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로서 산다는것 (거짓말같았던 1월의 한주)

* 아래 글 읽기에 앞서 제 블로그에 처음 들어오시는 분들은 부디 공지사항 에 있는 글들을 읽어봐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제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에서 이런 글들을 쓰고 있고 제게 연락주시고 싶은 분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것 같은지 제 생각 정리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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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거짓말같았던 1월말의 한주를 이제서야 나눈다. 내 부족한 가정생활을 나누기에 앞서 나눔을 허락해준 아내에게 감사하고, 허락도 구하지 못한 아버님, 어머님과 부모님께는 한편 죄송하다. 나의 부족한 결혼생활과 그 과정에서 느낀 은혜들이 혹시라도 단 한 가정의 부부관계가 나아지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 어떤 부끄러운 모습이라도 나누고 싶은 마음일 뿐이다. 

0122 일요일

토요일 밤에 갑자기 소파에 누워있는데 너무나 잉여인간 같은 짓이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google에 내 이름을 검색해봤다. (나도 안다. 일반적이지 않은거…) 요리저리 검색해보니 DCInside나 행시 갤러리에 나에 대한 진짜 재밌는 글들이 있더라. 집이 잘산다느니, 뭐가 어떻다느니. 그래서 그거 보면서 잉여처럼 허허 하면서 고시시절을 추억했다. 그리고 일요일에 예배를 드리는데 갑자기 이런 저런 생각이 들어서 아래와 같은 글을 썼다.

“What if, 고시촌에 가서 목회를 하면 어떨까. 힘들어하는 고시생들을 사랑하며. 그리고 공무원사회에 ‘한컴 한글’을 안쓰게 하고 국제 스탠다드의 문서화나 각종 효율성을 높이는 시스템을 도입하면 어떨까. 그리고 탈북자 관련된 일을 하면 어떨까. 얼마 안있어 북한이 붕괴되고 통일이 될지도 모르는데. 고향 친정으로 돌아가 쓰임받는, 과거의 수많은 일들이 거짓말처럼 연결되고 나름 금의환향하는 꿈을 꿔봤다. 넬슨 만델라 책을 다 읽었다. 흑인인권운동, freedom fighter로서 가정은 두번의 이혼을 겪을정도로 힘들었지만 정말 남자로서 멋진일을 해낸 그 삶이 참 아련했다. 요셉과 다니엘처럼 민족을 위해 쓰임받는 삶. 참 멋졌다.

그러나 내 현실은, 자리 지키기는 금의환향에 비하면 전혀 화려하지 않았다. 교회에서 우연히 만난 경영대 후배가 너무 귀여워서 더 시간도 내고 챙기고 싶은데, 현실의 나는 교회 애기방(nursery)에서 우는 딸과 너무 우는 애기들과 한두시간 씨름하고 있었다. 난 사회에서 멋진 일을 하고 그래서 칭찬받고 인정받고 싶었나보다. 그러나 그러기 이전 난 남편이고 아빠였다.

내 아내 민경이는 하루하루의 화려하지 않은 일상을 묵묵히, 즐기며, 이기적으로 굴지 않고 거뜬히 해낸다. (주석. 이때까지만 해도 완전히 그러는줄 알았다.) 그러면서 행복하고 충실하고 효과적이다. 죄성의 발로는 이기심이라는데 그게 너무 많다. 자리지킬 순간들에 자리지키며, 그거 자체가 감사하고 충만할 수 있기를 주님께 구한다.”

그렇게,  교회에서는 목장(교회 소그룹) 모임, 집에와서는 가정 예배 드리고,  일도 조금 하며, 나름 열심히, 멋지게(?) 하루를 보냈다. 민경이가 목장모임에서 요새 행복하지 않다고 나눴고, 가정예배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좀 했지만 지나가는 거리라, 임신해서 그렇겠지, 우리 성별알게되면 파티도 하자고, 맛있는것도 좀 멋으러 가자고 한두마디 했지만 그래도 잘 해결되겠지우리 잘 해보자 하면서 큰 걱정없이 넘어갔다. 마침 최근에 직장에서 나름의 승진도 하여, 회사일이 뭐가 재밌는지, 어떤게 감사한지도 글로 쓰려고 정리해보고 있었다. 삶의 다양한 부분이 감사하고 충만했다.

