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에 블로그에서 각종 Negative Feedback 들을 접하면서 많이 상처도 입고 맘고생도 많았다. 알고 보니 단 한분이 약 10개가 넘는 다양한 필명으로 글을 남겨 주셨던데 (IP가 모두 같고 이름만 10개정도더라) 그분께는 나 오래살라고 그래주신거 같아 따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낌없는 서포트와 조언을 해주신 수많은 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특히나 가장 와닿았던 조언은 대윤이형이 해준 “니 글 읽을때마다 참 재밌다. 난 니가 (그리고 나도) 아주 심하게 모난 돌이라고 봐. 모난 돌은 항상 욕을 먹지. 그런데 이리박고 저리박다보면 모가 점점 다듬어져서 언젠가는 그 속의 다이아몬드가 빛을 볼거라도 본다. 내가 보기엔 우리같은 인간들은 허물을 벗는 과정이 필요하니 너의 방식대로 다듬고, 갈고, 닦아봐봐.“ 이 이야기와 최진웅님과 장호가 해준 이야기 “표현방식에 있어서 남이 보기엔 너무나 멋진 성취와 결과들을 마치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해보니 아니더라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런 것을 부러워하는 사람들께 상처를 주고 무엇보다도 글의 취지마저 만감시킬 수 있습니다. 자의식과 자신감이 해가될 수 있습니다. 요컨데 백산님의 에너지 표출 방식을 항상 최대 출력이 아니라 드래곤볼 손오공이 상대에 따라 기를 조절하듯이 기어를 바꿔가는 유연함이 있었으면 지금보다 조금 더 좋아 지실 것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가장 와닿더라. 정말 멋진 비유라는 말씀 드리고 싶다. 기 조절하기엔 아직은 내공이 너무 부족하다. 계왕권을 배워야겠다.
2.
공지영 작가도 딸에게 쓰는 수필에서 “칭찬은 속삭임으로 들리고 비난은 천둥처럼 들린다“고 하셨다더라. 다들 비난이나 비방을 대수롭지 않게 훌훌 털어넘기라고 이야기하지만 난 그게 잘 안된다. 기획재정부 시절 윤증현, 강만수 두 장관님을 모셨다. 내가 느낀건 비난을 대하는 능수능란함이 얼마나 큰 차이를 불러일으키는가 였다. 강만수 장관님은 국회에서 조금이라도 곤란한 질문, 인신공격성 질문이 나오면 얼굴 벌개져서 아무말 못하고 뭇매 맞는 전형적인 지못미, 안타까움의 극치셨다. 내가 눈물나고 대답하고 싶고 변호하고 싶을 때도 많은데 속상하기만 했다. 그리고 돌던지는 사람들도 그게 재밌어서 자꾸 더 던지는 거 같아 보였다. 반면 윤증현 장관님은 노련하기로 따지면 머털도사도 무릎을 꿇는다. “장관, 당신이 서민 생활을 알아? 삼겹살 한근이 얼만지나 알아” 라는 국회의원의 인신공격성 질문에 “집에가다 한근 사먹어봐야 겠네요, 자 다음질문” 이러면서 신경도 안쓰고 넘어가는 그 내공은 가히 존경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래 나도 그냥 던지는 돌과 건전한 비판을 잘 구분해서, 괜히 상처받지 말고 의연함과 지혜를 가지고 싶다. 노력할 부분이다. 하지만 아직은 참 어렵다는걸 절실히 느낀다.
3.
그래서 방명록과 댓글을 회원만 쓸 수 있는 것으로 바꿨다. 죄송하지만 이래야 다양한 이야기에 너무 신경쓰지 않고 글을 계속 쓸 수 있을 듯 하다. 지금 내게 블로그에 글 하나하나 쓰는게 절대 쉬운게 아니다. 매일 밤잠 설쳐가며 수업준비하고, 팀웍할때 잘난 미국애들 사이에서 꿀리지 않을려고 노력하고, 그 와중에 내가 하고싶은 한국과 아시아를 위한 일, 스탠포드 MBA를 위한 일 등등도 짬짬이 진행시켜 보고 있다. 언제나처럼 지금도 내 삶에 큰 여유는 없다. 이 공간이 무거워지면 질수록 자꾸 버거워 진다. 그래서 내린 결정이다. 단 피드백은 정말 계속 받고싶고 토론은 계속 하고 싶다. 혹시라도 내게 직접 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 분은 이메일 주시면 꼭 답 드리려 노력하겠다. 다시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4.
정부 이야기 고시 이야기, 우리사회의 개선점 이야기는 이제 당분간 최대한 자제하기로 마음먹었다. (이하 이야기에서 직업 및 직장생활을 결혼 및 연애생활로 비유했으니 참고바란다.)
