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Thanks and 2017 Hopes

* 아래 글 읽기에 앞서 제 블로그에 처음 들어오시는 분들은 부디 공지사항 에 있는 글들을 읽어봐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제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에서 이런 글들을 쓰고 있고 제게 연락주시고 싶은 분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것 같은지 제 생각 정리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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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만하던게

이렇게 컸다!

이렇게 컸다!

또 한해가 갔다. 올해 연말은 유달리 정신이 없었다. 교회에서, 각종 모임에서 연말을 돌아보고, 감사한걸 돌아보고 이런것 많이하고 했는데, 새해가 그냥 훅 온것 같았다. 충분히 감사할일이 많은데 감격스러웠던 순간들도 많은데 뭔가 새해를 제대로 맞은것 같지가 않았다.

가정예배를 드리고 싶었다. 회사에서 멋지게 미팅하듯이, 우리 가정도 멋지게 준비해서 예배를 드리고 주님의 임재하에, 우리의 2016년을 돌아보고 2017년을 맞이하고 싶었다. 다시한번 서로의 사랑을 더 다지고, 기도하면서 아름답게. 그래서 다양한 목차로 멋있게 최대한 시간내서 준비했다. 준비하다보니, 내가 꼭 바꿨으면 하는 아내의 모습들이 생각이 많이났다. 이것만 꼭 바꿔졌으면, 이걸 어떻게 다른것과 잘 같이 버무려서 이야기해서 그 변화를 이끌어낼까 이런 얄팍한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가 조금더 준비해보니 감사했던 것들이 훨씬더 많이 생각났다. 그래서 그런걸 좀더 정리해봤다. 그리고 그걸 이야기해줄 생각에 부풀었다. (이것 말고도 주위 사람들에게 우리 가족이 살았던 모습을 알린다든지, 블로그에 글을 쓴다든지, 책을 읽는다든지, 가족들한테 카드를 쓴다든지 하고싶은게 많았다.)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난 연말에 글도 쓰고 생각도 좀 하고 뭔가 중요한 일들을 준비할 시간을 좀 갖고 싶었다. 집중해서 하고 싶은 회사일도 있었고. 하지만 아내는 가족끼리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했고 사실 그런시간이 좀 필요했다. 그래서 우리는 LA/Irvine여행을 계획했고 갖 돌지난 애를 끌고 입덧하는 아내와 2박3일, 약 15~20시간은 차에서 보내며 먹고 자고 운전하는 여행을 했다. 난 여행내내 지쳐 있었다. 더 행복해하고 더 에너지를 내지 못하는 내 모습에 나도 별로 마음에 안들었고 아내도 힘들었으리라. 사실 난 언제나 할것 많고 바쁜 사람이었고, 주위에 챙길사람도 많고, 블로그에 글도 써야되고, 운동도 해야하는 내가 가족에게 정말 맘껏 할애한 시간은 정말 적었다. 그리고 그렇게 꼭 가족끼리 있을수 밖에 없이 계획된 시간, 우리 네가족 (뱃속 아기까지) 첫 여행에서도, 난 계속 그대로였다. 운동도 하고싶었고, 차타고 가는 지루한 시간에 오디오 책도 읽고 싶었고, 생각도 하고 싶었고, 일도 해야했다. 사실 도대체 그 멀리까지 계속 운전만 하면서 왜 가는건지 속으로 불만도 있었다. 그래서 더 지쳐 있었으리라. 그렇게 정신없이 여행을 하고나서, 집에 오니 또 교회 일, 집안 행사, 뭐가 너무 많았다. 난 생각할 시간을 갈망했고, 멋진 가정예배를 계속 하고싶었고, 아내는 입덧에 바쁜 스케쥴에 정신없어 하면서 나의 그런모습을 그대로 또 받아줬다.

그 와중에 12월 31일에는 교회에서는 좀 일찍와서 봉사해주길 원했고, 송구영신 예배도 있었고 그 다음날 예배도 있고, 거기에 1월1일 아침 민경이 할아버지 추도예배, 저녁엔 이모부 집에서 드린 신년 감사예배가 있었다. 만만치 않았다. 예배들은 너무 좋았다. 너무 감사했다. 1월1일에 목원들끼리 모여서 기도한것도 참 좋았고 감사한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꼭 1월1일이 가기전에 가정예배를 드리고 우리 가정도 새해를 잘 시작하고 싶었다. 그래서 9시넘어 애 재우다 같이 잠든 아내를 깨워서 예배를 드렸다.

아내는 졸린 몸에 입덧으로 힘들어하면서 내 얘기를 다 잘 들어줬고, 그러면서 본인의 기도제목과 또 내게 섭섭했던 것, 바꿨으면 하는 것도 나눴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내는 기진맥진 해 있었으리라. 그리고 많이 참다가 또 힘들었던거 이야기했으리라. 그러나 난 그말이 너무 듣기 싫었다. 얼마나 어렵게 힘들게 준비해서 예배드리는데, 나 맘에 안드는것만 지적하는 것 같았고 그말만 메아리쳤다. 그래서 어쩌다보니 예배중에 다투게 됐고, 아내가 많이 울었다. 그 와중에 한말이 또 나를 힘들게 했고, 예배는 어떻게 마무리하고 자고, 다음날 잘 웃으며 헤어졌지만 나의 표정과 마음도, 아내의 표정과 마음도, it wasn’t right. It wasn’t what I wanted. It wasn’t the way I wanted to feel. It wasn’t the way I wanted to start a year. It wasn’t the way I wanted my loving wife to feel. 그러나 그렇게 되버렸다.

한국가는 비행기 안에서 많은 생각이 든다. 어찌보면 정말 사소한것으로 싸웠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참 힘들었다. 아내는 몸도 힘든데 얼마나 더 힘들까. 결혼생활이라는거, 삶도 참 만만치 않은데 언제든지 지옥처럼 될 수 있는것 같다. 나도 아내한테 섭섭했던것, 마음에 안들었던것 막 얘기하면서 받아치고 싶었다. 아내가 한 어떤 말이 머리를 맴돌기도 했다. 그러다 기도하다가 여호수아서 말씀이 생각났다. “take heart. Be strong and courageous. 내일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기이한 일을 행하시리라. “그리고 더 기도해보니 얼마나 내가 부족한지 문득 깨달았다. 아내는 애기보느라, 입덧하느라 몸도 힘들었고 그 와중에 일도 했다. 무엇보다도 최근에 영적으로도 많이 힘들어 했다. 난 아내와 같이 일하는 재미에, 우리 가족에 역사하신 주님의 일을 증거하는 재미에 빠져서 주님이 진짜 바라시는 것, 내 아내를 잘 돌보고 사랑해주는 것을 완전히 까먹고 있었다. 난 주님의 일을 한다는 재미에, 착각에 빠져서 주님이 진정 바라시는 일을 하지 않고 있었다. 난 그녀를 사랑했고 난 우리가족을 사랑했지만 그녀가, 우리가족이 진짜 뭘 느끼고 어떤 상태에 있는지 몰랐다. 아니 별로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다. 나에겐 내 어젠더와 일이 중요했다. 그녀도 그걸 알았기에 맞춰주고 싶어했지만 힘들어 했다.

아래 더 자세히 지난 한해의 감상과 올해의 목표들을 써본다. 잔소리듣기 극도로 싫어하고, 항상 삶의 더 큰 의미와 내가 계획하는 멋진 어떤 모습들에 필받아서 혼자 달려가며 주위를 잘 돌아볼줄 모르는, 가족조차 잘 못 헤아리는 부족함뿐인 내가 의지할 것은 그래도 예수님 뿐이기에. 그리고 우리둘의 감정다툼이나, 그 순간들이나 그런걸 생각하면 맘이 괴롭고 그렇지만, 결국 하나님이 우리를 주관하셔서 기이한 일을 행하실 것을 믿기에, 비행기에서 괜히 혼자 필받아서 울면서, 내 삶을 통해 역사하셨던, 역사하고 계시는 그런 일들을 나눠보고 싶다.