0123 월

아침에 회사에서 매니저한테 업무관련 지적을 받았다. 이 업무의 필요성과 하는 방법에 대한 이해, 그리고 기대치가 부족하고 달랐었던것 같았다. 이해는 충분히 됐지만 괜히 억울했다. 직장에서도 칭찬만 받고싶은 난 역시 부족하다.

블로그에 “누나독자” 님께서 아주 장문의 배려깊은 커멘트를 남겨주셨다. 고마웠다. 민경이한테 라인으로 보내고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보냈다. 더 신경쓸게 많다는 생각 하면서, 그런걸 생각하고 있다는걸 아내에게 알리고 싶었다.

하루종일 정신없이 스트레스 속에 일하고 집에 갔는데, 민경이가 차분히, 본인의 결혼이 행복하지 않다고. 요새 특별히 그런거 같다고. 갈수록 나한테 맘을 닫고 있는게 느껴진다고 이야기했다. 무서웠다. 억울하기도 하고 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데 또 왜이러는지 속도 상하고 했지만 그것보단 무서웠다. 아무일도 없었는데, 교회에서도 할거 다하고 가정예배도 드리고 얘기도 많이 하고 있는줄 알았는데 이런 이야기를 이렇게 차분히 하는걸 보니 하루이틀 문제가 아니라 상당히 시간이 된, 쌓였던 문제라는걸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물어봤다. 그랬더니 이런 얘기들을 해줬다.

열심히 하고 있다는건 알아. 오빠로선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도. 그러니까 오빠한테 뭐라고 하고 싶지가 않았던 거야. 근데 이게 말로하자니 너무 쪼잔한거 같고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오빠의 어젠더에 계속해서 내 어젠더가 묻혀가고 있는거 같아. 내가 전에 찬양예배 인도를 맡았을때 오빠 정말 힘들어 했잖아. 단 몇주간 연습조금더 가고 하는건데도. 내가 무언가에 시간을 쓰고 할때 워낙 눈치보이니까, 오빠가 괜찮다고 할거지만 안 행복해 할걸 내가 아니까 그게 그냥 하고싶지가 않고 계속 그러다 보니까 마음이 닫히는거 같아. 나 공부도 더 하고 싶었는데 그것도 둘째 임신하고 못하게되니까 영 맥이 빠지고. 이제 이렇게 둘째 낳고 더 힘들고 정신없어 질텐데, 오빠는 항상 바쁘고 재밌는것도 많고 하고싶은것도 많고 그런데 난 힘이 빠질때가 더 많고 거리감 느껴질때도 많아. 저번에 LA여행때도 그랬고. 같이 있어도 같이 있는거 같지 않은 느낌이랄까. 미안. 내가 요새 영적으로 너무 안좋아서 이런거 같아. 근데 계속 오빠 생각하면 원래 이런사람이니까. 이러면서 오빠가 회사에서 집에 오는게 크게 안기다려 지기도 하고, 오빠랑 같이 뭐 하자고 하는게 크게 기대가 안되기도 하는걸 느끼면서 뭔가 문제가 생각보다 크구나. 근데 나 혼자서는 해결방법을 모르겠더라고. 이야기하는게 좋을거 같았어… 혹시 오빠만 괜찮으면 상담을 한번 받아보는것도 좋을거 같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 올게 왔구나. 자기중심적이고 다른사람 맘 헤아릴줄 모르는 내 모습을,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어젠더 없고 이해심 많고 그냥 모든게 OK인 내 아내마저도 힘들어 하는구나. 일단 우는 아이를 어렵게 재우고 나서 마루에 와서 같이 기도도 하고, 손 잡고 얘기해줬다. 많이 미안하다고, 그러나 우리 결혼은 우리가 맺은게 아니고 하나님이 맺으신거니 문제 없다고. 내가 잘 해보겠다고. 상담도 받고, 둘이 좋은시간도 더 보내고, 민경이 하고싶은것도 더 하자고. 일단 정신없이 이야기하고 아내를 위해주려 노력했다.