언젠가 어머니가 해주신 말씀이다. “산아, 남들이 다 너같은줄 아니, 남들은 그런거 고민안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 다 너같은게 아니야. 그리고 누가 자기가 몸담고 있는 직장얘기를 공개적으로 하니. 내 마누라랑 친정집 허물을 왜 얘기하는거야. 그럼 남들이 욕해. ”
그러나 난 이렇게 얘기하고 싶었다. “엄마, 우리세대는 부모세대와 달라. 우린 중매결혼으로 만족못하는 사람 많아. 이제 옵션이 얼마나 많고 세상이 얼마나 빨리 돌아가고 있는데. 그럼에도 사회가 강요하고 그래서 연애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그냥 남들 좋다는 멋진 신랑감, 신부감에 자신을 맞추며 살아온 사람이 많단말이야. 그 사람들 결혼하고 불행하게 사는 사람들도 많아. 근데 결혼 상담, marriage counseling 제대로 된거 하나 없어. 더 큰 문제는 자라나는 세대들도 너무 쉽게 중매결혼을 생각하고 있다는 거야. 이대로 가다간 결혼하고 평생 불행하게 살거나, 이혼하는 사람이 늘어날거야. 연애 많이 해본 사람이 결혼도 더 현명하게 잘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어. 그리고 연애하고 결혼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자체가 너무 없어. 마치 사회에서 “남들이 보기에 번듯하고 멋진 저 여자 아니면 넌 밖에 나가서 연애 절대 못할거야” 이렇게 개개인의 자신감 자체를 꺾는거 같아. 그런 얘기 해주는 사람이 필요하잖아. 지금 막 결혼해서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런얘기 안해주면 누가 하겠어. 난 얘기하고 싶어. ”
기획재정부 근무시절,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부정부패와 부조리에 대해 개혁해보려는 일을 담당했었다. 그 중 하나는 소위 이야기하는 전문 자격증 집단 – 의사, 약사, 변호사 등등이 가지고 있는 Rent, 이득을 없애고 시장을 더 효율화 하는 일 – 이 였다. 예를 들자면 의사 수 늘리고, 박카스 약국외 판매 허용하고 뭐 이런 것들이었다. 이런 일들 진행해보면서, 건설산업 입찰비리, 제약사 의약품 리베이트, 통신사와 정유사 담합 등등 우리사회에 아직 알게모르게 존재하는 수많은 부조리와 비효율도 발견했다. 그래서 국장님과 주위 사무관 형들께 “모든 직업군을 다 비교해서 어느 직업에 어느만큼의 비효율 부조리, Rent가 있는지 밝히고 비교한다음 다 개혁해볼 계획을 세워볼 수 없을까요” 뭐 이런 말도안되는 이야기 했다가 “하나라도 밝힐려다보면 너 모가지 날라갈거야. 뜻은 좋지만 너무 원대한 꿈이다.” 이런 이야기 들은 적도 있다.
앞으로는 내가 느끼는 우리사회에 대한 개선점 이야기, 특히 정부이야기는 적어도 당분간은 그만하려 한다. 내가 아무리 객관적으로 이야기하려 해도 아무도 자기 결혼생활 아픔은 잘 이야기 안하는 상황에서 나만 이야기 할 수는 없는거 같다. 이건 내가 Naive했던 것 같다. 우리 처가집만, 내 마누라만 꼭 못난이처럼 되가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리고 그건 내 친정집에도 정말 못할짓이다. 혹시라도, 나의 짧은 생각에 상처받았을 공무원 분들, 내 친정집 사람들, 기타 수많은 분들께는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싶다.
그러나 언젠가는 모두가 솔직하게 다음 세대들을 위해서 “알건 알자” 라고 이야기하는 미래가 펼쳐졌으면 한다. 사회가 그런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을만큼 성숙했으면 한다. 이건 “왜 내가 골드만 삭스를 떠났는가 – 골드만 삭스는 유태인 자본의 악덕회사고 잘난 나는 더이상 일할 수 없었다.” 뭐 이런 이야기가 절대 아니다. 내 후배들과 지인들과 아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진심어린 이야기다. 그리고 각 직업군과 이익집단이 가진 비효율을 분석해서 더 나아질 방법을 계속 사회가 같이 고민해봤으면 한다. 이상적인 이야기고 지금 나의 첫시도는 상당히 무리가 있었던 실패임을 인정한다. 그러나 나의 끈질김을 무기로 계속 도전해 보겠다. 좀더 성숙한 방법으로
5.
