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을 맞으며

2021년이 밝은지도 어느새 거의 한달이 지났다. 참 만만치 않았던 2020년, 어떻게 지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사랑하는 나의 이웃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어서 새해첫날 이 글을 쓴다. 써놓고 보니 또 엄청 길어서, 이 글의 진짜 독자는 ‘내’가 될 것이란 불길한 예감이 ㅎㅎ. 어느 부분이라도 이 글을 읽는 분들께 작은 울림이라도 있다면 큰 기쁨이고 영광이겠다. 좀더 짧고 가벼운 영어글도 있다.


들어가며 – 소망에 대하여

모든 힘이 빠지고 널부러진 나의 모습

12월29일, 2020년의 끝을 이틀 앞두고 밤에 목욕하고 나오는데 발가락이 살짝 아파서 보니 오른쪽 가운데 발가락이 좀 부어있었다. 아내한테 보여주니 염증이 생긴것 같다며 의사한테 보여보라고 했다. 별거 아니겠지 하면서 검색해보는데 왠걸, 내 발가락보다 좀더 심한 증상을 보이는 것을 요새 소위 “Covid-toe”라고 하는게 검색결과에 보였다. 좀더 찾아보니 발가락이 빨갛게 올라오고 붓는 증상이 정식 코비드 증상은 아니지만 특히 젋고 건강한 사람들 사이에선 코비드 때문에 많이 증가했다며 증상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 아내가 많이 걱정할텐데. 내일 아직 중고등부 수련회도 하루 남았는데. 만약 진짜 Covid면 걱정되는게 한두가지가 아닌데’. – 복잡한 마음을 안고 아내한테 소식을 전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내는 많이 당황하고 걱정하며 엊그저께 만난 가족들 모두에게 전화해서 테스트를 받으라고 하고 다양한 걱정과 스트레스를 감추지 못했다. (물론 나도 바로 가장 빠른 테스트를 신청했다.) 아내는 조심스레 집에서도 마스크를 쓰든지 더 조심해야 하지 않겠냐고 슬쩍 이야기했는데 그 이야기가 나한텐 그렇게 섭섭할수가 없더라. 특별히 싸우진 않았지만 우리 둘다 마음도 상하고 스트레스도 받고 심지어는 잠도 따로잤다.

그리고 검사결과가 나오기까지 만 이틀간, 우리 사이엔 안보이는 긴장감이 있었고, 내면의 평화나 기쁨, 사랑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아내는 자신이 나를 비난하거나 하는게 전혀 아니고 조심하자는 것일 뿐인데, 감정적으로 나오는 나를 이해하기 어려워 했고, 난 확진판정을 받은것도 아니고 발가락이 조금 부풀어 오른 것으로 이렇게까지 걱정하고 하는 상황이 이해가 안되고 싫고 민망하고 빈정상하고 복잡한 감정이었다. (결국 이 웃을수만은 없는 에피소드는 많은 크고작은 내적 외적 갈등과 번민 끝에 위로부터의 은혜와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었는데 그건 후술하겠다. 아! 그리고 저 다행히도 코비드 아니에요 ^ )

2020년에 대해 멋들어진 회고나 정리를 못하고 그냥 일상에 허덕이거나 아무런 소망이나 에너지 없이 크루즈 모드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도 많으리라. 나 또한 위의 에피소드 처럼 종종 마음에 평화가 없고, 다양한 어지러움 가운데 소망도 기쁨도 없이, 새로운 에너지도 없이, 마치 마음이 꺼져버린 영화 인사이드 아웃(inside-out)의 한 장면처럼 지나친 순간들이 있음을 고백한다. 존경해 마지않는 Jay Stringer는 신년 뉴스레터에서 2020년을 “꺼져버린 한해 (또는 음소거 당한 한해)” 라고 표현했다. 세상/다른사람들과의 연계와 교제가 꺼지고, 자유가 사라지고, 희망이 사라지고, 건강이나 재정 또한 사라져버린. 혹시라도 지금 그런 시간을 지내고 계신 분, 또는 2020년에 큰 아픔을 겪은 분이 있다면 진심어린 위로와 애도를 전한다.

하지만 내가 2020년이 힘든 시간이기만 했다고 한다면 그건 진실이 아니다. 분명 2020년은 우리모두의 예상과는 달랐다. 하지만 2020년은 나의 믿음과 우선순위를 확고히 하고, 삶의 많은 부분을 재점검하며 나를 성숙시켜간 내 생애 가장 중요한 해 중 하나였다. 아래는 작년 새로사귄 친구, 애정해 마지않는 콜롬비아 출신 후아니타 (Juanita)가 어제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두번째 세번째 문단에 격하게 공감했다. 많은 사람들의 시각과는 달리 2020년은 절대 최악의 한해가 아니었다 – 아니 내 삶에 아주 중요한 것들을 배워가고 다져가는 가장 중요한 해 중 하나였다. 나의 믿음은 더욱 확고해져 갔고 나의 우선순위와 삶에 대한 시각도 더 영글어 갖다. 2020년은 모든걸 송두리째 뒤흔드는 폭풍같았지만 나는 그것에 휩쌀려가길 거부한다. 만약 우리가 2020년을 그냥 건너뛰고 싶고 빨리 끝났으면 하는 그런 시간으로만 치부하는게 아니라 확실히 꾹꾹눌러담아 돌아보고, 아주 작은데에서 부터 축복과 감사를 찾음으로써, 기쁨과 감각을 회복하면 어떨까?

This year was different than everything we had anticipated, because no one had in mind going through a pandemic, social distancing, staying at home, wearing masks (cover mouths) let alone all the losses, and even all the fear. We had planned a very very different new decade, but different is not necessarily bad.

Contrary to what many believe, this year has not been the worst, but perhaps one of the most important years of our life. No matter how young or old we are, we all had to learn important lessons. I

What if instead of wanting to skip it completely, or rush its end, we make this year count, and start the new year with a different heart stance, full of gratitude for all the blessings we do have, to be alive, for our family; even if it’s in the distance, for the food on our table, for the simple things we took for granted and that fill our life with joy and sense. For everyone, wherever you are, and wherever your loved ones are, I ask God to bless your new year and never forget the lessons we learned in 2020.Happy New Year!

지쳐만 가는 이 시기에 어떻게 희망을 품을 수 있을까? 그건 희망이 무엇이냐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희망은 막연한 “낙관론”이 아니다. 희망의 두 얼굴에 대해 “불만족”과 “용기”라고 어거스틴은 이야기한다. 우리의 삶을 갉아먹는 것에 대해 “이젠 그만” 이라며 불만족을 이야기하는 것이 희망의 첫걸음이다. 삶을 새롭게 하는 변화나 대화를 “Yes” 라며 용기로 취하는 것이 그 다음이다. 매일같이 코비드관련 세상의 뉴스나, 정치나, 주식시장이나 이런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외부의 것들에 희망을 걸어오고 그것이 내맘대로 되지 않았을 때 술이나 미디어 등의 일시적인 ‘망각제’로 스스로를 대해 왔다면, 이젠 그런 것들에 대해 “그만” 이라고 외치고, 담대히 삶을 새롭게 하는 좋은 습관이나 관계들을 “Yes”로 시작해 가면 어떨까? 2020년 나는 과도한 “뉴스, 소셜 미디어” 등 외부적 자극과, “미디어, 음란물”등의 망각제를 끊고, 내게 내면의 기쁨과 충만을 주는 가족과 주위의 인간관계, 기도/독서/묵상 등 영적 충만을 주는 활동들에 집중해 오며 나의 “희망”잔고를 채워왔다. 그리고 2021년 더욱 더 그 탱크를 가득채울 “불만족”과 “용기”를 생각해본다.

Hope has two beautiful daughters;

Their names are

Discontent and Courage.

Discontent at the way things are,

And Courage to see that they do not remain as they are.”

-Augustine de Hippo

희망의 또다른 친구는 믿음과 사랑이다. 믿음이 없이는 희망이 있을 수 없다. 희망의 정의가 ‘좋은 일이 발생할 것이라는 기대나 믿음’ 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 믿음은 희망의 정의에 있다. 그럼 우리는 어떤 “좋은 일”을 “믿을” 것인가. 그것을 결정하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이 결핍된 사람들은 세상을 결핍의 렌즈로 보는 경우가 많다. 삶을 무한경쟁으로 보게되니 항상 부족하고 불안하다. 이 경우 더 많은 외적인 조건들이 충족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2020년에 봤듯이 외적인 조건들이 나아지기를 바라는 희망은 바람앞의 종잇장처럼 늘 위태롭고 늘 우리를 배신한다. 반면 사랑을 듬뿍 받은 사람은 세상을 사랑으로 바라본다. 더 사랑많고 선한 세계를 꿈꾸며 그런 세상이 올 것을 적극적으로 믿고 삶으로 실천한다 – 작은 것에 감사하고 부족한 것을 나누며. 이렇게 ‘믿음’에 방점을 둔 희망의 다른 이름이 “소망”이다. 그렇다. 먼저 사랑받고 사랑을 줄때, 나와 우리는 더 지속가능하고 더 믿을 만한 소망을 품을 수 있으리라.

그래, 아래 나의 2020년을 돌아보고 소개하며 2021년을 맞는 소망을 전한다. 가감없는 내 삶의 여정들이 그 누군가에겐 작은 위로이고 회복의 실마리이고 기쁨이고 이정표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1. 일 – 힘빼고 일하는 마법을 경험하기

회사 연말파티 도중 한컷

일 – 절대 내 머리와 가슴의 우선순위는 아니지만,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수 있을것 같고, 최근 한번도 글로 쓴적이 없는 데다가, 신앙 이야기가 멀게 느껴질 크리스천이 아닌분을 고려해서 가장 먼저 소개한다.