왜 이런걸 나누는고 하니 두가지 이유가 있다. 1) 기억하기 위해서 2) 내가 이렇게 살고 있는게 정말 내 힘이 아니라 주님의 은혜와 그 과정임을 증거하고 싶어서 이다. 신앙생활은 참 힘들때가 많다. 의심도 많이들고, 기도라는게 아무런 의미 없이 느껴지기도 하고, 세상에 두발 내리고 하루하루 세상에서 살고 있는 나의 삶과 상충되거나 안맞을때도 많다. 기도할게요 라는 말은 언제 술한잔 하자 라는 말처럼 별 무게 없이 느껴지고, 주님을 더 믿으라는 표어는 교회 내에서 그냥 외치는, 그나마도 하나의 습관이 되어서 외치는 거지 그 외치는 사람마져도 진심으로 믿고 살면서 하는 말인지 의심될때도 있다. 머릿속으로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신앙이 말이 안되는 이유가 너무 많기도 하다. 그럴때면 내 삶을통해 일하신 그 순간 순간을 기억해보고 싶다.

2016년 정말 감사했던 것 

크게 네가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래 더 자세한건 따로 적어보겠다.

1) 일과 삶의 경계가 허물지는것을 느낀것 – Hard things about hard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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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테크 스타텁에서 일하면서 항상 고민됐고 내적으로 번민이 됐던것은 내가 맞는 일을 하고 있느냐 였다. 난 내 일이 좋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좋고 좋은게 너무 많았지만, 기본적으로 난 테크에 관심이 참 없는 사람이었고 지금도 내 주위의 많은 사람에 비해서 테크 그 자체나 제품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 사랑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엘론 머스크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할때, 스티브 잡스가 사람들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혁신을 만들어 낼때, 거의 세상에서 그 사람을 가장 존경한다며 눈빛이 반짝반짝해지는 사람을 보면 소외감 느낄때가 종종 있다. 난 기업을 만들어가는 것이 너무 재밌고 noble하다고 느끼지만, 제품이나 기술발전 자체가 나를 가슴뛰게 해주진 못했다. 오히려 기술이 발전해도 변하지 않는것 – 사람들의 내면세계, 결혼문제, 가족문제, 우리가 대화하는 주제들, 이렇것들이 나를 더 흥분하게 했다. 이런 속의 고민들을 어디가서 제대로 쉐어하지도 못하고 회사 내에선 더더군다나.

그러다가 hard things about hard things를 읽었다. 바로 내 이야기 같았다. 얼마전에 직장에서 한명을 해고했고 그 과정이 너무나 힘들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내가 계속 회사의 중요한 직책을 맡을 수 있을까, 성장할 수 있을까가 상당히 불안했고 그런 이야기들을 바로 읽었다. 1:1 을 매니지 하는애와 하고 있었는데 Ben 의 음성으로 어떻게 본인은 했고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들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게 정말 어려운 일이고 (hard things) 삶 그 자체의 에센스 (essence)를 듬뿍 담고 있다는게 느껴졌다. 이건 진짜다. 이건 진짜 어려운 싸움이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삶 그 자체다. 회사에서 미팅을 하는 것이, 회사에서 사람들끼리 합의를 이끌어내고, 스토리를 만들고 하는것들, 문제를 해결하는 것들. 성공과 실패를 떠나서 과정자체가 너무 재밌어졌다. 성장하고싶었고 성장하고 있다는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걸 집에서도 해보고 교회에서도 해보고 각종 나의 삶 전반에서 해봤다. 예를 들면 이런거다. 연말에 회사대표를 맞고 있는 범준이형이 올핸즈미팅(all hands meeting) 때 슬라이드를 만들어서 올 한해를 돌아보고 새해 집중해야 될 부분을 짧고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다 담고 있는 스토리 텔링을 하는 것보고 많은 감명을 받았다. 그래서 교회 목장모임에서도 반대를 무릅쓰고 그런 비슷한걸 만들어서 억지로 보여줬는데 사람들이 많이 놀리면서도 참 좋아했다. 집에서 연말 연시 가족들과 시간보낼때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사람이 산다는게, 어떤 말을 하는지, 어떻게 문제를 접근하는지, 어떻게 커뮤니케잇 하는지, 어떻게 공감을 이끌어내는지, 어떻게 문제를 단순화 시키는지, 어떻게 정리하고 모티베잇 시키는지, 이런것들이 아닐까. 너무 재미있어졌다. 새해엔 어떤 일들을 하면서 나는 또 성장할 수 있을까.

2) 하루의 꼼지락거리는 모습, 너무나 따뜻하고 부드러운 살결, 아주 작은 행동들


아빠가 되고 나서 사람들이 많이 물어본다. 아빠 된거 어때? 그럴때마다 뭔가 대답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순간순간 너무나 큰 감격이었지만, 그러나 내가 지난 1년간 아빠가 된 이야기를 블로그에 하나 안쓴것만 봐도 알듯이, 엄청난 변화나 매일매일 가슴벅찬 감격은 아니었다. 힘들었던 순간들도 좀 있지만 사실 난 크게 바뀐게 없었다. (이말만 보더라도 내가 얼마나 아빠 역할을 제대로 안했는지 알수 있다.). 난 똑같이 운동하고, 기도하고, 일하고 집에와서 밥먹고 일좀 더하고 교회가고 그랬다. 바뀐게 있다면 집에 오면 울거나 엄청 보채는 꼬맹이가 있다는거, 내가 그녀를 목욕시키고, 기도해주고, 나랑 있는거 힘들어하면 엄마한테 맡기는 그런 거였다. 우리 딸은 엄마만 좋아했다. 내 품에 조금만 있어도 삐져나갔다. 난 애기랑 노는 것도 어색하고 잘 못했다. 그녀가 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웠지만, 나를 안좋아하는 애기를 보는건 참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엄청 울어대고 힘들어하는 애기를 보는건 일하는것도 훨씬 더 힘들었고, 아내가 “아빠랑 시간을 더 보내야 되” 이런말 할때면 그 말이 너무 무서웠다.

그러다가 돌 즈음해서 딸이 나를 더 따르게 됐다. 엄마가 1주일간 출장간 시간엔 아빠도 많이 찾았다. 그러다가 “아빠 아빠” 이런 말을 하게 됐고 요새는 시도때도 없이 나를 찾고 아장아장 걸어온다. 하루가 꼬물거리며 뭔가 하는걸 보고 있으면 경이롭다. 사소한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감격이다. 나를 찾아주고 와줄때는 정말 좋다. 난 목욕시키는것도 너무 좋고 뽈록 나온 하루 배를 만지는게 진짜 좋다. 엉덩이에 뽀뽀하는것도 너무 좋고. 잠 못자게 옆에서 치대고 내 귀를 잡아 뜯는것도 좋다. 살결이 너무나 보드랍고 따뜻하다. 여전히 나보다 엄마를 훨씬 따르지만 그래도 요샌 볼때마다 이뻐 죽겠다. 계속 생각나고. 내새끼가 이렇게 이쁜 거구나. 꼼지락거리는게 이렇게 이쁠 수 있구나. 자식을 낳고 이런것을 보는게 얼마나 큰 축복인가. 얼마나 생명의 신비이고 순리이고 기쁨인가…

3) 예배의 기쁨을 마음껏 누렸던 것

CGNTV에 나왔다. 윌리를 찾아라!

CGNTV에 나왔다. 윌리를 찾아라!

올 한해 신앙생활 하면서, 가슴 벅찬 기쁨을 느낀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다. 기도하다가 울었던 순간도 도무지 셀수가 없다. 예배를 드릴때면 형언할 수 없는 기쁨과 새로운 에너지가 내 안에서 솟아남을 느낄때가 많았다. 삶에 대한 정말 깊은 감격과, 나를 향한 사랑이, 나의 부족함이, 나와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이, 나에게 계획과 목적과 사명이 있다는 느낌이, 권투글러브 끼고 미친듯이 샌드백을 치고 싶어지는 순간들이 많았다. 글 하나하나를 쓸때도 예배중에 받은 생각이나 마음을 담아내려고 노력해본적도 많았고.