자려고 누웠서 창밖으로 별을 보는데 별생각이 다 들더라. 내 결혼생활은 상당히 괜찮은줄 알았는데 아니였구나. 아버지 학교도 하고, 교회에서 매번 나눔도 하고 소그룹도 이끌면서 잘 하고 있는줄 알았는데, 가정예배도 매주 드리는데, 뭘더 해야 하는거지? 잘되고 있다는건 혼자만의 착각이었구나. 난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사실 그리고 많이 참고 있다고 생각했다. 교회에만 늘 가고 교회사람만 챙기는 것도 나로선 늘 아쉬운 점이었다. MBA친구들도 더 보고싶은데, 실리콘밸리에서 더 성장하려면 공부하고 만나고 노력할 일이 수두룩한데, 아니면 그럴시간에 하이킹하고 자연에 가서 놀고 싶은데, 이런저런 일 하고, 아내가 먹고싶은거 같이 먹고 한번씩 쇼핑몰 (참고로 민경이가 쇼핑몰을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난 쇼핑몰 가는게 너무 시간낭비로 느껴져서 정말 거의 안가고 한번씩 아내한테 끌려가듯이 가왔다…)도 가줘야 되고 이런것들이 그 자체로 즐겁기 보다는 의무처럼 느껴질때도 있었다. 별보며 상념에 젖어서 잤다.

0124 화

회사에 조금 늦게 간다고 이야기하고 어떻게든 우겨서 근처에 가서 브런치를 먹었다. 크게 맛도 없는 음식이었지만 민경이는 좋아했다. 연애때 써서 아내가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편지와 그림들, 시들이 담긴 폴더를 몰래 가져가서 꺼내서 읽었다. 아련했다. 그래 내가 이렇게 민경이를 사랑하며 민경이와 같이 있는 시간들을 갈망했는데. 쇼핑몰에 가든, LA에 가든, 집안일을 하든 하늘에 별도 따다줄 판에. 그렇게 사랑했는데 지금은 아내의 필요도 잘 못돌보고, 그렇게 살고 있는게 미안했다. 그래서 아내가 $5 짜리 오렌지 쥬스를 시켰지만 함박웃음을 지으며 맛있게 같이 먹었다. 그리고 회사로 고고.

점심에 담당목사님한테 카톡 답장이 와서 통화를 했다. 성경적 결혼 상담(Biblical marriage counseling) 을 공부하시고 실제 하고계신 분이라 더욱 신뢰가 갔다. 이야기를 하는데 “목사님, 이래서 저랬고 갑자기 이런일이 있었고. 참 속상하더라고요.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자신 있었는데, 그러고 있는줄 알았는데…” 이러는데 갑자기 마음이 먹먹해져서 눈물이 나오는데 주체가 안됐다. 한 1분은 아무말도 못하고 전화기 붙잡고 샌프란 한복판에서 울었다. 어제밤부터 정신없이 살짝 울기도 하고 기도도하고 어떻게든 사태를 수습해보려 했는데, 성령님의 어루만짐이신지 이때서야 비로서 감정의 복받침이 나왔다. “목사님, 사실 저도 안간힘을 써서 살고있는데, 잘 모르겠어요. 억울하기도 하고요.” 이런말까지 해가며 이런저런 얘기하는 내 얘기를 목사님은 잘 들어주셨다. 그리고 다 이해한다며, 마침 너무 잘됐다며, 다음달부터 상담받아 보자고 말씀해주셨다. 분명 너무 좋을거라며.