총평 – 힘빼고 일하는 마법을 경험

2020년은 힘빼고 일한 첫해였다. 작년에 그 수많은 일들을 겪고 나서 (일자 시리즈 참고), 일을 대하는 나의 자세는 180도 바뀌어 있었다. 몇가지 아주 확실한 변화를 소개하자면

  1. 힘빼고 일하기 – 일과 커리어가 더이상 나의 아이덴티티가 아니란것, 나를 규정하고 정의하는게 아니라는걸 알고나자 일의 우선순위가 확실히 전보다 떨어졌다. 주위사람의 성공에 덜 연연하게 됐다. 여전히 난 노력파고 성격 급하고 결과를 보는걸 너무 좋아하고 내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그게 나든, 주위든 누구든 쉽게 관용하고 품는게 쉽지 않는 사람이지만 적어도 비교하는 습관은 많이 사라졌다. 그러다보니 전처럼 어떻게든 애쓰거나 (striving) 안달하는것이 사라졌다. 스스로도 주위도 덜 다그치게 됐다.
  2. 현재를 살면서도 아주 먼 미래를 창의적으로 상상하기 – 미래를 살며 지금의 커리어가 나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것인지 항상 고민하고 최적화하려 하는것이 사라지자 현재를 살게 됐다. 주어진 일,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그것을 충실히 하며 그 안에서 기쁨을 찾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그러자 아이러니컬 하게도 아주 먼 미래의 커리어들을 창의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됐다. (이건 나중에 더 설명할 기회가 있으리라).

물론 항상 쉬웠던 것 만은 아니다. 계속되는 주위의 성공에 조급한 마음이 들때도 종종 있었다. 내가 생각한것보다 직장에서의 직급이 바로바로 오르지도 않아서 에고가 다쳤던 적도 있다. 직장내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맘졸이거나 스트레스로 골머리를 쌓았던 적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전의 나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한 내적 평안과 기쁨이 함께한 한해였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다양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개선시키는 퍼포먼스 프로덕트 매니저가 되다

내면의 변화가 생기면서 전에는 욕심으로 했을 수많은 일들을 안하게 되고 좀더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고 몰입하는 일을 할수 있게 되었는데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 정말 감사하게도 비지니스가 성장하는 회사환경, 주위의 좋은 사람들, 그리고 수많은 크고작은 에피소드가 있었다.)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내가 프로덕트 매니저 (Product Manager)가 되었다는 것이다.

한번도 생각해본적 없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난 만드는데 취미가 없고, 기술에도 관심이 없는, 역사-철학-정치-경제-종교 이런것 너무 좋아하는 인문학도(?) 이고, 우리회사는 머신러닝빼면 앙꼬없는 찐빵인 딥테크 회사이기에. 하지만 아주 아이러니하게도, 난 머신러닝 등의 코어 엔진과 그를 둘러싼 수많은 최적화 알고리즘을 담당하는 퍼포먼스/퀄리티 프로덕트 매니저가 되었다. 이 역할에 대해 조금더 덧붙이자면, 회사의 데이터 사이언스 팀과, 머신러닝/인프라/데이터 엔지니어링 팀과 밀접하게 일하면서, 코어 엔진의 개선점을 찾아낼 수 있는 데이터분석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 결과를 같이 해석하고 조율하여 코어 엔진을 개선시켜 나가는 것이 메인 롤이다. 내 전에는 매우 테크니컬한 백그라운드와 지식을 가진 사람이 담당하던 역할을, 내가 완전히 새로운 해석으로 담당하게 됐다. 처음엔 분명 내가 맡기엔 너무나 테크니컬한 역할로 보였다 – 나에게도 주위사람이 보기에도.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는 일을 내가 하기까지는 ‘힘빼고 내가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기 – 내면에서 밖을 보기’ 가 있었다 (물론 회사에서 많은분이 내게 기회를 준 것도 절대 빼놓을 수 없다). 비즈옵스로서 회사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온것도 어웨어 시간까지 하면 5-6년이 되어가니, 손에 익었지만 상대적으로 재미는 덜했다. 아 이제는 문제해결사 (Fixer) 말고 진짜 내가 주도해서 팀이나 제품이나 비지니스를 리드하고 책임을 지고 하고싶다고 생각했었는데, 회사에 산적한 복잡한 문제들을 풀다보니 조금씩 더 내 업무가 이 “광고 퀄리티 프로덕트 매니저”의 역할과 연결되어 갔다. 그리고 하다보니 내가 얼마나 데이터 분석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다 – 데이터와 다양한 현상을 조율해 가정을 세우고 우선순위를 세우고 분석의 방향과 각도를 정하고 결과를 다양하게 쪼개보고 그걸 적절한 그래프와 스토리텔링으로 알리고 결론을 내고 그것을 통해 전체 팀에 영향을 미치는게 그렇게 재밌을수가 없었다. 코딩도 못하고 시퀄 (SQL, 데이터를 뽑아내는 기본 프로그래밍 언어)도 제대로 못하지만, 회사일이 이렇게 재밌어도 되나 싶을정도로. 그래서 계속 재미에 집중하고 있다보니 이런 기회를 얻게 되었고 진심으로 즐기며 감사히 일하고 있다.

전사 정보공유의 장인 몰로코 토크 호스트로 자아실현

또 하나 절대 빼놓을수 없는 내 일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몰로코 토크 (MOLOCO Talk)라는 회사의 북미/유럽 전원이 참석하는 주간 회의 진행자의 역할이다. 이것도 우연한 기회에 내게 찾아왔다. 그전에는 CTO 중심으로 기술적인 이야기를 하던 자리였는데, 내가 맡게 되면서 비기술자 (non-techincal) 도 발표하고 또 이해할 수 있는 자리로 만들어 갔다. 전에 공무원할때 매주 장관회의 아젠더 발굴하고 회의준비하고 했던게 이렇게 또 새롭게 태어날줄을 미처 몰랐다. 미리미리 어젠더를 발굴하고 발표자와 같이 자료준비하고, 회의시작과 동시에 발표자를 청중에게 소개하고 하는 것이 내게는 큰 즐거움이고 힐링이었다.

몰로코 토크를 진행하고, 또 회사에서 Zoom으로 연말파티를 하는 과정에서 마치 소년으로 돌아온 것 처럼 신나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아, 난 이렇게 누군가의 스토리를 듣는걸 좋아하는구나. 배우는걸 좋아하는 구나. 그걸 통해 서로 더 하나되는것을 보는게 너무나 신나는 일이구나. 그리고 그거에 내가 직접적으로 기여하는게 내게는 기쁨이고 충만이고 재미구나.” 그리고 연말에 뚝딱뚝딱 프로젝트를 하나 만들었는데 회사 사람들의 커리어 여정을 서로 더 들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내가 공무원으로 일하고 MBA를 거치고 직전 직장들을 거치며 무엇을 배우고 어떤 생각들을 했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떤생각을 하고 있는지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크게 세가지 효과를 생각했는데 1) 전우애 – 끈끈한 전우애(?)를 회사내에서 더 돈독히 하고, 2) 동기부여 – 팬데믹중 서로 소통하지 못해 힘들어하고 있는 우리모두에게 모티베이션을 불러일으키고, 3) 성장 – 서로의 삶을 통해 배우고 더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그로쓰 마인드셋을 고취시키자는것. 다행히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줘서 이 프로젝트도 런칭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런칭 첫날, 첫 빠따로 내 커리어 여정도 나눌 수 있었다. 준비 시간도 너무 부족해서 할까말까 하다가 했는데 끝나고 나서 많은 사람들이 나눠줘서 고맙다며 따로 메세지를 보냈다. 특히 업무과정에서 무언가 껄끄러움이 있었던 매니저 하나가 너무나 감명받고 느끼는게 많았다며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 참 이렇게 또 인간관계가 풀려가는걸 보니 신기하고 감사하기 그지없다. 믿음으로 내 가슴의 이야기를 나눴을때 우리는 경쟁하는 적이 아니라 함께하는 동료이고 친구라는걸 더 깨달아 갈 수 있다는게 참 감사하다. 각박할 수 있는 비지니스의 전장에 더 그런 사랑과 격려의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정말 좋은 사람들과 일하면서 배워가기

또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올해 새롭게 일하게 된 정말 좋은 사람들을 통한 배움이다. 컨설팅 +10년 경력의 신명이 형과 같은 비즈옵스 팀에서 일하면서 숙련된 컨설턴트가 어떻게 일을 쪼개고 분석하고 조합하고 커뮤니케잇 하는지 연신 감탄하며 봤다. 도저히 본다고 따라할 수는 없는 슈퍼스킬들이 었지만, 그래도 내 생각을 더 정리해서 다양한 다큐멘테이션 (슬라이드, 엑셀 등)으로 커뮤니케잇하며 의사결정의 질을 높일 수 있게 하는 것에 큰 도움을 줬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올해 가장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낸 +15년 경력의 관록의 프로덕트 가이, 아누락이다. 구글에서 10년간 프로덕트 매니저로 훈련받고 위시(Wish) 에서 프로덕트 팀을 총괄했던 이 사람이 들어오면서 부터 나도 더 자연스레 프로덕트 일을 많이 하게 됐고 내가 PM이 되는데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것도 내 현 매니저인 아누락이다. 아누락에 대해 내가 감사하게 생각하는게 여러가지 있는데 몇가지를 꼽자면 아래와 같다.

