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cidental Superpower (다가올 미국패권과 국제 분열의 시대)

이 글은 흠모해 마지않는 Mark Suster 형님의 강력한 추천 (관련글) 으로 읽게 된 the Accidental Superpower란 책에 대한 감상문이자, 이를 바탕으로 한국이 당면한 큰 두가지 위기를 소개한 글이다. 인류 역사의 흐름을 몇가지 축으로 설명하는 책들은 하나같이 너무나 fascinating 하다. 유대인이야기 란 책이 그랬고, 사피엔스도 그런 부분이 있었다. 다들 설득력 있는 논리들을 닮고 있었지만 이 책이 제시하는 지리/지정학(Geography), 인구 (Demographic) 같은 축들은 너무나 직관적이어서 반박하기가 참 쉽지 않다. 한국에 번역본이 없는것 같은데 나라도 나서서 번역하고 싶을정도로 멋진 책이었다. Audiobook 으로 듣고 너무 좋아서 직접 사서 밑줄긋고 소장하는 리스트에 하나 추가됨. 자신있게 권한다.

——————————–

1. 요약 (Executive Summary)

요약은 이렇다. 앞으로 30여년 동안, 미국은 더욱더 절대 유일무이의 글로벌 수퍼파워로 자리매김 할 것이며, 전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되고 에너지난이 생길것이다. 미국에 의한 글로벌 자유무역, 안전한 에너지 공급에 의존하는 시대가 가고, 고령화에 의한 재정적자와 저소비/경기장기불황 시대가 오면 세계에 수많은 혼란이 올 것이다. 한바탕 혼란이 오고 미국의 개입이 다시필요해지면 미국은 다시 국제사회로 나설것이고 국제사회는 또다른 체제로 개편될 것이다.

한국에 주는 메세지? 우리나라가 당면한 고령화의 문제를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그리고 다가올 미국의 자국이익 우선주의와 충분히 가능한 미군철수라는 시나리오에서 한국은 일본, 중국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어떻게 꾸준한 에너지원을 확보해야 할 것인가. 국가적으로 고민해야 될 이슈가 아닐 수 없다.

너무 거대한 담론들이고 지금 내 본업도 아니고 이거에 대한 전문가도 아니고 연구할 시간도 없어서 이 포스팅은 책 내용을 소개하고 주요 시사점을 전달하는것으로 갈음한다. 그래프도 많고 내용이 워낙 많아서 아래 담아보려고 했는데 잘 읽힐지 모르겠다. 꼭 책으로 직접 읽어보시길. 주위 지인들에게 널리 널리 권하고 싶은 책이다. 궁금했던 것들이 이 책을 읽으니 많이 해결됐다. 왜 독일은 그렇게 빨리 전쟁을 두번이나 일으킬 수 있었을까? 왜 미국이 갑자기 국제무대에서 절대 강국으로 등장했던 거지? 중국은 왜이렇게 지금 돈이 많은 걸까? 지금 시중에 돈이 왜이렇게 많이 풀려있고 이자율은 왜이렇게 낮은거지? 언젠가 이 실리콘밸리 집값도 떨어질까? 이자율은 높아지려나? 벤처에 돈이 줄어들려나? 이런 것들…무엇보다도 중국의 자본시장이 너무나 큰 폭탄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인상깊었고 미국이 가진 지정학적 조건이 에너지까지 가지면서 이건 불공평해도 너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쩌리. 우리는 에너지도 없고 싱가폴/일부 유럽국가 처럼 작은 인구로 금융/무역의 전략적 요충지로 살아남을수 있는 국가도 아니다. 우리가 가진것은 똑똑하고 열정많고 욕심많은 우수한 사람 뿐이다 (그리고 기술력). 어떻게 살릴 것인가.

눈에 보이는 미래는 대비할 수 있다. 대비하기에 너무 어려운 문제들이지만 대비하지 못했을때 우리는 식민지배도, 동족상잔의 전쟁도 경험했다. 이제는 같이 머리를 맡댈 때이다. 과거사를 바로잡으면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한다.