형 생각이 났다. 나와는 달리 여자마음을 항상 너무나 잘 이해하고 다른사람의 기분상태 파악에 도사인 우리형이라면 뭔가 할말이 있으리라. 형한테 전화하니 “샌, 그럴줄 알았어. 너랑 사는데 누가 맘이 편하겠냐 ㅋㅋ. 같이 시간을 좀 보내. 딴거 아무것도 하지말고. 그냥 같이 놀아.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게 아내라는걸 보여주고 느끼게 해줘. 매일 30분만 투자해. 아내가 제일 좋아할게 뭔지 생각해봐 그럼 알수 있어. 그걸 해. 그러면 잘될거야. 이 형이 괜히 맨날 뜨신밥 얻어먹고 사는줄아냐. 다 임마 누울자리 보고 다리를 뻗는거지. 그래 중요한걸 해줘야 된다니까. 걱정하지 말고.”. 역시 노련하다 우리형

집에 와서 이번주말에 우리 같이 둘째 애기 성별 금요일에 병원에서 알려줄테니 안보고 있다가 깜짝 공개하는 파티 해보자고, 그리고 매일 30분은 같이 이것저것하고 시간보내자고. 민경이가 늘 듣고싶어했지만 비싸고 애기도 또 나오는 상황이라 염두가 안났던 성경적 결혼 상담(Biblical marriage counseling) 학교의 온라인 교육과정도 같이 들어가봤다. 민경이가 티는 많이 안냈지만 상당히 좋아했다.

0125~7 수~금

상황이 좀 진전되는듯 했는데 회사에서 또 별거 아닌거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다. 집에서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지 영어로 미팅하고 말하는데 말이 잘 안나왔다. 그리고 지적받고 미팅에서 공격받고 그러니까 심장이 엄청 빨리 뛰면서 말이 더 막혔다. 너무 답답하고 짜증나고 스트레스 받았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새는건가. 회사에서 들은 말 한마디 한마디가 머리를 멤돌았다.

여기저기서 스트레스를 받는데 아내와 딸은 또 아팠다. 집에가면 아프고 힘든사람이고, 내 맘도 만만치 않았다. 그냥 캐오틱 (Chaotic) 했다. 항상 집안은 어질러져 있었고 울음소리가 가득했고 겨우겨우 먹고 자는거에 급급했다. 평소엔 다른것도 듣고 책도 읽으며 회사를 오갔는데, 마음이 너무 가난하니 찬양듣고 말씀읽는게 좋더라. 출애굽기를 열심히 읽었다.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은 정말 정말 상상할 수 없을정도로 거룩한 분인가 보다. 하나님 근처에 가기만 해도 인간이 타 죽어 버린다니. 우리는 태양도 잘 못쳐다보는데, 태양 앞으로 가는건 상상도 안되는데, 그보다 비교도 안되게 엄청나고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가는거리 그러리라. 모세는 참 대단하다. 하나님앞에서 저렇게 변론하고. 아브라함이 하듯이 따지기도 하고. 생명책에서 자기 지우라고도 하고. 나도 그럴수 있을까. 성막 이야기를 뭘 이렇게 몇절이나 써놓으셨을까. 진짜 깐깐하게 지으신건 알겠는데.”

금요일에 매니저와 1:1을 하고 한주간 힘들었던걸 이야기하니 좀 나아졌다. 항상 나보다 더 노력하면서 더 멀리 쳐다보면서 같이 잘해보자고 이야기하는 이 사람을 도무지 따라갈 수가 없지만, 그만큼 고맙고 잘하고 싶은 사람이다. 자신이 가정에서 어떻게 노력해서 퀄러티 시간(quality time)을 보내는지, 어떤것들을 서로 기뻐하고 즐길 수 있게 만들어 놨는지 얘기해주는데 너무 금쪽같은 지혜들이라 당장 해보고 싶었다. 내가 누군가. 눈치없고 상황파악 잘 못하지만, 또 알려주면 그대로는 잘 한다.

0128 토

아침에 잠든 아내와 애기를 깨워서 꾸역꾸역 예배에 가서 기도를 하는데, 기도가 잘 안됐다. 잡생각만 났다. 이제 결혼 상담을 받겠구나. 그러면 민경이가 이런저런 쌓인것들, 미쳐 다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들도 수면위로 나오겠지. 흠. 그러면 나도 방어 논리들, 증거들을 모아야 되나. (ㅋㅋ 진짜 이런생각이 들더라.). 나라고 안힘들었던게 아니고 나라고 노력안한게 아니지 않나. 이러다가 결혼생활이 더 막장으로 가는거 아냐. 뭐 이런쓸데없는 상상만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아래와 같이 기도했다.

