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 읽기에 앞서 제 블로그에 처음 들어오시는 분들은 부디 공지사항 에 있는 글들을 읽어봐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제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에서 이런 글들을 쓰고 있고 제게 연락주시고 싶은 분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것 같은지 제 생각 정리해 봤습니다.
최근에 읽은 책들, 그리고 잡다한 생각들을 나눠본다.
1. Being Mortal (한국어 서문: 어떻게 죽을것인가)
권도균님의 포스팅을 본 이후에 교회 도서관에 이 책이 있길래 덥석 집어들어서 민경이랑 짧게 가족여행 다녀오는 길에서 후딱 읽었다. 참 다양한 여운과 생각할 거리를 준 책이다. 주요 내용은
1) 나의 역할하기:
- 인간삶은 dependent -> independent -> dependent 이렇게 귀결된다. 즉 엄청나게 손이 많이 가는 애기로 태어나서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주고 다 해줘야 하다가, 마치 자신이 세상에 혼자 나온것처럼 독립적으로 하고싶은거 하고 세상을 누비며 마음껏 살다가, 다시 또 애기처럼 엄청나게 주위사람한테 의지하다가 늙어서 죽게되는게 인생살이 아닐까. 그럼 사회적으로 보면 20~40대 남자가 할일은 엄청나다. 0~5세 아이와 75세(?) ~ 의 노인을 부양하는것이, 그들이 depend 할 수 있게 하는것이, 이미 한번 세상의 덕을 단단히 입었고 나중에 또 입어야 하는 입장에서 필요한게 아닐까. 세상은 결코 혼자사는게 아니고, 지금의 젊음과 에너지와 나의 삶은 결코 내것만이 아니지 않을까.
- 남자란 동물은, 적어도 내가 느끼는 나의 본능은 그리고 내 친구들을 보면 항상 고독한 수컷, 자유로운 영혼에 대한 로망/갈망을 가지고 20, 30대에 아니 평생에 걸쳐 자유를 추구한다. 뭔가에 얽메이는걸 좋아하지 않고, 내 인생 내 마음대로 개척해보고 싶고 마음가는대로 살아보고 싶기도 하다. 다 좋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면 과연 이 본능대로 가는게 맞는 것일까 돌아보게된다. 당장 우리부모님만 해도 장인장모님만 해도 손자손녀를 너무 좋아하신다. 이제는 아들과 통화하는 시간을 그렇게 전화통화 어색해 하던 우리 아빠도 많이 기다리는게 느껴진다. 애가 둘이되자 애들도, 아내도 내 시간과 내 존재를 더 필요로 해준다. (단순노동용이거나 장난감 용일때가 많지만.) 그래, 나의 삶이 나의 본능과 자꾸 멀어지고 있어도 (둘째 생기고 낳고는 축구나, 여행이나, 부부관계나 그 모든 나의 남성적 본능에서 멀어지고 있긴하다.) 나의 머리는 이게 맞는 길이라고 늘 내게 얘기해준다.
2) 공부하고 연구하고 글로 남기기:
- I want to study and I want to write one day. 작가가 이 글을 쓴 과정을 보면 참 많이 공부/연구했고 참 많이 인터뷰도 하고 그러면서 다양한 생각을 정리해서 쓴게 느껴진다. 말콤 글래드웰 류의 뭔가 조금더 각본에 짜여진것 같은 느낌이 아니라, 이 주제를 진짜 열심히 파서 거기서 나온 자연스러운 연구결과물들, 진짜 스토리들을 공유한것 같아서 더 자연스럽달까. 나도 이런거 참 좋아하는데 좋아할거 같은데. 해보고 싶다. 언젠가 내가 정말 더 관심있게되는 주제에 대해 연구하고 공부하고 분석해서 쓰고 알리고 싶다 이런생각을 진지하게 하게해준 책이다.