 

2. The Accidental Super Power

비디오를 원하시는 분은 아래 비디오를 보면 책 내용을 대부분 이해하실 수 있다.

1) The World We Think We Know

이 책의 첫 몇 챕터는, 인류와 국가의 발전에 있어서 지리학적 입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계속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입지의 전략적 중요성은 시대의 기술발전과 니즈에 따라서 조금씩 변화한다.

이집트의 나일강, 지리적 입지와 인구분포를 보면 강과 환경의 중요성을 잘 알수 있다

가. 강과 바다

  • 물은 육지에 비해서 이동하는데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의 몇십분의 일밖에 들지 않는다. 경작에 용이한것 뿐만 아니라 재화와 서비스의 이동이 용이해서 구성원이 서로 교류하고 하나의 정치적 연합을 형성하는데 물, 특히나 강의 존재는 필수적이었다. 그래서 인류의 주요 도시들은 다 강 주위에 위치하고 있다. 나일강을 중심으로 최초의 문명이 꽃피었고, 외부로부터 철저히 차단시키는 이집트의 국경지역 자연환경덕에 외부의 침입없이 오래 유지될 수 있었다.

나. 기술발전에 따른 세계 강국의 변화 – 오스만투르크 -> 포르투칼/스페인 -> 영국/독일

  • 오스만 투르크가 중세시대 유럽의 강자였던 것은 실크로드에 기인한 면이 크다. 후츠/소금 등 향신료를 들여오는데 실크로드 밖에 방법이 없었고 오스만 투르크가 가진 전략적 위치로 경제적으로 번영했다. 이를 바꾼것이 Deep water navigation 기술
  • 포르투칼/스페인: Deep water navigation 기술 (나침반 등) 과 함께 유럽 서방의 끝이 었던 포르투갈/스페인이 아시아 등과의 교역의 신 중심지로 등장하고 세계의 패권국가로 등장하게 된다.
  • 영국: 산업혁명은 economy of scale을 가능케 할 수 있는 자본과 시장을 필요로 한다. 제국주의가 만연하게 된 것도 이 둘을 다 확보하기 위함이다. 어느 국가가 국가 방위에 큰 돈을 쓰지 않아도 되면 자본 축적에 용이하다. (Cost of capital이 낮다). 영국도 섬나라라는 이점을 바탕으로 자본을 축적하고 식민지 건설을 통해 자본과 시장을 동시에 획득한다.
  • 독일: 독일은 유럽에서 가장 넓은 전략적 지형과 강들을 보유하고 있다. 산업혁명이 제대로 일어났을때 전세계적으로 가장 빨리 많은 수의 근대적 대학교와 리서치 랩을 만든것도, 이를 지역정부와 연계한 것도, 그 누구보다도 빠른 속도로 전 지역에서 산업혁명을 일으킨 것도도, 다 독일이었다. 사방이 적들에 둘러쌓여 있고 대서양을 직접 접하지 못한 어려움으로 통일되지 못하고 숨죽이고 있던 독일이 1/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강국으로 순식간에 변신한것은 다 이런 지리학적 입지 때문이다. 독일은 지리학적으로 평생, 언제나 유럽 대륙의 강자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산업혁명 같이 독일의 지리학적 이점을 살릴 수 있는 기술이 있는 시대에서. 아하 이게 독일이 가진 미스테리구나 이래서 계속 그렇게 빨리 몇번 전쟁에서 지고도 유럽의 강자가 될 수 있었던 거구나)

2) US – the accidental superpower

미국은 지리학적으로 가장 천혜의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미시시피 강이 미국 전역을 관통하고 있어서 자본을 축적하고 하나의 독립된 국가체제를 유지하기가 너무나 용이하다. 외세의 침략위험도 거의 없어서 Capital을 축적할 이유도 별로 없다, 즉 Cost of capital이 독보적으로 낮다. 대서양/태평양을 동시에 장악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 뿐이다. 2차세계대전 전부터 미국의 등장은 예정되어 있었다. 미국은 자본과 시장 모두가 풍부하고 사회적 인프라스트럭쳐가 굳이 필요 없는 환경적 이점으로 산업혁명을 그 누구보다도 성공적으로 일구어 냈다. 지난 150여년 동안 매 십년마다 꾸준히 한번도 빠짐없이 발전해온 국가는 미국뿐이다. 아래 작가의 표현을 직접 소개.