하나님, 일단 기도가 안되니 요새 힘든거 부터 한번 감히 불평을 해보겠습니다. 뭐가 잘못된건지 잘 모르겠어요. 일도 열심히 하고 있고, 집에도 꼬박꼬박 저녁에 들어가서 애기도 씻기고 아내도 사랑하는데, 하자는거 다 하려고 하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저런 하고싶은것도 다 못하고 있는데,,,교회에서 나름 소그룹 리더에 나눔도 많이하고 맨날 설교듣고 예배드리고 기도도 하고 아버지학교 어머니학교 이런것도 했고 좋다는건 다 하고 있는데 그래도 이렇네요. 제가 뭘 잘못한 걸까요.

그러다 보니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마치 이런 말씀들을 하시는거 같았다.

산아, 난 너를, 내가정말 사랑하는 내딸 민경이를 사랑할 사람으로 보냈단다. 세상에서 그 누구도 그 역할을 너 말고 대신할 사람이 없고, 니가 해야하고 니가 제일 적임자야. After all, 너의 갈비뼈고 반쪽이잖니. 돕는 베필로 너가 혼자 있는게 보기 좋지않아 너에게 보내준 너의 반쪽이란다. 열심히 하고 있는거 알아. 하지만 정령 민경이 입장에서 사랑했니? 여전히 너는 너 입장에서 너 머리에서 하고 있지 않니? 내가 언제 열심히 하랬니? 민경이 사랑하라고 했지. 그래 중요한건 니가 뭘 하나 더 하는게 아니라 그냥 너 아내옆에 있어 주는거야. 그냥 그녀 남편이 되고 친구가 되어주는거야.

산아, 내가 성막을 왜이렇게 깐깐하게 지었냐고 물었지. 내가 하는일은 완전하단다. 내가 완전하듯이. 성막은 아무것도 아니야. 니가 요새 하루 (우리 딸) 볼때 신기하지? 손가락 하나하나 너무 완벽하게 만든거 같다고 생각했지? 그래. 내가 그렇게 만들었단다. 내가 너도 만들었어. 너의 몸, 너의 생각, 너의 능력, 너의 자질, 너의 성격 하나하나 내가 디자인 했단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 내가 완전하게 만들었으니. 물론 니가 세상에서 사는한 완전하지 않을걸 알고 있단다. 하지만 민경이를 온전히 민경이 입장에서 이해하고 사랑하려고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너도 변할거란다. 내가 그렇게 만들거고. 그럼 너는 본래의 내가 계획한, 만들어가고 있는 그 완전한 백산으로 계속 변화해갈 거란다. 아들아 그게 난 너무 기쁘고 기대되는구나.

산아, 회사에서 미국친구들과 더 잘해보고 싶다고, 친해지고 싶고 관계도 만들고 싶다고 하는거 안다. 일단 조금만 더 시간을 두렴. 걔들 입장에서 그리고 생각해봐. 너처럼 완전히 대책없는 한국사람이랑 일하는데서 오는 고충은 없을지. 점심에 옆에서 김치냄새 풍기고 사무실에서 종종 한국말 듣는게 힘들진 않을지. 거기서부터 시작해보자.

