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ing in US_2 출국전

스탠포드 MBA합격 소식을 알고나서 미국으로 나가기 전까지,
특히나 정신없었던 일이 어느정도 마무리가 되고 난 6월 이후 여름동안, 약 8월까지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 것. 내가 했던 일


1. 다짜고짜 사람만나기 – 스탠포드 MBA 선배들 및 내가 아는 모든 사람께 모두 여쭤본다

1) 내 인생 모토 – 구하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누가 내게, 백산 니가 남들보다 잘하는게 모가 있니. 라고 하나를 묻는다면
“도움요청하기” 라고 대답할 거다. 적극적으로, 진실되게, 갈구하며, 도움을 구하는 것. 그래 이게 나를 나답게 할 수 있는 것
하나 더 없나고 물어본다면, “도와주기” 내가 줄 수 있는 한 적극적으로 돕기… 도움을 구하는 사람의 마음을 아니

사실 내가 진로선택하는 방식, 그리고 인생의 많은걸 선택하는 방식은 내 생각을 정리한 후 관련 업계에 Insight가 있는 사람을 최대한 많이 만나면서 자문을 구하고 그러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고시볼 때도 그랬고, MBA를 지원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이라고 예외는 아니였다.

2) 김현종 전 통상교섭 본부장 – 현 삼성전자 법무팀 사장님 – 세가지 옵션

우연한 기회에 알게된 김현종 사장님은 감출 수 없는 포스로 거침없이, 직설적으로,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조언을 해주셨다.
(이분의 삶과 사상과 스타일이 더 궁금하신 분은 이 책 “한미FTA를 말한다“를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
1번. 미국 실리콘밸리에 남아서 세계에서 가장 Innovative한 사람들과 경쟁하고 서로 도우며 그 Community에 join할 수 있으면 Best. 취미가 곧 일이 되고 행복과 Professional Life의 Fullfillment 가 함께하는 삶
2번. 이게 어려우면 홍콩이나 싱가폴에 가서 금융 Trading 업무를 해라.
3번. 이것저것 잘 모르겠으면 한국 와서 컨설팅 하면 된다.
이후로도 이 조언은 내 생각의 뼈대로 남아 있었다. 그만큼 치열한 고민과 내공에서 나온 가장 와닿았던 조언. 내게 멘토가 되주신 너무도 고마운 진정한 애국자.

3) 정은기 – 다시만난 고등학교 친구, 생각의 수준은 나의 10년 앞 – 평생을 함께할 Thought partner

은기는 내 한영외고 시절 다른과 친구이다. 거의 10년넘게 서로 소식도 모르고 지내다가 MBA에 합격하고 사람들과 얘기하다가 다시 연락이 되어 만났는데 생각의 깊이가 벌써 나보다 10년은 앞서 있었다.
고시공부하고, 정부에서 일하는데 5년넘는 시간을 바쳤던 나와는 다르게 은기는 스스로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공모전, 동아리, 군대 생활 등을 거친 이후 디자인 이라는 비견을 발견한다. 그리고 디자인관련 동아리 창시, 삼성전자 앱스토어 관련업무 담당. 리디북스 조인, 기타 후배들 멘토십 등등 자신만의 비전을 착실히 닦아가며,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에너지를 얻어가고 있었다. 그래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우리세대 답지 않게 “Entrepreneur”의 냄새가 정말 물씬 풍겼다.

내게 수많은 책과 사람과 세계를 소개해줬고, 지금은 연대에서 강의를 하면서 곧 미국에 나오는, 나의 가장 든든한 Thought Partner, personal mentor. 이 글 도 은기의 영향이 크고, 내게 다른 길을 가라고 정말 큰 비전과 용기를 심어준 고마운 친구. “컨설팅은 가지마. 뱅킹은 더아니지. 나라면 BOP Market을 타겟해보겠어. Acumen Fund나 Ashoka 같은데 가서 정말 남들 안하는 일 하고, 그 현장에서 변화를 만드는 진정한 전사가 되어보겠어.”

4) 기획재정부 선배님들 – 재정부를 이끌어가는 선배님들의 이야기 – 그래. 국제기구도 아니구나

이쯤되니 나의 생각은 크게 1) 미국 실리콘 밸리 2) 아시아 금융 3) 한국 컨설팅 4) WB, IFC 등 국제기구 진출 및 공무원 삶 계속 이정도로 정리가 되었다.
이중에서 4) 옵션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도와주신 분들은 기획재정부에 있는 고마운 선배님들이다. 끊임없는 업무와 고된 일상, 상대적으로 부족하기만한 금전적 보상 등의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재정부 안에서 비전을 키워가고 있는 정말 진취적이고 멋진 선배 형들은 내게 국제기구에서의 삶을 충분히 간접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셨다.
이전 글에도 썼지만 난 “국제기구 진출하기”라는 책 편찬에도 관여하고, 일할때도 OECD와 수없이 업무를 주고받으며 국제기구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키워왔다. 특히 IFC의 Private lead innovative solution to BOP Market 은 정말 매력적으로 들렸다.

