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글은 참 쉽지 않은 글이다 쓰는 나에게도 그리고 이걸 읽게될 분들께도. 많이 망설였고, 지금도 망설여 지는 마음이 있지만, 무어라도 해야될것 같은 부담감으로, 나의 과거의 잘못과 지금까지의 방관을 참회하는 마음으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아주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그리고 분명히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소망으로 이 편지를 쓴다. 드릴것이라곤 내 부끄러운 고백뿐이지만, 나의 고백이 그 누군가의 가슴에 아주 작은 울림이라도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아래 맨 마지막 문단에 적었듯이 어떤 내면의 소리라도 있다면 이글을 공유해주시고 또 마음이 허락한다면 ‘#이제는말할때입니다’ 운동에 동참해주시기를 진심으로 부탁드린다.
대한민국의 남성분들께,
안녕하세요. 이번 N번방 사태에 부쳐서 대한민국 남성의 한 사람으로서, 동시대를 사는 대한민국의 남성분들께, 제 친구분들께, 제 이웃들께, 용기를 내어 사랑과 존경과 희망의 마음을 담아 이 편지를 드립니다.
먼저 간단히 제 소개를 드립니다. 저는 한국나이 38살에 막 세 아이의 아빠인 대한민국 남성입니다. 그리고 얼마전까지만 해도, 습관적인 인터넷 음란물 시청이나, 자극적인 사진을 인스타그램 등의 미디어를 통해 보는 유혹에 계속 빠져들고 있었던 사람입니다. 이렇게 제가 부끄러운 고백을 드리기 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여러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무방비로 잘못된 성문화에 노출됐습니다
여느 제 주위 친구들과 다름없이, 전 초등학교 고학년때 처음 음란물을 접했고, 중학교때 부터 상습적으로 이걸 보기 시작했습니다. 성적욕구가 불붙듯 끓어오르는 사춘기에 접한 음란물의 세계는 너무도 자극적이었고, 그 유혹에 빠져서 습관처럼 계속 음란물을 봐왔습니다. 학교나 세상에 나서면 남성으로서의 나의 위치가 늘 불안정한데, 인터넷 세계에선 늘 내가 원하는 자극을 찾을수 있다는것이 너무나 달콤했고, 그 유혹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성인이 되었습니다.
성인이 되어 제가 접한 사회는 이런것 – 다른 여성을 나의 성적 만족의 도구로 사용하는것 – 이 큰 잘못이라고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떤면에서 성을 즐기는게 자연스럽다고 가르쳐 줬습니다. 그래서 호기심반 유혹반으로 다양한 것들을 기회가 될때 큰 죄책감이나 부담감 없이 접해봤습니다.
이제와서 고백하건데 그것들이 아주 기분좋았던 경험은 아니었습니다. 가서 술먹고 뭔가 왁자지껄한 분위기안에 취하고 할때는 자극적이었지만, 끝나고 나면 그 찝찝함을 감출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큰 죄책감도 느끼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제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이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 저도 그러려니 여기게 됐던것 같습니다,
제가 배우고 접한 성은, 저로 하여금 성욕이 다른 모든 욕구와 마찬가지로 어떤식으로든 채워지면 된다고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마치 배고프면 밥을 먹는것처럼, 성욕이 생기면 어떤식으로든 그걸 해결하는게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성욕이 생기면 한번씩 인터넷으로 욕구를 풀고, 그러면 또 다른일에 집중하면서 정상의 삶으로 돌아오는게, 제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와서 용기를 내어 고백하건데 제게는 제가 성적으로 상대를 얼마나 만족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늘 있었습니다. 아마 인터넷 음란물을 접하며 나도 모르게 생긴 부담감과 비교가 있었던게 아닌가 합니다.
저는 미처 몰랐습니다. 이게 공짜가 아니란걸
이 모든것은 별것 아닌줄 알았습니다. 일부 이런 문화를 탐닉하는 사람에 비해서, 전 혼자서 인터넷 음란물은 볼지언정 그이상의 행동은 크게 좋아하지도 않고 거의 하지도 않으니 남보다 낫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인터넷 음란물을 보는 것도 언제든 끊어낼수 있다고 생각했고 전 정상적인 삶을 살고 가정을 꾸리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결혼을 준비하면서 저는 독한 마음을 먹고 인터넷 음란물을 제 삶에서 제거했습니다. 그렇게 몸과 마음을 준비해서 맞이한 결혼생활 처음에 경험한 성생활은 이제껏 제가 알던 것과 너무 달랐습니다. 더이상 성은 나의 만족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 아내의 사랑과 헌신앞에 상대방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도 사라졌습니다. 과거에 있었던 막연한 부담감이 사라지고, 사랑하는 아내와 대화하듯이, 대화하면서, 상대방을 위하고 하나됨을 경험하는 성은 기존에 제가 경험했던 그 무엇과도 달랐습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짝퉁 명품만 써보다가 진짜를 경험해본것, 늘 인터넷으로만 하와이 사진을 보다가 직접 하와이를 가본것 같은 느낌, 진짜를 확실히 알게된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과거의 중독은 여기서 끝나고 앞으로 꽃길만 남은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평온했던 기간도 잠시, 아내가 첫째애를 낳고 하면서 쉽지않은 상황이 찾아왔습니다. 저는 성적인 인티머시 – 하나됨을 원했지만 아내는 아이보느라, 변한 몸을 추스리느라, 힘들어 했습니다. 성적인 만족을 통해 삶의 수많은 스트레스를 푸는데 익숙했던 저는 어쩔줄 몰랐습니다. 그리고 관계를 원치 않는 아내가 괜히 밉기도 했고, 그런 스트레스와 미움이 제가 다시금 인터넷 음란물에 빠지게 하는 합리화가 됐습니다.
몇년을 참다가 다시 접한 인터넷 음란물은 더할나위 없이 달콤했습니다. 마침 아내도 잠자리 생각보다는 잠이 더 절실한 상태라 핑계거리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의 잘못된 성을 소비할수록, 현실의 성은 더 큰 ‘일’이 되었습니다. 표면적으론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분명 이건 저희 부부관계에, 그리고 저의 내면세계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아내 이외의 여성으로부터도 (그것이 인터넷이라 해도) 성적 만족을 얻을 때면, 아내를 표면적으로는 사랑할지언정, 제 가슴깊숙한 곳에서 나오는 로맨스의 사랑으로 대하지 못할때도 많았습니다. 제가 굳이 시도하지 않으니 성관계 횟수가 눈에띄게 줄었던 적도 있고, 아 이러다보면 그 말로만 듣던 ‘섹스리스’ 부부가 남의 일이 아닐수 있겠다는 경각심도 들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여성을 성적 상품으로 본 것은 제 머릿속에 잔상으로 남았고, 주위에서 접하는 보통 여자들도 나도모르게 그런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는 스스로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스스로에 놀랐고 맘에 들지 않았지만 제맘대로 잘 제어가 되지 않았습니다. 몇달씩 참다가도 한번씩 아내와의 관계가 멀어지거나 하면 스트레스 쌓이는 일이 생기면 다양한 내면의 핑계거리를 만들어가며 과거의 습관으로 돌아왔습니다. 막 태어나 자라나는 어린 딸을 보고, 사랑하는 아내의 잠든 모습을 볼때마다 내가 뭐하는 짓인지 스스로를 다독이고 마음을 강하게 먹으며 부끄럽지 않은 남자가 되고자 했지만 그건 참 쉽지않은 싸움이었습니다. 마치 몸속에 깊숙히 박힌 내장지방을 제거하는 것처럼, 20년 가까이 반복해온 습관을 빼는건 그다지도 어려웠습니다. 그 어떤 결단보다 더 힘들었고 더 많이 무너졌습니다.
그러던 차에 재작년부터 같은 중독에서 고생하다가 자유로워진 친구들을 알게되고 그들의 이야기와 격려에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실패해도 끝까지 믿어주며 위로해주고 사랑해준 분이 있어 그분의 따뜻한 보살핌과 격려 안에서 점점더 인터넷 음란물을 멀리할 수 있었고, 작년에서야 드디어 중독의 터널에서 해방되어 자유로워 지는것을 경험했습니다. 이제는 전처럼 아무생각 없이 인스타그램에서 다른 여자사진을 보고 있지도 않고, 아내나 딸 보기에 부끄럽지도 않고, 무엇보다 여기에 쏟았던 에너지와 시간을 더 제 주위를 사랑하는데에 쓸수 있어서 너무나 기쁘고 행복합니다. 지긋지긋했던 중독의 끝에서 어렵게 찾은 자유를 이제는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왜 굳이 이런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하냐고요? 제가 당신과 같은 평범한 대한민국 남자임을 고백하고 싶습니다. 의리라는 허울에 이끌려 유흥업소도 가보고, 어렸을때 접한 음란물을 결혼후까지 보고, 그러면서도 아주 멀쩡히 사회생활하고, 아주 멀쩡히 살았던 보통 대한민국 남자임을. 그리고 이게 저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 – 그것이 드러났든 드러나지 않았든 – 을 초래했는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음란물을 제 삶에서 끊어내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성을 가꾸어 가는게 이다지도 어렵고 힘들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N번방 사태와 나
대한민국 남성여러분, N번방 사태 어떻게 보셨는지요?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셨는지요? 아니면 조주빈에게 돌을 던지고 분노하셨는지요? 그렇지만 나는 이런 변태적인 것들은 보지도 가담하지도 않는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으셨는지요?