2. 엘론 머스크 (Elon Musk)
하도 엘론머스크 엘론머스크 해서 읽었는데 정말 재밌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내가 접한 엘론 머스크는 아이런맨, 테슬라 등으로 대표되는 좀 비현실적인 비저내리(visionary) 이지, 인간 엘론 머스크가 아니었다. 그의 이력 – paypal 마피아, 테슬라 대표, SpaceX 대표, Solar city, 등등은 좀 비현실적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자 인간 엘론 머스크가 보였다. 너무나 신기하고 언뜻 우연이나 운인것 같은 이 엄청난 서로다른 분야의 회사들 (payment, 자동차, 우주산업, 신에너지 등) 이 어떻게 연결되고 어떻게 일어나고 운영되었는지, 얼마나 힘든 과정들을 겪어 왔는지, 지금도 어떤 페이스로 일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제프 베조스의 Everything Store 는 아마존 그 회사에 초점이 맞춰진 책이라면, 이 책은 말그대로 Elon Musk에 초점이 맞춰진 책이다.
읽는 내내 우리 아빠 생각이 났다. 우리 아버지는 요즘도, 그리고 항상 나라에 대한 애정이 너무 강해서, 자기 자신이나 자신 가족보다는 나라가 더 중요하다는 사고방식을 갖고 계시다. 엄마가 “애국자랑 사느라 니 엄마가 늘 고충이 많다” 고 하는게 농담이 아니다. 늘 그 생각만 하고 있고 어떻게든 본인이 믿는 정치인이나 리더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없는돈 털어 돈도 보내고 과일도 보내고 러브콜 겪인 카톡 메세지도 보내고 (시도 쓰고 문구도 쓰고 정말 문필가다.) 그런다. 정치인 참모하면 참 잘했을텐데. 엘론머스크의 에너지는 어디서 오는가. 힘들었던 어린시절이 있었기에, 막노동하고 돈한푼 없었던 이민자 시절이 있었기에 그 헝그리함이 나오는 면도 있으리라. 하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뼛속같이 박혀있는 사명감(mission)이리라. 엘론 머스크가 자기와 십년을 동거동락한 자기 오른팔 겪이었던 비서를 가차없이 내친 장면에서 그와 함께한 사람들이 참 충격을 받았다는 내용이 나온다.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라고. 난 어쩌면 이해할것 같다. 그에게 중요한건 미션 (mission) 이지 관계가 아니다. 더 중요한건 어떻게 지구를 더 지속가능하게 (sustainable) 만들 것인가. 어떻게 하면 인류가 더 오래 살아남고 진보할 것인가 이지 본인과 직원과의 관계나 본인과 와이프와의 관계가 아니다. 인류는 그에게 감사할게 참 많겠지만 그의 주위 사람은 많이 힘들리라. 너무나 멋진 사람이지만 내가 그대로 닮고 싶거나 내 삶에서 아주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은 아닌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 물론 그 사람이 날 가까이할 이유도 전혀 없지만 하하. 말이 그렇다는 얘기다)
3. 넬슨 만델라 자서전 (Long walk to freedom)
내가 너무 재밌게 읽고 아내한테 너무 여러번 이야기해서 타박까지 받았던 우리 넬슨 만델라 형님. 진짜 멋있더라. 늘 궁금했었다. 감옥에서 반평생을 있었던 사람이 어떻게 그 가장 어려운 가치인 중재 (reconciliation) 을 실천해 냈을까. 인류 역사상 멋있는 사람의 상당수 (백범김구, 요셉, 간디 등등) 가 감옥을 거쳤고 감옥에서도 인정받고 두각을 드러냈다. 남자로서 진짜 그 사람의 남성으로서의 매력과 리더십은 감옥같이 완전 계급장 뗀 수컷의 전쟁터에서 나타나지 않을까. 난 솔직히 자신없다 내가 감옥에서 남자로서 인정받을수 있을지.