한국에 가면 새벽예배를 너무너무 가고 싶어서 눈이 떠졌다. 한강다리를 걸어서 건너면서 혼자 찬양부르기도 했다. 아내한테는 미안했지만 토요일 새벽엔 5:45분 임마누엘 예배와 7시 우리교회 예배가 너무너무 둘다 가고싶어서 꼭 일찍 일어나 가능한한 둘다 참석했다. 주일에는 1부에 하루를 봐야해서 애기방에 있게 됐지만 EM 예배가 너무 좋아서 사실 애기 안보고 거기 서 예배드리고 2부에 KM예배 또 드리고 싶은마음이  간절했다. 예배마다 다른 맛이 있다. 마치 정말 맛있는 다양한 음식을 먹는것 같은? 정말 재밌는 다양한 스포츠를 하는것 같은? 너무나 재밌는 새로운 나라들에 가보는것 같은? 이런 맛에 푹 빠졌더랬다.

예배는 맛있는 만찬이다. 예배는 콘서트이다. 예배는 축제이다. 찬양이 있고, 기도가 있고, 하나님의 말씀이 있고, 심장이 들썩거리는 울림이 있고, 온몸이 떨리는듯한 복받침이 있다. 새로운 심령을 얻고 새로운 힘을 얻고, 어려웠던 관계가 회복되고, 힘없었던 팔다리에 에너지가 생기고, 하기싫었던 일이 재밌어지고, 풀리지 않는 문제들에 대한 걱정이 사라진다.

4) 엄마가 영접하고 세례 받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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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나이가 들어가고 계시고, 철없는 작은 아들은 부모님이랑 통화할때 여전히 할말도 별로 없고 딴일 엄청하면서 눈도 잘 안마주친다. 그래도 늘 소망하게 되는건 있다. 이 엄청나게 기쁜 신앙생활의 기쁨을 부모님이 좀 누리셨으면. 경북 상주 시골마을에서 엄마는 남편 밥하고 뒷바라지 하고 강아지 고양이 챙기느라 서울에 재밌는 모임도 못나가고 앗싸한 우리 엄마가 사회생활도 잘 못하는데. 아빠는 매일 힘들게 땀흘려 정말 힘들게 농사일 하시고, 쉴때면 허구한날 한게임 고스돕과 바둑, TV news를 전전하며 나라 걱정만 하고 있는데. 부모님 구원을 향한 마음도 갈수록 커져갔지만, 이땅에서 이 기쁨 누리면서 천국을 같이 누리면 너무너무 좋을거 같았다. 우리 아빠는 다윗처럼 시도 잘쓰고 엄청 낭만적인 데다가 엄마아빠 다 노래도 잘하고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너무나 많은 쓰임을 받을텐데, 교회나 가서 성가대도 하고 아빠 잘하는 그 진행으로 성도의 교통도 좀 돕고 그러면 오죽 좋으련만 맘처럼 잘 안됐다.

신년 새벽기도를 하는데 부모님에 대한 기도가 많이 나왔다. 교회 목회자들과 눈물로 기도했다. 가정예배 드릴때마다 나보다 오히려 내 아내가 눈물로 기도했다. 진심이 느껴졌다. 많이 고마웠다. 그리고 부모님이 하루 100일이라 단칸방 우리집에 오셨다. 우는 애기 봐가며, 마루에서 주무셔야 했지만 부모님은 진심으로 좋아하셨고 민경이도 진심으로 좋아했다. 그리고 100일을 맞아 목사님들이 우리 집에 오는 그 날을 위해 계속 기도했다. 하루 100일 축하해주러 오신 목사님은 갑자기 부모님께 영접기도를 강하게 권하셨고, 난 우리 아빠가 불쑥 화를 내거나 분위기를 아주 이상하게 만들진 않을까 저으기 걱정했다. 하지만 의외로 부모님은 그냥 웃으며 들으셨고, 목사님의 강권하에 엄마 아빠가 영접기도를 다 했다 (특히 엄마가 크게).

그 일 이후로 엄마는 집 옆에 거의 유일한 이웃으로 있는 목사님 부부가 3년째 성도 하나 없이 예배드리고 있던 작은 예배당에 주일에 가보기 시작했다. 찬양을 즐겨 들었고, 나한테 사랑의 하나님이 왜 이렇게 엄하시고 공평하지 않으시냐는 어려운 질문을 시도때도 없이 던진다. 그리고 아직도 본인은 신앙인이라고 할순 없다고, 목사님 설교는 어쩔땐 너무 뻔하고 이해도 안되고 지겹다고, 내가 유일한 성도인데 빠지면 안될거 같아서 그냥 교회간다고 하면서 다니고 아빠는 “거 잘해봐” 그러면서 엄마 교회가는걸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고 그냥 묵묵히 봐줬다.

그러다가 신년을 맞아 엄마랑 통화하는데 문득 엄마가 세례를 받는다고 했다. “아직 구원의 확신이 있는것도 아니고 확신 없는데 목사님도 하도 권하시고. 나도 이렇게 막 받아도 되는건지 모르겠어. 근데 엄마도 새로 태어나고 싶어. 더 따뜻해지고 싶고 평온해지고 싶고 그래. 남은 인생 너 아빠랑 같이 멋지게 한번 살아보고 싶어.” 그말 듣는데 눈물이 막 나왔다. 엄마의 새로운 태어남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아들이 더 기도해야지.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도, 가능하다면 우리 엄마를 위한 기도를 부탁하고 싶다. 우리 아빠랑 형을 위해서도.

2017년 소망하는 것, 기도하는 것

1) 거룩, 순결

Detox되고 싶다. 언젠가 더 나눌 기회가 있으리라. 나를 괴롭히고 있는 하나의 문제가 있다. 너무너무 극복하기 어렵다. 굴복할때면 꿀처럼 달콤하지만, 하고 나면 너무나 좌절이 된다. 포기하고 싶어질 때도 많다. 훈련을 받고 싶다. 이겨내고 싶다. 그리고 그럴수 있다고 믿는다. 내 힘으로 하는게 아니니까. 계속 넘어져도 또 시도할거니까. 그리고 올해는 반드시, 이겨보고 싶다.

2) 중보

2016년 예배의 꿀송이 같은 단맛을 체험하며 사뭇 ‘이기적(?)’ 으로 예배를 다녔다면 올해는 중보의 맛을 체험해 보고 싶다. 매우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난 교회의 소그룹 목자를 맡고 있지만 진짜 간혹 생각날때 목원 기도한다. 가족 기도도, 회사나 회사원들 기도도, 간혹 생각날때 한다. 항상 내 기도 하기에도 정신이 없다. 언제나처럼 난 신앙생활 조차도 나 중심적으로 상당히 이기적으로 하고 있었다.

중보기도, 너무나 생소하고 어려운 개념이기도 하다. 누군가를 위해 기도한다는게. 근데 이런말하면 매우 교만한것 같지만, 상대방과 같이 있을때, 1:1로 있을때 기도를 할때면 예배때 느낀 그 뜨거운 감격 참 종종 많이 느꼈다. 기도하면서 내가 울고 내가 정신 못차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래 주님의 마음을, 주님을 간접적으로나 체험하는 중보기도 이니, 어찌 감격스럽지 않겠는가. 올해는 상대방이 듣지 않아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혼자 독방에서 중보하면서 나와 주님만 아는 그 엄청난 재미와 맛을 보고 싶다. 체험하고 싶다.