  • 첫째,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많이 커뮤니케잇하고, 말하는 사람 (화자) 중심의 커뮤니케잇을 하는 나와는 달리 아누락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은 전략적이고 선택적 컴, 듣는사람 (청자) 중심의 컴이었다. 아누락은 어떻게 하면 매 미팅마다, 매 interaction마다 상대방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지 강조했다. 이메일 하나, 슬랙 메세지 하나, 미팅 하나하나에 더 신경쓰고 더 상대방을 생각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워갈 수 있었다.
  • 둘째, 질문하는 젠틀한 리더십: 아누락은 왠만해서는 네거티브 피드백을 직접 주지 않았다. 피드백이 필요할때도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이런 부분이 충분히 고려되었다고 생각해?” 이런 식으로 아주 젠틀하게 질문으로 리드했다. 항상 먼저 듣고 질문하는 방식을 통해 좋은 디스커션을 유도하거나 일의 다음 방향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다보니 아누락과 일하면서 기분이 상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자연스럽게 동기부여를 유도하고 무리하지 않게 그러나 확실히 디스커션을 끌고 가는 질문의 리더십을 옆에서 보고 같이 연습해볼 수 있는건 큰 즐거움이 었다.
  • 셋째, 미션과 비전에 대한 명확한 철학: 퍼포먼스 PM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만들고 하려다 보니 다양한게 걸렸다 (기존팀, 그리고 업무영역이 겹칠수 있는 데이터사이언스 팀 리더와의 업무분담 등). 그런걸 고민하고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이야기할때 마다 아누락은 “무슨말인지 알겠어. 하지만 그게 진짜 중요한걸까? 진짜 중요한건 어떤 구조와 역할분담이 회사의 발전과 비전 실행에 더 이로울지 아니겠어? 이런이런 지금의 문제와 이런이런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 그걸 메꾸고 그걸 목표로 하는게 더 중요할 것 같은데?” 라며 계속 비전과 미션으로 나를 이끌어줬다. 이렇게 큰 그림을 보면서 일하다 보니 스스로의 역할개척도, 어려운 커뮤니케이션도 중심을 확실히 잡고 정리해 갈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우리회사의 CTO, 동환님과 일하면서 늘 놀라고 늘 배우고 있다. 배우는 점이 여러가지가 있는데

  • 첫째, 항상 이 일을 왜 하는지, 이 일이 잘 됐는지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지를 질문하고 도전하는 리더십: CTO부터 측정되지 않으면 관리되지 않는다는 철학으로 모든 이슈와 제품을 대하니, 그것이 아무리 복잡한 머신러닝 알고리즘이라 할지라도 최대한 측정하고 관리하는 문화가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건 데이터분석을 할때도 마찬가지다. 데이터로 컴하고 데이터로 푸쉬하는게 너무나 자연스럽다.
  • 둘째, 어렵고 복잡한 이슈에 대해 명확성을 주는 리더십: 동환님은 회사에서 가장 복잡할 수 있는 인프라 팀, 데이터 팀, 머신러닝 팀 등의 다양한 제품을 담당자를 통해서든 아니면 본인이 직접이든 엔지니어가 아니어도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커뮤니케잇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미 혼자서 많은 프로덕트 매니저의 역할을 담당해 온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를 통해 비즈팀의 제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서 전사적 전략우선순위 설정을 훨씬 원활히 만들었다. 또, 실수나 시행착오가 있었을때 명확성을 높여 투명하고 실패를 감추지 않는 회사문화를 정착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 셋째, 정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내어주는 리더십: 하수의 리더십은 더 많은 정보를 거머쥠으로 부터 나온다면, 고수의 리더십은 더 많은 정보를 나눠줌으로부터 나오는걸 느끼게 해준것이 동환님의 리더십이다. 동환님은 항상 적극적으로 본인이 알고 있는걸 알리고 나누고 델리케잇했다. 내가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일것이다. 그것을 통해 더 빨리 업무를 습득하고, 나 또한 정보를 나눔으로써 주위를 임파워하고 주위에 영향 미치는 법을 배워갔다.

직접적인 일 외에 해봤던 다양한 경험들

어웨어에서 일할때는 실리콘밸리 이너서클에 조금이라도 더 들어가 보고 싶은 욕심에, 오퍼레이터스 길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오퍼레이터들의 모임)에 주도적으로 참여해보거나, MBA친구들 중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친구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일도 배우고 정보도 교환하고 그런데에 에너지를 쏟았다. 올해는 그런 쪽에는 전혀 에너지를 쏟지 않았다. 더 이너서클에 들어가고 싶다는 목표와 방향이 완전히 다른 것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건 내가 진짜 좋아하고 의미있다고 느끼는 것이 무얼까 하는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탐구였다. 지금 하는 일이 다양한 의미에서 너무나 감사하고 충만하지만, 관심이 많이 가는 분야 중 안해본/맛보지 않는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은 여전했는데, 조금이나마 그런쪽 일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경험해볼 수 있었다.

리서치 업무 – 워낙에 공부하고 배운것을 잘 정리해서 말과 글을 통해 주위에 알리기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항상 궁금했다 – 리서치/연구를 해보면 어떨까? 난 딱 교수 타입이라는 말도 주위에서 워낙에 많이 들어왔기에 더 궁금했다. 그래서 한국 스타트업과 소셜 벤처 생태계에 대한 스터디를 아시아 파운데이션(Asia Foundation)주관으로 할 수 있었는데 총평하자면 1) 작정하고 리서치 렌즈로 데이터와 논리, 구조화된 로 접근하다보니 기존에 대략 알고 있던 것이니 정리되지 않던 것들이 정리될 수 있어서 참 유익했고 2) 리서치 (학술논문스타일의 리서치는 아니었지만) 를 경험해볼 수 있었던 것이 큰 수확이었다. 지금은 적어도 리서치 보다는 직접 실행하는 기업의 세계가 더 재밌는것 같다는 결론도 내릴 수 있었다. 그래서 배운게 뭐냐고? – “한국의 스타트업 산업은 강하고 더 강해질 것입니다. ” -> 조만간 정리해서 써보고 싶다.

임팩트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 소셜임팩트 분야는 너무나 관심이 가는 분야였다 특히나 일로부터의 자유를 경험하고 Faith & Work가 어떻게 결합될수 있는지 경험한 이후부터는 더 직접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기업에서 일하거나 그런 기업에 투자하는 업무에 관심이 갔다. 그래서 작년에는 두브레인, 옥소폴리틱스 등의 회사와 같이 프로젝트를 해보거나 할수 있는 부분에서 미약하나마 조금 돕기도 하고, 임팩트 컬렉티브 Judge and Experts로 참여해서 기업심사 프로세스에 참여해보기도 했다. 하면서 주로 느낀것 몇개를 아래 나눈다. 이또한 지금 내가 아주 많은 에너지를 쏟을 분야는 아니라고 스스로 결론내릴 수 있었다.

  • 스타트업 어드바이저로서 자신이 경험한 분야에서 한두가지 훈수두는건 (그게 처음 창업과정에서의 오퍼레이션이든, 역할 셋업이든, 펀드레이징이든, 제품-마켓 핏 찾는 과정이든) 그다지 어렵지 않다.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건 어려운 일이다. 그건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고 사람들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 많은 시간을 낼 수 없다면 본인이 제공할 수 있는것과 기대하는것을 명확하게 하는게 필요하다.
  • 사회적 기업은 여전히 나의 로망이다. 특히나 시장경제와 사회적기업이 만나는 부분에선 지속가능한 문제해결이 가능할수도 있기에.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기업관련은 모든 리소스가 부족하고 (인적, 물적) 메인스트림 비지니스가 되기는 어렵다. 그리고 사회적 기업을 통해서만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것은 절대 아니다.

2. 가정 – 부족한 돌들이 부딪히며 하나되고 자라나기

아. 어느새 눈떠보니 세 아이의 아빠가 되어있네

총평 – 더 하나되고 성숙할 수 있었던 작은 교회, 작은 천국

절대 쉬웠던 한해는 아니다. 자택경리 (Shelter In Place) 명령으로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내야 했고 평소에 애들과 할 수 있었던 활동의 대부분이 – 그게 누구와 같이 플레이데이트를 하는거든 어딜 가는거든 – 불가능해졌다 (애 키워보신 분은 이게 얼마나 청천벽력같은 소식인지 잘 아시리라). 2020년을 맞으면 잠깐 모실수 있었던 부모님과 형네 식구를 한번도 못본것도 많이 힘든 일이었다. 그렇지만 정말 감사하게도 우리가족은 모두 건강했고,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많이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었다.

산 – 아내와의 관계에서 느끼는 계속되는 성화, 그리고 아빠로서의 성장

아내와의 관계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을 다시한번 확인한 한해였다. 아내를 위해 기도하고, 아내와 함께 기도하고, 작은 것에 감사하고, 자주 어떻게든 대화하고 소통하며, 부부간의 사랑의 잔고를 채워가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 이런 기본기들을. 코로나를 맞은지 얼마 안되서 아내가 얼마나 멋지고 감사하며, 가족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이런 글 (코로나 집에서 보낸 일주일 – 가족편) 을 쓰기도 했지만, 아내와 뭔가 안맞고 관계가 틀어지거나 소통이 단절되면 그게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이 글 – 부부의 세계 – 하나되기의 고통 그리고 고통끝에 열매맺는 사랑 – 에서 나누기도 했다. 아내한테 고마웠던게 참 많다 – 결국 애 셋을 주로 본건 아내였고, 그 와중에 늘 밥도 하고 늘 가정을 보살핀 것도 아내였다. 애 셋을 하루만 봐도 난 나가떨어진다 – 진짜 애보는거에 비하면 일하는건 취미활동처럼 너무 쉽고 재밌고 그렇다. 애들이 너무 이쁘지만 하루종일 애보고 나면 넋이 나가고 혼이 빠져있는, 내가 갈아 없어진것 같은 느낌이다. 이걸 한번씩 해도 없어진것 같은데 늘 보는 아내는 어떨까. 아내도 어떻게든 숨통틀 구석이 필요했을텐데, 돌이켜보니 너무 나만 숨쉬고 다닌거 아닌지 미안한 마음도 많이 든다. 여름이 되고 일도 바빠지고 다른 신앙적으로 하는 것들도 자꾸 생기면서 (후술하겠지만) 아내와 일주일 시간표를 짰는데 대략 아래가 우리의 스케쥴이었다. 특히나 화요일에 하는 아내와의 기도/예배와 금요일 (처갓집 찬스를 쓰는날)에 대화하고 편한 시간보내는 시간들이 우리사이에 큰 버팀목이 되어줬다.