잠깐 화제를 돌려보겠습니다. 20세기 후반까지 계속된 남아공의 인종차별을 아시는지요? 백인들은 자신의 기득권이 뺏기는 걸 두려워 했습니다. 전 세계가 흑인 인권을 해방시켰지만 남아공의 백인들은 자기들의 사정은 다르다며, 과거와 비교해서는 흑인의 인권이 많이 나아졌다며 억지 합리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파타이로 감추어진 흑인들의 삶에 관심도 제대로 기울이지 않고 본인들의 삶을 살았습니다. 본인들의 기득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내면 깊숙히는 이게 잘못이란걸 알면서도 소극적으로 동참하거나 침묵했습니다. 아니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잘 몰랐거나,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았던 사람도 많았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성문화는 이런 사회적 부조리와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노예제도, 인종차별, 남녀차별 등 기득권 세력이 사회적 약자를 억압하고 관습과 제도로 옥죄멘 역사는 수없이 많습니다. 이런 사회적 부조리는 일부 이를 주도하고 선동하는 소수의 선동자들과 침묵이라는 이름으로 소극적으로 동조하거나 방관한 대다수의 대중에 의해 재생산되고 세습되어 왔습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대한민국의 성문화는 인종차별과 같이 더 제도화되어 있고 직접적인 계층탄압과는 다르다고. 하지만 관습과 문화란 이름으로 여성의 존엄성과 인권을 낮추고 여성의 이미지를 왜곡함으로써 여성을 억압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성문화는 분명 이런 사회적 부조리와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성문화가 여성에게 억압적이고 부조리함을 보여주는 지표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2020년기준, 한국은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성격차지수’(Gender Gap Index)’에서 조사국 153개국중 108위를 차지했고, 특히 경제활동 참여기회나 (127위), 정치적 권한 (79위) 에서 하위권을 기록했습니다1). 한국의 성매매시장규모가 세계 6위권이란 연구결과와2), 성인남성 두명중 한명이 성구매 경험이 있다고 답변한 설문도3) 있습니다. 비단 이런지표가 아니라도 강남역 인근 윤락업소를 찾으면 걸어갈 곳에 수십건의 검색결과가 나오는 현실, 버닝썬과 N번방 같은 사건이 매년 터지는 사회는 분명 다음세대에게 물려주기 부끄러운 감출수 없는 우리사회의 현주소일 것입니다.
또 이렇게 이야기할지 모릅니다. 나는 조주빈 같은 사람과는 다르다고. 나는 보통 사람일 뿐이라고. 맞습니다. 분명 법의 테두리를 넘어서 범법을 저지른 성 착취범과,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수준에서 성을 소비한 일반인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성범죄자에 대한 엄격한 법집행과, 처벌기준 강화와, 모든 관련된 법적 조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왜곡된 성문화에 침묵한 대중에게는 과연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나도 모르는 사이 이 잘못된 남성문화에 젖어들거나, 소극적으로 동조해 살고 있을때, 아니면 침묵해 왔을때, 우리는 이를 용인하고 재생산하고 있었던게 아닐지요? 그리고 이 삐뚤어진 성문화가 곪고 터져서 버닝썬 사태, 조주빈과 N번방 같은 일들이 발생한것이 아닐지요? 과연 엄격한 법집행 만으로 제2 제3의 N번방이 나오는 것을 막을수 있을지요?
대한민국의 눈물과 분노, 그리고 아픔
대한민국 남성여러분, 대한민국 여성의 눈물과 분노가 보이시는지요? 느껴지시는지요? 어떤 사람들은 소위 말해 ‘악에 받혀’ 있다고 느껴질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이들은 지쳐있고, 어떤 이들은 이제 무감각해져서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미투 운동이나 이런 일들이 일어날 때마다 기다렸다는듯이 무서운 칼을 빼들고 나오기도 합니다. 왜그럴까요? 너무나 오랫동안 고통받아 왔기에. 너무나 진저리 나기에. 이들의 분노는 이제 극에 달했습니다. 대한민국 여성은 이제 유훙업소에가고 음란물보고 성비하적 발언을 하거나, 그렇게 말은 안해도 그 문화에 젖어들어 있고 그렇게 생각하는 대한민국 남성들에게 진절머리를 치고 있습니다. 이들은 결혼을 거부하고 아이를 낳기를 거부하고 이런 남성문화로 대표되는 명절이나 전통적인 직장 회식을 몸서리치게 싫어합니다. 많은 여성들이 독을 품고 있습니다. 또 많은 여성들이 병들어 있습니다. 쉬운 돈을 벌기 위해 술집에 가는 여성도 있고, 자기의 외모에 자신감을 잃고 의기소침하여 살고 있는 여성도 있습니다.
우리의 아이들도 병들어 있습니다. 성을 상품화하고 여성을 성적 만족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문화에 어렸을때부터 젖어 들어서, 초중고등학교때부터 여성을 외모로 판단하고 점수매기고 놀리고 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혐오와 억울함과 지배욕을 배우고, 음란물을 통해 그걸 분출하며 키우고, 그러다가 제2 제3의 조주빈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요? 세상의 관점으로 자기의 겉모습을 보도록 주입받은 어린여학생들은 본인의 겉모습에 자신감을 잃고, 일부 청소년들은 스크린 앞에서 별다른 죄책감 없이 음란한 행동을 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이들이 본 대한민국 사회는, 기성세대는 어떤 모습일지요. 과연 우리 사회는 이런 중고등학생을 가르치고 인도할 수 있는 상황일지, 자라나는 세대에게 부끄러운 마음입니다.
이정도일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알았습니다
저는 미처 몰랐습니다. 한국의 성문화가 이다지도 병들어 있음을. 정상이 아님을. 저 개인에게도, 사회에도, 엄청난 비용을 치루고 댓가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위에서 말씀드린 제 부끄러운 경험 – 인터넷 음란물 중독이 제 결혼생활과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그걸 극복하는게 얼마자 어려웠는지 – 외에도, 세계 각국에서 자란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유독 한국의 젊은세대들이 본인의 겉모습에 극도로 신경을 쓰고, 자신이 없고, 표정이 다 매한가지인 것을 느꼈습니다. 부부간 성을 소중하게 가꾸어 가기 보다는 섹스리스가 되고 심지어는 그렇게 멀어진 부부관계로 이혼까지 이르는 것을 흔치않게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버닝썬 같은 사태부터, 25살 남성에 의해 자행된 N번방의 내용을 접하면서, 말할수 없는 안타까움과 슬픔과 무력함을 느꼈습니다. 이렇게까지 갈줄은 정말 미처 몰랐습니다.
우리의 소극적 동조는, 또는 침묵은 절대 공짜가 아니었습니다. 한국사회는 병들어 있고 한국의 가정은 신음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비방하는 글을 찾기 어렵지 않습니다. 한국의 출산율은 합계출산률 0.98 (2018년)4)로 세계에서 가장 낮습니다. 그리고 이런 병든 사회는 이 글을 읽는 우리 모두에게 부지불식간에 엄청난 비용과 아픔을 – 그것에 줄어든 출산율에 의한 경기 둔화와 같은 간접적인 방법이든, 아내와의 관계가 틀어지거나 명절때마다 너무 머리가 아프거나 직장에서 여자 동료나 직원을 대할때 편안히 대할수 없어 거리를 두게 되는 거든, 아니면 우리 자녀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문화에 더 깊이 빠져들고 희망을 잃고 자신의 겉모습에 자신감을 잃어 버리거나 음란물 중독에 빠져버리는 – 초래하고 있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되었습니다.