3) 성숙

이제 두 아이의 아빠가 되겠지. 그 좋아하는 운동할 시간이 없을수도 있다는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 (애기 앉고 스쿼트 같은거 해볼려 그랬는데 쉽지않더라.). 직장도 올해가 아주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다. 교회에서도 수많은 젊은 부부들이 있지만 워낙 이동이 잦은 곳이라 우리부부가 상당히 중견이다. 가족 중에 새로운 일거리를 찾는 사람도 꽤 있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한국과 내 주위 사람들은 그 어느때보다도 새 먹거리와 리더십을 갈구하고 있다. 성숙하고 싶다. 나 혼자 멋지게 자 인생은 이렇게 사는거야 하고 블로그에 글쓰고 인스타그램에 사진올릴게 아니라, 그거 좀 덜하더라도 진짜 섬기고 싶고 성숙하고 싶다. 미팅때 어떤 이야기를 해야할지, 어떤 결정을 위기상황에 내려야 할지, 누군가를 만났을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언제 이야기하고 언제 들을지, 언제 같이 웃고 울고 공감하고 마음을 품을지, 기도할지, 분별력을 기르고 싶다. 어떨때 애기 보면서 아내도 쉬게 하고 아주 허무하게 아주 내 맘 먹지 않은데로 시간이 그냥 흘러가버리는 것을 참는 법도 배우고 싶다. 그냥 돈이나 시간이 내맘대로 안되고 낭비되는것 같은것에, 냉장고에 항상 유통기한 지난 음식을 나누는 아내한테 좀더 편안해 지고 넉넉해 지고 싶다. 그런 사랑과 성숙을 기도한다.

4) 비전

나라의 아픔이 언제나 나를 가슴아프게 하고 내 가슴을 뜨겁게 한다. 젊은이들의 신음소리가 들리는것 같다. 먹거리를 만들고 싶고 일자리를 만들고 싶다. 가슴뛰게 할 수 있는 일을, 진취적이고 성장의 기회를 주고, 주위에 좋은 사람들과 긍정적인 도전을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에 한국의 자라나는 세대들을 많이 노출시킬 수 있는데 기여하고 싶다. 파이를 키우고 싶다. 우리가 가진 우수한 인재들이 맘껏 자기 삶을 펼칠수 있게 돕고 싶다. 독립투사가 일제시대에 싸우던 마음으로 일하고 노력하고 공부하고 길을 펴나가고 싶다. 그리고 같이 일할 사람들을 계속 만나고 싶다. 한마음을 품고 비전을 공유하고 기도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끝없이 노력하면서 십자가를 질 수 있는 사람들을. 묵묵한 희생과 사랑으로 차갑게 꽁꽁 언 마음을 녹일 수 있는 사람들을.

이하 부록

2016년 기억에 남는 다른 일들 (시간순)

img_1515새해 신년기도를 가는데, 우리 목회진 분들이 뜨겁게 기도해줬다. 내게 부모님 구원이란 문제는 조금은 크게 와닿지 않았던 일이었다. 내게 있어 천국이란, 구원이란 아직은 좀 와닿지 않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런데 어느순간 간절해졌다. 교회에서 은혜롭게 찬양하시는 성가대 분들 볼때면 우리 엄마아빠도 이렇게 나와서 노래도 하고 좋은 사람도 만나면 얼마나 좋을까, 맨날 한국정치 보고 이야기하면서 눈살 찌뿌리시고 걱정하시는 우리 아빠에게 좀더 재밌는 일이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 많이 생각했다. 그래서 목회자분들게 부탁해서 같이기도하는데 눈물이 그렇게 많이 날수가 없더라. 많이 느껴졌다 많이 간절했다.


새해 한국에서 간 온누리 새벽기도도 그렇게 은혜가 될수가 없더라. 특히 이 이주연 목사님의 말씀 – 노숙자에게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 노숙자 만이 노숙자를 구원할 수 있다. 이런 이야기들이, 예수님이 왜 우리에게 인간의 모습으로 오셨는지 너무나 느낄수 있게 해줬다. 대한민국에 이제 필요한건 떡이 아니라, 성숙한 영성과 지성이라는 말씀도 와 닿았다. 어쩜 이름없는 작은 교회에서 십년 넘게 노숙자들을 상대하신 분이, 그 누구도, 대통령부터 기업총수부터 내가 아는 그 어떤 대단한 사람도 못준  비전을 내게 이렇게 강하고 간결하게 짧은 시간에 전할 수 있을까. 놀라울 분이었다.

정재륜 목사님과의 만남, 포인트5 예배의 감격을 잊을수가 없다. CGNTV대표를 맞고 계신 전 국회의원, 전에 모셨던 단둘이 해외 출장도 갔던 유재건 대표님을 만나서 너무 기분좋았던 일요일에 포인트 5예배를 갔는데, 모든게 감동이었다. 예배 분위기 (전 플루트가 찬양팀에 있는거 처음봤어요), 사람 구성 (적당한 사이즈, 많은것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 억지로 세가지 메세지로 끼워맞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목소리를 담아내시는 목사님의 설교, 자폐아 아트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이나 주보까지 디테일 하나하나가 다 살아있었다. 말씀 듣는 내내 무릎을 쳤고, 울면서 웃으면서 예배드렸다. 그래서 내 특유의 장문의 이메일을 보내고 그 바쁜사람한테 시간내달라고 그래서 아침에 커피 마시면서 말씀 나누고 같이 기도도 했다. 목사님께 헤어질때 기도를 부탁하니 why don’t you pray 그러시는데, 기도하다가 내가 은혜받아서 눈물이 펑펑 나왔다. 한국에서 새로운 느낌으로 항상 fresh 하게 하나님 앞에 서고자 노력하는 그 진취적 기개와 한결같은 마음이 계속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도하고 응원한다. 포인트 5는 내가 섬겨보고 싶은 동시대의 목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새로운 방식으로 예배를 하고 싶어하는 마음, 기존의 신앙에 challenge를 던지는 것, 크리스천이 갖고 있는 무조건적인 믿음과 호기심을 갖지 않는 자세에 대한 비판, 걸러내지 않는 솔직한 생각의 sharing, 너무 많은게 내 스타일이다 이 목사님. 언젠가 한국에 간다면, 섬겨보고 싶다. 함께하고 싶다.

img_6969우리 어무이 아버지가 봄에 오셨다. 그리고 목사님들이 방문하셨다. 엄마 아빠한테는 이야기 안했지만 이건 우리가 가정예배때마다 기도하고 있던 거였고, 목회자들께도 부탁해서 같이 기도하고 있던 거였다. 우리 담임목사님께서, 영접기도를 권하셨고 분위기에 못이겨 우리 부모님도 따라하셨다. 근데 이게 왠걸, 진짜 하시는게 아닌가. 그리고 나서 엄마는 교회를 나가기 시작하셨다. 아빠는 여전이 안나가시지만. 우리의 말은, 언어는 영을 움직이는 명령어이자 통로라고 했지. 우리의 말은 힘이있다. 우리의 기도에도. 많이 많이 감사하고 감격스러웠던 날

3~4월은 일하느라 정말 정신없었다. 직원을 한명 해고해야 하는 일이 있었다. 너무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이 친구를 어떻게 내보내야 하나. 이 친구와 어떤말을 어떻게 해야하나. 기도도 참 많이했다. 운전할때도 꿈에도 걸어갈때도 심지어는 운동할때도 이 생각만 낫다. 기도했던 덕분인지 실제로 그걸 집행했을 때는 생각보다 너무 잘 끝났다. 가능하다면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았던 일이다.