그리고 나니 내가 얼마나 이기적으로 내 방식대로 민경이를 대했는지 보였다. 민경이는 나랑 많이 다르다. 나는 책읽고 공부하고 연구해서 새로운걸 깨닫고 항상 바쁘게 스케쥴을 채우며 사람을 만나고 이런데에서 기쁨을 얻고 하나님을 더욱 알아간다. 하지만 민경이는 삶의 순간순간에 찬양하고, 자기 앞으로 보내주시는 사람들을 충실히 섬기고, 때로는 즉흥적으로 뭔가를 하거나 아니면 아무것도 안하고 쉬기도 하고 가족끼리 맛있는것도 먹고 가끔 별 생각없이 있기도 하고 그러면서 본인다운 삶을 살아가고 하나님과 교제한다. 난 나대로 늘 더 공부하고 더 사람들 만나고 더 진취적으로 나아가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민경이는 어쩌다 나같은 남자 만나서 매번 채워지는 캘린더와 끊임없는 나의 갈증에, 그 다음일을 생각하면서 자신을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족을 채찍질하는 그 여유없음에 지쳐가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페이스대로 하나님을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허덕여 했다. 나의 페이스를 맞춰주고 맞춰주다가 본인의 페이스가 뭔지 조차 잘 기억이 안나 하고 있었다. 매일 우리 부모님께 전화하며 우리 부모님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아내를, 매일 애기 보면서 맛있는 음식해서 기도하고 웃으며 남편 기다리려는 아내를, 운동간다 그러면 보내주고 사람 초대하면 언제나 환영하면서 묵묵히 뒷바라지 하던 아내가 하나님과 멀어지고 있었다. 난 그녀의 친구가 되어주지 못했던것 같다. 그게 갑자기 너무 많이 미안해졌다. 

나 못지 않게 민경이도 하나님이 많이 만져주셨던거 같다. 예배후에 많이 회복했고 행복해 했다. 본인이 교만했다며. 뭔가 대화가 좀 될라고 했는데 하루가 또 엄청 울고 보채는 탓에 교회 행사도 잘 못하고 집으로 와서 애기 재우고 겨우 한숨돌리다가, 오후에는 같이 쇼핑몰에 가서 필요한것도 사고 하는데 디게 좋아하더라. 참 이렇게 좋아하는 거였으면 좀더 할걸. 그리고 하루가 또 고맙게 잠들어줘서 밤에는 같이 영화도 두편이나 봤다. 새벽까지 영화보는게 얼마만인가. 난 이것저것 군것질을 하고 민경이는 자정에 짜파게티도 끓여 먹으며 (난 먹지 않았다 ㅋㅋ) 나름 놀았다 오랜만에…

0129 일

예배를 드리는데 정말 은혜가 많이됐다. 찬양이, 기도가 너무나 새로웠다.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선교사의 삶을 살아야 된다는 말씀에 나의 가정생활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 난 민경이가 더 하나님께 나아가게 돕고 있는가. 아니면 오히려 내 방식의 삶을 강요해서 그녀가 하나님과 교제하고 동행하는데 걸릴돔이 되고 있는가. 눈물이 펑펑 나왔다. 한주간의 아픔을 다 만져주시고 새로운걸 소망하게 하시는거 같았다. 교회에서 우는애기들 보는것도 새롭고 나름 즐거웠다.

목장 소그룹 모임을 했다. 간만에 보는사람도 있어서 이런저런 쓸데없는 이야기, 먹는 얘기, 일상얘기로 한창 수다가 꽃피우고 있는 참에 내가 포문을 열었다. 우리 부부 상담 받기로 했다고. 잘 하고 있는줄 알았는데 아니었다고. 이런저런 문제들이 있었다고. 잘 해볼테니 기도도 부탁하고 잘 지켜봐 달라고. 그랬더니 갑자기 엄청난 나눔들이 터져나왔다. 문제 없는 가정이 없다고. 서로 나누고 기도하는데 눈물도 나고 웃음도 나고 그렇게 은혜롭고 즐거울 수가 없었다. 마치 이 한주의 모든 일들이 다 계획되었던 각본처럼. 너무 감사하고 충만했다.

집에 오는데 갑자기 친구 생각이 났다. 항상 든든하고 내게 도전도 주고 위로도 주는 친구. 그래서 연락했더니 지도 내 생각을 했다더라. 그래서 전화하는데 자기도 이런저런 힘든일이 있다면서 나눠줬다. 뭔가 통했나보다. 기도도 나왔다. 우리 잘해보자.