그의 성장배경은 어찌보면 평범했다. 소년/청년 엘론머스크가 자신감 부족했던 평범한 학생이었듯이, 청년 넬슨 만델라도 결코 흑인 인권운동가나 비저너리한 혁명가는 아니었다. 그의 삶의 몇번의 사건을 통해 그는 점점 더 이 문제에 눈을 뜨고 자신의 삶을 이 운동에 바치기로 한다. 그리고 그는 마틴루터킹, 간디의 비폭력 정신을 많이 연구했지만 또 남아공의 특수한 상황을 이해하고 게릴라 전투에 대한 다양한 책과 중국 손자병법까지 연구해가며 지하게릴라 조직을 이끈다.
넬슨만델라는 30년 가까기 감옥에서, 외부와의 접촉이라곤 하나도 없는 외딴 섬 (나도 가봤다 정말 황량하더라) 에서 수많은 독방 생활을 거쳐 가면서도 에너지와 정신을 잃지 않았고 감옥 내에서 다양한 운동을 일으키고 사람들을 하나로 묶으며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외부와의 활동의 끈도 놓지 않았고 자기자리를 지킨 그에게 전세계 수많은 언론과 NGO들이 항상 관심을 가졌고 결과적으로 나중에 사회에서 흑인/백인의 중재역할이 필요해졌을때 그 이상의 적임자가 없는 상황이 나오게 된 것이다. 리더로서 그는 수많은 어려운 결정을 내려왔다. 그리고 언제 어느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하고 어떤 제스쳐를 취해야 하는지 몸으로 배워왔다. 감옥에서 나올때 그는 70대 사람좋은 노인으로서 인자한 웃음을 짓고 있었지만 그는 감옥에서 내내 작은 공간에서 운동으로 몸을 다지고 정신을 수양해온 강인한 남자였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너무나 어려웠던 남아공의 수많은 갈등들을 풀어내는 힘이 되었다.
크리스천이었지만(?) 두번의 이혼을 경험했던 그의 삶을 보면서, 정치인이라는거, 그의 표현에 의하면 자유 투쟁가(freedom fighter) 라는 삶의 대가를 생각하게 됐다. 가슴뛰는 삶이지만 과연 나는 이런 삶을 살 수 있을까, 살 기회가 있을까, 살고 싶을까. 난 무엇을 위해 내 삶을 바치고 싶은가…
4. 노무현 성공과 좌절, 문재인 운명, 유시민 한국현대사55년/어떻게 살 것인가
전에 노무현의 “운명이다”는 책 너무 재밌게 봤다. 그리고 시기가 시기인지라, 나처럼 정치에 별 관심없는 사람도 정말 이번에는 정치에 관심 가지고 정책 토론회부터 후보자 한사람 한사람에 대해 더 관심갖고 알아보게 됐다. 나중에 따로 써볼 기회가 있겠지. 그래서 잠깐 한국 다녀오는 길에 이 노무현, 문재인, 그리고 유시민 이런 사람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어서 이 책 저책 구해서 읽었다.
노무현의 삶에 대해서 한마디로 쓰기가 참 어렵다. 그건 본인도 마찬가지였나보다. 그가 그의 삶에 대해 마지막에 정리해 놓은 책 (직접 지필하진 않았지만 주위에서 집필해준) “성공과 좌절”을 보니 그가 마지막에 느낀 수많은 감정들이 내게 많이 전이가 됐다. 회한, 안타까움/아쉬움, 억울함(?), 답답함 이런 것들. 스스로를 실패한 정치가로 규정하기도 하고, 시도했던 것들이 좌절된 것에 대한 다양한 상념들을 드러내고 있는데 대한민국 대통령이 얼마나 어려운가, 그리고 그의 말처럼 과연 정치인이 한국에서 힘있는 사람들인가 아니면 언론/검찰/재벌 들이 힘있는 사람들인가 생각해보게 됐다. 참 한국현대사의 안타까운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그 처럼 강단있었던 한 영혼이 이렇게 불우한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이.