5월쯤인가, 언제가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돌아온 적이 있었다. 너무 사랑하고 존경하고 따르고 그런 사람과 같이 일하니까 이 사람의 말 한마디가, 나한테 주는 피드백 한마디가 나의 기분을 온통 휩싸 버릴때가 아주 가끔 있다. 그날도 그런 날이었다. 회사에서 굳은 표정으로 오자 민경이가 물었다. “오빠 괜찮아? 무슨 일 있었어?” 옛날같으면 별일 아니라고 그냥 말하기 싫어서 말 안할 나였지만, 1년넘게 살다보니 그건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된다는걸 이 둔한 나도 깨달았다. 그래서 얘기했다. “이러저러해서 범준이형이 이런말을 했는데 납득도 잘 안되고, 블라블라.” 꽁한 불만과 불편한 속을 이야기하면서 아내가 어떻게 나올까 살짝 궁금하기도 했지만 마음이 너무 스트레스 속에 있어서 별 생각 안하고 그냥 눕고 싶었다. 괜히 여자끼리 하듯이 맞장구치며 위로해줄려 들면 더 피곤할것 같았는데 아내는 왠걸 “범준이 오빠가 다 오빠생각해서 한 말일거야. 별일 아닐거야 다 과정이고 지나갈거고. “ 이렇게 이야기 해줬다. 위로하려고 지어낸 말이 아닌 그녀의 진심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말 한마디가 그렇게 위로가 될수가 없더라. 그리고는 내가 소파에서 아주 완벽한 자세로 누워서 손가락하나 까딱안하는걸 내버려둬 주고, 맛있는 음식을 해주고, 밤에 나에게 꼭 안겨줬다. 오빠가, 내 남편이 최고라면서. 참 난 그래 본능적이고 단순한 남자다. 그리고 현명하고 지혜로운 아내가 그렇게 고마울수가 없더라. 우리 우렁각시.

여름에 hard things about hard things를 읽었다. Audible – 오디오 북은 내게 축복이었다. podcast에선 다 들을 수 없는 스토리와 깊이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리고. 1:1 을 교회 목장에서도 해봤다. 주님과 기도할때도 한번 1:1 check in 을 해봤다. 주님이 내게 agenda를 물어봐서 내가 이야기했는데 미팅을 내가 리드하는듯 했지만 나중엔 주님이 다 끌고가셨다. 이거 진짜 재밌는 거구나.

8월에 캠핑을 한번 가는데 가고 오고 좋았지만 싸웠다. 난 항상 한국교회에서 맨날 한국사람만 보는게 불만이었다. MBA친구들, 한국사람이 아닌 사람들과 더 시간을 보내고 더 교제하고 싶었다. 그래서 틈날때마다 이 이야기를 하고, 캠핑 한번 가본적 없는 내가 참 좋아하는 MBA친구 부부를 초대해서 아주 야심차게 캠핑을 떠났다. 애기는 차타는거 힘들어해서 많이 울었고, 민경이도 몸이 많이 피곤했고, 다음날 토요일 오후에는 민경이 친구 대여섯이 집에 오기로 되어 있었고 오전에는 교회 피크닉도 있었다. 참 빡셌다. 갈때부터 하루가 많이 울었고 민경이도 뭔가 날카로웠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금씩 날이 서 있어서, 많이 거슬렸고, 평소에 얼마나 내가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내 아내가 얼마나 부드럽게 나를 감싸며 말해주고 있는지 느낄수 있었다. 우여곡절끝에 우리는 캠핑도 다하고, 교회 피크닉에서 남은 음식도 조금 더해서 민경이 요리에 친구대접도 잘했다. 나도 잘 맞춰주고, 진짜 재밌게 얘기도 잘했다. 토요일 오후 그 모든걸 끝내고 민경이는 기분이 좋았지만 난 기분이 영 별로였다. 지난 24시간동안 아내의 짜증(?) 같은 것들이 갑자기 영 맘에 안들었고, 별로 더 말이 하기 싫었다. (항상 난 일 다 끝내고 아내 기분도 풀어지면 그때부터 기분이 안좋아져서 별로 말하기도 싫어지고 문제다…). 그래서 설거지를 하면서 별로 얘기하고 싶다고 그랬고 아내의 표정은 삽시간에 완전히 굳어져서 우는 애기를 재우러 방으로 들어갔다. 설거지할게 엄청 많아서 엻심히 하고 있는데 갑자기 사과하라는 강한 마음이 들었다. 너무 하기싫었다. 내가 잘못한게 없는거 같았다. 오히려 내가 많이 억울했다. 더군다나 난 지금 설거지를 하고 있지 않은가. 설거지만 다 끝내고 한다고 그렇게 그 반복되는 음성에 대답하고 설거지를 끝내고 사과하려고 들어가는데 아내가 울면서 나왔다. 내가 안으며 사과할려고 했는데 아내는 정말 서럽게 울었다. “하루가 오는데 내가 막 짜증내고 애를 팍 밀쳐버렸어. 애한테 화풀이 하고 나 정말 엉망이야. 완전히 다 엉망이 됐어. 엉엉엉.”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지 않으면 그 아픔이 자녀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고 어디서 들은것 같기도 했는데. 아 이거구나. 복과 사랑의 통로가 되도 모자랄판에 미움과 아픔의 통로가 되고 있구나. 부랴부랴 난 가정예배를 드렸다. (맨날 부부싸움만 하면 난 하나님 찾는다. 나로선 도무지 이 상황을 어떻게 할지 모르겠기에.) 그리고 그날 받은 말씀이 요한일서 2장 3절 말씀이다. ”We know that we have come to know him if we keep his commands.”. 그렇구나. 예수님을 내가 안다면 그 명령에 불순종할수가 없겠구나. 내가 예수님을 잘 몰라서, 그래서 이렇게 적시에 강하게 사과하라는 마음을 주셨는데 알량한 자존심으로 거부했구나. 많이 울면서 회개하고 또 감격했다. 더 잘 알아가고 싶다.

img_29378월말에는 아내와 단둘이 처음으로 제대로된 해외 여행을 떠났다. (한국 제외, 주말에 잠깐 다녀온 멕시코 제외). 너무너무 재밌었다. 먹는것 같고 한번 싸우고 나서 다시는 배고픈 아내의 눈빛을 가벼이 여기지 않기로 다짐하게 됐지만 그마저도 너무 재밌는 추억이다. 아래는 그때 느낀 단상.

  1. Love of my life 와 단둘이 함께한 여행
  2.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 – 하나님의 작품이 경이롭다. 자연도, 인간의 역사도.
  3. 사람은 정말 사람때문에 사는구나 우리가 글을 쓰는 것도, 예술을 만드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상처받는 것도, 정말 이 모든게 사람때문이구나. 우린 다른 사람때문에 열광하고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고 다른 사람한테 보여주려고 사진도 찍고 올리고 그걸 이야기하고 그러는구나. 모든게 사람때문이구나. 그만큼 우리는 같이 살아가는구나.
  4. 우린 참으로 부족하고 외로운 존재구나 한편으로는. 결국엔 사랑받고 싶은 우리. 결국엔 혼자 남겨지고 싶지 않은 우리. 삶에 병이나, 실패나 고통이 닥칠까 두려워하는 우리. 더 강해지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우리. 적어도 나.
  5. 인격적 성숙 can mean a lot of things – 민경이는 사소한 데서부터 양보하고 희생하고 그냥 즐길줄 안다. That can go a far way.
  6.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 – 사람이 무서운게 있어야지. 하나님도 무서워하지 않고 사는 삶이 더 무섭다.
  7. 사람이 산다는게 결국 얼마나 사랑하고 사랑받느냐가 아닐까 – 사랑으로 인간이 만들어졌고, 하나님은 예수님은 곧 사랑이시라. 사랑할때 사랑받을때 우리는 생명을 갖는다.
  8. 둘째를 생각하는 우리의 마음 – 나의 논리는 이랬다 – 생명을 만드는것은 우리가 다 결정할 수 있는게 아니다. 커리어처럼 perfect timing이란 없다. 할 수 있을때 낫는것.  민경이의 반응은 – 만약 하루가 너무 이뻐서 또다른 우리의 창조물을 보고 싶다는 거면 받아들일수도 있을거 같다. 오빠의 지금 논리는. 난 아직 준비가 안됐다. 그래 나도 아직 준비가 안됐나 보다. 더 하루와 아내를 사랑해야지.