형들 왈 “산아 국제기구, 특히 WB나 IFC는 일단 목적자체가 International Development 고, 파워도 막강하고, 니가 좋아하는 여행도 지겹도록 갈 수 있고, 복리후생도 좋고, 외국인 Friendly하고 참 좋은 직장이야. 단 니가 정말 빠르게 움직이고 모두가 Motivate되어 있는 환경을 원한다면 그건 아닌거지”

그래… 난 아직은 젊다. 그리고 이제는 Pension, 복리후생, 안정성 같은건 정말 내게는 가중치 0 였다. 내가 원한건 에너지. 동료들의 반짝이는 눈빛. 잠이 안오는 열정. 살아있다는 느낌. 그거였다. 하나 지웠다.

5) Stonebridge Capital 김지훈 대표님. 너무도 고마운 고등학교 선배님 – 난 Entrepreneurship 을 좋아해

경기고 동문회를 열심히 나가다 보니 어쩌다가 나보다 20살 많은 사람들이 주축을 이루는 동문회에도 자주 불려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 나와같이 늘 막내테이블에서 술 홀짝이며 따듯하게 챙겨주신 형이 한국 금융계의 차승원, 스톤브릿지의 대표 김지훈 선배님이다.  덕분에 어깨넘어로 VC와 PE인더스트리를 볼 수 있었는데 이 경험은 정말정말 큰 자산이 됐다. 내가 원하는게 무언지 정말 제대로 알 수 있었다. VC에서 만난 창업자들의 반짝이는 눈빛. 에너지. 뽕맞은 듯한 열정. 그들을 돕고 그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 그래 Entrepreneurship. 이쪽인거 같다…

6) 스탠포드 MBA 선배님들. 가족같은 분들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너무너무 좋고 행복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게 내 고향이라면, 고향 후배들에게 저절로 정이 가고, 그게 내 대학교 축구부라면 축구부 후배들은 가족같고, 뭐 그런게 인지상정. 스탠포드 GSB 선배님들이 꼭 그렇다. 정말 가족처럼 챙겨주시고 이야기 들어주시고, 같이 고민해주신 분들…
미국에서 VC 및 다양한 쪽을 하시다가 지금은 데브시스터즈에서 너무도 실리콘밸리 같은 업무환경에서 직원들을 북돋아가며 게임을 만들고 계신, 김종흔 선배님께서는 “미국에 남아있겠다…. 인더스트리는 둘쨰 문제다…. 그래 그것도 절대 잘못된 대답이 아니야. 나도 그랬지. 참 쉽지 않았어. 인더스트리도 생소하고, 완전 한국 토종으로서 거기서 갑자기 정착하기가.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지. 졸업하고까지 Job 이 없었는데 기적처럼 열리더라. 그리고 거기서 몇년간 보낸 시간동안 정말 많이 배웠어. 이젠 그쪽에서 배운걸 여기 한국에서 실현해보고 싶어서 한번 해보고 있어. 얼마나 잘될진 또 두고봐야 겠지만 흥미진진하잖아?” 라며 가장 큰 격려를 해 주셨다… 그래… 막연히미국에 남겠다는 내 생각이 나만의 것은 아니었구나… 난 잘못되지 않았구나.

이밖에도 금융계에 계신분, 막 졸업하고 컨설팅이나 대기업 전략실에 계신분, 한분 한분 가릴 거 없이 모두 찾아뵙고 인사드리려 노력했다. 그리고 이 모든 만남이 내가 원하는게 무언지. 할 수 있는게 무언지. 더 잘 알수 있게 해주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한번의 동문회가 있었는데, 그날밤 모두에게 이메일 드리고, 시간내주신다면 언제든 찾아뵙겠다고 말씀드리고 그리고 또 그렇게 했다. 그래. 난 이런면에서의 노력은 남들한테 지지 않는다.

2. 나의 준비상태

1) 만날 사람 리스트 및 약간의 커넥션

<내 수첩사진>
그렇게 좌충우돌 사람만나고, 사람이 사람을 소개해주고, 비슷한 비전과 에너지를 가진 사람끼리 끌어주고, 하는 덕분에 실리콘 밸리에 가서 만날사람 리스트가 정리됐다. 물론 이중에서는 이메일로나마 Refer를 받은 사람도 있고, 그냥 Cold call을 해야하는 사람도 있고, Cold call할 각조차 안나와서(연락처도 모름) 그냥 언젠가 기회되면 만나야지 하고 생각만 해논 사람도 있지만 막상 정리해놓고 보니 너무 든든하더라…

2) 생각정리
생각이 정리가 됐다. 그래 일단은 미국 서부, 실리콘 밸리에 있어보자. 내가 좋아하는 에너지와 Entrepreneurship에 흠뻑 빠져보자…이렇게 생각이 정리가 되니 어떤 분과 새로만날 때도 이야기가 나오고, 이메일을 보낼때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쓸 수 있게됐다. 아래 내가 8월에서 9월쯤 사람들을 만날 때 보냈던 이메일을 첨부한다.