남들도 다 똑같은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세계각국에서 자란 친구들을 알게되면서, 그들중 상당수가 인터넷 음란물을 접하고 지금도 가끔 소비할 지언정, 대다수는 훨씬더 양성화된 성교육을 받고 성이 자연스운 문화권에서 자라면서 무엇이 아름다운 성이고 무엇이 왜곡된 성인지 구별하는 법을 어렸을때 부터 배웠음을 보았습니다. 유럽출신 친구들은 아이 출산 장면을 생생하게 봄으로서 – 동영상으로든, 동생출산시에는 형/누나를 꼭 참석 시켜서 – 성의 아름다운 부분, “생명인 성”을 접하고 인식하며 자란다는 것도 알게됐습니다. 대다수의 친구들은 여성이 나오는 유흥업소에 가보지도 않았고 그런 문화를 경험해본적도 없음을 보았습니다.
만약 우리가 제대로된 성교육을 받고, 무엇이 아름다운 성이고 무엇이 삐뚤어진 성인지 배웠더라면? 만약 우리가 처음 유흥업소를 갔을때, 그 행동이 매우 부끄러운 거라는걸 배웠다면? 사회의 리더서부터 솔선수범하고 존경스런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전 알게되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태어난 사람들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렇게 익숙해지고 길들여진 것입니다. 우리는 침묵의 방관자나 소극적 동조자가 되기 전에, 은연중에 이 잘못된 문화에 속수무책으로 젖어들고 이걸 끊어낼 기회를 잡지 못했던 것입니다.
다음 시대의 성문화
저는 절대로 지금 정죄를 하고자 하는게 아닙니다. 전 그럴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전 감정을 끌어올려 억지 주장을 피고자 하는것도 아닙니다. 버닝썬과 N번방과 수많은 성적범죄를 낳고 있는, 성상품화로 인해 인간소외를 부추기는 이시대의 성문화에 문제가 있지 않은가 하는 우리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자할 뿐입니다. 전 잘난척을 하거나 위선을 떨거나 오버를 하기 위해 이 편지를 쓰는 것이 아닙니다. 전 아무런 숨겨진 정치적 의도나 다른 의도가 없음을 고백합니다.
전 제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이 편지를 씁니다. N번방에서 많은 남성들이 환호하고 서로 경박하게 웃는 사이에 죽어간 여성들에게 가슴깊이 죄송한 마음으로, 무엇이라도 해야할 것 같은 형언할 수 없는 부담감에 이 편지를 씁니다. 그리고 저는 감히 이 잘못된 성문화에 침묵으로 동조하거나 방관한 많은 한국 남성분들도 이 시스템과 문화의 피해자일수 있다는 마음으로 이 편지를 씁니다. 불순한 의도로 만들어진 성상품에 길들여져 있는 사이, 가정이 흔들리고 점점더 갈곳없이 더욱더 이런 성상품에 빠져들어가고 있거나, 잘못된 것은 알지만 별다른 대안도 없어서 침묵하고 있는 동시대 남성분들의 아픔을 깊이 공감하며 눈물흘리고 손내미는 마음으로 편지를 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 사랑하고 소망하는 마음으로 이 편지를 드립니다. 안그래도 많이 힘드시죠? 경제도 어렵고, 사회도 혼란스럽고 이것저것으로 참 만만치 않은 시대를 지나고 있는 대한민국 남성들에게, 제 편지가 버거운 삶에 괜한 부담이 되고 껄끄러운 가시처럼 목에 걸리지 않을지 많이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만약 우리에게 이 혐오와 불신과 아픔의 고리를 끊는 열쇠가 있다면? 만약 우리의 작은 선언이, 작은 손길이, 작은 의지가, 많은 이들을 아프게 하고 죽음에 까지 이르게 한 이 문화를 송두리째 바꾸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회와 문화를 만드는 첫걸음이 된다면? 그래서 우리 남성들이 여성들을 감싸안고, 우리는 손자 손녀와 함께 부모님을 기쁘게 하고, 우리 다음 세대는 우리들의 이런 노력을 후대에 기린다면? 우리 어린 세대들이 우리의 이 각성으로 변화하고 그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줄 수 있다면?
저는 소망합니다. 우리 각자의 작은 각성과 결단이 모여서 사회의 아픔과 분노를 녹이는 시발점이 될것을. 대한민국 길거리에 유흥업소 간판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날이 올것을. 성추행적인 발언을 하는 남자들이 부끄러움이 무엇인지를 회복하는 날이 올것을. 대한민국 여성들이 본인의 겉모습에 완전히 자유로워져서 아이처럼 웃으며 때로는 재밌고 장난스런 표정을 인스타그램 맘껏 올리는 날이 오기를. 삐뚤어진 비지니스 접대문화가 사라지고, 가정이 회복되기를. 대한민국이 남녀 평등과 상호 인권을 존중하는 수많은 척도에서 세계에 모범을 보일수 있기를. 우리의 아이들이 건강하게 본인의 외면보다 내면을 더 돌보며 자라기를 소망합니다.
지금 세계는 전대미문의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전염병에 두려움에 떨며, 한국의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성공적인 대응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기생충과 BTS로 대표되는 한류에도 세계가 놀라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N번방 사태는 이번주 더 이코노미스트지 기사, 뉴욕타임즈 기사로 소개되기도 한 한국의 감출수 없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과연 우리는 세계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요? 지금이 기회입니다. 우리는 IMF도, 경제위기도 극복했습니다. 전세계에서 본적이 없는 금모으기 운동으로 세계를 놀라게도 했습니다. 이제는 싸움을 멈추고 이 잘못된 문화에 종식을 선언하는 모습으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며 또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할 때입니다.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저는 호소합니다. 촛불을 태극기를 들고 불의에 항거하는 대한민국 남성의 가슴에,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이란 두마리 토끼를 세계 최초로 민중의 힘으로 일궈낸 저력의 동포들에게 호소합니다. 잠자고 있는 양심을 깨우고 객관적인 눈으로 현상황을 다시 보기를. 어떻게 이지경까지 되었는지 깜짝 놀라기를. 이번 조주빈으로 대표되는 N번방 사태는 전태일의 분신자살, 4.19의거를 불러일으킨 김주열 학생의 시체가 마산 앞바다에 떠오른것, 세월호가 바다에 침몰한것, 촛불에 의한 하야를 일으킨 최순실 사건과 다르지 않습니다. 병들만큼 병든 잘못된 문화가 조주빈이란 괴물을, N번방이란 수치스러운 범죄를 낳았습니다. 지금 이 잘못된 문화를 우리세대에서 끊어내지 않으면 제2, 제3의 N번방은 계속되고 우리 자녀들이 자라나는 한국사회는 더욱더 뼛속까지 병들어 죽어갈 것입니다.
저는 초대합니다. 저는 도움을 요청합니다. 용기를 내어 주시기를. 저 혼자서는 할수 없지만 우리는 할수 있다고 믿습니다. 한꺼번에 이 모든것을 해결할수는 없겠지만 때론 엄청난 일들의 시작은 작은 결단에서, 작은 선언에서 비롯되었음을 봅니다. 여성을 착취하고 성적 대상으로 만드는 아동 청소년 음란물을 비롯, 불법 음성 음란물과 여성을 돈을 주고 소비하는 성문화의 실체를 이제는 드러내고 인지하고 이야기할때가 아닌가 합니다.
남녀를 갈라 정죄하자는게 절대 아닙니다. 특정 제도를 도입하자고 (성매매 특별법과 같은) 주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어떤 제도가 더 실효성이 있는지는 제가 많이 고민해본 부분도 아니고 이 글의 취지가 아닙니다. 성 상품화로 인한 인간소외 현상을 직시하고, 우리 모두와 후속세대가 더 건강한 사회를 누릴 수 있게 노력하자는 것입니다. 우리 각자의 이야기를 꺼내고 이야기를 해보자는 것입니다. 어둠이 빛에 나오면 사라지듯이, 숨기고 애써 외면해온 우리사회의 치부도 드러내놓고 함께 이야기하고 고민할때 건강한 문화로 탈바꿈할 것을 믿습니다.
이글을 읽는 남성분 모두를 ‘#이제는말할때입니다’ 운동으로 초대하고 싶습니다. 이글이 작은 울림이라도 되었다면 그리고 이글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 – 인간소외를 낳고 있는 한국사회의 성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 에 공감하시면 이 글을 공유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가능하시다면 #이제는말할때입니다 함께 미처 몰랐던, 새롭게 알게된 또는 그간은 공유하기 어려웠던 여러분의 이야기를 나눠주세요. 그 어떤 이야기든 좋습니다. (아래 사례를 몇개 담았습니다) 그리고, 이 챌린지를 여러분 주위의 친구분, 지인 남성분께 쉐어해주세요. 사랑과 진정어린 마음을 담아, 한명이라도 태그하고 ‘#이제는말할때입니다 운동에 참여를 독려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혹시 이 주제에 대해 더 이야기하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 언제든 san.baek@gmail.com으로 이메일 부탁드리겠습니다. 긴 호흡과 장기적인 시야를 가지고 많은 분들이 힘을 모아 하나씩 할수 있는 것들을 해나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소망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랑과 희망의 마음을 담아 이 글을 마칩니다.
