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NOTE 일상기_2 물고기잡기

학교다닐때가 바빴는지 지금이 더 바쁜지 모를정도로 정신없는 나날입니다. 인턴된 자세로 열심히 해볼려고 너무 의욕적으로 나섰다가 주말이랑 휴일에도 별로 약속도 못잡고 일만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일이 자꾸 쌓이고 To do list가 늘어나서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입니다. 제게 연락주시는 분들께, 충분히 빠르게 성심껏 답 드리지 못하는 것도 마음에 걸리고 쓰고 싶은 이메일, 공부하고 싶은 것, 읽고 싶은 글들, 연락하고 싶은 사람들, 이런것 못하는 것도 참 아쉽습니다. 그래도 제게 블로그 글 쓰는 시간은 여러분과 소통하는 시간이고 제 삶을 잠시 돌아보는 시간이라 참 행복한 시간입니다. 2주만에 한숨 돌리면서 그간 쓰고 싶었던 수많은 이야기중 짧은 이야기 하나 써보겠습니다. 

에버노트에서 업무하는 이야기를 쓰자니, 저보다 훨씬 많이 고민해보시고 깊이 있는 글을 써주고 계신 이분 이야기를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특히나 경력관리 12계명 같은 글은 직장인으로서 너무 느껴지고 공감가는게 많은 글입니다.  

물고기 잡기 방법론 

1 –  호수물 다 퍼서 물고기 잡게하는 미운 상병형 상사

소위 똑똑/무식, 게으름/부지런의 2 by 2 metrics에서 무식한 유형의 상사. (게으름 부지런을 떠나) 이 유형의 상사를 만나면 물고기는 잘 잡을지 몰라도 아랫사람이 너무 고생한다. 일단 위에서 시키면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일을 잔뜩 앉고 온다. “예, 물론입죠. 바로 해오겠습니다. 문제없습니다. ” 라고 한 다음 밑에를 닥달해서 호수 물을 다 퍼서 물고기를 잡게한다. 결국 윗사람은 물고기 잡아오니 좋아할지 몰라도 아랫사람 입장에서 보면 정말 죽을맛이다. 한두번은 통할지 몰라도 계속 호숫물 파다보면 힘빠져서 도저히 계속 못한다. 이런 분들도 어느정도까지 승진하고 하는건 한국 일부 조직문화에서나 가능한게 아닐까. Disney에 다니는 양희누나의 글에 있듯이 upper feedback loop이 잘 정착된 미국 회사에서는 상당히 나오기 어려운 케이스라고 생각

2 –  어디에 낚시바늘을 드리울지 지도해주는 무림고수

위 2 by 2에서 똑똑한 유형의 상사. 이 유형의 상사를 만나면 너무 편하다. 일단 위에서 시키면 그 자리에서 “제가 생각하기에 이 부분은 이렇고 저부분은 저래서 이런 쪽보다는 저쪽에 좀더 치중하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제가 이 부분 좀더 알아보고 다시 말씀드려도 될까요? ” 라고 몇개를 쳐내고 방향성을 잡고 윗사람의 신뢰를 얻는다. 그리고 와서 같이 고민하면서 멋지게 선택과 집중의 방향 제시를 해준다. “우리는 다음주까지 물고기 세마리는 잡아야되. 네마리 잡으면 좋겠지만 여력되면 하는거고 일단 해보자. 내가 보니까 저쪽에 오늘밤에 낚시바늘 드리우면 좀 잡힐거야. 혹시 안잡히면 너무 실망말고 내일 다시 얘기하자고. 어려운일 있으면 바로 이야기하고 그래 같이 해보자! “. 아 얼마나 아름다운가. 호숫물 드립다 파다가 갑자기 낮에는 놀고 딴거 하고 밤에 딱 필요한데 드리워서 대어를 낚기 시작하면 존경심이 왈칵왈칵 생긴다. 그리고 물고기도 결과적으로 더 빨리, 더 좋게 잡아갈 때가 많다. 무엇보다도 호숫물 파다가 힘 다빠지지 않아서 다음에 또 낚시할 힘이 남아있다. 

