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mit Weekend. MBA 합격한 사람들이 학교 방문을 해서 학교 구경, 수업참관, 친구들도 만나고 하는 행사. 내가 작년에 처음 왔던 것은 4월말에 있는 Round 2 Admit Weekend행사였다. 이번에 있었던 Round1 Admit Weekend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다.
1. 아 참 줄 수 있다는건 행복한 거구나
생각해보면 거의 1년간 항상 도움만 요청하고 살았다. 영어가 딸려서 항상 누구에게 물어봐야 했고, 취직할려고 애쓰다보니 미국 직장생활하다 온 친구들에게 항상 조언을 구하고 손벌려야 했다. 팀모임을 할 때도 프리라이더가 안되기 위해 발버둥쳐야 했고, 하루에도 몇번씩 도대체 내가 여기서 잘하는게 뭘까, 내가 줄 수있는게 뭘까, 왜 난 이렇게 작은가 이런 자괴감과 싸워야 했다.
그러다가 잘난 미국아그들이 대부분이지만 선배의 Insight에 목말라 하는 Potential 후배들 앞에서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이거야 원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더라. 그래… 이느낌이야… 줄 수 있다는건 참 행복한 거구나. 다시 느낀다. 베풀 수 있을 때 열심히 베풀자. 그게 세상사는 맛 아닐까. 그리고 나란 놈은 원래 약간 앞에나서서 살짝 잘난척도 하고 남들이 “아 고맙다, 참 잘한다” 이렇게 이야기해줘야 무지 행복해지는 사람이다.
2. 내방에서 잔 놈
Hosting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선뜻 나섰다. 내방에서 누구를 재우면서 쌓는 인간관계는 조금은 특별한 거니 꼭 하고싶었고, 누가 올지 기대도 많이했다.
첫인상은 요거보게. 뉴요커, Investment Bankning과 Private Equity를 거친 전통 코스의 아주 잘난애 였다. 반바지에 후드티 입고 와서 Hey dude. Thank you. 모 이러길래 이거 잘난 미국애랑 큰 Bonding을 가지긴 힘들겠군 요런 생각이 살짝들더라.
그러나 나의 계속된 의리파 공격에 녀석이 항복하고 말았다. 한국 스타일답게 침대에서 재우면서 난 소파에서 자면서 내게 조금 미안하도록 하여 Emotional Banking Account를 쌓았다. 즉 나중에 요놈은 내가 무슨 도움요청하면 선뜻 도와줄게 분명하다. 그렇게 친해지며 이야기하다보니 참 멋진 놈이다. 특히나 이놈이 시작한 신규 스타텁, gobuyside.com은 참 멋진 개념이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미국에서는 Finance 섹터에서 Sell side 2년, Buy side 2년, MBA 와 같이 셀사이드에서 바이사이드로 넘어가는게 정석처럼 돼 있는데, 많은 경우가 헤드헌터를 통해 이루어지고 이경우 소규모 PE나 헤지펀드는 한명 소개받을 때마다 수천만원에 해당하는 돈을 내는게 관례가 되어있었다고 한다. 얘가 창업한 사이트는 바로 여기를 타게팅한 사람 소개, 연결 사이트이다. 한국에도 다양한 인더스트리(특히 난 스타텁 쪽이 하고싶다) 비슷한 개념의 사람 연결사이트를 시작하면 구직난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3. 영어 참 많이 늘었다.
작년 Admit Weekend 때 내가 쓴 글에서 이미 얘기했듯이, 처음 와서 참 영어때문에 고생이 많았다. 특히나 시끄러운 바에서 한마디도 못알아듣고, 밥먹으면서 하는 대화에서는 대화에 끼기위해 몸부림치고, 졸업한 선배가 연설 할 때 농담 한마디 못알아들어서 남들 웃을때 그냥 따라웃었던 쓰디쓴 기억이 있다.
1년이 채 안지난 지금, 여전히 시끄러운 바에서 대화하는건 적응이 잘 안되지만, 밥먹으면서 하는 대화는 은근히 주도하고 쥐락펴락 하기도 하고, 졸업한 선배가 하는 연설은 대부분 알아듣고 농담도 다 따라가면서, 감개 무량함이 느껴지더라…
4. 끝내주는 연설 – Ticket Master CEO 의 GSB가 내게 준 것
Class of 04. 나보다 9년 선배. Ticket Master CEO가 졸업생 대표로 연설을 했다. 후드티에 청바지 차림으로 나타난 30대 백인 거구가 마이크 하나 잡고 이야기한 연설에서 난 전율을 느꼈다.
I got three things from GSB.
1 – Mirror. Now I know who I am. After GSB, I learned what’s my strength and weakness. I discovered my passion and dream.
2 – Compass. Now I know where to go. I am no longer afraid of future or feel lost.
3 – Arch. I earned the community, the friend, the family for the life time. I call it Arch.(큰 배)
그래… 이거였어. 무릎이 절로 쳐지더라… 왜 내가 GSB를 사랑하는지. 왜 내가 MBA를 사랑하는지. 하루하루 부데껴가며 그래도 나를 발전시키고 나를 살게하는게 도대체 뭔지. 이젠 정말 다시 꿈꿀 수 있다. 내게 다시한번 꿈꿀 수 있는 기회를 줬다. 미래가 걱정되거나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조바심은 많이 사라졌다… 아래는 내 버전의 세가지 정리(거의 비슷하지만) 이다.
Q : MBA, 특히 스탠포드 MBA에서 무엇을 얻으셨는지
A : MBA는 먼저 거울(mirror)을 줬어요. 내가 누구인지. 내가 진짜 좋아하는게 무언지, 나의 리더십 스타일은 어던 것인지, 내 강점은 무엇이고 어느부분을 더 보완해야 할지, 스스로를 모티베잇하고 동기부여하려면 어떻게해야하는지 조금씩 더 알게되요. 그렇게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자신의 강점을 조금씩 더 강화하다보니 제 꿈이 무엇인지, 제 열정이 무엇인지, 제가 그토록 찾던게 무엇인지 조금씩 더 알 것 같아요. 스스로를 볼수록 꿈이 보여요. 나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쌓이는게 느껴져요. (Self Awareness, Self conviction, Find the Inner piece).
둘째로 나침반(Compass)를 줬어요. 나침반은 네비게이션이 아니에요. 방향성만 줄 뿐이지 눈앞의 짧은 미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는 항상 헷갈리죠. 그래도 두려움이 없어요. 조금 돌아가도 어느 방향으로 가면 되는지 이제는 아니까요.
마지막으로 커뮤니티(Community)를 줬어요. 같이 꿈꾸고, 같이 항해하는 사람들. 조금 먼저 시작하고 늦게 시작하고 차이는 있지만 함꼐 나가자는 마음으로 뭉친 사람들이 항상 서로를 북돋아주고 자극하곤 하죠. “What are you most passionate about? Why not do it right now? You only have limited amount of time.” 라는 말을 하루에도 몇번씩 주고받는 곳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