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I got married (3 times!)

* 아래 글 읽기에 앞서 제 블로그에 처음 들어오시는 분들은 부디 공지사항 에 있는 글들을 읽어봐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제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에서 이런 글들을 쓰고 있고 제게 연락주시고 싶은 분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것 같은지 제 생각 정리해 봤습니다. —–

0. 결혼과 부부 블로그 오픈 : http://smkdream.com

우리둘의 이야기. 다 좋은데 탄생이 에러-0-

우리둘의 이야기. 다 좋은데 탄생이 에러-0-

최근에 뭐한다고 블로그 글도 못쓰고 했는지 말씀드리고 싶다. 하나의 큰 꼭지는 얼마전에 조인한 작은 스타텁 일이고 무엇보다도 가장 큰 것은 인륜지 대사 결혼이었다. 자세하게 하나하나 다 쓸 시간은 안되겠지만 간략하게나마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쓴다. My better half, 우렁각시 민경 양과 지지고 복고 사는 이야기는 우리 부부블로그 http://smkdream.com 를 통해 계속 업데이트 드리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녀를 처음 만나기 전 까지의 내 이야기와, 만나고 알아본 이야기들, 그리고 만나서 사는 이야기 등등. 너무나 느낀게 많고 너무나 공유하고 싶은게 많고 하고싶은 일이 많아서 이렇게 시작하게 됐는데 또 언제나처럼 시작만 의욕만 앞선게 되지는 않을까 한결같은 마음 가지고 감사하며 꾸준할 수 있도록 항상 마음 모아봐야 겠다.

1. 첫번째 결혼식: 미국 2014. 9. 10

정말 정신없이 치룬 첫 결혼식

정말 정신없이 치룬 첫 결혼식 – 하객도 예복도 없이 그러나 주례와 가족(신부측)과 하나님을 모시고 치룬 우리의 정식 결혼일

부부 블로그의 이 글에 자세히 나와있지만 이당시 나에겐 상당히 많은 일이 있었다. 직장을 뜻하지 않게 나오게 되고, 비자는 떨어지고, 금방 불법체류자가 되는 상황이었다. (9월 14일이 나의 OPT grace period 만료일자.) 9월 8일 직장 마지막날, 9월 9일 LA에서 실리콘밸리로 이동, 그리고 9월 10일 바로 목사님께 상황을 설명드리고 예정보다 2달정도 앞당겨 결혼식을 치뤘다. 어서 불체자(?) 가 되기 전에 결혼을 신고하자는게 목적이었지만 그래도 결혼식인 만큼 정식으로 하자는 말씀에 민경이 부모님 (장인 장모님) 과 지금의 처남을 모시고 정말 작게 교회에서 우리는 처음으로 결혼했다. 그리고 신혼살림을 꾸렸다. 이날의 주례사를 잊을 수가 없다. 세번에 걸친 결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주례사였다. 요지는 이제 백산은 없고 평생 민경 남편만이, 민경은 없고 평생 백산 아내만이. 그것이 하나님이 창조하신 가정과 결혼의 신비라는 말씀이었다. 기독교 복음은 기본적으로 내가 내 안에 없고 내가 죽고 내 안에 성령님이 사시는 것을 이야기한다. 같은 맥락으로 결혼은 내가 죽고 내가 상대방을 평생 섬기는 자세로 주님을 향해 나아가야만 온전한 모습이 되는 것이 아닐까. 평생 간직하고 되새기고 싶은 말씀.