9월에 초원모임할때 기도가 워낙 잘나왔다. 매일 새벽기도 가서 우리의 모임을 위해 기도했다. 기도할때 마다 “청년과 같은 마음” 을 많이 주셨다. 실리콘밸리 이 잘난 땅에서 정신없이 커리어에 달려가고, 비싼 땅에서 애기 나아 키우면서 풍족에 치이고 바쁨에 치이고 일상에 치여서 그냥 꾸역꾸역 신앙생활하고 있는 우리에게 다시금 청년의 뜨거움이 일어나기를 진심으로 소망하게 됐다. Theme이 생각났고 하고싶은 찬양이 생각났고 (그리스도의 계절), 계속 기도하면서 받은 이 마음과 찬양을 모임할때 나누고 싶었다. 전에 민경이가 찬양예배를 인도할때, 기도하면서 찬양곡을 받는다는게 이런거구나 느껴졌다. 이래서 대표기도를 하눈구나 이것도 느꼈다. 그걸 민경이랑 나누고 같이 섬기는데 많이 재밌었다. 우는 애기를 들처매고 민경이가 기타도 치고 피아노도 치고 내가 기도를 하고, 우리가 손발이 잘 맞는구나. 마치 부부 서커스를 하는것 같기도 하고 부부 사기도박을 (?) 하는것 같기도 했다. 암튼 아내와 뭔가를 공유하고 손발을 맞춰서 하나 하고 나오니 진짜 재밌었다. 민경이가 나를 많이 위해주고 하는게 느껴졌다. 그래 우리각시 아니면 정말 난 없다.

한국가면 늘 먹는 콩나물국밥집셀카

한국가면 늘 먹는 콩나물국밥집서 셀카

9월달 한국 방문때, 로마서 말씀이 너무나 큰 은혜가 됐다. 그래서 심지어는 고딩 친구들과 만나서 자정넘게 상당히 취한 상태에서 위스키 바에서 서로 돌아가며 통성기도를 드렸다. 천주교 친구 둘을 붙잡고. 아래는 그때내가 적었던 기도노트의 일부이다.. .

  • 하나님 백산입니다. 주님의 사랑하는 아들이죠? 저 한국에서 정말 좋은시간 보냈어요. 부어주신 은혜, 만나게 해주신 사람들, 깨닫게 해주신 것들, 삶을 향한 끝없는 소망과 의미들 정말 감사드려요. 새벽기도때 주님과 대화했던 순간들 잊을수 없을거에요. 한강다리에서 부른 찬양도. 대현이 용석이와 밤중에 드린 기도도. 하나도 잊을 수 없을거에요.
  • 저를 향한 주님의 계획을 계속 알아가고 싶습니다. 계속 단련받고 싶습니다. 성결해지고 싶습니다. 성결해 졌을때 주님이 기이한 일을 행하실 것을 믿습니다. 경건케 하시옵소서. 지켜주시옵소서. 저를 향한 주님의 사랑과 소망과 계획과 믿음을 더 느끼고 싶습니다. 저를 정금같이 단련하시고 주님의 계획에 사용해 주시옵소서.
  • 주님, 한국을 향한 주님의 안타까운 마음을, 사랑을 더 느끼고 싶습니다. 저도 많이 눈물나고 안타깝습니다. 결혼을 향한 소망을 사람들이 잃고 있습니다. 여자들의 얼굴이 다 이상합니다. 하나님의 탄식이 느껴지는것 같습니다. 기도하게 하시옵소서. 같이 기도할 용사들을 주시옵소서. 교만하지 않게하시고 희생하게 하시옵소서. 제 몫의 십자가를 알게 하시옵소서. 제가 사랑하는 이 사람들을 위해, 이 사람들이 저를 손가락질하고 욕해도 십자가를 지게 하시옵소서.
  • 하나님, 비전을 주심이 감사합니다. 이방인의 구원을 통해 이스라엘을 구원하시는 그 섭리처럼  저희가 너무 잘 살아서 사람들이 더 자연스레 복음을 소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주 잘 살고 겸손한 자세로 기도하면서 그 삶을 알리겠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좋은 집 주심이 정말 감사합니다. 주님이 이런 기도까지 들으신다는게 너무 눈물나게 사무칩니다. 제 삶에도 이런 간증들이 시작되는건가요. 함께하는 역사들이 시작되는건가요. 주님, 제가 오늘한 기도들 기억하시죠? 제가 바라는 것들 물으셨잖아요. (이하 생략)
  • 하나님, 친구들에게 멋드러지게 편지쓰고 괜히 관계를 해치는건 아닐지, 저의 이런 접근이 어떻게 느껴질지, 걱정도 됩니다. 당장 마주하게 될 정신없는 시간들이 조금 걱정도 되고요. 잘하고 싶습니다. 함께해 주실거죠? 세상의 유혹과 시련이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주님이 함께하신다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중심잡고 사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10월 이사. 이건 참 신기한 체험이었다. 근 2주동안 새벽기도를 드리며 눈물이 콧물이 되게 친구들 기도도 하고 나라 기도도 하고 그러면서 혼자 행복해서 난리를 치고 있는데 문득 하나님이 이런걸 묻는것 같았다. “산아, 그래 이쁘다 야. 너 원하는걸 좀 얘기해보렴.” 그래서 생각하다가 몇가지 말씀을 드렸다. 그 중 하나가 “사람들 많이 초대하고 같이 주님 나눌 수 있는 공항에서도 멀지 않은 그런 공간을 허락해 달라는 거였다.” 그리고 그 기도하고 나서 미국와서 민경이 만나자 마자 바로 오랫동안 기다렸던 집이, 저소득층한테만 허락되는 너무나 그림같은 집이, 처갓집 근처에서 우리에게 나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민경이도 그 시기에 그 곳을 지나면서 보금자리를 주님께 기도했었다는걸 알게됐다. 이럴수다. 이런 거짓말 같은 일이 우리에게도 일어나는 건가. 너무나 많은게 맞아 떨어졌다. 우리 가족은 10월부터 일부 추가수입이 생기게 되어 더이상 그 집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요건이 안되는 상황이었다. 기도한 직후에 받은것도 거짓말 같았다. 처갓집 바로 앞인 것도, 내가 2013년 후배들한테 4개월동안 얹혀살면서 좌절의 고배를 늘 맛보았던 그 집을 마주하고 있는것도 정말 거짓말 같았다. 물론, 모든게 완벽했던건 아니다. 기존의 아파트 계약을 해지하면서 2개월 이상의 비용을 페널티로 내야했다. 그리고 자격요건을 증빙하는 과정에서 민경이가 최근에 파트타임으로 일하게 된 소득을 연간으로 합산하면 자격요건보다 소득이 더 높다고 해서 갑자기 불합격 통보를 받기도 했다. 부랴부랴 이 일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른다고, 최근 몇달간의 소득만 볼게 아니라 지난 1년의 소득을 봐달라도 사정사정해서 겨우 들어가게 됐지만 왠지 민경이 소득을 충분히 신고안하고 억지써서 들어간것 같아서 마음이 별로 안좋았다. 이것 아니어도 주님이 더 좋은집 주실텐데 믿음이 부족해서 무리수를 두는건 아닌지. 그런데 거짓말처럼 민경이는 새해부터 일을 그만두게 됐고 결국 거짓말한 셈이 아닌게 되버렸다. 마음에 찝찝함이 있을땐 다음엔 더 당당하게 해보고 싶다. 이것도 훈련이리라.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 그러면 모든것을 더하시리라.