  • 월요일: 아빠가 늦게오는날. (아내가 하루종일 애보고 재우고 다함)
  • 화요일: 일찍와서 같이밥먹고, 부부가 같이 찬양, 기도, 예배드리는날
  • 수요일: 아빠가 오전에 애기를보고 (가능한한) 엄마가 조금의 시간을 가짐. 그리고 아빠가 저녁에 늦게오는날.
  • 목요일: 별일없음. 저녁에 가끔 기도모임등이 있기도함 (둘다)
  • 금요일: 처갓집에 첫째+둘째를 맡기고, 아빠가 오후에 와서 막내를 볼때, 엄마는 교회에서 어와나(Awana) 인도. 그리고 밤에 가능한한 부부가 같이 뭘 보든 먹든 나름의 시간을 가짐
  • 토요일: 처갓집가서 애들 픽업. 가족시간. 종종 엄마는 주일 설교영상을 마저찍거나 편집 (대부분 밤 늦게까지)
  • 일요일: 온라인으로 또는 오프라인으로 예배드리고 가족시간

애들과 시간을 더 많이보낼 수 있었던 것도 참 기억에 남고 감사한 일이다. 셋째가 태어나고 육아휴직한 얼마동안은 첫째, 둘째 산책은 내 몫이었는데 그때 애들과 새로운 놀이도 많이 개발하고 더 친해질 수 있었다. 아그들이 나한테 늘 앵기고 장난치고 하는게 전혀 싫지 않고 노는게 꽤 재밌는 시간들이 많았다 (물론 그러다가 갑자기 사고가 터지고 내가 화내고 그런 일들도 비일비재했지만). 놀이터처럼 애들과 몸으로 놀아주는거든, 밤에 이야기를 해주며 재워주는거든, 같이 한번씩 어디가서 노는거든 애들과 많은 시간보내고 같이 놀 수 있었던 감사한 한해다.

또 첫째, 둘째때와는 달리 셋째를 인조이 할 수 있다는게 큰 변화였다. 셋째 나오고 첫 한두달, 특히 육아휴직이 끝나고 나선 전쟁같은 일상이었다. 전에는 회사에 6시반에 가서 한두시간 기도하고 업무도 정리하고 산뜻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는데 내겐 생명과 같은 시간들이 전부 사라졌다. 어떻게든 그 와중에 말씀을 읽어보려고 셋째를 보면서 성경말씀을 듣거나, 짬내서 기도하고 해봤는데 전혀 기도가 되지도 않고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지도 않아서 더 좌절됐다. 어느날 그걸 스캇한테 상의하니 스캇이 “산, 어렵게 기도시간을 냈는데 하나님이 만나주지 않으시면 하나님이 뭔가를 움직이신거야. 다른걸 시도해봐. 막내아들을 보면서 막내아들을 맘껏 축복하는 기도를 해줘봐. 예수그리스도를 그 순간에 느껴봐. 축복의 과정을 통해 예수그리스도의 마음을 느낄 수 있을거야. 지금 예수님이 산에게 가장 바라시는건 “아빠”의 모습이 아닐까”. 그리고 나서 귀에 꽂은 에어팟도 빼고 다른 멀티태스킹 하나 하지 않고 갓난아기 안고 마음껏 기도해주는데 눈물이 펑펑 나왔다. 나를 갓난애기처럼 안고 계시며, 아빠로서 성장하고 성숙해가는 내 모습을 대견하게 바라보시는 그분의 은혜가 느껴졌다. 그 이후론 셋째 보는 시간을 온전히 집중하며 아버지로서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그래도 육아는 정말 만만치않았다. 애들을 적당히 볼때 애들을 위해 기도하면 그냥 기쁨과 감사만 나올때가 많았다. 이럴때는 마치 하나님 앞에서 어린애처럼 우리딸 우리 아들의 이런저런게 너무 귀엽다고, 같이 감사하고 킥킥대고 만끽(cherish)하고 그런다 – 마치 애들재우고 아내랑 애들 사진보고 이뻐서 어쩔줄 몰라 하는것처럼. 반면 애들을 내 기준에서 좀 열심히 볼때는 늘 수많은 드라마가 생겼고 나도 금방 나가떨어졌다. 그런날에 애들을 위해 기도하면 애들한테 화냈던 내 못난 모습과 애들이 못나게 군게 떠오르고, 그런 부족한 모습 그대로 우리를 사랑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더욱더 묵상할 수 있었다. 애들이 짜증내고, 말도안되게 굴고 하는 모습에서 하나님 앞에서 나의 부족한 모습을 그대로 발견한다. 몇번 받아주다가 못참고 화내고, 다그치고 달래다가 안되면 협박을 일삼는 부족한 아빠의 모습과는 달리, 언제나 나를 은혜로 맞아주시는 그분의 은혜를 다시한번 의지했다. 그리고 애들에게 좋은 아빠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또 나는 절대 채워주지 못하니 직접 인도해달라고 기도하고 아내를 위해 기도하고 그런다.

아래 일화를 하나 소개한다. 엊그제 너무 잘 놀고 애들 씻기는데 둘째가 또 연신 말도안되는 짜증에 소리지르고 뒤집어 졌다. 몇번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왔는데 계속 속으로 “예수님 도와주세요”를 되뇌이다가 이러다 또 화내지 싶어서 일단 나가라고 애를 내보내고 아내가 일단 애를 진정시켰다. 그리고 나도 마음을 가라앉히고 하율이 침대 맡에서 이야기를 해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물었다.

“하율아, 아빠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아까 아빠가 나가라고 그래서 속상했어?”

(뭐라뭐라 딴 이야기함)

“하율아, 아빠 봐봐. 아빠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아까 아빠가 나가라고 그래서 속상했어?”

“응, 무서웠어.”

“아빠가 미안해. 아빠가 하율이가 막 소리지르고 드러눕고 짜증내서 많이 속상해서 그랬어.”

“내가, 내가 (울먹이며), 내가 양치하고 혼자 옷벋고 내려오고 싶었는데——.”

“그랬구나. 아빤 전혀 알아들을수가 없었어하율이가 소리지르고 그래서. 아빠가 미안해 화내서. 아빠 용서해줄수있어?”

“응 (울먹이며).”

“하율이 사랑해. 너무 멋지다. 아빠가 미안해 (나도 눈물 글썽) 용서해줘서 고마워. 아빠가 화 안내게 더 노력할게. 이제 하율이도 짜증 덜내고 이야기할수 있겠어?”

“응, (눈물닦고 씩 웃으며) 이제 재밌는 얘기 해줘.”

세살짜리 아들과 이런 눈물의 힐링이 있을줄은 또 몰랐다. 하, 진짜 육아는 은헤없이는 불가능하다. 부족한 내가 용서를 빌고 사랑을 고백하며 아들에게 손내밀때, 내 부족한 아들도 아빠는 도저히 줄 수없는 예수님의 사랑과 은혜를 조금이나마 느끼지 않을까. 그렇게 기도하고 응원한다.

민경 – 모든 면에서 스트레치되고 가랑이 찢어져가며 성장한 한해

아내의 한해를 잘 보여주는 사진

아내는 이 와중에 홈스쿨을 하며 산수를 못하는 딸에 힘들어할때도 있었지만 (엄마를 닮은게 분명….) 그래도 또 힘내서 교제도 만들고 인스타그램에서 다양한 영감도 얻어가며 애들을 가르쳤다. 그리고 셋째 낳고 몸추스리고 한것도 잠시, 온라인으로 조이랜드 (유치부) 사역을 거뜬히 해냈다. 사역(Ministry)은 꾸역꾸역 힘든게 분명 있지만 하고나면 축복의 통로가 되고 축복과 은혜가운데 거하는게 분명 느껴진다 – 내가 느낀 은혜는 아래 내 “신앙”편에 더 소개하리라. 아내의 하이라이트는 온라인으로 한 여름성경학교 (VBS)였다. 모든 스케쥴, 크래프트, 커리큘럼을 짜고 사람들을 리드하고, 매일 세개의 영상을 5일동안 올리며 몇주간 몸이 부서져라 이걸 준비하고 밤샘하다시피 하면서도 아내는 진정 즐거워했고 기쁨과 감사로 피어났다 (부족한 남편은 사실 이때 애보느라 죽는줄알고 우울증걸릴뻔 했지만 허허). 여성을 대상으로 사역한다는 비전과 콜링을 붙잡고 상담신학을 공부하고 있는 아내는, 최근 하나님이 다음세대에 대한 마음을 너무 많이 주신다면서, 어쩌면 여성이 아니라 좀더 어린 아이들을 계속 섬기길 바라시는것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숨이 턱까지 올라와서 늘 살면서 도대체 왜이렇게 나를 강행군 시키시는지 모르겠다고 하지만, 이 모든걸 감당하면서도 주위나 특히 나한테 불평불만 하지 않는 아내의 이타심과 따뜻함이 더욱 감사하고 의지가 된 한해였다. 맛있는거 한번이면 기분풀고 기뻐하는 그 단순하고 소박한 성품도.