이글을 쓰자 하루도 되지 않아 많은 분들이 공유해주시고 동참해주셔서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하지만 워낙에 민감한 주제이고, 나의 지혜와 헤아림이 부족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여러분들께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offend한 경우도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나의 부끄러운 고백을 자각, 공감과 연대를 위한 희망의 에너지로 더 진화시켜 주신 분들의 메세지와, 몇가지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 부족했던 부분을 정정하려 한다.
1. 이 글에 오펜드(Offend) 되시거나 동의하기 어렵다는 분들의 의견 및 나의 생각 및 답변
먼저 몇몇 여성분들이, 이 글에 대해서 1) 마치 가해자를 용서하라는 것 처럼 들려서 매우 불편하다 2) 이런 접근법은 현실적이지 않다. 지금은 당장 썩은가지를 잘라내고 절대 대충 넘어가서는 안된다 3) 특히 #미처몰랐습니다 와 같이 마치 이 모든것을 몰랐다는 걸로 치부하려는 듯한 운동은 매우 공격적이고 기만적이다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이거에 대해서 먼저 무엇보다도, 안그래도 아프고 병들고 분노한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한것 같아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짧게만 내 생각을 나누고 아래 한 페이스북 댓글에 대한 나의 답변으로 이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전하고자 한다. 1) 가해자를 용서하자거나 2) 법적 처벌이 아닌 각성운동만 하자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용서는 사회나 남이 아니라 피해자만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것이라고 생각하고, 그걸 은근히 종용할 마음도 전혀 아니다. 특히 N번방과 같은 범죄에 대한 강력한 법집행, 제도적 보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3) 이게 훨씬더 어려운 부분인데, 사실 이부분은 할말이 많지 않다. 원래는 남성의 각성운동을 촉구하는 #미투 운동을 계획했으나 아래 소개한 이유로 #몰랐습니다를 시도했는데, 이게 최선이 아닐수도 있고, 기만적으로 – 변명과 면책의 naming으로 – 보일수도 있다는 것에 백분 인정한다. 그래서 다시 #이제는말할때입니 운동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제 글이 본의 아니게 A님 마음을 불편하고 offend한 부분이 있는것 같아서 죄송스러운 마음을 담아서 이렇게 몇마디 남겨봅니다. 1. 첫째 – 용서는 피해자가 가해자한테 할 수 있는 행위. 제가 누구를 용서하고 말고할 부분이 전혀 없고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침묵의 동조자, 방관자로서 용서를 비는 대상일테니까요 2. 둘째 – 제 편지의 대상이 대한민국의 남성 이라는 모두를 포괄하는 용어로 이야기했지만, 실제 대상은 침묵으로 동조하거나 방관한 대다수 군중이지, 선을 넘고 범법을 저지른 가해자는 아니습니다. 3. 범법자를 용서할지 – 일단 이건 첫째, 아동과 청소년 성범죄는 사회에 있는 다양한 해악중 극히 높은 수준에 속한다고 생각하고 그에 마땅한 처벌과 결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사회가 그에 매우 부족하다는 것도 인지하고요. 법은 법의 역할을 해야하고, 법적인 용서나 관용이나 정상참작의 여지는 이런 경우 적어도 제가보기엔 찾아보기 어려울것 같습니다. 둘째, 용서는 피해자만이 가해자에게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행위라고 생각하고, 강요할수 있는게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회가 용서를 강요한다면 그건 정말 피해자의 가슴에 다시한번 못박는 파렴치한 짓이겠지요 4. 마지막으로, 이게 가장 어려운 이야기인데, 그럼 침묵의 동조자 중에서 개인적으로 합법적인 성인물을 보는것을 넘어, 여성을 착취하고 억압하는 사회적으로 허용 불가능한 음란물을 소비했거나 소비하는 사람, 또는 윤락업소에 다닌 다니고 있는 남성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사실 제가 처음에 쓴 글은 훨씬 더 용서를 비는 입장이었고 (저의 잘못에 대해), 그리고 이런 문화를 재생산하고 있는 남성들께도 훨씬 더 강하게 회개를 촉구하는 글이었습니다. 얼마든지 정의가 회복되어야 하고, 벌을 받는게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주장하시는 거라면 정말 할말이 없고요. 다만 제가 굳이 이 글의 수위를 많이 낮춰서, #미처몰랐습니다 같은 운동을 하자고 까지 나오게 된 것은 (그것이 마치 몰랐으니까 괜찮지 않냐, 이 모든 것을 몰랐다는 이름으로 면피하려 하는것 같이 비춰질수 있어 많은 여성을 offend할 수 있다는걸 걱정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많은 남성들께 인식의 전환을 유도하고 손을 내밀수 있는가 하는 고민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정의의 회복이 이다지도 잘 안되는 것은 , 많은 기득권들이, 부끄러움을 잃어버렸기 때문이기도 하고, 불편한 진실을 대면하고 부끄러움을 회복할 수 있는 손길(?)을 못잡았기 때문일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참 껄끄럽고 불편한 이야기지만, 역사를 보더라도, 그리고 정말 부끄럽게도 제 내면을 보더라도, 마땅히 양심을 깨우고 부조리에 분노해야할만 사안에도, 그 부조리의 피해 반대편에 있었던 사람들을 이것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굳이 인지하려는 에너지를 쓰지 않거나, 다른데 관심이 뺏겨 마땅히 쏟아야할 관심을 안쏟고 살아가는 경우가 너무나 많았던것 같아서요. 이 침묵하고 잠자고 있는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들을 끌어내려면 어떻게든 조금더 문턱을 낮춰줘야하지 않을까 고민됐습니다. 마치 햇님과 북풍의 비유에서, 북풍은 나그네의 코트를 더 여미게 만들었지만, 햇님은 아무 힘도 쓰지 않고 나그네의 외투를 벝겼듯이, 마치 성매매특별법 만들어 단속하면 될 것 같은데 이런것들이 속터지게도 단속도 안되고 계속 음성화되어 더 흉흉하듯이, 결국 이게 끄집어내져서 이야기 되지 않으면 계속 다양하게 음성화되어 더 삐뚤어질 수 있고, 침묵하는 대중을 끄집어내려면 잘못했다는 손가락질이나 잘못을 고백하라는 촉구보다, 마음을 움직이고 용기를 내어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고 그 다음에 이런것들을 공론화하면서 그 다음단계로 가면 어떨가 생각했습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자면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위한 고민에서 나온 naming이지, 변명이나 면책으로서의 ‘미처 몰랐습니다’ 는 정말이지 아닙니다. 제가 소망했던 부분은 남성들이 자발적으로 양심의 소리에 자각하고 너무 늦었고 너무 부족하지만 그래도 한발자국이라도 내미는것이 었고 – 물론 제도적인 처벌, 엄격한 법집행은 말씀드렸듯이 당연하고 매우 시급하고요 이것을 위해서도 더 awareness를 높여보고자 했고 – 이런 고백들이 조금이나마 계속 나오고 있는 것에 참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게 훨씬 더 많아지고 커지길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다만 제 표현이나 naming이 변명/면책의 naming으로 느껴질수도 있다는점 충분히 동의합니다. 그래서 운동의 naming을 “이제는말할때입니다”로 바꿔보려 합니다.또 이걸 여성들에게 보여서 이러니까 공감해주고 용서해달라는 취지도 아닙니다. Again, 전 남성들에게 이 글을 드리고 싶었고, 여성 전체가 이 시스템의 피해자라는 점도 백분 공감합니다. 그리고 용서는 제가 사용한 단어도 사용할수 있는 단어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참 어렵고, 이런 저의 생각이 또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릴까봐 죄송스런 마음이 있습니다. 제 지혜와 헤아림이 많이 짧고, 제 생각이 맞지 않을수도 있음을 충분히 인지합니다. 다만 어떤 의도로 이렇게 된 것인지는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이 답변이 어떻게 느껴지시는지, 솔직히 알려주시면 제게도 많은 참고가 되겠습니다. 다시한번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려 죄송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일부 남성분들은, 이 글이 1) 남성 가해자, 여성 피해자로 성급하게 일반화 시키는 오류 위에 있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기도 했고 2) 선진국에도 포르노가, (어떤 나라는) 성매매가 합법이고 활성화된건 어떻게 생각하냐, 도덕주의적인 것보다 현실적 문제가 해결되는것이 더 중요하지 않냐 이런 의견을 주시기도 했다.