10월 라이프예배: 민경이가 덜커덕 교회의 찬양예배 인도를 맡았다. 그 말인 즉슨 민경이가 연습하는 2~3주간 토요일 아침에도 교회에 가서 애기를 보고 있어야 한다는 거다. 나한테 잘 오지 않는 보채는 애기와 함께, 축구도 못하고 책도 못읽고 그 황금같은 토요일 아침시간에 교회에서…불만이 많았고 아주 여러번 확실히 민경이에게 그 불만을 표출했다. (평소 내내 나에게 맞추는 아내는 나의 이런 모습에 살짝 질린거 같기도 했다.) 예배가 있는 그날도 뭔가에 또 기분이 안좋아서 예배를 안갈까 이런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꽁한 마음으로 예배에 가서 앞에서 인도하는 아내를 바라보며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 이런 심정 반, 예수님한테 불만인 심정 반 하며 잎술 나온채로 예배를 드였는데, 몇곡이 진행되고 민경이가 기도를 인도할때 가슴이 많이 뜨거워 지는게 느껴졌다. 예배때 많은 것들이 생각났다. 눈물흘리며 찬양했고 기도했고 그래서 이런 글을 쓸 수 있었다. 그리고 전에는 이렇게 기도와 음악으로 뜨거운 분위기를 만들어내서 기도하고 하는 교회의 예배 방식이 좀 억지같았고 부자연스럽게 느껴져서 거부감도 많이 들었다. 그냥 분위기에 취해서 막 통성으로 기도하고 마약하는것처럼 그런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런때만 또 기도가 되고 집중이 되는것들이 있다. 그리고 성령의 어루만짐이 분명히 있다. 부인할 수 없게. 나중에 듣고보니 민경이도 나의 불만 가득한 표정이 영 집중이 안되서 눈감고 인도했다고 한다. 난 아내가 이렇게 멋지게 찬양을 인도하고 기도를 하고 그런 모습을 보면 너무 좋다. 찬양팀을 하나로 이끌면서 나와는 정말 다른 듣고 섬기는 리더십으로 나서는 것도 참 보기 좋았다. 그런 아내를 볼때면 많이 놀란다. 내 아내라고 내 어젠더에 항상 맞춰서 내가 챙길 사람 만나야 되고 내가 하자는거 해야하고 맞춰주는 돕는 베필이 아닌, 하나님이 창조한 그 자체의 송민경이 보였다. 빛나는 아내의 모습을 더 많이 보고 더 응원해주려면 많이 성숙해야 겠다 백산.

11월 하루 돌: 돌잔치에 대해서 애가 아주 어릴때부터 우린 종종 이야기했다. 할거냐 말거냐 말도 많았고 뻔히 하는 그런 잔치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친구 돌잔치에 갔는데 예배로, 아빠가 기도하면서 인도한 그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우리 가족만의 돌잔치가 하고 싶었다. 그래서 아버님께는 하루 돌 영상을, 우리 아버지께는 하루 노래를, 민경이와 어머님 (그리고 나중엔 우리엄마까지) 멋진 음식을 부탁드리고, 난 사람도 초대하고, 퀴즈도 만들고, 슬라이드도 만들면서 준비했고 전체 진행을 맡았다. 목사님께서는 시편 29편 말씀을 주셨다. 많이 감사했다.  하루 돌을 위해 기도를 많이 하면서 준비했다. 부족한 아빠지만 딸 1년 생일을 맞아서 기도라도 제대로 해주고 싶었다. 성경에 있는 기도란 기도는 다 찾아봤다. 다윗의 기도, 솔로몬의 기도, 한나의 기도, 예수님의 기도. 그리고 딸에게 해주는 덕담도 인터넷에서 찾아봤다. 그런데 이게 왠걸, 좋은말들이 너무 많은데 정리가 되지가 않았다. 정리의 화신인 내가. 몇주를 씨름하다가 그냥 포기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하기로 했다. 기도를 시작하는데 눈물이 나오고 뜨거움이 느껴졌다. 내가 함께할 수 있는 순간들에 하나님이 부디 함께해주십사 하고 기도했다. 엄마 아빠는 좀 길었다고 하고, 기도중에 들어온 내 MBA후배는 “오빠가 이렇게 빡센 크리스천인줄 몰랐어요 완전 깜짝놀랐어요 나.” 이랬지만 뭐든 좋았다. 내가 머리로 한 기도가 아닌 하루를 향한 성령님의 마음을 전달했다는 감격이 참 벅찼다. 돌잔치 진짜 재밌었다.

12월 아빠와 형과: 앞서 글에서 썼지만, 사랑하는 형과 아빠와 함께한 시간은 오랫동안 내 기억에 남을거다. 나보다 훨씬 사랑을 못받은것 같지만, 나를 훨씬 사랑해주는 이 징글징글한 두 남자를 위해 평생 사랑하고 기도하고 싶다.

12월 목장 모임 – 회사에서 all hands meeting 을 했는데 범준이형이 발표한게 너무 멋있었다. 아 이런게 리더십이지. 그래 해보고 싶다. 실제로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누구도 그 아이디어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그냥 밀어부쳤다. 그리고 사람들이 참 좋아해줬다.

이것 말고도 정말 많다. 내가 직장 이야기를 이 개인적인 공간에 다 쓸수는 없지만 직장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 또한 다 내게는 기도응답이고 주님을 체험하는 과정이었다. 2017년에는 어떤 역사들을 써나가실까.

2016년 연초 다짐들

  • 조금씩 책임이 생겨가고 있다. 가정이 생기고 아기가 생기고 직장에서 맡게되는 역할도 그렇고 아들로서도 사위로서도 책임이 생겨가고 있다. 교회에서도 일정 책임을 맡게되고. 내가 즐길 수 있는 시간, 나만의 시간은 계속 줄어들고 있고 가끔은 그게 숨막힐때도 있지만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음이 느껴진다. 그리고 올 한해는 양적으로 보다는 질적으로 성장하며 그 책임을 계속 잘 assume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어본다. 그래 주실때 잘하자.

신앙

  • 삶의 순간순간에 주님이 주시는 사랑 폭탄 투여하고 다니는 그런 신앙이길 소망한다. 우리교회의 새로운 theme, ‘사랑하라‘ 처럼. 그리고 새해에는 더욱 훈련시켜 주셨으면 한다. 리차드 포스터의 영적훈련과 성장에 나온 묵상/기도/금식/학습, 정직/홀로있기/복종/섬김, 고백/예배/인도하심/기뻐하기 이런 훈련들. 훈련 힘들어도 좋으니 최고의 전사로 만들어 주십시오 주님.

가정

  • 더욱더 많은 사랑이 쏟아져 나오는 가정이기를 소망한다. 우리 가정에서 사랑이 나오고 웃음이 나와야 주위를 품고 초대하고 나누고 할 수 있더라. 아니 어떤 때는 일부러라도 초대하고 나누고 하니까 더 많은 사랑과 웃음이 나오기도 하더라. 올해는 더 많이 기도하고 예배드리고 사랑 나눌 수 있기를. 그리고 내가 나의 남성성을 주장하는 것처럼 남성성을 존중받기를 원하는 것처럼 (운동하기, 혼자 생각하기, 맛있는거 먹기, 잠 잘자기 등등) 아내의 여성성 (따뜻한 말, 둘만이 함께하는 데이트, 사랑하고 아껴주는 것) 도, 딸의 아기성(?) (울고 짜증내도 귀엽게 봐주고 사랑으로 품어주는것) 도 존중하고 사랑하고 품어줄 수 있기를 소망한다.

  • 한번 제대로 싸워보고 싶다. 일을 할때 권투를 하거나 중세시대에 전투를 하는 metaphor 를 가끔 생각한다. 12라운드 마지막 라운드 공이 울리고 나는 기진맥진해서 그만 싸우고 싶고 상대방은 여전히 하나도 지쳐보이지 않고 주위에서도 이제 그만 백기를 들라고 이야기하고 불펜의 코치도 나를 포기했을 때. 그때 나는 어떤 마음으로 링에 설 것인가. “그래 짧은 삶 산다는거 크리스천으로 산다는건 어차피 이긴 싸움 사는거니 돌아볼 때 쪽팔리지 말자. ” 이런 마음으로 씩 한번 웃으며 적당한 긴장감과 소름이 올라올듯한 집중력으로 다시한번 스스로를 믿고 싸움에 임하고 싶다. 올 한해는 모든걸 다 바쳐서 한번 던져보는 그런 일을 하고 싶다. 희생과 책임감으로, 무엇이 와도 두렵지 않다는 마음으로, 얻어맞아서 KO패 당하면 또 일어나면 된다는 마음으로, 내게 주신 모든것 불살라 보고 싶다.