VBS하는 아내. 뽀뽀뽀 선생님인줄…

하루 하율 하임이 – 우리의 기쁨이자 감사인 쑥쑥자라나는 악동들

이 무시무시한 놈들

애들은 한해동안 많이 컸다. 하루는 부쩍 철이 들었다. 빨래도 아빠보다 더 잘개고, 동생과도 잘 놀아주고. 하루는 날 닮아서 “재미”와 “뭐하고 놀지” 가 항상 가장 큰 관심사이다. 다음 스케쥴이 뭔지 늘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더 재밌게 놀기 위해 엄청난 열정을 낸다. 그녀는 산수와 알파벳/한글엔 큰 취미가 없고, 그림그리고 혼자 쫑알거리고 노는것과 퍼즐맞추기와 (500개 짜리도 거의 도움없이 했다) 친구들 (한국말하는, 그녀는 아직 영어울렁증으로 고생중) 과 공주놀이 하는걸 너무너무 좋아한다. 아 각종 디즈니 영화와 유투브 비디오도.

하율이는 늘 신나고 기쁜 우리가족의 기쁨이다. “오늘 뭐가 제일 좋았어?” 물어보면 “뭐 먹어서 좋았어” 이렇게 대답할정도로 먹는걸 너무 좋아하는 요녀석은, 맛있는거 좀 먹고나면 쉬지않고 뛰어다니고 장난치고 늘 웃고 다닌다. 특히 아빠인 나를 너무 좋아해줘서 끝없이 아빠 놀이터를 이용하고, 여전히 상어매니아지만 2020년에는 곤충과 공룡에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매우 기특하게도 막내도 엄청 이뻐한다 – 가끔씩 질투로 때리기도 하지만. 하율이가 우리를 놀래킨 순간 몇개 꼽자면 – 너무 많이 먹어서, 어깨넘어로 배운 산수를 하루누나보다 더 잘해서, 누나 따라 매니큐어바르거나 발래복 입고 와서.

하임이는 셋째답게 잠도 잘자고 밥도 잘먹고 말썽도 별로 안피우는 우리가족의 완소이다. 민경이는 얘를 이뻐 죽으려고 하고,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도 듬뿍 받고 있고 누나 형의 관심과 사랑도 엄청 받는다. 하임이가 제일 힘들어하는건 몇달째 계속 하임이를 괴롭히는 아토피이다. 그것땜에 계속 밤에 깨고 힘들어하는걸 보느라 나도 민경이도 많이 힘들었다. 어서 빨리 완쾌되고 쑥쑥 크기를.

그리고 기억에 남는 추억들

가정을 둘러싼 일들을 몇가지만 더 나누자면, 올해는 어디 멀리갈수도 없고, 누구를 많이 초대하거나 만날수도 없는 한해였다. 그래서 한두번씩 어디 갔던게 더 기억에 남는다. 애들과 종종간 바닷가나 공원, 놀이터도 기억에 남고, 여름에 갔던타호 캠핑, 겨울에 장인어른 환갑기념 하와이 여행이 좌절되면서 갔던 카멜 1박2일 여행도 기억에 남는다. 우리부모님과 형네를 한번도 못봐서 많이 슬펐지만, 감사하게도 처갓집이 근처에 있어서 늘 뵙고 도움 많이 받고 사랑도 나눌 수 있었다. 우리애들을 너무나 이뻐하며 선물을 듬뿍듬뿍 챙겨주던 처남네 부부도 연말에 임신이라는 큰 축복된 소식도 접했고. 또 하나, 애들이 뛰놀면서 윗집과 층간소음 갈등이 있어서 거기에 에너지 소모하는게 너무 힘들었는데, 연말에 따뜻한 보금자리를 찾아서 다시 이사할 수 있었던 것도 감사한 일이다. 아직 집살 계획은 꿈도 못꿀정도로 멀지만, 그래도 그런걸 떠나 우리 마음의 가치와 중심이 다른데에 있는 것도 감사하고, 우리가족이 맘껏 웃고 떠들고 할 수있는 공간이 있는게 참 감사하다.


3. 신앙 – 맛보고 그대로 가서 행하기

Do you want to taste this?

총평 – 수많은 사랑의 맛을 맛보고 실천해본 한해

신앙생활을 경험해본 적 없는 누군가가 내게 도대체 신앙생활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난 ‘사랑받고 사랑하는 생활’, 더 짧게는 ‘사랑’이라고 대답하겠다. 사랑에 빠져본적이 있는가. 가슴이 콩닥거리고, 시험좀 잘 못보거나 일좀 잘 안풀려도 개의치 않고, 눈뜨는게 즐겁고, 세상이 아름다워보이고,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내 안에 내가 없고 사랑하는 사람만 있는 그런 경험을…그게 신앙생활이다. 사랑받고 사랑하는. 2020년은 그 사랑의 수많은 맛을 맛보고 성장하고 실천해볼 수 있는 한해였다. 그리고 그건 때론 눈물로, 때론 짠맛으로, 단맛으로, 신맛으로, 수많은 오묘한 맛으로 내게 다가왔다. 팬데믹으로 일해 오히려 나의 신앙은 많이 성장했고 전에라면 경험할 수 없었던 수많은 것들을 경험했다.

카리스마 운동 – 성령사역 – 새 언약을 담대히 충만히 자신있게 누리는 삶

카리스마 진영, 한국에선 신사도운동이나 은사주의란 잘못된 이름으로 대부분 알려져 있어서 보통 한국의 크리스천은 성령사역, 카리스마 이러면 안좋은 인상을 많이 갖고 있다. 기성교회에서도 이단으로 치부하거나 쉬쉬하는게 대부분이고. 물론 과도하게 가면 은사만을 강조하는 은사주의나, 특정인에게 사도직을 부여하고 의지하는 운동으로 갈수도 있지만, 거의 모든 종교나 종파가 그러하듯 이 진영과 운동에도 명과 암이 있고, 뜯어보면 볼수록 유익한게 참 많았다.

작년부터 나를 멘토링 해주던 스캇 (이전글 참고)이 복음주의 교회에서 자라나 카리스마 진영에 몸담그고 있기도 했고, 후술할 중보기도 모임들을 통해 만난 친구들고 카리스마 진영에 많이 속해있고 해서 다양한 경로에서 자연스럽게 더 알게됐다. 일단 궁금하면 끝까지 알아보고 직접 해봐야 직성에 풀리는 성격이기에 여러책을 읽고 정말 믿을수 있는 몇명과 상담하고 오랜 기도 끝에 베델교회에서 시작해 남가주에 위치하고 있는 남가주 성령사역 (SSM: Socal Super Natural Ministry) 에서 2020년 가을부터 두학기 온라인 수업을 들었다 (2021년부턴 다양한 이유에서 그만뒀지만). 성령사역에 대해 느낀걸 다 나누자면 거의 그 자체로 하나의 긴 글이 될수 있기에 여기에선 짧게 핵심만 나누고자 한다.

이 운동의 핵심은 새 언약을 담대하고 충만하고 자신있게 누리는 삶이다. 아래 두가지 주로 화자되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작금의 복음주의는 성부, 성자, 성령 대신 성부, 성자, 성서를 이야기하고 있어. 성령은 삼위일체 하나님이고 성령을 모르곤 하나님의 1/3을 모른다고 할 수 있을정도로 중요한 부분이지만, 대부분의 교회는 늘 말씀만을 이야기하지 성령에 대해선 다루지도 가르치지도 못하고 있어.”

“우리는 스스로를 죄인으로 보는가 은혜입고 새롭게 된 하나님의 (양) 아들딸로 보는가. 분명 우리에겐 두 본성과 자아가 있지만 신약에선 분명 우리의 옛 자아가 예수그리스도 함께 죽고 우리에겐 새 영이, 새 자아가, 새 언약과 함께 주어졌음을 이야기하고 있어. 우리는 새 자아로 스스로를 보고 그 삶을 맘껏 살아나가야해. 마치 이런것 같은거야 – 아들이 아빠한테 와서 늘 난 죄인입니다. 나를 용서해주세요 하고 빌고 있으면 아빠가 슬프지 않겠어? 물론 우리는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회개하고 새롭게되어 나가야지 예수그리스도의 보혈에 힘입어. 하지만 그 이후 성령과 동행하며 예수그리스도와 하나되는 새언약을 주셨는데 우리가 늘 그렇게만 기도하고 하나님을 대하고 있으면 좋으신 아버지를 슬프게 할수도 있을거야. 성령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갈때, 우리가 우리의 부족함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는게 아니라 그분의 은혜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갈때, 비로소 우리는 말도안되는 믿음으로 담대히 걸어갈 수 있을거야. “

그렇다. 결코 이건 신유나 예언의 은사만을 강조하는 운동이 아니다. 구약의 교리나 우리의 죄인됨을 부정하는 이단도 아니다. 물론 너무 이 운동에 빠지면 감정주의 (Emotionalism), 은사주의나 신비주의로 빠질수도 있지만, 성령을 끄지 않고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 (Intimacy)안에서 모든걸 하려는 근본정신은 꼭 신앙인 모두가 맛보고 누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결국 제한적인 우리의 머리로 무한한 하나님을 이해하고 풀어내려 하는것이 신학 (Theology)이기에, 분별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내가 지금 알고 있는게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많은걸 놓칠 수 있는 접근법이라고 생각한다. 관심있는 분들은 입문서로 여겨질만한 이 책 – When Heaven Invades Earth – 을 추천한다.