이에 대해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1) 첫째, 난 남녀를 갈라 정죄하자는게 아니라, 성을 중심으로 한 인간소외 현상을 직시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것. 그리고 남성 가해자 – 여성 피해자의 구도에 대해선, 이건 남녀 입장을 바꿔나 보면 이해가 더 되지 않을까도 생각했다. 내가 대한민국 여성이라면 이 사회가 어떻게 느껴질까. 물론 남성 중에도 피해자가 있을수 있고 여성 중에도 일부는 이런 시스템을 악용하는 사례가 있을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그리고 객관적으로, 위에 소개한 예들과 지표들만 보더라도, 대한민국의 성문화에 여성을 상품화하고 그리하여 여성 인권을 낮추고 심지어는 유린하는 부분이 많은 것은 동의할수 있지 않냐고 묻고 싶다. 둘째, 대한민국 남성의 삶이 쉽다거나, 이런 시스템에 의해 남성들의 삶에 피해가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 위에 나열했듯이, 간접적으로든 (경제악화로), 배우자와의 관계가 틀어지거나 본인 자녀가 왜곡된 성의식을 가지며 자라는 것에 의한 좀더 직접적인 피해든, 잘못된 성문화와 성을 상품화하는 성산업에 의한 피해는 우리 모두에게 그게 느껴지든 느껴지지 않든 이미 매우 심각하게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셋째, 이 문제 해결의 고리는 남성들에게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지불식간에 계승되고 재사회화 되어온 잘못된 고리를 끊으려면, 그 부조리에 직접적으로 당한 피해자가 먼저 연대와 화해의 손을 내미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그래서 남성분들께 편지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2) 둘째 질문은, 난 모든 성인물이 나쁘다고 하는 것도, 성매매에 대해 어떻게 제도적으로 접근할지를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성을 상품화하고 인간을 소외하는 컨텐츠나 문화들이, 이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는 거대한 산업과 구조가,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는 것을 이제는 인지하고, 그걸 끄집어내서 이야기해보자는 것이다. 성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성인물은 절대 내가 이야기하는 대상이 아니다. 그리고 제도적인 접근도 이글의 취지가 아니다. 난 성매매 합법화가 더 현실적인 대안일지, 어떻게 법과 제도로 이걸 풀지 충분히 알지 못한다. 제도적 접근도 당연히 필요하지만, 사회적인 의식 각성과 공론화를 통해 이걸 충분히 끄집어내어 양성화 하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이 모든 선진국이나 국가에 비해 못하다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일본 같은 국가는 더 성이 음성적으로 갔다고 생각) 많은 국가가 많은 적어도 지금의 우리사회보다는 성을 양성화 했고 결과적으로 변태적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톨러런스나 나 일반적인 남성사회에서 묵인되고 통용되는 성 소비 문화가 우리나라보다 낮음을 주목한다.
2. 동참하고 힘을 보태주신 분들 (본인의 소셜미디어에 public으로 소개한 내용들이지만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으로 소개한다)
정말 많은 남성분이 어려운 고백을 해주시며 직접적으로 #미처몰랐습니다 운동에 동참해 주셨다. 몇개 소개하자면
저도 반성하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성의 인권을 살피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우리 사회 일부에 아직도 약자들을 착취하고 이용하는 구습이 남아있고 그 맥락에서 여성들의 인권도 종종 침해받아왔습니다. 이번 성착취 사건처럼 큰 계기가 생겼을 때 고치지 않는다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입니다. 사회의 가장 약한 구성원의 삶이 불안하고 보호받지 못 한다면 그런 사회를 선진국이라고 말할 리도 없고, 살기 좋은 곳이라고 말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이제는 세상에서 가장 늦게 변한다는 남자 어른들이 바뀔 차례입니다. #미처몰랐습니다
이건 정말 부끄러운 자기 고백입니다.
훨씬 이른 경로로 초등학교 때 조기 조숙한 친구에게 성에 대해 잘못 배우고 자라오며 이런저런 술문화들, 분명히 잘못된 남성 문화들을 사회 생활이라 여기며 생활해왔다. 별로 떳떳하지도 않고 깊이 생각해본 적도 없어 부끄럽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면 좋겠지만 그런 대의에 앞서 이글 저자의 용기에 힘을 보태고 이야기가 많은 분들께 닿길 바라며 공유한다. #미처몰랐습니다
“세상 모두를 속일수 있어도 너의 양심은 못 속인다”고등학교때 어떤일로 끝까지 거짓말하는 나에게 부모님이 해주신 말씀. 이글을 보면서 그 용기있는 고백과 많은 깨달음에 내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자신의 약점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것에서 역으로 그의 강한 신념과 자신감을 보게된다. 솔직히 처음 산이가 #미처몰랐습니다 캠패인에 동참하자고 했는데 애써 둘러대며 거절 아닌 거절을 했다. 이유는 내가 이 캠패인에 동참하기에는 나의 부끄러움이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언젠간 나도 이 모든 것에서 떳떳해질때 동참할수 있기를 바라며…많은 분들의 #미처몰랐습니다 캠패인 참여를 바랍니다
내 석사시절 가장 감명깊었던 강의에서, 링크딘 CEO가 강조한 키워드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공감을 넘어선, 상대방을 진심으로 사랑하기에 할 수 있는 적극적 공감” 그리고 “진솔한 반성” 이었다. N번방 사태를 대했던 나의 자세는1) ‘터질 게 터졌다 (우리는 사실 안다. 일례로, 사실 강남 거리만 걸어도, 한국은 대한민국 법 기준 불법 천지인 사실을… 하지만 우리는 받아들이며 살고 있고, 뭔가 터지면 ‘터질게 터졌네’ 생각한다)’ 2) ‘이 기회에 아동 성착취, 불법 영상 유포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But, 그것으로 끝이었다. 더 솔직한 의식의 flow는, ‘나는 텔레그램, 그리고 N번방과는 무관하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검/경이 문제의 본질까지 제대로 파헤칠 수 있으려나? 추장관님과 윤총장님은 이번에 합심하여 움직이실까?” 정도 였다. 하지만, 공유된 고백을 읽으며, 깨달았다. 나는 지극히 이기적인 사람이고, 방관자적인 남성이며, 사랑하는 가족/친구/동료들을 공감하지도 못하고, 그들에게 별 도움도 안되는 속된 말로 위선자였다는 사실을. 산이의 고백이,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터져나올 수밖에 없었던 회개가, 나를 한없이 낮게 만들고 부끄럽게 한다. 여성을 존중하는 척 살아왔던 위선이 걷히니, 이제서야 ‘나는 굉장히 잘못 살아왔구나…’ 반성한다. 대한민국 남성으로서의 산이의 고백, 공감하시면, 꼭 공유해 주세요 #미처몰랐습니다
7년째 경로당 어르신들 발맛사지를 해드리는 중학생부터 60대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모인 발사랑봉사팀을 섬기고 있습니다. 몇달전 자연스레 중학생친구에게 들은 얘기인데, 초등학교 쉬는 시간마다 몇몇 남학생들이 스마트폰으로 야동을 본다고 하더군요. 흔한 풍경이라고 하네요.”같이볼래?” 라며 농담까지 던지면서요…ㅜㅜ애써 놀라지 않은척 했지만, 씁쓸한 마음은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현상이 과연 몇몇 초등학생들만의 잘못일까? 라는 질문에 저 자신도 당당해지지 못했습니다.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두 아이의 아빠로서, 대한민국 남성의 한 사람으로 백산님의 글에 깊~이 공감하며, 부족한 글이지만, 진심을 담아 #미처몰랐습니다
강간이 살인과 같은 수준의 범죄인지 솔직히 20대 중반쯤에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음란물과 성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 사회. 그 사회가 만들어놓은 성의식의 왜곡은 아빠가 될 때까지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미처몰랐습니다
특히나 첫번째글 – 우리사회에 남은 인권착취의 구습으로서의 성문화를 말씀해주신 것에 대해서는 아래의 답변을 드렸다. 아래 소개하고 싶다.