3 –  물고기 잡으란 말은 안하고 여유있게 낚시바늘 드리우고 있는 강태공

이 유형의 상사, 조직문화는 난 사실 존재하는지도 몰랐다. 생각해본적도 별로 없었다. 그래서 더 충격적이었다. 미국 스타텁, 에버노트에서 내가 만난 상사와 조직문화는 이런식이다. 물고기 잡으란 말을 안한다. 위에서 잡으란 말이 잘 안떨어진다. 그리고 CEO부터 대부분의 사람이 지시를 하지않고 낚시를 하고 앉았다. 물고기를 잡아오게 시키는게 아니라 잡고 싶게 만들어준다. 본인이 열심히 잡으면서 밑에 사람이 찾아와서 “저도 물고기가 잡고 싶어요!” 라고 하면 그제서야 “그래? 왜 잡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거 같은데? 오 좋아. 멋진 생각이야. 역시 멋져. 근데 한가지 이야기해준다면 내가 몇년째 낚시해보니까 이게 잘듣고 이게 좋은거 같은데 넌 아직 초보니까 이렇게 해보는게 어떨까? 해보다 안되면 또 같이 고민해보자. 화이팅!” 이라고 좋은얘기 한참하고 답은 잘 안주고 또 본인이 열심히 잡는다. 즉 난 상사한테 물고기 잡아주고 마음 놓는 부하직원이 아니라 같이 물고기 잡아가는 동료고, 스스로 성과를 만들어 내는 낚시꾼이 된다. 내가 안잡고 가만히 있어도 전혀 뭐라고 하지 않는다. 나한테 먼저와서 잡으라고 하지도, 한국사람처럼 술먹이고 밥먹여 가며 차분히 가르쳐주지도 않는다. Leading by example – 본인이 모범을 보이고, 그래서 스스로 잡고 싶게 만들어 준다. 혼자 안잡고 있으면 불안해진다. 그리고 가끔  “어때 낚시는 잘되가?” 로 Check in 하고 내가 열심히 나서면 그제서야 한단계씩 조언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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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물고기를 잘 잡고 싶고 많이 잡고 싶고 견지낚시, 투망, 바다낚시, 할 거 없이 많이 배우고 싶은 사람이다. 초간지 브래드피트처럼. 그래서 이 속편하고 때로는 답답한, 어찌보면 너무 허술한 기업문화를 보면 놀랄때도 많고 답답할 때도 많다. 빨리 잡아야 하지 않을까? 왜 제대로 안가르쳐주지? 밑에사람 진두지휘해서 언제까지 잡자고 하고 잘 잡는법 가르쳐 주고 그래도 모자랄 판에 스스로 찾아올때까지 기다리고 하나씩 조금씩 가르쳐주고 계속 실수와 시행착오를 반복하게 놔둘건가. 그래도 그러니까 더 혁신이 있고 열심히 하게되고, ownership이 생기고 그런게 아닐까. 장기적으로 본인이 더 원해서 하고 지속가능한 물고기 잡기가 되고. 한국같은 효율성과 속도와 예측가능성은 없어도 다같이 행복하게 책임감 가지고 자기의 일을 해간다. 참 달라도 많이 다르다… 마지막으로 Phil Libin이 요새 계속해서 미팅때마다 이야기하고, 모 대기업과 회의에서 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다. 

 

Q – 에버노트도 계속 성장하고 있고 직원도 늘고 있는데, 앞으로 수백명 수천명 직원이 늘면 어떻게 지금과 같은 스타텁의 기업문화를 유지해 갈 생각이세요? 조금더 업무에 체계가 있고 명령체계를 세우고, 조직 틀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으세요? 관료주의 같은건 어떻게 방지하실 건가요? 

 

A from Phil – 예 에버노트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지금과 같은 수평적이고 자발적인 조직문화를 유지해 가면서도 효율성을 높일것인지는 저희에게 가장 큰 과제와도 같습니다. 물론 사람이 많아지면 지금보다 더 체계가 필요하겠고 어느 부분은 포기해야 되는 것도 있겠죠. 그러나 이것 하나만큼은 지키고 싶습니다. 모든 직원이, 지금 하는일이 왜 해야 되는지 모르면서 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제가 생각하는 관료주의의 정의입니다. 이렇게 되는 것 만은 막고 싶습니다. 그냥 위에서 시켰으니까 하기 싫은데도, 아닌거 같은데도 한다. 이건 용납할 수 없습니다. 

If anyone in Evernote do something that they don’t understand why they are doing that, I believe that itself is bureaucracy. I can’t let it happen. That’s something I believe and would fight for consistently. 

About sanbaek

Faithful servant/soldier of god, (Wanna be) Loving husband and father, Earnest worker, and Endless dreamer. Mantra : Give the world the best I've got. Inspire and empower social entrepreneur. 30년간의 영적탐구 끝에 최근에 신앙을 갖게된 하나님의 아들. 사랑과 모범으로 가정을 꾸려가진 두 부모의 둘째아들이자 wanna be 사랑아 많은 남편/아빠. 한국에서 태어나 28년을 한국에서 살다가 현재 약 3년가까이 미국 생활해보고 있는 한국인. 20세기와 21세기를 골고루 살아보고 있는 80/90세대. 세계 30여개국을 돌아보고 더 많은 국가에서 온 친구들 사귀어본 호기심많은 세계시민. 그리고 운동과 여행, 기도와 독서, 친교와 재밌는 이벤트 만들고 일 만들기 좋아하는 까불까불하고 에너지 많은 Always wanna be 소년. 인생의 모토: 열심히 살자. 감동을 만들자. Social entrepreneur 들을 Empower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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