중보기도의 힘 – 그분의 마음을 받고 그 안에서 정결케되고 새롭게됨을 경험

팬데믹이 터지고 인터넷으로 기도하는 수많은 모임을 알게되고 함께하게 되었다. 성령주시는 마음에 따라서 자유롭게 찬양도 하고 기도도 하는 시간들은 놀라웠다. 눈떠보면 한시간이 지나있었다. 스스로 하는 기도에 내가 놀라기도 하고, 남들이 하는 기도를 들으며 은혜받기도 하고, 한번씩 나를 향한 예언기도를 들으며 성령의 사랑과 위로를 듬뿍 체험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기도가운데 어떻게 깨어나는지 봤다. 중보기도 과정에서 받은 은혜가 수없이 많은데 다시한번 정리하자면, 0) 하나님이 직접 우리의 기도에 응답해주시는 것 외에도, 1) 중보자들끼리 하나가 됨 2) 하나님의 나를 향한 마음과 다른 사람들을 향한 마음을 받음 3) 기도하는 대상에 대해 하나님의 마음을 받음 등을 통해 기도하는 중보자들 모두 완전히 새롭게됨을 체험했다. 한두번의 기도로 한 사람의 감정과 영이 완전히 탈바꿈 (Transform)하는 걸 목도하기도 했다. 그렇게 제대로 된 예언기도는 파워풀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것이 PrayforTech 커뮤니티IZOP (internet zoom of prayer) 커뮤니티이다. PrayforTech를 운영하는 중보자들과 친구가 되고 나서, 24시간 기도모임을 같이 해보기도 하고, 꾸준히 기술을 위해서, 테크 산업을 위해서 다양한 기도제목을 놓고 중보해왔다. 그래서 받은 마음으로 PrayforTech Korea같은 걸 만들걸 기획하기도 했다. 지금은 로컬교회에서의 사역을 먼저 하라는 마음을 받고나서 (후술 참고) 일단 미뤄놨지만 분명 언젠가는 한국의 테크, 스타트업 산업을 위해 중보자들과 연결되어 같이 기도할 것을 꿈꾼다. 관심있으신 분은 꼭 이링크나 이메일 – san.baek@gmail.com로 연락 부탁드린다.

목자의 마음 – 아, 이건 완전 다른 차원의 은혜다. 예수님에게 OJT 받기.

한참 기도모임에 빠져있을 때였다. 거의 매일같이 개인기도하는 시간 외에도, 1시간 이상씩의 기도모임이 있었다 – 출근하면서 하기도 하고 점심시간에 하기도 하고 다양히.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프리카에 대학교를 신설하는 프로젝트에도 초대받아 같이 기도도하고 하고 일도 해보려 하고 있고 암튼 동분서주하고 있을 때였다. 거의 예수에 미쳐사는 사람들을 늘 기도가운데 함께하다보니, 자연히 소속 지역 교회에서 내가 맡은 역할들 (후술할 F&W, Youth) 은 말그대로 ‘어느정도’ 하고 있었다. 내가 맡은 일에는 열심을 어느정도 내었지만, 그런일들이 지금 시즌에 내가 가장 집중해야할 사역으로 느껴지지 않았고, 자연히 내 기도의 가장 우선순위에 있지 못했다.

그러다가 가장 믿고 있던 친구들로부터 내가 소속 지역교회 사역에 충분히 매진하고 있는것 같지 않다는 피드백을 들었고, 그것이 진짜 기분나쁘게 느껴졌다. (자세한 이유는 생략하겠다). 그리고 상처받은 마음을 하나님앞에 가져갔을때 하나님이 부어주신게 바로 이 “목자의 마음”, “목자로의 초대” 였다. 지치고 꺼져버린 마음을 가지고 예배에 나아갔을때 하나님이 주신 마음과 말씀이 아래와 같았다. 그건 마치 불처럼 나에게 하늘에서 떨어져서 내 마음속 상처를 다 태워버리고 내 안에 엄청난 열정과 기쁨의 불을 새로 불붙였다.

산아, 열심히 이것저것 하고 있고 나를 더 알고 나를 더 나타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서 속상했지? 내가 다 안다. 그래 잘하고 있다. 산아, 사실 내가 너한테 더 좋은 선물을 준비해놨단다. 뭔지 아니? 바로 목자의 직분이야. 양을 위해 목숨까지 버릴 수 있는게, 잃어버린 한마리 양을 찾기 위해 어디까지고 가는게 진짜 목자지. 그리고 바로 지휘자의 직분이야. 지휘자는 직접 악기소리를 내지 않지만 진짜 소리를 끌어낼 줄 알지. 그래 니가 회사에서 하는 역할 있지?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그리고 전사미팅을 주관하는 호스트로서. 너 사람들이 피어나는 모습 볼때 너무 재밌지? 그래 내가 딱 너를 그렇게 만들었단다. 그리고 니가 더 너의 창조의 모습과 계획 가운데 거하는게 보고 싶단다. 그 축복으로 너를 인도하고 싶단다. 어때, 목자좀 제대로 해볼래? 지휘자좀 제대로 해볼래? 난 니가 너무 잘할것 같아서 기대가 너무 많이되는구나. 그래 산아, 사랑한다 아들아.

그리고 나서, 다양한 기도모임과, 성령사역 스쿨 (SSM, 전술)도 연말을 기점으로 정리하게 되었다. 나보다 더 나은 사람들 가운데서 채움받는 것이나, 더 영적인 훈련이 되어 있는 사람들과 소위말해 “큰”일을 해보는 것보다, 내게 맡겨진 한 영혼을 위해 간절히 기도할때 – 때로는 너무 부족해 보이고 별다른 신앙적 목마름이 없어보일지언정 – 예수님은 그분의 마음을 맘껏 불어넣어주셨고, 어떻게 이 영혼에 더 접근할 수 있을지 다양한 지혜와 새로운 방법들을 보여주셨다. 그리고 그 OJT를 따라 그분과 함께 지휘하는 경험을 해보니 그렇게 재밌고 은혜로울수가 없었다. 중보기도모임과 성령사역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수많은 것들이 다 피가되고 살이 되어 주었다. 그렇게 난 다시 패러처치(Para church)에서 로컬교회(local church)로 그분의 은혜가운데 초대받았다.

F&W – 이 시즌에 내게 주신 사명

위 이야기의 중심에 F&W이 있었다. F&W은 내게 주신 큰 Theme이고 콜링이었다. PrayforTech 중보기도도, PrayforTech Korea Planning도, 내가 지역교회에서 맡은 직분과 시작한 사역 (이전글 참고 – F&W – 교회를 일으키자 우리 삶의 영역에서) 도, 그리고 우리회사에서 일하면서 기도하는 것들도 다 이 F&W 사역아래 있었다. (참고로 올해 본 F&W관련 컨퍼런스 중 최고는 FDE 컨퍼런스였다. 모두에게 자신있게 권한다).

부어주시는 마음이 너무 많았는데, 특히 하나님이 나를 새누리교회의 F&W팀장으로서 재헌신시키고 초대하시면서 주신 세가지 마음을 나누고 싶다.

  1. 크리스천으로서 신앙을 지키고 예수그리스도를 전하기 계속 더 어려워져 갈 것이다.
  2. 우리 모두가 우리 삶의 현장에서 예배자 (Temple)가 되고, 서로 연결되어 교회 (Ecclasia)가 되어야 한다.
  3. 그래서 이 시기에 실리콘밸리의 한가운데에 F&W 사역을 일으키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

그래서 다시 힘내서 해보고 있다. 감사하게도 연말에 재 헌신한 이후 팀도 생기고 한발자국씩 내 기준에선 더디게 느껴질때도 있지만 나아가고 있다. 가장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우리의 간증들을 담은 컨텐츠들을 유투브 등으로 만드는 것이다. 아래는 내가 끄적여본 기획의도이다. ㅌㅇ 채널 (태용, 보고있나 ㅎㅎ) 에서 받은 영감들 잘 살려서 많은 사람들에게 진짜 ‘일’에 대한 치열하 고민과 간증을 닮은 진짜 스토리를 전달해보기를 소망한다.

실리콘밸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혁신의 중심지. 경제의 중심지. 많은 컨텐츠들이 그 성공 비결과 스토리들을 다룬다.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지. 넷플릭스의 문화는 어떤지. 실리콘밸리를 움직이는 인물은 누구인지. 어떤 최신 기술동정이 있고 어떤 스타트업이 또 생기고 망하는지. 어떤 투자자가 가장 투자를 잘하는지. 미래를 바꿀 기술이나 스타트업은 누구인지. 하지만 거기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짜 스토리, 진짜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이야기는 많지 않다. 과연 어떤 사람들이 거기에서 일하고 있는가. 그들은 무슨 꿈을 꾸는가. 그들은 왜 일하는가. 그들을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가. 그래서 기획해보고 있다. 이것이 일하는 우리의 진짜 속 이야기이다. 진짜 일을 이제부터 소개한다.

Youth – 다음세대를 알아가고 품을 수 있는 축복

이 글 – 다음세대 뜻밖에 만난 선물보따리 – 에서 썼듯이 난 2019년 말부터 청소년들을 주일학교 교사로 섬겼다. 작년 한해는 주일학교 교사 외에, 몇번의 세미나와 수련회 등으로 청소년들과 함께했고, 기도로 준비하여 내 이야기나 특정 주제에 대해 발표하고 전할 기회도 몇번 가졌다. 부끄럽지만 아래 두개 영상을 소개한다. 준비하면서 정말 은혜를 많이 받았다 – 하나님의 마음을 더 알아갈 수 있었기에. 아, 이것이 말씀전하고 사는 삶의 축복이구나 – 그것을 느낄 수 있었고 늘 말씀을 전하는 목회자들 (아내 포함)에 대한 존경과 감사, 부러움(?) 이 샘솟기도 했다.