문재인 이사람, 역시 현 대통령에 대해 함부러 쉽게 얘기하기는 나처럼 내 생각을 드러내는데 거리낌 없는 사람도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앞으로 지켜볼 일이지만 대략 내가 느끼는 감정은 다음과 같다. 기본적으로 그의 경제관과, 전반적인 정책 기조는 나와 많이 다르다. 난 상당히 보수적인 경제관을 가지고 있기에. 그리고 TV 대선토론에서 보여준 그의 프레전스(presence)는 그다지 나를 감동시키진 못했다. 그러나 그의 삶은 충분히 감동이 되고 귀감이 되더라. 그의 자서전에서 난 한명의 남자를, 형님을, 선비를, 닮고 싶고 따르고 싶고 믿음이 가는 리더의 모습을 발견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건 박정희나 리콴유같은 카리스마 있는 리더가 아니라, 오바마나 황희정승 백범김구 넬슨 만델라 같은 사람을 아우를 수 있는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사람들을 한마음으로 모을 수 있는 한명의 성숙한 사람이 아닐까. 청와대 시절 아내 백화점도 못가게 단속하고 본인은 주위 친구들과 연락도 단절해가며 오로지 자신의 본연 업무에몰입했다던 그 강단과 깐깐함을 존경한다. 그가 어떻게 우리나라를 하나로 뭉쳐줄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용기를 줄지 동시대를 사는 한명으로서 기대를 걸어보게 된다.
유시민, 이 사람 책 잘쓴다. 옛날부터 느꼈지만. “한국 현대사 55년”, 그리고 “어떻게 살 것인가” 아주 재밌게 짬짬이 보고 있다. 역시 나랑 정치적 성향은 많이 다르고 우리 아버지는 매우 안좋아 (?) 하는 사람이지만 난 그냥 이 지식인이 좋다. 이런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5. How Google Works
앞선 글에도 썼지만 Hard things about hard things 이후 직접 책을 사서 밑줄치면서 보고 에버노트에 따로 정리하고 실제 일하면서 계속 적용해보고 있는, 그렇게 앞으로 계속 해나갈 너무 멋진 지침서를 얻었다. 천군만마를 얻은것 같다. 모든 경영학도에게 권하고 싶다. 인사관리, 조직관리를 새로쓰게 만들정도로 수많은 인사이트가 녹아 있지 않나 싶다.
목차가 일단 죽여준다. 문화, 인재, 의사결정, 커뮤니케이션, 혁신 (Culture – believe your own slogans. Strategy – your plan is wrong, Talent -hiring is the most important thing you do, Decisions – the true meaning of consensus, Communications – be a damn good router, Innovation – create the primordial ooze, Conclusion – imagine the unimaginable.) 크아. 나와 같이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입이 쩍 벌어질지 궁금하다.
물론 이게 절대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엄청난 성과를 내는 조직중에 이렇게 오픈된 문화를 가진 곳은 드물수도 있다. 애플, 아마존, 테슬라, 삼성, 군대 등등 다 훨씬 더 타이트하고 분업화 되어 있고 시스템화 되어 있는 조직 문화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구글 다닌 친구들과 이야기해보면, 모든 회사와 세상 모든게 다 그렇듯이 하지만 구글의 문화와 일하는 방법은 실리콘밸리에서 테크 회사의 운영을 맡고 있는 내게 정말 다양한 시사점을 주고, 앞으로 내가 속한 조직의 운영 원칙을 어떻게 만들어 가고 싶은지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줬다. 아래는 내가 당장 도입하고 싶은 것들이다. 그리고 이 책 이후에 인사/조직관리 쪽에 더 집중해서 쓰였다는 Works Rules도 바로 구해서 읽어볼 예정이다.