사회적 약자 착취가 필요했던 시대 -> 사회적 약자 착취가 관습화 되었던 시대 -> 사회적 약자 착취 금지가 사회적으로 합의 되었지만 문화로 남은 시대 -> 사회적 약자 착취 문화에 대한 자각이 생기는 시대 -> 사회적 약자 착취가 없어지는 시대 – 만약 우리 사회가 이런 사회로 가고 있다면 지금은 4번째 단계로 이동할 때가 아닐까 감히 생각해봅니다. 착취라는게 강한 단어고 부정적인 어감을 불러일으키는 부분도 있겠지만, 성의 상품화로 인해 인간소외 현상이 만연하고, 직접적으로 여성이 피해자임은 부정할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이번처럼 큰 계기가 생겼을때, 이 단추를 잘 꿸수 있기를 소망하게 됩니다. 한마디만 덧붙이자면, 비단 약자에 대한 착취뿐 아니더라도, 사회 문화가 잘못 고착화 되면 진짜 빼도박도 못하는 경우가 많음을 봅니다. 미국이 담배와의 전쟁에선 승리했지만, 여전히 총기소지나, 의료제도나, 마약, 음식문화와 생태계 등 미국의 치부를 보자면, 정말 이제는 손쓰기가 너무 어려워 졌음을 느낍니다. 한국과 미국사회를 총기소지만 놓고 비교해보면 총이 없는 사회가 낫다는게 너무 자명하지만 막상 미국에서 그 이슈를 들여다보면 그게 전혀 간단하지 않은것처럼요. 우리의 성문화도 잘못하면 그렇게 갈 수 있고, 더 일본처럼 풀기 어렵고 더 음성화될수도 있을것 같아요. 그걸 최대한 드러내서 공론화하고 이야기하고 그걸 바탕으로 필요한 제도화를 하는게 선진사회로 가는,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용기를 내주신 젋은세대 스타트업 오피니언 리더에게도 아래와 같은 감사와 소망의 답변을 드렸다.
전 ㅇㅇ님과 ㅇㅇ님의 주위분들한테서 많은 희망을 봅니다. 새로운 영감과 사회와 문화를 갈망하고 그걸 이끌어 갈수 있는 에너지와 힘을 가지신 분들이라고 믿고 느껴져요. 제가 범했던 수많은 잘못들, 제가 겪어야 했던 지긋지긋했던 중독의 터널들, 그런것들을 능히 넘어서고, 다음 세대의 모습을 그려갈수 있는 분들이라 믿어요. 많은 희망과 소망을 드립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 잘먹고 잘살까, 어떤게 더 부국강병을 위한 길이고 어떤것들이 사람들의 성공방정식인지도 계속 연구해야겠지만, 전 기업가정신의 핵심은 진취성과 개방성에 있고, 그건 이렇게 잘못된 문화를 바꾸는 데에 더할나위 없이 필요한것 같아요. 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갈수 있게 힘 보태주셔서 감사하고 더 계속 힘보태주시기 (부담되겠지만 ^^)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몇몇 남성분들은, 퍼블릭으로 아직 이런것을 시인하거나 공유할 용기는 나지 않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며, 그리고 떳떳하지 않은 본인의 과거나 현재, 그리고 그게 본인을 얼마나 괴롭히고 있는지 나눠줬다. 구체적인걸 나눌수는 없지만, 그 모든 아픔에 격하게 공감함을 이자리를 빌려 말씀드리고 싶고, 혹시라도 그런분이 있다면 꼭 메세지나 이메일 (san.baek@gmail.com) 로 연락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많은 여성분들이 나의 부끄러운 고백을 정죄하거나, 이걸 다른 남자들에게 보이며 남자의 각성을 촉구 (?) 하시기는 커녕, 용기있는 고백이라며 응원해주시고, 이게 본인이 경험한 아픔을 누그러뜨리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고 말씀해주셨다.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뿐인데, 이렇게 이걸 긍정의 에너지로 승화하시고 좋은쪽으로 봐주시는 분들을 보니 마음이 먹먹하고 더욱 용기와 눈물이 난다. 한편으로는 이들이 느꼈던 피로감과 혐오감, 좌절감, 분노, 이런게 어느정도일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는 점에서 다시금 마음이 아파왔다. 아래 몇개 소개한다.
이제 이런 남성의 목소리도 나오는구나.야밤에 혼자 감격함…가끔…그래봤자 계란으로 바위치다 계란만 깨진 거세상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는데혼자 괜히 뻘짓이었나 싶어서후회하는 일도 있었는데…나도 이 의식의 흐름에뭔가 보탬을 됐을 거라고혼자 위안을 삼아본다.이제 후회할 일은 없겠다.
바로 이런 것이 용기가 아닐까. 수치를 드러내고 용서를 구하는. 그리고 기꺼이 모든 걸 감내해내는.
진솔하고 용기있는 고백이다. 자기 안에 있는 가해자성을 시인하고 이걸 극복해야한다고, 같이 하자고 말하기가 쉽지 않았을 거다. 클럽 버닝썬 사태가 터졌고, 한동안 남성들과는 말도 섞기 싫었던 적이 있다. 세상의 모든 남성들이 죄다 인간이 아닌 것 같았고, 조금이라도 ‘한남’성이 느껴지는 발언이 들리면 철저히 선을 긋고 나의 안온한 세계에서 배제했다. <혐오-감정의 정치학>이라는 책에서 저자는 혐오란 상대방을 동물화하는 감정이라고 지적한다. 상대를 나와 질적으로 다른 타자, 열등한 타자, 동물적 타자로 만드는 것이라고. <여성혐오>가 여성을 동등한 인간이 아닌 성적 유희의 대상으로 대상화하는 것처럼. 비슷하게 나도 남성들을 혐오하며 지낸 적이 있다. 변화의 계기는 나 또한 가해자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알게 된 일이 있어서다. 여성 자신도 얼마든지 여성혐오의 주체가 될 수 있다. 한 사람이 사고하고 행동하는 양식은 사회 속에서의 관계를 통해 길러지는 거니까. 병든 사회 속에서 자란 사람의 의식은 자유로울 수가 없다. 올해 N번방 사태가 수면 위로 떠올랐을 때에도 내 옆의 많은 여성들이 피로감과 혐오감을 고백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변의 남성들이 먼저 이 사건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토론을 한다. 물론 개중에 여전히 각성이 느린 사람들도 있고, 페미니즘이 주류가 되기 위해서는 한참 멀었다고 생각하지만, 혐오감에 빠지려고 할 때마다 아직 세상에 대한 신뢰를 버리지 않게 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힘을 내고, 역사가 정반합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게 해 준다. 이 글을 보고 더 많은 남성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할 기회를 갖게 된다면, 그리고 용기를 내어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데 목소리를 낸다면 좋을 것 같다. 더 많은 여성들의 목소리가 필요하듯이, 더 많은 ‘각성한 남성들’의 목소리 또한 필요하다.
사람은 의식적인 노력으로야만꼰대가 아닌 어른으로 멋지게 나이를 먹는다 싶다.남성은 긍정적인 여성의 경험을 통해여성은 긍정적인 남성의 경험을 통해삶을 확장시키고 비로소 어른에 가까워진다 믿는다.나 또한 남자들의 세계를 잘 모른다. 함께 살지만 여전히 내게 부쳐지는 반쪽짜리 비밀이 많아서,또 그들만의 고민은 외면하고 살아도 내게 별 지장이 없었기에(혹은 그편이 더 편했기에) 그랬을 터다.하지만 의식적인 노력을 귀찮아 한 시간만큼 인생의 낭비는 없는 것 같다.이 멋진 남성 분의 고백을 통해주변 사람들, 특히 남성들이 젠더 이슈에 함께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길 바란다.
이런 분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에서 여성이라는 하나의 인격체로 살아숨쉴 수 있음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후대를 위해 제 아들에게도 전하겠습니다.
자기 성찰이 없으면 절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고 생각해. 나도 한때 한국 남자 집단이 꼴보기 싫게 미웠던 적이 있고 (나도 당연히 크고 작은 성희롱, 성폭력, 성차별적 발언/행동의 피해자이다 보니) 한국 사회는 변하지 않을 것 같다는 부정적인 생각도 컸어. 근데 살면 살수록 남자들의 잘못된 성에 대한 인식이 사실 자기도 모르게 형성되는 거라 개개인을 탓하고 단죄하는 것 만으로는 안되겠구나, 그리고 정말 남녀를 떠나서 인간적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문화, 존중하는 문화를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 그리고 다행히 세상에 좋은 변화들이 생기고 있는 거 같아. 느리지만.
난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을 위해서 세상이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니라 우리 아들 딸들이 이것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에서 더 나은 인간애를 배우고 느끼고 실천하며 살게 해줘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커. 내 딸이 아동성착취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너무 끔찍해서 생각만으로도 숨도 안 쉬어질 것 같고. 내 아들이 그런 영상 제작에 가담을 하고도 “야동 좀 보는 게 그렇게 잘못이냐.” 라거나 “그 여자애들도 돈을 받고 한 거니까 당해도 싸” 라는 생각을 한다면 그것도 가슴 찢어질 것 같다. 그런 심각한 수준까지는 사실 생각하기도 싫고, 그냥 우리 다음 세대들은 최소한 남자던 여자던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고, 상대방을 (상대방의 의사도, 상대방의 육체도) 더 존중하고 좀더 예의갖춰 사랑하는 법을 잘 배워서 서로 상처주지 말고 살았으면 좋겠어.