수련회에서 전달한 LGBQT+ 관련 발표. 준비하면서 참 많은걸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특히 2020년 연말에는 세미나를 준비해서 할수 있었다. 세미나 주제가 아랜데, 준비한 내가 더 은혜받았다.

  • Building Healthy Habits in Digital Age
  • Victory and hope (COVID)
  • Building Healthy Habits in Digital Age
  • Asian American identity and God’s Kingdom/heart for the nations
  • Christian’s Role in God’s upside down economy – North Korea
  • Focused Investing, Focused Life
  • LGBTQ, the biggest battlefield of the era
  • Something is more important than academia
  • Apologetics 1, 2
  • Why I’m doing what I’m doing (real life stories of NCBC adults from their youth to now)

마지막으로 나누고 싶은 것은, 포르노 중독으로 고생하던 고1 남자애들과 시작하게 된 Christian Sexuality이다. LGBQT+ 이슈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지금 자라나는 우리 다음세대들이 얼마나 성적으로 많은 혼란과 공격가운데 있는지 알게됐다. 모든것이 상대적이고 모든것이 혼란스러우며, 수많은 유혹과 가짜 진리들이 득실대는 이 때에, 정말 많은 아이들이 성적으로 문란해지거나 그런 문화와 세태의 희생양이 되기도 하고 있는 것은 가슴이 찢어지는 우리의 현실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 아이들의 삶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기도하고 찾던중에 찾은 보물이 이 크리스천 성이다. 정말 컨텐츠가 너무나 너무나 좋다. 12주짜리 코스를 등록하고 몇몇 아이들과 이걸 보고 기도하고 나누며 싸우고 있는데, 시작한지 몇주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간증들이 있다 – 매일같이 몇번씩 포르노를 보고, 인스타/틱톡으로 lust를 밥먹듯이 하던 남자애 하나는 벌써 일주일 내내 lust나 자위행위 없이 본인의 마음을 지킬 수 있을정도로 변화되기도 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청소년 부모님과 사역자 모두에게 자신있게 권한다. 자세한건 웹사이트 참고

다음세대와 성에 대해 오픈해서 대화하고 성경적인 성을 고민하는 Christian Sexuality 홍보 영상

정치와 신앙 – 정치적 목적은 신앙인의 궁극적 목적이 될 수 없다. 신앙적 목적이 정치적인 우리들의 궁극적 목적이다.

2020년은 정말 정치적으로 혼란한 한해였다. 인류역사를 돌이켜보면 더 혼란한 시기도 분명 있었지만 (전쟁, 민주화 항쟁, 등등) 적어도 내 짧은 생에서 경험해본 혼란 중에는 손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팬데믹, 인종갈등, 대선 등으로 미국도 한국도 전세계도 홍역을 겪었고, 소셜미디어엔 정치 이야기가 넘쳐났다. 그래서 나도 이런 글들을 쓰면서, 이 정치적 환경을 스스로 신앙안에서 해석하고자 노력했다.

2×2. Left & Right, World & Kingdom.

위는 정치에 대해 내가 가진 생각은. Y축은 세상의 나라와 믿음안에서 영원을 보는 나라(하나님 나라)이다. 먼저 1, 2 사분면 – 세상나라를 보자. 이곳은 세상 나라에서 옳고 그름을 논하는 정치의 영역이다. 이곳에는 진정한 하나됨과 정반합은 있을수 없는데 그건 크게 두가지 이유에 기인한다. 첫째, 세상의 나라는 유한(자원이 유한하고 시간이 유한하다)하기 때문에 결코 제로섬 게임을 피할 수 없다. 이건 경제학적으로 증명됐다 – 무한게임이 아닐때, 우리는 죄수의 딜레마 – 내쉬균형에 빠질수밖에 없다. (관련기사) 둘째, 세상의 나라에는 서로다른 생각을 절충시킬만한 내면의 힘이 없다. 세상나라의 본질에는 “내가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가 있다. 따라서 우리는 항상 상대방의 다름을 틀림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에서 공격받았다고 느끼고 (offended), 나의 어젠더를 위해 싸우게된다. The core of political spirit is this – you are always being offended.

하지만 3, 4분면 Y축 밑은 다르다. 첫째, 이곳은 무한한 세계 (자원이 무한하고 시간이 영원하다) 이다. 무한게임이 되기에 죄수의 딜레마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둘째, 이곳은 내가 직접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아담의 영이 지배하는 세계가 아닌, 나를 남보다 낮게 여기고 죽기까지 희생하는 예수의 영이 지배하는 세계이다. 따라서 여기에선 서로다른 인간들이 하나될 수 있다. 상대방의 다름이 틀림이 아님이 아닌것을 알고, 희생과 용서로 화합을 이뤄갈 수 있는 힘이 있다.

우리 모두는 정치적인 존재이다. 옳고 그름의 문제 – 정의의 문제는 우리의 영혼의 중심에 있다 – 우리는 진리되신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존재이기에. 우리는 Right (보수)적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일수도 있고 Left (진보)적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길수도 있다. 중요한것은 우리의 중심과 믿음이 하나님의 나라에 있는지 세상의 원리에 있는지에 있느냐이다. 전자에 있다면 다름안에서 소망을 찾고 피흘리기까지 노력하며 화합을 이뤄갈것이요, 후자에 있다면 다름을 틀림으로 보고 전투적인 자세로 싸워서 상대를 꺽거나 좌절하고 말 것이다.

예를 들어보겠다. 마틴루터킹은 3, 4사분면에 그 중심을 두고 세상으로 나아간 대표적인 예이다. 굳이 따지자면 그는 진보성향의 정치행동을 했다고 볼 수 있기에, 그의 정치행동은 3사분면에서 2사분면으로 나가는 화살표라고 볼 수 있다. 그는 하나님의 나라의 방법 (비폭력, 용서와 화해의 손길, 가슴에 호소하는 끈기있는 초대와 인내 등)으로 세상에 나아갔다. 반면 자신과 다른 정치성향의 사람들을 적으로 규정하고, 실력행사로 문제를 풀려고 하는 사람들은 (종교적 신념으로 십자군 전쟁을 일으키거나, 이번에 민주당 정권이 적그리스도적이라고 규정하고 각종 소란을 일으킨 보수 기독교인들 등) 1, 2사분면에 뿌리를 두고 정치운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우리의 마음의 중심과 세계관이 세상에 있을때, 우리는 우리와 다른 사람들과 도무지 화합을 이룰 수 없다. 그곳엔 전투가 있고 승자와 패자가 있을 뿐이다.

우리는 3, 4분면에 속한 존재로서 세상에 나아가야 한다. 정치적 목적은 신앙인의 궁극적 목적이 될 수 없다. 신앙적 목적이 정치적인 우리들의 궁극적 목적이다.


4. 개인 – 사랑은 사람을 자유케하고 변화시킨다

총평 – 사람은 잘 안변하지만 사랑을 많이 받으면 변한다더니…..

2020년은 팬데믹에, 셋째도 태어나고, 도저히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가지거나 가져서는 안되는 (?) 한해였다. 그래도 돌아봤을때 많은 변화들이 있었는데, 스스로에게도, 내 주위 사람 (아내와 가족들)에게도 많이 놀라웠다. 작년에 ‘일’이란 우상에서 해방되고 나서 자유인으로 맞은 365일이란 시간은 나의 많은것을 바꿔놨다.

책보다 음악

2020년 한해동안 읽은 책이 많지 않다. 대부분이 신앙서적이었고, 신앙서적 아닌 책은 손에 꼽는다. 그 좋아하던 Podcast도 많이 안들었다. 운전하는 시간이 크게 줄어서이기도 했지만, 그런 이동시간이나 짜투리 시간에도 대부분 말씀을 듣고, 기도를 하고, 그리고 찬양을 많이 들었다. 찬양 가운데 그냥 취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건 처음경험해보는거다. 난 새로운걸 배우고 생각하기를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인데, 이런 내가 이렇게 그냥 느끼고 취하는 것을 즐기게 될 줄이야…

수백번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 리파이너. 정결케 하는 불

운동보다 금식

운동을 정말 많이 못했다. 10대말부터 거의 20년간 매일 안하면 안되던 거였는데, 올해는 한주동안 거의 한번도 안하고 지나간 날이 많았고, 땀흘리며 운동한건 손꼽을 정도였다. 이건 정말 자랑은 아니다 하하. 대신 금식을 많이했다. 아침을 안먹게 됐고, 주말이나 툭하면 1일1식이나, 하루 & 이틀 금식도 종종했다. 속이 비는게 좋았고 기도도 더 잘되고 집중도 더 잘됐다.

다수보다 소수

다수를 대상으로 한 활동들 (소셜 미디어, 퍼블리 등의 플랫폼, 각종 행사참여 등)보다는 소수를 대상으로 하는데 마음이 더 많이 갔다. 블로그를 통해 연락온 분들과 1:1을 꾸준히 하기도 했다. 스케일나지 않는 것을 하는건 논리적으로 바보같을 수 있고 경제학적으로도 최적 자원배분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 역설이 때로는, 아니 아주 많은 경우 우리를 더 충만하게 한다는걸 경험할 수 있었다.