한주가 지나고…

가난한 마음을 달라고 종종 기도하면서, 엄청 맘이 부유했었는데 한주만에 갑자기 엄청 가난해졌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거의 완벽한것 같았던 내 삶이 직장에서도 무너졌고 가정에서도 무너졌다. 무너지고 나니 은혜가 들어오더라. 아직도 갈길이 멀지만 잘될거 라는걸 안다. 내가 하는일이 아니니까. 기도를 하니 깨닫게 해주신 것들. 예배중에만 느낄 수 있는 것들. 그리고 주위에서 우리를, 나를 사랑해주고 도와주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나처럼 정말 눈치없고 정말 내 입장에서 사는 사람도 이렇게 어떻게든 또 넘어지면 일어나서 가는구나. 소망이 생겼고 이 모든것이 맞는 방향으로 가는 과정이라는 확신도 다시 들었다. 

그리고 몇주가 흐르면서…

아직 정식 부부상담을 받기도 전인데 민경이는 이제는 너무 좋아졌다고 이런 말을 해줬다.

상담이 많이 기대가 되면서도, 또 한편으론 너무 요샌 좋아져서 많이 민망하기도 해 상담받는다고 들어가서 별로 상담받을게 없다고 하는건 아닌지. 참 기쁨이 없고 행복하지 않았는데, 오빠의 진실한 태도를 보면서 그 자체로 정말 큰 위로가 되고 기쁨이 생기기도했어. 하지만 무엇보다도 올해들어 예배가 회복되고 기도가 회복되면서 다시 기쁨이 생겼어.

확실히 민경이는 행복해졌다. 회사에서 들어오면 아내가 웃고 있다. 힘든 일상에도 언제나 밝고 씩씩하고 나를 배려해주는 우렁각시로 다시 돌아왔다. 내가 한거라곤 없다. 기도밖에. 이 일이 있고 나서 아내를 위한 기도를 다시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 민경이를 회복시킨건 내가 아니다. 그저 감사할 뿐이고 계속 의지할 뿐이다.  

우리 교회 소그룹에서부터, 우리 부모님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부부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아니 끊임없이, 평생동안 문제는 있으리라. 여자들은 맨날 자기 말에는 집중 안하고 스포츠든, 정치든, 게임이든, TV든 뭔가 다른거에 꽂혀서 자기 감정은 쳐다봐 주지도 않고 화나 한번씩 버럭버럭 내는 성숙하지 못하고 무감각한 남자들을 힘들어 한다. 남자들은 중요한 세상 일이나 가족을 먹여살리는 일에 늘 치이는데 그걸 응원해주고 같이 고민해주지는 못하고 수많은 잔소리와 끈임없이 새로운 이슈로 항상 피곤할 거리를 만드는 여자들에 지치고 그냥 평화를 원하며 쉬고싶어 한다. 그렇게 가장 근원적인 공동체 가정에서 매일 보면서 서로 힘들어하고 미워하면서, 한마음이 되지 못하고 지옥을 맛보고 살아간다. 건강문제, 재정문제, 성 생활에서 오는 갈등, 양쪽 집안문제, 자녀문제, 살면서 문제는 끝도 없다. 한마음이 되는게 너무나 어렵다. 같이 있어도 같이 있는게 아니고, 아이가 자라서 단 둘이 남겨지고 삶의 다양한 어려움이 찾아오면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거나 버틴다 하여도 그냥 사는…수십년에 걸쳐 힘든 부부관계를 거쳐 아버지학교를 창시한 김성묵 장로님은 이 영상에서 수없이 많은 부부갈등을 보면서 부부관계가 힘들어지는 원인을 1. 서로의 욕구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2. 소통하지 못하고 3. 무지하여서, 4. 그리고 서로를 가로막고 해치는 영적 세력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 얼마나 맞는 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이렇게 다르게 창조되었는가, 태어났는가. 왜 남녀 사이에서만 새 생명이 탄생하고 가정이라는 공동체가 나오는가. 최근에 본 이런 영화에서도 느꼈고, Lecrea 의 간증에서도 느꼈지만, 엄마 혼자서 가정을 꾸리기는 정말 어렵고 여자는 더 억척스러워 지고, 남자혼자서 가정을 꾸리기는 더더군다나 힘드리라. 남녀는 너무 다르지만 그 다른 것들이 우리 부모를 만들고 가정을 만들고 다시금 온전케 한다. 이 신비가 경이로울 따름이다. 민경이와의 삶을 통해, 본래 나의 갈비뼈였던 그녀와 다시금 한마음 한몸이 되고, 하나님이 계획하신 온전한 우리의 모습으로 계속 변화해갈 것을 믿고 기도하고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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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둘째는 아들입니다 참고로 =) 케익이 파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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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thful servant/soldier of god, (Wanna be) Loving husband and father, Earnest worker, and Endless dreamer. Mantra : Give the world the best I've got. Inspire and empower social entrepreneur. 30년간의 영적탐구 끝에 최근에 신앙을 갖게된 하나님의 아들. 사랑과 모범으로 가정을 꾸려가진 두 부모의 둘째아들이자 wanna be 사랑아 많은 남편/아빠. 한국에서 태어나 28년을 한국에서 살다가 현재 약 3년가까이 미국 생활해보고 있는 한국인. 20세기와 21세기를 골고루 살아보고 있는 80/90세대. 세계 30여개국을 돌아보고 더 많은 국가에서 온 친구들 사귀어본 호기심많은 세계시민. 그리고 운동과 여행, 기도와 독서, 친교와 재밌는 이벤트 만들고 일 만들기 좋아하는 까불까불하고 에너지 많은 Always wanna be 소년. 인생의 모토: 열심히 살자. 감동을 만들자. Social entrepreneur 들을 Empower하자.