부록[1] #이제는말할때입니다 사례
#이제는말할때입니다
무심코 습관처럼 보는 음란물이 나의 폭력성을 키우고 나와 배우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관계를 갈라놓고, 심지어는 성산업 전반을 키우는데 일조했다는걸 미처 몰랐습니다. 중독에서 벗어나기가 매우 힘들도록 마약중독과 똑같은 방식으로 뇌를 변화시킨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이제는말할때입니다
옛날에 여성 친구에게서 아침에 택시를 타면 안경 쓴 여자가 첫 손님이라 재수없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성차별적 문화가 만연하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이제는말할때입니다
우리나라의 성산업이 이다지도 크고 전세계 적으로 봤을때에도 심각한 수준이란걸 몰랐습니다. 다른나라의 사람들은 많은 경우 우리보다 훨썬 더 건전한 성을 접해왔다는 것도 이제야 알았습니다. 대한민국의 성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이제는말할때입니다
조카의 활짝 웃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는데 어느새부터 계속 겉모습에 신경쓰고 사진찍기를 거부하고 늘 보정된 모습만 온라인에 올리며 마음 졸이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이제 우리사회의 잘못된 성문화 때문인줄 미처 몰랐습니다. 조카가 다시 아이처럼 자유롭게 마음껏 웃는날이 어서 오기를 소망합니다.
부록[2] 각종 관련연구문헌
한국사회의 성문화에 대한 지표
- 세계경제포럼(WEF)이 2020년 발표한 ‘성격차지수(Gender Gap Index)’에서 한국은 153개 조사국 중 108위. (World Economic Forum, Global Gender Gap Report 2020)
- 미국 암시장 전문 조사기관 하보스코프닷컴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성매매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120억달러로 세계 6위 (Black Market Economy across the Globe, Havoscope, 2015), 한국 형사정책연구원은 하보스코프닷컴의 추산치의 3배에 달하는 30조원 이상 규모일 것이라고 추정
- 여성가족부 2016 성매매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 남성 1050명 중 50.7%(532명)가 “평생 동안 한 번 이상 성구매 경험”을 ‘있다’고 대답 (단 이 통계는 설문조사의 신뢰성이 확실하지 않은 국가 비승인 통계)
- 글로벌섹슈얼헬스케어 기업 텐가 (TENGA)조사결과 한국성생활 만족도 세계 최하위권: 40.7점, 조사대상 18개국중 17위 (2018)
- 동기관 2019년 조사결과 – 성관계를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나요? 라는 질문에 한국은 65.8%, 조사대상 세계9개국중 2위를 차지 (2019)
포르노 (인터넷 음성 음란물) 의 비용에 대한 다양한 연구결과 (아래에 나온 모든 연구결과가 이 자료에 소개)
개인
- 포르노를 볼수록 성빈도가 떨어지고 성생활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연구결과
- 포르노가 마약과 똑같이 뇌를 변화시키고 중독시킨다는 연구결과
- 포르노가 개인을 더 외롭게 만들고 실생활에서의 관계를 해친다는 연구결과
- 포르노가 아내나 상대 파트너에게 안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
사회
- 포르노가 아동성인신매매를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
- 포르노에 등장하는 여성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지 성착취를 당하고있는지 구별할 수 없다는 연구결과
- 포르노 소비가 폭력성향을 부추긴다는 연구결과
백산님, N번방 사태에 대한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목소리를 내신 점 높이 평가합니다. 사회의 각종 소식에 목소리를 얹던 인터넷 논객분들이 이 사안에선 놀랍도록 조용하시더군요. 텔레그램이 범죄 수단으로 활용되었는데도 평소 활발히 글 쓰시던 테크 블로거들 역시 잠잠한 모습을 보며 우리 사회에 “어른”들에 대한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절대로 지금 정죄를 하고자 하는게 아닙니다. 전 그럴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전 감정을 끌어올려 억지 주장을 피고자 하는것도 아닙니다. 버닝썬과 N번방과 수많은 성적범죄를 낳고 있는 이시대의 성문화에 문제가 있지 않은가 하는 우리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자할 뿐입니다. 전 잘난척을 하거나 위선을 떨거나 오버를 하기 위해 이 편지를 쓰는 것이 아닙니다. 전 아무런 숨겨진 정치적 의도나 다른 의도가 없음을 고백합니다. “ 라는 말씀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두를 사랑으로 품는 종교인의 시각에선 타당성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N번방 사태가 있기까지 버닝썬이 제대로 수사, 처벌되지 않았고 김학의 사건이 제대로 수사, 처벌되지 않았고 수많은 불법촬영 사건이 제대로 수사, 처벌되지 않았고 리스트는 이어집니다. 아닌 건 아닌 거라고 우리 사회가 재판과 처벌로서 결론을 맺고 넘어가지 않은 채 ‘우리 모두가 죄인이다’ ‘내 안의 일베’ 식으로 합리화하며 유야무야 넘겼던 과정이 눈덩이같은 결과로 되돌아오고 있는 지금 시점에 백산님의 위와 같은 발언은 문제해결을 위한 냉철한 현실 인식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자신의 지난 과거에 대한 회한 등의 감정으로 단호해야 하는 이 부분을 물렁하게 넘기진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게 그동안 반복되어 온, 가장 감정적인 대응 아닐까요.
지금은 썩었을 것 같은 뿌리를 이야기할 때가 아니라 당장 썩은 가지를 잘라낼 때입니다. “우리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시겠다는 백산님의 말씀이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면, 수차례 단계를 거쳐 N번방에 입장한 범죄 가담자들을 어떻게 정죄할지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논의가 되겠지요.
안녕하세요 K님, 긴 글 읽어주시고 답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 글에 공감되지 않는 부분과 offend되는 부분이 있었던 걸로 보임에도 (그리고 이 이슈가 얼마든지 수많은 감정을 불러일으킬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깍듯한 예의를 갖춰서 생각을 표현해 주신점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네 님이 말씀해주신 부분에는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모든 이들을 품어주자는 것도, 물렁하게 넘어가자는 것도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당장 썩은 가지를 잘라낼 필요성이 너무나 크다는 점도 충분히 인정합니다. 어떻게 범죄가담자들을 엄벌에 쳐해야할지가 훨씬 더 긴급하고 중요한 논의과제일수 있다는 점도 동감합니다.
님과 같이 지적해주신 분이 몇분 계셔서 블로그 원 글에 제 생각을 마지막에 좀더 담았습니다. 혹시 한번 봐주시고, 여기에 더해 해주실 말씀이 있거나 생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제 헤아림과 지혜가 짧은 부분이 분명 클테니 어떤 말씀이든 더 듣고 더 알아가보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안그래도 무거운 마음에 제가 무언가를 더했다면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글을 읽어내려 갈 수록 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끄덕여집니다. 이 사태가 한 개인의 일탈로 일어난 단순 성범죄로 치부할 것이 절대 아니라 근본적으로 우리 모두의 잘못된 기본적 성 인식 문화에서부터 모든 문제가 시작되었다라는 것. 그에 따라 만연하는 폭력과 사회적 부조리에 물들고 억압되어온 개인과 사회에겐 어쩌면 이미 예견된 사태였음에도 정말로 미처 거기까지 연관지어서 생각치 못했던 것 같아요. 그저 화가나고 부끄러워 어떻게든 처벌이 강화되고 엄벌이 내려지기만을 원했지만 결국 그런 파렴치하고 짐승같은 인간들은 또 언젠가 어디서 기어나올 것임을 알고 있고 내심 두려웠거든요.
이는 분명한 사회적 병폐이고 질병입니다. 한번 뿌리내린 잘못된 성문화가 하루 아침에 고쳐질 순 없겠지만 지금이라도 산님 말씀처럼 더이상 우리가 쉬쉬하지 않고 침묵하거나 방관자의 자세로 문제를 외면하지 말고 양지로 끌어내 개개인의 인식부터 바로잡아 나간다면 아니 바로잡기 위해 시도라도 해본다면 분명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산님의 글로 희망이 생깁니다. 윤리의식의 부재가 불러온 타락과 인성의 결여가 이 사회에 괴물을 만들어내고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지만 이로인해 다시 한번 올바른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뼈저리게 되새겨봅니다. 그리고 그 교육이 이런 작은 움직임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믿어요. 적극 동참하겠습니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나누고 함께 읽어보며 대화하는 시간부터 가져봐야겠습니다. 산님의 용기있는 고백과 결단, 대한민국을 향한 사랑에 무한 감사드립니다!