- 직접 매니징하는 사람 수를 7명 이상은 늘리지 말것
- 가장 임팩트를 많이 주는 사람 중심으로 조직/팀을 짤것
- 경쟁자보다 조금 나은 제품이 아니라, 향후 5년의 기술 발전방향에 근거한 Product, 제품전략짜기
- 인터뷰 보기전에 철저히 준비할 것, 어떤 기준으로 할지 확실히 하고 인터뷰 피드백 주는 것을 인사고과에 반영
- 회사 임원진부터 모두가 최고의 인재를 계속 데려오는 Hiring machine이 될것
- 직접 매니징하는 직원과 1:1에 기본 포맷 도입 (스티브잡스, 제프베조스 등을 코칭해준 빌 캠벨이 제안해준 포맷이라고 함)
- 1) Performance on job requirements
- 2) Relationship with peer groups (critical for company integration and cohesiveness)
- 3) Management/Leadership related
- Are you guiding/coaching your people? Are you weeding out the bad ones? Are you working hard at hiring? Are you able to get your people to do heroic things?
- 4) Innovation (Best Practices)
- Do you measure yourself vs the best in the industry/world?
-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팅을 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시스템 도입
- 골/성과 중심의 평가시스템 마련하고 대표/임원부터 지킬것
- 이메일 쓰는 방법 등 주요 커뮤니케이션 베스트프랙티스를 전직원 교육교재에 도입하고 신입직원에게도 교육
6. Sales Acceleration Formula
센드버드의 동신이 형이 추천해준 책이었다. (딴 이야기지만 정말 경영/스타트업 계의 고수들을 만나면 그냥 먼 발치에서도 그 내공이 풍기는데 내가본 김동신은 그런 포스를 항상 보여주시는거 같다.) 목차가 정리되어 있고 지침들이 매우 구체적이고 실용적이어서 한달음에 다 읽고 아예 책으로 사서 밑줄치고 보고 있다. 지금 B2B 세일즈에 대해 머리싸메고 있는 나에게, 읽었던 다양한 책들과 글들 중 단연코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어떻게 사람을 뽑고 어떻게 훈련시키고 어떻게 관리하고 어떻게 계속 세일즈 기회들 (funnel, in bound lead) 을 만들어낼 것인가. 크게 이 네가지 질문들을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매우 과학적이고 또 쉽게 말해준다. 당장 할수있는 부분부터 적용시켜 봐야겠다. 아 참 재밌는 공부는 많고 할건 많고 멋있는 사람도 많다.
7. 지춘아 나랑가자
전에 이 동네에 아주 오래살고 계신 분이 해준 이야기가 있다. “산씨, 이동네에서 서울대 공대출신 목사님 두분이 나와서 목회하다가 서로 다투고 찢어진일 알고 있어요? 참 똑똑한 사람들이라 목회도 잘했는데, 별의별 일이 다 있었죠.”. 그러려니 하고 넘겼는데 도서관에서 발견한 이 책을 읽다보니 바로 이동네 산호세 제일침례교회를 개척한 이지춘 목사님의 인생 자서전이었다. 그리고 그 다른 한 주인공 최영기 목사님은 가장오래된 새 교회, 가정교회 라는 책을 쓰신 가정교회 목회로 유명하신 분이라는 것도 알게됐다.
이 책은 정말 재밌었다. 저자의 성장배경 자체가 워낙 드라마틱했고 40대에 애들 다 딸리고 정말 고생해서 드디어 박사 받고 나서 콜링을 받은 것도 인상깊었다. 무엇보다도 목사님 입장에서 목회를 개척한다는것, 성도를 모으고, 교회 단칸방을 빌리다가 건축헌금 모아서 모기지 끌어모아 교회건물 하나씩 마련해보고, 주일 성경공부부터 주일학교 등 하나씩 목회를 다져가는 과정들, 성도들과의 갈등/목회자 끼리의 갈등 등등 목사님의 관점에서 이 모든걸 보니 참 재밌고 신선했다. 아, 내가 세상사는 것과 그렇게 다르지 않구나. 그러나 이런면에선 많이 다른구나 그런걸 느끼게 됐다.