13 comments

  1. sumin

    산님은 이런 글 쓰시는 데 시간을 쓰는 것보다 부인과 시간을 보내는 것에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하하 네 그말씀이 정답이네요.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quality time많이 못보내서 늘 미안하죠. 잘해볼게요.

    • 제게는 글에 담긴 고민과 가족에 대한 애정이 참 감동적이고, 그 흔적을 남기는 일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산님의 아내분과 가족들의 생각도 그렇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 이유없이 딴지 걸고 싶어하는 댓글로밖에 보이질 않네요. 애독자로서 괜히 울컥해 댓글 남깁니다 🙂

      •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더 많이 나눠볼게요 사실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정말 많은데 항상 시간이 부족해서 너무 아쉬워요.

    • g.huh

      SAN 님 블로그 보면서 때론 우러러볼 때도 많은 30대 기혼남성인데, 이런 진솔한 나눔에서 또 위로를 얻고
      갑니다. 잘 읽고가는 독자가 영감과 위로를 얻어 어느 곳에서 어떤 어려운 상황을 타파할 지도 모르는 일인데, SUMIN 님 코멘트는 너무 어그레시브한 게 아닌지 싶네요.. 일개 독자보다 친밀한 어떤 사이신지는 알 수 없지만. 물론 블로깅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낭비하시는 것도 아닐텐데 ㅎㅎ, 둘째와 함께 가내 화평하시길 기도드립니다.

      • 응원 정말 감사합니다. 우러러 보시긴요 진짜 부족함 뿐입니다. 혹시 더 궁금하신 이야기가 있으면 꼭 알려주세요 나누고 싶은건 너무 많은데 뭘 먼저나눌지 항상 고민이에요. ^^

  2. 나누시는 글들 매번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만사형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3. Daewoo

    정말 잘 읽었습니다 저에게 많은 꺠달음을 주는군요
    감사합니다

    • 감사해요 이렇게 말씀해주셔서. 끊임없는 배움의 과정이고 돌아보게 하는과정인거 같아요 부부로서 산다는거.

  4. yang san

    솔직한 산님의 이야기 항상 잘읽고있습니다. 퍼포먼스, 업무 내용 중심의 포스팅도 자주올려주세요~~ㅎㅎ

  5. 태공

    하하 산님 아내께서 했던 얘기가 제 아내가 제게 했던 이야기와 싱크로율이 거의 99%라… 한참 멍했습니다.
    저도 하나씩 하나씩 배워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혼은 축복인 것 같습니다.

    아내로부터 아이들로부터 또한 이 귀한 이들을 제게 주신 하나님의 크나큰 계획을 바라보면서 감사하게 됩니다.

    • 감사합니다 정말 축복인거 같아요…싱크로율이 99% 라니 너무 재밌네요 제가 나중에 또 2편 업데이트 드릴게요 그때 싱크로율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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