니는 친구들은 벌써부터 레쥬메 들고다니고 양복입고 다니며 사람들 만나느라 바쁘다고 들었다. 
그래도 지금 이 상황은 너무 행복하다. 일장 춘몽일지 모르나 일단은 좀더 사람들과 부데껴 봐야겠다. 난 social learner 니까. 
 

About sanbaek

늦깍이 크리스천 (follower of Jesus), 우렁각시 민경이 남편, 하루하율하임이 아빠, 둘째 아들, 새누리교회 성도, 한국에서 30년 살고 지금은 실리콘밸리 거주중, 스타트업 업계 종사중. 좋아하는 것 - 부부싸움한것 나누기, 하루하율이민경이랑 놀기, 일벌리기 (바람잡기), 독서, 글쓰기, 운동, 여행 예배/기도/찬양, 그리고 가끔씩 춤추기. 만트라 - When I am weak, then I am strong. Give the world the best I've got.

2 comments

  1. 잘 읽었습니다 🙂

  2. 인터컴의추억..

    이중에서도 TALK가 정말 매력적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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