Far lowest development costs and a complete lack of local strategic threats put drastically lower pressure upon the capital. Simply put, Americans have the world’s highest capital base, yet among the lowest need for the capital.

The characteristics of North American topography grant the Americans nearly endless capital, bottomless markets, low defense costs, and easy routes of power projection.

미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긴 서로 연결된 강과 물길을 보유하고 있다.

3) Brenton Woods 체제의 대두

사실상 20세기 들어서면서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위치는 계속 강화되어 가다가 2차대전 이후에는 사실상 절대강국으로 등극한다.

  • 2차대전중 독일은 인구의 11% (7백만), 러시아는 15% (26백만) 을 잃지만 미국은 약 2.5% 수준인 42만명을 잃었다.
  • 2차대전 끝나는 시점에 미군은 전세계 수많은 전략적 위치에 (영국, 서독,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에 거점이 있었다.
  • 미국외에 대량 산업 시설이 남아 있는 곳이 많지 않았다.
  • 전세계의 생산, 소비시설이 상당부분 망가졌고 제국주의 군대도 사라졌다.
  • 미국이 대양을 지배했다. 1939년도에 미국은 총 400여대가 안되는 해정을 보유했지만 2차대전이 끝나는 시점에는 6800여대의 해정과 1000대가 넘는 잠수함/지상함을 보유했다. 거의 전세계 유일무이한 초강 해군이었다.

소련과의 냉전체제에서 미국이 구사한 전략은 다양한 동맹국을 보유하여 꼭 군대를 주둔하지 않고도 실질적으로 세계 정치 지형을 장악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미국중심의 국제질서를 대표하는 것이 ‘브렌튼우드’ 체제 (위키피디아이며 크게 세가지로 요약된다.

  1. 미국시장의 개방 (거대한 미국 소비시장) 
  2. 모든 무역에 대한 보호 (각국이 자국의 해군 없이도 안전하게 재화의 수출입이 가능해짐)
  3. 동맹국에 대한 군사적 보호 (한국 전쟁/베트남 전쟁이 대표적인 예) 

일본, 한국, 중국, 대만 등 전후 주요국가의 경제의 성장은 다 이 브렌튼우드에 기이한다. 일본/독일의 경우 패전국이 지만 미국은 안전을 보장하고 시장을 개방했다.  한국, 대만 등에는 아예 군대를 주둔하며 지역정세를 안정시키고 시장을 개방했다. 중국은 세계의 생산기지로서 자유무역의 혜택을 톡톡히 봤다.

4) Brenton Woods 의  종말

처음부터 브렌튼우드 체제는 미국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는 선택이었다기 보다는 냉전체제 등 국제정치적 역학관계에 의거한 체제였다. 미국은 처음부터, 그리고 여전히 전체 경제의 10% 수준만을 대외경제에 의존하고 있는 대외의존율이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국가중 하나이다. 이제 미국은 브렌튼우드 체제를 유지할 경제적 이윤과 동기가 거의 없어지고 있다. 그 가장큰 이유는 미국이 energy independence를 확보하게 된 것. 미국에서 2000년대 들어 급속하게 발전한 Shale oil 을 이용하여 자국의 에너지 독립을 이루어 가고 있다. 이런 쉐일 혁명은 계속될 것이며 전세계 중 미국을 제외하곤 그 어느 국가도 쉐일 혁명을 이어갈만한 환경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경제적 유인이 없어지자 미국은 자유무역에서 계속해서 발을 빼고 있고 미국외 전세계에 주둔하는 미군 규모도 2차대전 전 수준으로 줄였다.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고 국제 정치/역학은 브렌튼우드 이후 체제를 향해 갈 것이다. 그 체제에서는 지금껏 너무도 자연히 여겨졌던 안전한 국제 자유무역이 더이상 자연스럽게 되지 않을 것이다. 