8. 가장 오래된 새교회, 가정교회
위 글, 교회 이야기에서 다투고 찢어지셨다는 다른 한명의 목회자 (가방끈이 길고 40대에 콜링받아 목회자가 됐다는 사실이 뭔가 더 와닿는) 최영기 목사님은 이 글 을 통해 처음 접했다. 정말 많이 와닿고 공부가 됐고 도전이 됐다. 그리고 우리 처가집에서 장인 장모님이 담당 목회자한테 선물로 받은 이 책을 접하고 읽게 됐다.
정말 내 스타일의 책이었다. 내게는 이런 책이 “How Google Works, Sales Acceleration Formula” 와 같은 맥락이다. 소위 테크 컴패니에서 Growth hacking 이라는 말로 이야기하는 것처럼, 저자는 초기교회 신약교회회복이라는 목표로 시작한 이 가정교회의 철학적 배경에서 부터 실제 경험담 다양한 방법론을 아주 구체적이고 실용적으로 소개했다. 왜 지금 내가 있는 소그룹 이름이 “목장” 이고 나는 “목자” 인지, 왜 우리교회의 현대 예배 형식이 교독문이 없어지고 이런 순서 (찬양->기도->대표기도->성가대->광고->예배->헌금 (with 헌금송)-> 마무리찬양 -> 축도, 물론 이건 우리교회의 예이고 다양한 예배에 다양한 형식이 있지만) 가 되었는지, 우리 목장모임의 존재 이유와 걸어야할 가치는 무엇이 되어야할지 느끼게 됐다. 수많은 감동이 있었지만 책 시작부터 내 가슴을 울렸던건 제자훈현이 일상의 삶이지 꼭 성경공부 만이 제자훈련은 아니라는 것이다. 교회에서 하는 성경공부 하나를 듣고 (마태복음 중심으로 쭉 예수님의 생애와 삶을 공부하고 나누고 하는것) 나눔과 기도와 그런건 너무 좋았지만 뭔가 부족함을 느꼈는데, 삶을 더 오픈하고 삶에서 하는 제자훈련 이야기를 들으니 무엇이 부족했는지 느껴졌다. 이재철 목사님처럼 이 목사님도 정말 깐깐하게 모든걸 오픈하고 매우 의도적인 (intentional) 목회를 하셨는데, 이건 마치 스타트업 경영공식처럼 아주 깊이있는 insight를 가진 목회라고 느껴졌다. 멋있다 이사람. 그리고 나의 직분에 대해, 내게 허락된 섬김의 자리에 대해 더큰 책임감이 느껴졌고 더 기대를 품게 되었다.
9. 성경대로 비지니스 하기, P31
사실 이 책은 읽은지 꽤 됐는데 문득 소개한적이 없다는걸 발견했다. 잘 아는 형의 형수님이 추천해줘서 읽게 됐는데, 이런 류 (?)의 책들 (성공한 크리스천 기업인들의 이야기, 이삭토스트/이랜드 등등) 은 그냥 그렇게 고개 끄덕이며 슥 읽고 참 이런일들이 있었구나 나도 나중에 이런식의 간증들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정도의 느낌이었지 그 이상의 울림이 있지는 않아서 큰 기대는 없었다. 내가 이 사람의 팬이 된 것은 위 유투브를 포함, 다양한 강연 가운데에서 느껴진 그의 presence, 기품(?) 의 영향이 컸다. 이 선한 인상에서 부터 차분한 말 한마디 한마디 까지, 아 이 사람은 주의 신실한 종이고 성숙한 인격자구나. 같이 있고 싶고 시간 보내고 싶고힘들면 찾아가서 상담하고 싶고 왠지 가까이 하면 더 선해지고 더 기뻐질 것 같은 사람이구나 이런게 느껴졌다. 주중에는 경영을 하고 주말엔 목회를 한다는 것도, 한국에서 할일은 하되 또 강연이나 저술이나 그거에 올인하지 않고 본인의 자리로 돌아가는 절제 (?) 도 뽀대났다. 우리 하스 형님 멋있다. 마지막으로 잠언 31장을 적용한 것이 참 신선했다. 내게는 내 아내가 항상 묵상하고 닮고 싶어하는 구절로 친숙했지 내가 “현숙한 여인” 이라는 제목을 가진 그 장에 감정이입이 될 것이라곤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 결국 주님앞에선 우린 신부라는 그 접근이 참 신선하고 좋았다. 나중에 내가 무언가를 만들고 근간을 세울기회가 있다면 난 성경의 어떤데서 영감을 얻을까. 지금 머릿속에 생각나는 구절은 고린도전서 11:30, 베드로후서 1:5-8 이런 것들인데 we will see.