2. 두번째 결혼식: 미국 결혼식 2014. 11. 8

<< 미국 결혼식 First dance. 흑 나는 무대체질인줄 알았는데… 당신이 이겼소 부인 >> 제대로 가족들을 모시고 하객들과 함께 치룬 결혼식. 당초에 한국에서 먼저 식을 올리고 미국으로 오는 것이 계획이었지만 영주권 신청 이후 나올때까지 미국 외로 출국못하는 절름발이 신분이 된지라 당초 예정했던 신혼여행도 다 취소하고 일단은 미국 결혼식 준비에 all in 했다. 해본 사람은 알지만 혼수준비와 청첩장돌리기, stake holder managing 으로 정신 없는 한국 결혼식과는 달리 미국 결혼식은 그 수많은 detail을 하나부터 열까지 다 내가 직접 챙겨야 된다는게 엄청난 task 그 자체이다. 조명, 장식, 꽃, 테이블배치, 초대, 음악, 각종 디테일의 수준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 한국 식장에는 당연히 있는 스드메라든지, 적당히좀 해주세요 – 이런게 전혀 안먹힌다. (우린 플래너 같은 사람도 안써서 부탁할 사람도 없었지만.) “적당히? 당신 결혼식이에요. 당신이 고르지 않으면 누가 고르나요. 신부입장. 신랑입장, 전주 모든 음악과 조명과 기타 디테일을 다 정해주세요!” 뭐 이런식이다. 융통성 없는 미쿡사람. 나중에 자세히 쓰겠지만 그 수많은 준비가 힘들었던거 이상으로 정말 은혜를 많이 받고 눈물도 많이 흘리고 웃기도 많이 웃은 행복했던 날이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의 축복속에서 이렇게 가족이 하나되는 시간이 살면서 또 있을까. 행복과 감사로 평생 잊을 수 없는 날. 식 끝나고는 신혼여행은 따로 없었고 (결혼식 전에 시애틀 로드트립으로 일단 대신!) 바로 한국에서 날라오신 우리 부모님과 원베드룸에서 2주간 결혼식 끝나고 같이 있으면서 여행도 다니고 같이 부데끼며 민경이와 우리 가족이 더 하나되는 시간들을 가졌다. 에피소드가 너무 많았고 웃고 울었던 시간이 너무 많았다. 이 기간 일도 없고 가족들과의 시간에 집중할 수 있었던게 얼마나 큰 축복이었던지. 그 모든 것들을 기꺼이 너무 즐거움으로 같이해준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민경이에게 다시한번 감사를…

3. 세번째 결혼식: 한국 결혼식 2015. 3. 14

<< 한국 결혼식 오프닝에 튼 영상 >> 영주권 받고 거의 바로 드디어 미국 밖으로 출국할 수 있게되어 미뤄왔던 한국 결혼식을 치뤘다. 문제는 식장은 잡아놨는데 정작 신랑신부가 미국에 있고 특히 신랑은 결혼식 전전날 겨우 입국해서 청첩장도 제대로 못돌리고 식순과 각종 식 내용도 바로 전날 마무리하는 번갯물에 콩 구워먹든 치룬 역사상 손꼽히는 준비안된 결혼식이 었다는거. 그래서 이런저런 빵구도 많이 나고, 정작 애써 시간내서 와주고 각종 일 도와준 친구들 후배들 손님들께 제대로 인사도 못드리고, 식은 예상보다 훨씬 길어지까지. 이것저것 문제가 많았지만 일단 그래도 무사히 도와주신 분들 덕분에 잘 마쳤다. 요긴 청첩 웹사이트 링크 =) 아래는 내가 결혼식날 민경이에게 읽은 편지의 전문이다. 부끄럽지만 사랑하는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다.

안녕하세요 제 결혼식에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한분한분 뵈니 너무 좋네요 정말 행복합니다.
미국에 와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먼저 보시다시피 살이 좀 쪘고요. 그리고 정말 다양한 삶을 산 사람들을 접하면서 그들의 삶을 들어보고, 고민하고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을 만났고요. 그리고 지금 제 앞에 있는 이사람, 제 아내를 만났습니다.
제가 독서실에 항상 붙여놓던게 있습니다. “멈추지 않는 자신감” 네. 전에는 힘들때면 거울을 보고 이야기 했습니다. 수능 볼때, 고시공부 할때, 군대에서 여자친구에게 차였을 때, MBA 준비할 때, 미국에서 취업한다고 하다가 삼십군데 넘게 떨어졌을때.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내가 누구냐. 나 백산이다. 나 할 수 있다. 그러면서 이 앙다물고, 부모님과 여러분의 기대와 사랑 생각하며 넘어지면 일어나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근본적으로 무언가가 바뀌었습니다. 졸업하고 오십군데 넘게 직장에 떨어졌을때, 돈도 떨어지고 더이상 신세질데도 없어서 숫케이스 두개 들고 나왔을때, 자동차 사고 났을때, 이제는 옆에 누가 있더군요. 작년 9월에, 한국 결혼을 앞두고 비자와 직장 문제로 고민하다가 그리고 직장에서 얘기치 않은 일로 잘다니던 직장 갑자기 나오게 되었을때, 일단 공터로 갔습니다. 심호흡을 하고 하늘에 물었죠. 그리고 민경이에게 전화했고 그녀가 바로 그날밤 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녀가 제 팔베개를 하고 쌔근쌔근 잡니다.
같이할 누군가가 있다는거. 너무나 큰 축복이지만 또 얼마나 큰 책임감인지 느낍니다. 하나님이 계시다면 그리고 하나님이 공평하시다면, (그건 잘 모르겠지만), 다섯 달란트를 준 사람에게 다섯가지를 요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열가지를 준 사람에게 더 큰 도전과 시련들을 주면서 그 속에서 욥처럼 버텨나가는 모습에서 흐뭇해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 정말 많은것을 받았습니다. 사랑하는 부모님과 형과, 저를 사랑해주는 아내와, 장인 장모님과 그리고 지금까지 저를 지켜봐주고 응원해준 여러분 모두들… 삶이 줄 시련이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요. 앞으로 제가 넘어지지 않는다면 그것또한 거짓말이겠지요. 그럴때면 이제는 거울을 보지 않으려 합니다. 이제는 자고 있는 민경이 얼굴 보면서 앞으로 저희 둘 사이에서 태어나고 자라날 생명들 보면서 이야기하겠죠. 내가 평생 곁에 두고 사랑할 사람 주셨으니, 내게 사랑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달라고.
이제는 매 순간 매 시간을 maximize 해야 하고 항상 더 성장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상대적으로 덜 시달립니다. 가끔은 그냥 너무 아까운 시간이 될때도 있지만 주어진 순간과 집에서 아무것도 못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순간도 웃음으로 넘길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제는 더 낮은 곳 더 손해보는 삶, 조금씩 민경이와 같이 꿈꿔보고 노력해보고 또 넘어지면 일어나고 하고 싶습니다.
민경아. 내 반쪽. 우렁각시. 내 동반자. 우리 결혼서약도 많이 했고 이런것도 많이했지만, 나 오늘 이자리에서 또 이 많은 분들 앞에서 다시한번 이야기하고 싶어. 고마워. 많이 미안하고. 사랑해. 그리고 앞으로 우리 같이 많이 사랑하자. 같이 일 많이하자. 빡세게 가는거야 알았지?