미국 오일 생산량 추이

5) Demographic Roller Coaster and coming international disorder

브렌튼우드의 종말 (보호무역주의 대두, 에너지란) 만큼이나 심각한 새 이슈는 고령화이다. 전세계적으로 거의 모든 선진국에서 전후 베이비 부머 시대가 은퇴할 날이 멀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나이에 따라 세가지 단계로 구분된다.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 장년기가 청년기와 노년기를 먹여살리는 구조인데 (세금을 내고 저금을 하고) 지금은 베이비부머 세대에 의해 장년기가 상대적으로 가장 많지만 조만간 적어도 30년 이상의 노년기 과다 시대가 오게 된다.

  • 시중 유동성이 줄어듬. 이자율이 상승 (각종 모기지, 대출, 투자 등 모든 부분에서 자금이 경색됨) 
  • 소비 둔화

2015/2030년 선진국 인구구조 전망

여기에 더해 에너지 전쟁이 시작될 위험을 저자는 경고한다. 미국이 경찰국가 역할을 서서히 줄일 경우 원래부터 지정학적으로, 그리고 지역 역학상 불안정한 걸프지역의 국가들 (사우디, 이란 등)에서 전쟁과 국소적인 다툼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특히나 에너지 생산의 대다수를 걸프지역 원유에 의존하고 있는 동아시아 국가들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래 그래프를보면 2020년부터 아시아로의 오일 수출량이 얼마나 줄어들 것인지 알 수 있다.

07->15->20년 전세계 Oil 수출 추이

6) China

수많은 국가 이야기가 있지만 가장 관심있었던 중국의 예만 소개한다. 작가는 중국이 몇년안에 아주 심각한 정치경제사회적 이슈를 겪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아래 세가지 이유에 근거한다.

가. Financial system

지금 전세계는 중국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Chinese capital 이 전세계를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최근에 중국의 자동차 재벌 Geely 가 $9B 의 Cash로 다임러 크라이슬러의 10%의 지분을 확보하기도 했고 (관련기사), 알리페이의 Ant financial이 우버 이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valuation이 높은 private 회사로 등극하기도 했다. The list goes on and on. 너무 궁금했다. 도대체 이 돈이 다 어디서 온건가? 중국의 자본시장이 도대체 어떻길래 돈이 그렇게 많을까? 이 책을 읽으니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아래 그래프에서 주황색과 붉은색은 투자 주도형 성장을 보여준다 (Investment > Consumption + Export). 파란색은 수출주도형 성장, 초록색은 소비나 수출주도 성장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이 그래프를 보면 중국의 성장을 견인되어 온 것은 투자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자금이 다 어디에서 왔을까?

중국 경제발전 유형별 분포추이

아래 그래프는 중국의 총 대출 추이이다. 기본적으로 중국에서 개인이 돈을 투자할 수 있는 곳이 상당히 제한되어 있기에 대부분의 돈이 저금된다. 저금된 돈은 국가가 강력히 통제하는 은행 시스템 하에서 아주 저리에 산업발전을 위해서 대출되고, 정부가 이를 보증함으로써 시중에 돈이 풀리게 된다. 중국에 시중에 돈이 얼마나 풀려 있는지 보면 대략 $5조 달러라고 한다. $8조 달러 규모의 경제에서 이정도의 돈이 풀려 있다는 것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보다 훨씬 심각한 버블이 있음을 경고한다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결국 지금 중국은 정부의 시장개입으로 약간의 실물자산 위에 엄청난 금융자산을 불려서 그 돈으로 성장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역사가 증명했듯이 결국 중요한 것은 시장성 (profitability)이고 건전한 수익에 의거한 (positive rate of return on capital) 성장이지 과도한 자본시장 leverage에 의거한 경제는 결국 지속될 수 없다.

중국의 총 대출 추이

나. Demography

중국은 산아제한, one child policy에 의해서 세계에서 거의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 되고 있다. (사실 슬프게도 한국이 조금 더 빠르다고 한다.) 중국의 인구구조는 이미 개도국이라기 보단 선진국의 모습을 띠고 있고 앞으로 10~20년 후에는 지금의 일본처럼 활력은 잃은 경제가 되고 말 것이다.