마지막으로 오늘 스탠포드 MBA의 두 친구의 Talk에 갔었다. Talk이 무엇인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이전글 MBA 생활기 3 – What makes Stanford Special 과 MBA생활기 13_스탠포드 MBA 생활기 총괄편 – 내인생 첫 책 에도 소개한바 있지만 Classmate 들 중 한명이 나가서 자기 인생에서 가장 impactful, meaningful 한 순간들을 공유하는 시간이다. 오늘도 두명의 친구들이 정열과 따뜻함으로 세상사는 이야기를 들었다. 참 미국은 외로운 곳일 수 있지만 GSB(스탠포드 MBA)는 따뜻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집에 온것 같기도 하고. 학교 생활에 치중했던 이전 2 학기보다 이번학기는 한국, 아시아에 무언가 일으켜 볼거라고 이곳 블로그와 다른 Initiative 들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었는데 그러다보니 GSB 가 주는 서포트, emotional Support가 많이 그리웠던 것 같다. 앞으로는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나도 이곳 생활을 더 즐기며 즐겁게 살아야 겠다. 그래야 더 나다울 수 있으리라. 그리고 좋은 사람과 좋은 습관과 환경을 만들어 가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한번 통감한다. 늘 이야기하지만 삶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면이 많다고 생각한다. 산소처럼, 밥 먹는 것처럼, 좋은 일과 좋은 사람을 늘 곁에두고 꾸준히 에너지를 얻어야 하루하루 충만하고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간의 꿀꿀함을 날려준 GSB의 따뜻함에 너무나 감사하다.
언제나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비판과 비난의 사이에 있는 어떤 말에도 편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온라인라는 공간에서는 누구나 책임감을 조금 내려 놓을 수 있지요. 어쨌든, 싫어하는 사람이 좋지 못한 방향의 댓글을 남겼다면, 그것 또한 관심의 표현이니 너무 상처 받지 마세요!~
예 감사합니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든것들…
당찬 기운이 남들에게도 힘이 된다는 것도 잊지마세요 🙂
댓글이나 어떤것이든 의견을 듣고 소통의 장으로 마련해야 하는데, 이메일로 축소시키는건 좀 위축된듯 하네요.
상심이 크셨나봐요. 저도 요즘 고민하고 있는 점이 소셜 플러그인을 이용해서 댓글을 받는것에 대해서인데요.
옆에 페이스북 댓글달기 같은 시스템인데, livere 나 disqus 같은게 있을거구요. 더 좋은 서비스도 많아서 그중에 하나 고르셔야 할겁니다.
블로터닷넷의 경우도 사용자 인증을 받는 점을 피해서 소셜플러그인을 이용한 댓글을 받고 있습니다.
자세한 설치 방법이나 연동하는 방법 같은건 시간을 좀 기울이셔야 겠지만 웹에 워낙 좋은 정보들이 쉽게 펼쳐져 있을테니까 알아보셨으면 좋겠네요 🙂
티스토리를 사용중이시죠? 플러그인 설정내 livere에 관한 부분이 있으니 확인해보세요.
트위터나 페이스북에도 약간의 익명성은 있지만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건데, 비난 댓글을 단다면 뭔가 이유가 있을거라고 생각됩니다.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려면 그것을 듣거나 읽는 사람의 입장도 고려해야겠지요? 글을 열심히 꾸준히 쓰는것도 중요하지만, 방법의 문제도 있다고 봅니다. 위에 쓰시는 글은 읽기 좀 어려웠어요. 어지러운 느낌이랄까요?
힘내세요. 저는 이렇게 글을 적고 있지만, 글을 적지 않으면서도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을 위해서요.
예 답글 감사합니다. 늘 응원 정말 힘이되네요.
사실 이메일 소통하고 나니 은근 마음편하고 좋아요. 사실 요새 정신너무 없거든요. 그게 저로서도 시간을 덜 쓰고 마음을 덜 쓰고 그런면은 참 좋고 보내주시는 분들도 참 시간과 정성을 들여 보내주셔서 좋은데.
답글도 익명성이 아니라면 보고싶어요. 그래서 페이스북이랑 연동시키고 싶은데 Livere이런건 별로 관심없고요. 아직 할줄을 몰라서요. 조만간 컴터잘하는 친구한테 부탁해서 하려고요.
그리고 윗글은 어지러운거 맞아요. 제 머리가 어지러웠던 상태라. 읽기 어려우셨을거예요. 좀 봐주세요 ^^
감사합니다! 페이스북이나 이제는 본인이 선택해서 남기는 시스템으로 해놨습니다 ^^
백산씨, 정말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 인생이 백산씨의 글로 인해서 조금씩 변해가는 것을 보게 되네요,
좋은 글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설령 소수의 비판자들이 있다하더라도 글들 계속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글의 quality란 부분이 애매하지만, 적어도 백산씨의 글이
제 삶의 상당부분에 inspiration을 많이 불러 일으키는것 같습니다.)
바쁘실텐데도 항상 좋은 경험을 나눠주시는 백산씨에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합니다,
아 정말 멋진 피드백이네요… 예 감사합니다 계속 노력해볼게요.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