3) 마음가짐
우리아버지는 몇푼 돈 들고 무작정 상경해서 자수성가 하셨더랬지.
난 약간은 그런마음이었다. 그래. 어려운거 알겠어. 별로 케이스 없는것도 알겠어.
그래도 언제 맘먹고 도전해서 안된적 있었냐.
난 할 수 있다.
———————–
<이메일 본문. 무삭제판> 

1. 제 소개
간략히 제 소개를 드리자면  서울대 경영대 01학번을 나와서, 행정고시(51회)를 봐서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에서 약 3년간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허경욱 현 OECD 대사의 추천을 받고 이번에 Class of 2013 으로 스탠포드 MBA 를 가게 됐습니다. 꿈의 학교였던 스탠포드에 가게되어 정말 가슴벅찬 행복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2. 제가 생각하는 저의 진로 고민
잠시 어깨넘어로 접해 본 Entrepreneurship 생태계의 느낌, 정말 상상 이상의 충격이자 감동이었습니다. 성공가도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발버둥친 사람들에게서 느껴진 지치고 네거티브한 에너지가 아닌 충만한 포지티브의 에너지와 진취적인 자신감, 비전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행복도 실리콘밸리와 그쪽에서 찾아보고 싶습니다. 에너지와 열정이 있는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들과 교감하고, 내가 가진 value를 나누고, 새로이 긍정의 positive의 에너지에서 나의 branding 을 관리할 수 있는 직업인 것 같다는 환상을 품게 됐고요.
저의 최우선 목표는 실리콘밸리 정착입니다. (금융계 진출이나 한국 복귀 는 가장 마지막 option 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아직 제대로 아는 분야도 없어서 VC 에 가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거니와 맞지도 않는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일단은 영어, Networking, 진로선택을 잘해서 괜찮은 Startup 이나, 아마존 구글과 같은 실리콘 밸리 쪽 기업에 들어가보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 VC 쪽에 가고 싶은지는 더 느끼고 고민해보고 싶습니다. 영어도 완벽하지 않고(살다온적 없습니다.) 미국 영주권도 없고, 연고도 없고, 지금까지 해온 일의 분야도 달라서 사실 매우 막연합니다. 어떻게 하면 들어갈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그 회사에 어울리고 성공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정말 어려운 싸움이란걸 알지만 꼭 해보고 싶습니다. 막연하지만 한걸음씩 밟아가고 싶습니다. 

3. 제가 지금 생각하는 전략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에서 저의 역할은 Strategic Planning 에 가까웠다고 봅니다. 컨설팅에서 하는 일과 비슷한 일을 국가를 대상으로 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Strategic Planning 이나 Business Development 같은 쪽으로 접근해야 겠다고 막연히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제가 가진 Teamwork Skill, Leadership, Personal Fit 으로 조직의 Crew 로서 Culture 에 멋지게 조인할 수 있다는 것도 어필하고 싶습니다. 실제로 전 사람만나는 것도 매우 좋아하고, 그쪽 문화와 매우 잘 맞출 자신이 있습니다. 누구보다도 새로운 환경에 큰 행복과 감사를 느끼고 제 열정과 젊음을 바쳐 일하고 즐길 준비가 돼 있습니다. 단 제가 다른 미국인이나 기타 Samsung 등의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에 비해 어떤면에서 낫다고 할 수 있을지 저의 엣지는 아직 갈피를 전혀 못잡고 있습니다. 


About sanbaek

늦깍이 크리스천 (follower of Jesus), 우렁각시 민경이 남편, 하루하율하임이 아빠, 둘째 아들, 새누리교회 성도, 한국에서 30년 살고 지금은 실리콘밸리 거주중, 스타트업 업계 종사중. 좋아하는 것 - 부부싸움한것 나누기, 하루하율이민경이랑 놀기, 일벌리기 (바람잡기), 독서, 글쓰기, 운동, 여행 예배/기도/찬양, 그리고 가끔씩 춤추기. 만트라 - When I am weak, then I am strong. Give the world the best I've got.

2 comments

  1. 나도 그래서 만난거야? ㅎㅎ

    • ㅎㅎ형. 형얘기 쓰는걸 깜빡했네요. 형님들이 또 참 많은 insight 주셨죠…참 그때는 무조건 많이 이야기들어보자. 이런 마음이었던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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