중국 인구추이 (2015/2040년)

다. 미국 및 글로벌 시장에의 과도한 의존

보호무역에 의해서 미국시장으로의 수출에 제약이 걸리고 수많은 원자재 수입이 어려워지면 중국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오게 된다. 또 중국의 바닷길의 대부분은 미국 우방 세력에 의해 둘러쌓여 있다. 새로운 체제에서 중국이 헤게모니를 쥐고 해상을 장악하고 글로벌 무역을 하기에는 다양한 제약조건이 존재한다.

 

3. 한국에 미치는 시사점은?

1)경제 – 저출산 고령화 정부 적자의 늪.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다들 많이 들어서 머리로는 대충 알겠지만 아래 그래프는 진짜 끔찍하다. 한국의 노령화 속도는 전세계 최고이다. 세계 주요 선진국을 빠르게 추월하고 있고 2030년이 되면 일본 외에는 한국보다 평균연령이 높은 국가가 없을 정도이다.

세계 주요국 평균연령 전망

한국 인구 그래프, 가장 비중이 높은 40-55세 세대가 곧 은퇴하면 일본과 같은 초고령화 시대가 올 것이 확실시된다

다양한 것이 문제겠지만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국가에 돈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내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에 근무할 당시 짧게나마 국가 재정을 들여다 봤을때 가장 놀라운 것은 의료비와 연금의 증가 속도였다. 간단한 모델로도 향후 얼마 지나지 않아 돈이 바닥나고 국가가 도저히 국민의 노후와 의료를 책임질 수 없다는게 뻔히 보였다. 아래 그래프는 국가 지출중 의무지출과 재량지출의 추이이다. 의무지출은 말그대로 계약에 의해서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연금, 의료비 등이고 재량지출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줄이거나 늘릴 수 있는 예산 지출이다. 가정경제도 은행빚, 카드빚이자로 의무지출 비중이 늘면 꼼짝할데가 없듯이 국가도 마찬가지이다. 아직 국가부채 비중이 선진국중에 상대적으로 낮아서 그나마 아직 빚좀 더 질수 있다고 볼수도 있지만 한국은 대외의존도가 너무 높아서 일본처럼 국가가 빚을 많이 져도 통화가치와 경제가 버틸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궁금해서 좀더 찾아봤는데 재밌는게 많았다. 지금 정부가 버틸 수 있는 것은 크게 두가지이다. 첫째, 세수의 75%를 차지하는 1. 소득관련 세금 (소득세/법인세)과 2. 소비관련 세금 (부가세)이 꾸준히 걷히고 있고 둘째, 국민연금 으로 대표되는 기금관련 수입이 지출을 훨씬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대가 끝나가는건 너무나 뻔히 보인다.

쉽게 설명해 보자면 이렇다. 나라살림도 개인살림과 별로 다를게 없다. 수입보다 지출이 계속 많아지면 감당할 수가 없다. 지금은 아직 아빠가 젋고 열심히 일해서 돈을 꾸준히 벌어오고 있다. 지금 우리집 (이하 국가수입을 우리집 수입이라고 해보자) 총 수입을 1000만원이라고 하면 그중 약 600만원은 세금으로 들어오고 400만원은 기금으로 들어온다. 600만원의 대부분은 세금으로 들어오는데 150만원정도가 국민들의 소득세, 150만원 정도가 기업의 소득세 (법인세)이다. 즉 기업이 건재하니 기업이 세금을 내고 기업에서 종사하는 임금근로자들이 세금을 내고 이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자영업자들도 세금을 낸다. 또 150만원은 소비세 (부가가치세)이다. 기업이 무너지면 실질적으로 600만원 중 대부분이 무너진다. 그럼 400만원은? 대부분은 국민연금이다. 즉 월에 꾸준이 꽂히는 돈이다. 문제는 아빠가 은퇴할 날이 얼마 안남았다는 거다. 아빠가 은퇴하게 되면 (즉 고령화로 인해 국민연금 수입보다 지출이 늘면) 400만원씩 들어오던 돈은 훨씬 줄어들고 나갈돈은 계속 늘어난다. 600만원도 언제까지 들어올지 알수가 없다. 이래저래 은퇴날짜는 다가오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부지출 비중 추이

