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ing in US_6 그해 겨울은 참 추웠다


이맘때의 내 정신상태는 

 2011/11/18 – [MBA 생활기] – MBA생활기 4. 리크루팅 시즌 시작2011/11/30 – [MBA 생활기] – MBA생활기 5_Can I make it… 

이 두 글에 잘 나와있다. 그만큼 힘든 시간이었다. 

1- 우선순위 정하기 – 그래 일단은 미국에서 컨설팅 한번 도전해보자. 정면승부


11월이 오고 EAP가 끝났다. 끝날 때 쯤에 난 우선순위를 정해논 상태였다 (1-미국 컨설팅 2-Google 등 Tech 3-Start up or Social. Anything). 그러나 내 정신상태는 상당히 목말라 있었다. 난 상당히 조급해 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별로 진전된게 없었다. 학교생활, Social한 일들 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으며, 도저히 좁힐 수 자체가 없었다. 내가 가진게 없다보니 남들이 아무리 “산, 니가 진짜 원하는게 뭐야? 그거에 집중해야지” 라고 얘기해도 난 “난 아무거나 좋아.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을 수만 있으면, 아님 컨설팅이나 이런데는 꼭 이동네 아니라도 미국이면 다 좋아. 오히려 나한테 중요한건 1,2,3 옵션 중 어떤게 가장 가능성이 높느냐야. 내가 원하는 걸 고집하는건 지금 내겐 사치야. 그리고 난 어차피 관련 산업 경험도 없어서 어느걸 하나 확률도 비슷할거 같아.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샷건 Approach를 하는거야. 다 쏴보고 하나만 걸려라. 이 작전인거지”. 잘 못알아들으면 이렇게 얘기해줬다. “무슨 말이냐면 난 진짜 지금 배가 고파서 아무 음식이나 먹어도 맛있을 거 같은데 어떤 음식이 내 몸에 맞고 어떤건 탈날지 모르겠어. 더 쉽게 얘기하면 난 막 제대해서 어떤 여자랑이랑도 데이트만 하면 좋을거 같아. 더 큰 문제는 상대방이 까까머리 복학생 나를 맘에들어 하느냐지 나 별로 안까다로워. -_-) 

말은 이렇게 했어도 결국 결론은 이것저것 다 할려는 상황이다 보니 어느하나 자신이 없었던 상황. 일단은 1, 2, 3 우선순위대로 해보기로 했다. 특히 컨설팅은 사람 만나면 만날 수록 내 스타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직전에 뭘 했는지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맘에 들었고 가장 먼저 끝난다는 것도 맘에 들었다. 


(MBA Summer internship Recruiting Process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보통 가장 빠른게 컨설팅 뱅킹이다. 12월쯤 레쥬메 드롭, 1월에 인터뷰, 2월이면 결론이 난다. 구글, 아마존 등 Big Company는 그 다음이다. 2월쯤 드롭, 2~3월 인터뷰, 3~4월 결론. 스타텁, Social Sector, 기타 조금 더 작은 기업들은 3월 이후 6월까지 계속 진행된다. )


2- Resume(이력서) – 백번은 가다듬은 내 얼굴


컨설팅은 레쥬메 드롭이 12월 초였다. EAP가 끝난게 11월초였으니까 레쥬메와 커버레터를 다듬기까지 딱 한달이 남았다. 물론 다른걸 다 하면서, 결코 넉넉한 시간이 아니었다. 갖가지 방법을 써봤다. 이거야 원 MBA하면서 이거 졸업한 줄 알았는데 또 레쥬메, 에세이, 등등 새로하니 여간 Painful 한게 아니였다. 


1) 일단 학교측에서 소개해준 Email을 통한 레쥬메, 커버레터 컨설팅 서비스를 받아봤다. 뭐 그다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메일이나 원격으로 해주는건 지금의 영어를 좀 깔끔하게 다듬고 약간의 컨설팅을 해주는 정도지 나를 정말 이해해서 한걸음 더 나아간 컨설팅을 해주지 못했다. 