10. 기타 잡생각들
1) AI – Human might be God’s AI project
난 AI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그나마 A16Z 의 이 영상을 보니 대략적 개념은 이해가 가더라. 핵심개념가운데 재밌었던건 아주 조금만 그 방향이 달라도 끝없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하면 그 차이가 무한대로 커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수학적으로 생각하면 이해되는 개념이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는것 자체가, 인간은 신의 AI 프로젝트가 아니었을까. 우리가 기계에 대해 생각하는 것처럼, 신도 인간을 만들고 AI를 (이 경우 자유의지) 를 부여한거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AI처럼 인간도 계속 진화한다. 어떤 문명/문화권에서는 성적/도덕적 타락이 정도를 벗어나기도 하고 성경에서는 소돔과 고모라의 심판이 나온다. 하나님의 AI project에는 파워 오프 스위치가 있는게 아닐까? 자유의지로 계속 머신러닝을 돌리되 이게 아니다 싶으면 아예 장치를 끄는 제어장치를 만들어 놓은. 허허허 별생각을 다한다.
2) 호흡/기도/명상. 이 재미있는 관계들
전에 신앙생기기 전에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이 동네에서 유행하고 있는 TM을 한적이 있다. 돈도 꽤 냈고 그래서 난 멤버다 하하. 오프라윈프리도 한다더랬지. 해보니 참 좋긴 했다 머리도 비워지고 무엇보다 스트레스가 많이 주는게 느껴졌다. 중요한 의사결정전에 하면 좋겠더라. 그러다가 신앙이 생기고 기도라는걸 해보니 기도의 호흡법은 정말 너무 다른것 같더라. 다른사람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난 기도가 잘되고 성령이 느껴지면 주체할 수 없는 울음이 난다. 숨을 잘 쉴수가 없을정도로 숨이 막히고 호흡은 당연히 가빠진다. 그러다가 그게 끝나고 기도할때는 내가 어떤 호흡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 그런걸 신경쓰고 있을 여력도 없고 끝나고 나면 기억도 안난다. 그래도 명상에서 했던 것과는 많이 다른듯. 호흡/기도/명상. 이건 왠지 평생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연구해보게 될 것 같다. 재밌는 분야.
안녕하세요 ㅎㅎ 신입생 때부터 산님 블로그 방문해서 늘 좋은 글 읽고 갔습니당 ㅎㅎ 저도 산님처럼 블로그하면서 삶을 기록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블로그 시작하게 되었어요! 제게 motivation 을 주시는 존재입니다 ㅎㅎ 앞으로도 글 많이 많이 올려주세요 !!
제가 이 글 이제봤네요 죄송해요. Alice님 블로그 주소도 알려주세요 가서 보고 싶네요 ^^ 화이팅입니다 감사해요
Pingback: 2018년을 맞으며, 만 35살 생일에 붙여… | San's playground
Pingback: San’s Book recommendation | San's di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