한글보다 영어

2020년은 영어로 말하고 글 쓰는 연습과 훈련을 조금이나마 했다. 서툰 문법과 미숙한 표현으로나마 영어 블로그에 글 다섯개를 써보기도 했고 따로 액센트 교정을 짬짬이 받아가며 영어 발음교정을 연습했다. 사실 영어 말하기는 내 오랜 숙원이었다. 스스로 영어로 말한걸 들을때마다 액센트와 명료하지 않은 전달에 저으기 자신감이 빠지고 우울해 졌는데, 시작한지 몇달이 지나서 스스로 발표한걸 들어보고 깜짝 놀랐다. 정말 많이 변했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영어 말하기와 글쓰기를 계속 훈련하고 싶다. Communication can be so so so important.

빵보다 커피

올 한해 밀가루 음식은 거의 안먹었지만 커피없이는 살 수 없었다. 특히 피츠커피의 오트밀 라떼를 거의 매일같이 아침겸 먹고 있다. 아침부터 커피마시는게 살짝 걱정이지만 (그래서 1 shot으로 먹지만) 그래도 오트밀 라떼 없이 2020년을 생각할수 없으리라.


2021년을 맞는 세가지 다짐

새해를 맞아 지난 몇주간 사실 마음이 또 온통어지러웠다. 아래와 같은 생각들이 머리를 멤돌았다.

  1. 세상이 왜이리 악하고 사회는 왜 이다지도 분열되어 가는지 – 미국의 정치분열과 드라마를 보면서
  2. 도대체 교회/크리스천은, 믿는다는 이름으로 사회에 이다지도 많은 해악이 끼쳐지고 있는지 – 백악관을 점령한 폭도들중 크리스천들, 얼마전 한국에 “정인아미안해”의 주인공이 크리스천인것 등

과연 나는 우리는 이 아픔많고 문제 많은 세상에서 어떻게 희망을 품고, 어떻게 소망을 전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백신만 바라보고 아님 주식이나 비트코인에 희망을 걸며 그냥 그러려니 살고 있을때 어떻게 그것 이상의 희망을 전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을 가지고 나아갔을때 받은 마음은 “증인” 으로서의 삶이다. 앞으로도 삶으로, 나와 내 주위의 수많은 이야기로, 계속 증인된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나의 작음과 약함 안에서 역사하시는 그분의 은혜를 먼저 누리고, 담대히 증거하며, 사랑받고 또 사랑하며 살 수 있기를.

기도하면서 2021년에 특별히 받은 세가지 도전, 세가지 초대를 소개하며 긴 글을 마무리한다.

1. 자신을 돌보지 않고 양을 돌보는 목자의 마음

첫째는 목자의 마음이다. 작년말부터 이 마음을 많이 느끼고 조금씩 실천해보고 있는데 정말 정말 어려움을 고백한다. 너무나 많은 크고작은 성취와 내 기준의 성공, 그리고 주위의 인정/사랑을 경험해온 내 안에는 뼛속까지 “내”가 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난 “내”시간을 매우 중요시하고 “내”가 결과를 내는것이 중요하다. 신앙적인 컨텍스트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누군가를 은혜받게 하면 그게 더 좋고, 내 주위가 더 리드하거나 더 깊이있는 교제를 하는게, 그것 자체로 즐겁고 기쁘지 않을때가 많다. 내 상태가 이럴진데, 나의 유익을 돌보지 않고 다른사람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내어주는 목자의 삶이 나와 얼마나 거리가 많았겠는가. 심지어는 아내의 신앙적 성숙도 때론 짜증나거나 질투날때가 있고, 나의 시간은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면서도 아내의 시간은 그렇게 여기지 못하고, 아내가 조금 늦거나 내게 손해 입히는 것에도 크게 관대하지 못하는 모습들이 많았다 (적어도 속으로는). 그걸 붙잡고 나아갔을때 내안에 “고아”의 영이 있음을 보여주셨다. 고아의 영은 유한한 세계, 자원이 제한된 세계에 살기에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scarcity mindset). 혁명적 관대함 (radical generosity)와 희생은 불가능하다. 2021년엔 이걸 실천해볼 수 있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하고 스스로에게 도전한다. 내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의 예를 소개한다. 회사에서 MOLOCO Talk이란 이름으로 전사 직원이 (적어도 timezone이 허락하는) 참여하는 미팅을 호스팅하게 됐고 (위에 소개), 그걸 통해 스스로도 너무나 즐거웠고 많은 좋은 영향들이 생기면서 직간접적으로도 인정받아 왔다. 하지만 지금 받는 마음은 그걸 이제 인사 (People Ops)팀에 넘길때라는 것이다. 나를 생각하면 넘기기 싫은데, 인사팀을 생각하면 넘기는게 맞는것 같다. 그것도 그냥 넘기는게 아니라 축복하고 할수 있는한 성공적인 전달이 되게 최대의 노력을 하며 온전히 다른 이들에게 내 사랑과 내가 가진것을 퍼부어주는것. 그걸 삶의 아주 작은 영역에서 부터 믿음으로 실천했을때, 상상치 못한 방식으로 부어주시고 채워주시는 그분의 역사를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

2. 진리와 은혜 – 특히 내가 기분이 나빴을때 그것을 솔직히 인정하고 이야기하기

두번째는 진리와 은혜(grace and truth)이다. 이게 무슨 말인고 하니, 전에 2×2에서 소개한 1사분면의 삶을 내 삶의 아주 개인적인 부분에서부터 사는 이야기이다. 특히 내가 무언가에 기분이 나빴을때 (when I’m offended).

무언가에 기분이 상했을때, 특히 관계의 문제에서, 나의 기본적인 반응은 그냥 신경을 꺼버리는 것이다. 상대하지 않고, 차가운 화 (Cold anger)로 그 사람과의 관계를 회피하거나 차단하고 그 생각을 그만하면 일단은 스트레스도 덜받고 일상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된다. 하지만 특히 부부관계를 통해 배운 것은 그 차가운 화가 얼마나 내 영과 내 주위와의 관계에 안좋은 지이다. 2021년엔 더 연습해보고 싶다. “당신이 이랬을때 나는 이래이래서 기분이 안좋았어” 라고 이야기하는게 여전히 난 너무 하기싫고 부자연스럽고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와 노력을 기울여야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내가 그렇게 안간힘을 썼을때, 오해가 풀리고 관계과 회복되고 상처가 곪지 않고 꺼내서 치료되고 난 온전히 사랑을 회복하고 내 안에는 인사이드 아웃의 꺼진 구슬이 아니라 그것이 슬픔이나 화 일 지언정 반짝이는 구슬이 가득하리라.

중요한건 구슬을 끄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무슨 색이든.

3. 담대하라 – 마음에 여유가 있는 남자는 유머를 잃지 않는다

세번째는 용기, Guts, 배짱이다. 올해 우리교회의 주제말씀 (이산지를 내게 주소서) 이기도 하고, 신년부터 예배가운데 강하게 받은 마음이다. 산아, 쫄지마라. 배짱을 가져라. 맘껏 신나게 하자. 그리고 배짱이 있는 남자는 유머를 잃지 않아. 알지?

그래, 진짜 용기있는 사람은, 진짜 배짱있는 사람은 현실을 무시하거나 회피하는 사람이 아니다. 현실을 너무나 잘 알지만 그걸 뛰어넘는 믿음으로 희망을 보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안에는 언제나 유머가 있다. 언제나 눈물과 기쁨이 함께한다. 다른사람을 품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그런 믿음과 배짱의 사람으로 계속 거듭나 보고 싶다.


사랑과 응원의 마음을 담아 긴 글을 마무리한다. 나도 우리모두 2021년 화이팅! 그리고 제 시간을 사고 싶으신분, 어떤 이야기든 하고 싶으신분, 제 삶에 역사하는 은혜와 소망이 궁금하신 분 모두 이 링크를 통해 알려주세요. (참고: 영어버전, Wrapping up the year of calibration – welcome 2021 from Baek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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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sanbaek

늦깍이 크리스천 (follower of Jesus), 우렁각시 민경이 남편, 하루하율하임이 아빠, 둘째 아들, 새누리교회 성도, 한국에서 30년 살고 지금은 실리콘밸리 거주중, 스타트업 업계 종사중. 좋아하는 것 - 부부싸움한것 나누기, 하루하율이민경이랑 놀기, 일벌리기 (바람잡기), 독서, 글쓰기, 운동, 여행 예배/기도/찬양, 그리고 가끔씩 춤추기. 만트라 - When I am weak, then I am strong. Give the world the best I've got.

6 comments

  1. 기다렸어요!!! 만족하시며 현재에 집중하고 성장하시는 모습보고 저는 흐뭇하게 자겠습니다 ㅎㅎ(한국은 밤이여서용)

  2. Love

    산님의 길다면 긴 글을 읽고난 후 그 끝엔 늘 은혜로 넘쳐흐르는 따뜻한 마음을 하나님께 받아요. 매번 정말 감사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산님! 2021년에도 산님의 발길과 손길이 닿는 모든 곳에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으로 충만한 기쁨이 언제나 함께하길 기도할게요 🙂

    • 늘 관심가지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축복의 기도 너무 좋네요 네 Love님께도 그 기도 같이 돌려드립니다 👍🙌🙏🥰

  3. yebin

    저도 기다렸습니다!! ㅎㅎ 영육간의 변화되어가는 모습들을 솔직한 언어로 이 곳에 남겨주시니 저 또한 많은 도전을 받습니다. 산님의 건강한 의식들, 가감없이 많이 많이 남겨주세요~~~~ 2021년도 성령의 인도받는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

    • 안녕하세요 예빈님 공감하고 응원해주셔서 많은 힘이 됩니다. 네 힘 닿는한 또 써볼게요. 예빈님도 성령의 인도받는 한해 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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