2) 국제정치학적으로 – 보호무역과 에너지 난이 생길때 한국의 대책

다행인지(?) 위 책에서 한국은 대만과 함께 미국에게 비싼 우방이지만 전략적으로 우방으로 남을지는 지켜봐야 하는 국가로 분류되어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볼 수 있는것처럼 미국이 언제까지 한반도에 군대를 주둔하며 동아시아에 세금과 인력을 쏟을것이라는건 보장하기 어렵다. 한국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언제든지 커질 수 있는 환경에 있고, 대외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국가이다.

작가가 보는 Global Stability Map. 한국은 다행히 초록색 (현상유지) 으로 분류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중 하나는 어떻게 에너지원을 계속 확보할 것이냐이다. 아래 그래프에서 붉은색은 앞으로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작가가 전망한 원유 수급원이다. 한국의 소비량과 의존도는 일본과 중국 못지 않다. 난 에너지 전문가도 아니지만 이 그래프는 참 무섭다. 

About sanbaek

늦깍이 크리스천 (follower of Jesus), 우렁각시 민경이 남편, 하루하율하임이 아빠, 둘째 아들, 새누리교회 성도, 한국에서 30년 살고 지금은 실리콘밸리 거주중, 스타트업 업계 종사중. 좋아하는 것 - 부부싸움한것 나누기, 하루하율이민경이랑 놀기, 일벌리기 (바람잡기), 독서, 글쓰기, 운동, 여행 예배/기도/찬양, 그리고 가끔씩 춤추기. 만트라 - When I am weak, then I am strong. Give the world the best I've got.

6 comments

  1. Minhee Kim

    안녕하세요 증권사 직무 탐색을 위해 구글링하다 토요일에 우연히 산님의 블로그를 발견했어요
    정말 기다리고 찾던 보물섬! 과 같은 블로그에요

    한국 대학에서 배우지 못한
    폭 넓은 이야기들
    대학 강의들
    세상 이야기들을

    따뜻한 시각에서 글을 써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수많은 자료들 또한 감사해요
    미국에도 팟캐스트가 있을줄이야…

    현재 휴학하고 인턴을 하고 있어요
    당장 오늘부터 출퇴근길에 팟캐스트 들었고
    틈틈히 추천도서를 읽을 예정이에요

    물론 저희 학교(홍대)에도
    유명하시고 좋으신 경영 교수님도 많으시지만
    산님같은 분이
    교수님이였다면 정말 좋았을거 같아요

    앞으로도
    배울 게 많은 저같은 학생 구독자들을 위해
    꾸준한 글 부탁드려요 ㅎㅎ

    그럼 안녕히주무세요 (꾸벅)

    • 안녕하세요 민희씨,
      감사합니다 극찬이네요. 한국에 있는 대학생들이나 젊은이들과 많이 교류하고 싶은데 이런 응원과 커멘트가 정말 큰 힘이고 기쁨이 됩니다. 네 꾸준히 쓰고 나눠볼게요 읽고 재밌거나 좋은게 있으면 꼭 알려주세요. ^

  2. 이명로

    너무 좋은 내용을 잘 정리해 주셔서 공부 많이 하고 갑니다. 종종 백산님 글 읽었는데 오늘 처음 댓글 다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공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3. 이진혁

    어려운 내용 잘 정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공이 많이 들어간 결과물을 거저 먹은 셈이네요. 안타깝지만 지금 상황으로 보면 안정성지도의 녹색 한반도는 색깔이 바뀔것 같네요. 그리고 브렌튼우드는 오자이므로 브레튼우드(Bretton Woods)로 수정하시면 더 완전한 내용이 되겠습니다. 어쩌다 경제학을 전공한 바람에 삼십수년전에 배운 것을 아직 기억하고 있네요.

  4. Pingback: Goodbye 2018 and Welcome 2019 | San's diary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