About sanbaek

Faithful servant/soldier of god, (Wanna be) Loving husband and father, Earnest worker, and Endless dreamer. Mantra : Give the world the best I've got. Inspire and empower social entrepreneur. 30년간의 영적탐구 끝에 최근에 신앙을 갖게된 하나님의 아들. 사랑과 모범으로 가정을 꾸려가진 두 부모의 둘째아들이자 wanna be 사랑아 많은 남편/아빠. 한국에서 태어나 28년을 한국에서 살다가 현재 약 3년가까이 미국 생활해보고 있는 한국인. 20세기와 21세기를 골고루 살아보고 있는 80/90세대. 세계 30여개국을 돌아보고 더 많은 국가에서 온 친구들 사귀어본 호기심많은 세계시민. 그리고 운동과 여행, 기도와 독서, 친교와 재밌는 이벤트 만들고 일 만들기 좋아하는 까불까불하고 에너지 많은 Always wanna be 소년. 인생의 모토: 열심히 살자. 감동을 만들자. Social entrepreneur 들을 Empower하자.

4 comments

  1. 누나 독자 드림

    안녕하세요, 여러 해 동안 백산씨 블로그를 즐겨 읽는 누나 독자입니다. 저도 백산씨와 비슷한 나이에 미국에 왔고, MBA 출신 열혈크리스찬 남편을 두고 있어서 백산씨가 생각하고 쓰던 내용의 많은 부분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습니다. 저도 두 아이의 엄마구요. 그런데 오늘 블로그 글 읽고, 민경씨가 많이 힘들었겠다 싶어 한줄 남깁니다. 백산씨 강하고 신실하고 좋은 점이 많지만, 사람의 어떤 좋은 면은 아내와 자녀들에게는 반대로 힘든 면이 될 수도 있답니다. 민경씨가 어린 나이에 결혼하자마자 임신해서 힘들겠다고 느꼈는데, 벌써 둘째 임신이군요. 그런데 아내의 어려움에 대한 남편의 이해는 낮아 보입니다. 이해를 잘 못하면 차라리 모른다고 가만 있으면 좋을 텐데, 백산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포함한) 많은 것을 직접 끌고 가려는 강력한 성향이 보여서 민경씨가 참 힘들겠다 싶습니다. 안스러워 자꾸 잔소리가 길어질 것 같아 조금만 더 하고 멈출께요.

    글 중에 “운동하기, 혼자 생각하기, 맛있는거 먹기, 잠 잘자기” 등이 본인의 남성성이라고 하셨는데, 그건 남성성이 아니라 그냥 인간성이에요. 하루를 임신한 그날부터 민경씨가 많은 부분 스스로 내려놓은 인간성이요. 그리고 둘째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해서 “생명을 만드는 것은 우리가 다 결정할 수 있는게 아니다. 커리어처럼 perfect timing이란 없다. 할 수 있을때 낫는 것” 이라는 논리를 펴셨는데, 그렇게 해서 낳게 되는 아이는 백산씨의 커리어에는 어려움을 더해 주겠지만 민경씨의 커리어는 박살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 두셨으면 좋겠어요. 말씀하신 대로 커리어에는 타이밍이 있거든요. 지금으로서는 민경씨가 전문직 커리어를 추구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마미 트랙이라고 해서 아이를 하나 이상 낳고 쉽게 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보아하니 민경씨가 파트타임으로 일하시는 것 같은데, 애 둘 키우며 백산씨처럼 본인의 일과 삶에 full gear로 열정적인 남편하고 같이 살면서 일까지 한다는 거는, 민경씨에게는 자기 자신을 거의 돌보지 못하는 전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평생은 아니라고 해도 앞으로 한 5년 동안은 그럴 거예요. 그 타이밍이 남녀 누구에게나 커리어를 쌓는 데 필수적인 몇 년이다 보니, 아마 민경씨는 더욱더 자기 자신의 타이밍은 버리고 남편 커리어의 타이밍을 서포트할 것 같군요. 애들 아빠가 본인의 일과 삶에 열정과 에너지를 활활 태우는 것은, 아내를 땔감으로 해서만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작은애가 킨더 갈 때까지는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어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잔소리 해서 불쾌하셨다면 죄송해요. 이 커멘트는 지우셔도 괜찮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백산씨를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처음으로 나서 보았습니다. 2017년도 좋은 일이 많으시기를 바래요.

    • 안녕하세요,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너무나 필요했던 말씀이에요…제가 참 제 주관이 강한 부족함 많은 사람이라서 아내를 많이 힘들게 하는거 같아요. 더 잘하고 싶은데 참 쉽지는 않네요. 이런말씀이 많이 힘이됩니다. 언제 직접 얼굴 뵙든지 연락해서 더 말씀나눠볼수 있으면 너무 좋을거 같아요 많이 바쁘시겠지만 이메일이나 뭐라도 나눠주시면 연락드리고 해볼게요. 감사합니다 다시한번

  2. 안녕하세요

    망설이다가 저도 댓글을 남깁니다.

    다른 상황들은 조금 다르긴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아기를 낳고 키우는 입장이라 민경씨의 마음을 좀 더 헤아려주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It takes a whole village to raise one child” 라는 말이 있더라구요. 저희가 초보여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정말 손도 많이 가고, 몸과 마음과 시간이 많이 필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백산씨의 열정과 삶에 박수를 보냅니다. 흔치 않은 열정을 가지신 분이라는 것도 충분히 이해하구요. 하지만 ‘아이를 기르는 일’이나 ‘부인을 이해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만한 열정과 희생이 잘 보이지 않는것 같아 조심스레 이야기 해봅니다. (개인적인 관계가 없는 분인데, 이해가 부족하고 무례한 이야기를 했다면 죄송합니다.)

    육아는 남편이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것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미국에서 일을 하고 있기에, 회사생활과 사회생활에 지쳐서 집에 오면 좀 쉬고 싶고, 주말에는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일들을 catch up 하고 싶은 마음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민경씨 또한 집에서 24/7 아이와 함께 struggle 하면서 (게다가 둘째를 임신 했다면 몸과 마음이 훨씬 더 힘드실 듯 합니다) 식사를 준비하고, 남편을 support 하고, 잡다한, 그리고 티가 잘 나지 않는 가사를 꾸려나가는 일이 결코 쉬운일이 아님을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아기가 없을때 즐겼던 일들은 (늦잠을 잔다거나, 취미생활 하는것, 운동, 친구와의 만남 등) 원하든 원지 않든 포기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구요. 가끔은 먹고 자고 씻고 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도 아이의 컨디션과 스케줄이 맞추어 포기하게 됩니다.

    백산씨도 누구보다 가정을 사랑하고 세워가고 싶은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이라는게, 내가 상대방에게 주고싶은것을 주는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필요한것, 그 사람이 받고 싶은 것을 주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민경씨의 헌신과 일상을 당연한것으로 넘기기 보다, 좀 더 appreciate 해주고, 육아를 함께해주고, 백산씨 삶의 우선순위 조절이 필요하다면 (그것이 늘 즐겨왔고, 혹은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무엇인가를 포기하는 것이라도), 그러한 노력을 보여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글은 읽고 지우셔도 좋습니다 🙂 곧 네 가족이 되실 두 부부를 응원합니다! 개인적으로 민경씨와 가까운 곳에 있다면 밥이라도 한끼 사 드리고 싶네요 🙂

    • 안녕하세요 이 글이 스팸으로 자동 분류가 되어 있어서 (아마 이메일 주소때문에 그런듯) 이제서야 봤네요 네 감사해요 육아가 얼마나 힘들지, 어떤 마음일지 부족한 제가 어떻게 다 알겠냐만 요새들어 참 더 몰랐구나 많이 느끼고 아내한테 더 많이 감사하게 되는거 같아요. 응원해주시고 신경써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오죽하셨으면 이렇게 긴 답글을 다 남기셨을까. 더 함께하고 더 노력해볼게요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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