2) 그래서 학교내에서 진학지도를 담당해주는 커리어 센터(Career Management Center) 의 전문 Advisor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는데 이건 참 도움이 됐다. (참고로 여기 어드바이저들은 스탠포드 MBA생들만 수년, 많게는 수십년 봐온 베테랑이며 학벌도 Stanford MBA출신이거나, 컨설팅 등 인더스트리 경력이 빠방하거나 정말 꽉찬 사람들이다.) 내 어드바이저 레베카의 포인트는


“산, 이력서는 결국 Selling Point. Selling Document야. 정해진 형식은 없어. 독자가 편하게, 이해하기 편하게 써주는게 중요해. 예를 들면 너 이 기획재정부, 정부 경력은 너무 어려워. 컨설팅 지원할거면 컨설팅에서 요구하는 스킬셋 (Leadership, Problem Solving) 이런 타이틀 아래 다시 정리하는걸 생각해봐. 또 학교를 7년이나 다녔는데 왜그런거지? 아 군대? 군대얘기는 너무 밑에 있잖아. 위에 작게라도 설명을 달아줘. 아니면 얘는 공부 디게 못했나봐. 이렇게 생각할걸? ” 


뭐 이런식이었다. 크고 작은 변화가 만들어졌다. 


3) 이력서를 많이 본 것도 큰 도움이 됐다. 형들 이력서도 다 받아보고, 한국사람, 미국사람 할 것 없이. 결국 뻔한소리 같지만 쉽게 쓰고 짧게 쓰고 과감하게 내용 줄여서 보기좋게 쓰는게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리고 재밌게 쓰는 것도 포인트. 그래서 재밌는 내용을 좀 첨가했다. 특히 2011/12/01 – [MBA 생활기] – MBA생활기 6 _ Touch Feely 이 글에서 소개한 스탠포드 MBA 에서 주최한  데이트 옥션 자선행사 (본인을 데이트 상대로 여자에게 팔아서 번 돈을 기부하는 행사, 쉽게말해 노예팅) 에서 우승한걸 한줄 넣었는데 이게 두고두고 회자되면서 참 인터뷰 분위기를 좋게해줬다.   


4) 이력서를 약 3가지 버전으로 만들었다. 컨설팅, Tech – Business Development, Tech – Marketing 및 기타. 세가지 버전을 다 각 Industry에서 일했던 친구들에게 보여서 감수를 받았다. 그 중에서도 정말 친했던 미국애가 한번 쭉 수정봐준 적이 있었는데 정말 감동의 퀄리티였다. 표현이 너무 고급스럽고 쉬워졌다. 지금까지 돈주고도 많이 받아보고 수없이 고쳐봤는데 미국 친구애 하나가 봐준게 이렇게 이력서를 다르게 만들다니. 진짜 눈물나게 고맙더라. 내가 뭘로 보답할 수 있을까 물어보니 한국 trip lead하고 자기도 데려가 달란다. 그래 내가 해줄 수 있는건 이런거지… 


3- 커버레터 – 딱 한장짜리 러브레터


사실 커버레터가 뭔지도 몰랐다. 커버레터는 이력서와 같이 Recruiter에게 보내는 한장짜리 이메일 형식의 레터이다. 보통 You – Me – We 의 Paltform으로 많이 간단다. 즉 1) 너네 회사가 짱이다. 완전 반했다. 2) 난 이런사람이다. 완전 짱이다. 3) 우리 같이잘해보자. 너랑 나랑 찰떡궁합이다. 뭐 말은 쉬운데 어디 써봤어야지. 상당수 회사에서는 형식적으로 요구하지 읽어보지도 않는다지만 지원하는 사람 입장에선 심정이 뭐 그런가. 


학교에서 제공해준 템플릿에 맞춰서 열심히 썼다. 그리고 각 회사에 지원할 때 마다 그 회사 친구들한테 보여서 Customize시켰다. 내가 지원한 회사가 15개가 넘으니 커버레터 버전은 그것보다 훨씬 많다. 지금세어보니 날짜별로 약 30개가 되는군. 이거야 원 MBA 2라운드에 7개 지원할 때 보다 더 빡세더라. 

About sanbaek

늦깍이 크리스천 (follower of Jesus), 우렁각시 민경이 남편, 하루하율하임이 아빠, 둘째 아들, 새누리교회 성도, 한국에서 30년 살고 지금은 실리콘밸리 거주중, 스타트업 업계 종사중. 좋아하는 것 - 부부싸움한것 나누기, 하루하율이민경이랑 놀기, 일벌리기 (바람잡기), 독서, 글쓰기, 운동, 여행 예배/기도/찬양, 그리고 가끔씩 춤추기. 만트라 - When I am weak, then I am strong. Give the world the best I've g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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