결혼식 치룬 바로 다음날인 오늘. 많은 생각이 머리를 맴돈다. 언젠가 정돈이 되고 나면 다 풀어낼 기회가 있겠지. 미국생활 3년반만에 어느덧 나의 삶의 정말 상당부분이, 주위 사람이나 가치관이나 삶 전반 자체가 참 많이 또 움직였구나. 나라는 사람의 fundamental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리고 한국에서 정말 치열하게 사는 내 주위 사람들이 그 와중에 또 이렇게 많은 응원과 축하를 해 주시는구나. Feel endlessly indebted, graceful, and energized.

한번도 하기 힘든 결혼을 세번이나 하고, 저희 알콩달콩 축하해주신거 잊지 않고 잘 살게요. 그리고 사는 모습 많이 smkdream.com 으로 공유할게요. Thank you so much! Peace!!

자 이제 또 한번 신나게 걸어가보자!

자 이제 또 한번 신나게 걸어가보자!

About sanbaek

늦깍이 크리스천 (follower of Jesus), 우렁각시 민경이 남편, 하루하율하임이 아빠, 둘째 아들, 새누리교회 성도, 한국에서 30년 살고 지금은 실리콘밸리 거주중, 스타트업 업계 종사중. 좋아하는 것 - 부부싸움한것 나누기, 하루하율이민경이랑 놀기, 일벌리기 (바람잡기), 독서, 글쓰기, 운동, 여행 예배/기도/찬양, 그리고 가끔씩 춤추기. 만트라 - When I am weak, then I am strong. Give the world the best I've got.

9 comments

  1. judy yoo

    Android의 Yahoo Mail에서 보냄

    보낸 사람:”San’s playground” 날짜:2015년 03월 15일 (일), 오후 6:17 제목:[New post] I got married (3 times!)

    sanbaek posted: “* 아래 글 읽기에 앞서 제 블로그에 처음 들어오시는 분들은 부디 공지사항 에 있는 글들을 읽어봐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제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에서 이런 글들을 쓰고 있고 제게 연락주시고 싶은 분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것 같은지 제 생각 정리해 봤습니다. —– 0. 결혼과 부부 블로그 오픈 : http://smkdream.com 최근에 뭐한다고 블로그 글도 못쓰고 했는지 말씀드리고 싶다. 하나의 큰 꼭지는 얼마전에 조인한 작은 스타텁 “

  2. judy yoo

    그래서 어제 결혼식?
    축하드립니다.
    나도 지금 한국이고 어젠 홍대근처 .
    청첩장 미리 돌리시지…
    ‘백산’
    많인 이 들이 지켜보겠지만 ,
    연예인도 아닌 그대의 big fan, Judy 아줌마가
    늘 응원.
    새 신부도 함께.
    행복하세요.
    기도합시다.

  3. 두 분 정말 잘 어울리시네요^^ 행복한 결혼생활하시길 🙂 시간나시면 근황 포스팅도 간간히 올려주세요~

  4. Sookyoung

    Congratulations! May God bless you and your family! ^^

  5. Seo dk

    종종 포스팅한 글 보러 오던 팬인데, 오랜만에 왔다가 큰 경사를 이제 봤군요. 결혼하신 것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결혼 생활에 좋은 일 가득하시길 항상 기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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