#미처 몰랐습니다.
사회생활 좀 하다보면 특히 남자들은 그런 업소에 한번쯤 갈 수도 있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무심코 방관한 부분들이 실은 저도 모르게 잘못된 성문화에 동조되어 왔단 사실임을 미처 몰랐습니다.
안녕하세요 Love님 공감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답 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려요. 네 exactly. 근본적인 사회 문화가 변하려면 이 이야기가 공론화 되고, 사회적인 각성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회적 각성의 불이 일어나려면 개인부터 본인의 현 상황을 성찰하고, 사회를 바라보고, 이걸 고백하고 꺼내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소망을 품어봅니다. 당장 엄벌에 처할건 처하고 제도적 보완을 할건 하면서, 근본적인 문화의 shift를 또 소망해보게 되는것 같아요. 답이 늦어 죄송해요 이 주제가 참 무거워서 쉽지 않네요.
근데 생각할수록 정말 심각한 문제네요ㅠㅠ 그동안 우리가 알게 모르게 잘못된 성문화에 깊이 잠식되어 길들여져 왔단 사실이 얼마나 큰 문제를 초래하고 있는지 아직도 여전히! 잘 인식하고 있지 못한 것 같아요 ..
아주 어릴 적부터 물려받아온(?) 이 문화를 부지불식간에 우리 아이들에게, 다음 세대들에게 전해주고 있다라는 것. 참 슬프고 처참합니다..
그리고 이런 잘못된 성문화의 문제를 넘어서 총체적으로 우리 사회가 지금 이 순간에도 오갈 곳 없이 그 누구에게도 어디에서도 보호받지 못한 채 여러 위험에 노출되어 떠돌고 있을 아이들에게 좀더 구체적이고 세심한 손길이 닿을 수 있는 대책과 방안들을 하루빨리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한번쯤은 우리 모두가 깊이 생각해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이 사회를 이어받을 우리의, 나의 다음 세대들이니까요 꼭 지켜주고 싶어요 엉엉 ㅠㅠㅠㅠㅠ 안타까운 내 새꾸들 ,, ㅠㅠㅜㅠㅠ
네 정말 동감합니다…
이 챌린지에 동의할 수 없고 심지어 상당히 불쾌합니다. “미처몰랐습니다”라는 해시태그는 게으르다 못해 기만적입니다. 당신이 미처 모를 수 있게 만든 그 알량한 권력은 사회가 부여했을지언정 개인의 윤리의식 부재, 도덕적 판단 결여를 “잘못된 문화” 탓으로 돌리는 비겁하고 오만한 글입니다. 그렇게 배웠기 때문이아니고 당신이 그 문화에 동의하고 동조했기 때문입니다. 미처 몰랐음을 고백하는 것은 여성을 성적으로 착취해온 지난한 역사와 이제서야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 해당 이슈에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이제와 스스로 윤리적 당위를 찾는 비겁한 남성의 언어일 뿐입니다. 이와 같은 챌린지와 당신의 언어가 궁극적으로 돕는게 무엇일까요? 남성에게 도덕성 회복을 전시할 기회를 제공하고 다시금 남성 권력을 확인하는데에 이바지할 뿐입니다. 여기에 여성의 인권과 존엄은 소거 되어있죠. 단언컨데 한치의 도움도 되지않습니다. 매일 투쟁하는 여성의 삶과 언어에 최소한의 부끄러움과 미안함이 있다면 이런 자의식 과잉 챌린지를 고안하실 생각마시고, 여성을 성적으로 착취하는 범죄를 선도 받을 길 없이 잘못된 문화에 길들여진 어리석고 부끄러운 우리들의 과거로 치부하지마십시오. 이런 태도는 지금도 밤낮으로 제대로된 처벌을 요구하는 여성의 언어를 희석시키고 범죄의 무게를 가벼이 만드는데에 일조할 뿐입니다.
안녕하세요 MmM 님 네 말씀하신 부분, 우려 충분히 어떤 말씀이신지 알고 공감합니다. 글을 쓰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미처몰랐습니다” 라는 naming은 변명, 면책, 기만이 될 수 있고 다양한 부정적인 결과도 나을수 있다는데 공감하고 동의합니다. 어떤 취지에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제가 블로그 원 글에 조금더 담아봤습니다만, 말씀하시고 지적하신 부분을 충분히 공감하고 반영하여, 양심의 목소리를 고백하는 #미투로 일단 이름을 바꿔보았습니다. 그리고 제 다른 생각들도 조금더 업데이트 해 보았습니다.
많이 드릴말씀이 없네요. 뭐라도 해야될것 같은 부담감에 저의 진심과 머리를 짜낸 결과가 고작 이것인데, 계속 더 고민해보겠습니다.
몰랐다는 것이 면죄부가 되지는 않습니다. 무지, 무관심에 대한 고백에 용기가 필요했다는 것 알지만 미처몰랐습니다 라는 해시태그 운동은 결국 남성들의 자기합리화, 피해자들을 기만하는 행동, 면죄부로 느껴지네요. 다른 글에서도 가부장적임이 느껴졌는데 이번글에서도 참 시각이 남성중심에다가 보수적이십니다.
안녕하세요 Mia님, 네 위의 분과 비슷한 취지의 지적으로 이해했습니다. 충분히 타당한 지적이십니다. 말씀하신 무지, 무관심에 대한 자발적인 고백을 더 이끌어 내보고 싶은 소망을 담은 것이었지만 기만, 면죄부로 느껴질수 있다는점 인정합니다. 그게 제 의도가 전혀 아니었은즉, 그런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챌린지는 지적해주신대로 정정했습니다. 참 제 지혜와 헤아림이 많이 부족하네요. 어떤 지적이든 달게 듣겠습니다. 많이 더 드릴 말씀이 없네요. 더 나은 사회를 진심으로 소망하고, 제 과거를 참회하는 마음을 드립니다.
너무 강하게 댓글을 남긴 거 같아 며칠째 불편한 마음이 드네요. 아무튼 산님의 진심, 하고 싶은 말씀이 충분히 전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용기있는 발언 감사드려요.
무슨말씀을요. 부족함이 너무 많았는데 이렇게 또 너그럽게 봐주시고 좋은쪽을 봐주시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정말 말할때가, 그리고 변화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계속 더 고민하고 노력해볼게요!
긴글 빠르게 읽었습니다.
좋은 취지는 공감합니다.
‘그러던 차에 재작년부터 같은 중독에서 고생하다가 자유로워진 친구들을 알게되고 그들의 이야기와 격려에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실패해도 끝까지 믿어주며 위로해주고 사랑해준 분이 있어 그분의 따뜻한 보살핌과 격려 안에서 점점더 인터넷 음란물을 멀리할 수 있었고, 작년에서야 드디어 중독의 터널에서 해방되어 자유로워 지는것을 경험했습니다. ‘
혹시 주변 도움을 얻어 음란물을 끊으셨다고 하셨는데 어디서 어떻게 도움을 받으신건지 알고싶습니다.
저도 음란물을 끊을수있다면 이 운동에 적극 동참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Sheol님, 답변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혹시 괜찮으시면 제게 san.baek@gmail.com로 이메일 하나 주실수 있을지요? 진심으로 이 과정을 함께하길 원합니다. 부끄럽게도 전 정말 많이 넘어졌고, 살면서 겪었던 정말 가장 어려운 싸움중 하나였습니다. 지긋지긋했던 이 과정을 겪고계실지 모르는 다른 분들과 정말이지 함께 싸우고 싶습니다.
#미투 역시 여성이 자신의 삶을 걸고 성취한 여성의 언어입니다. 저는 #미투로 인해 명예훼손 고발을 당해 지난 일년간 정신적으로 고통받았습니다. 살아남았다는 말이 더 맞겠네요. 여기에서 당사자성을 언급하는 것은 당신의 고백에 #미투를 활용하는 것이 미투의 의미를 훼손하고 여성의 성취를 손쉽게 남성의 성취로 훔쳐가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당신이 여성을 구호를 그만큼 가볍게 여긴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아무도 당신에게 이 사안에 발언을 얹으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남성 스피커를 자처해 표를 얻어보려는 술책으로 보입니다. 진심으로 도움이 되고 싶다면 당신을 포함한 남성의 말에 힘이 실어주기보단 여성 착취의 역사와 페미니즘에 대해 긴 시간을 들여 공부하시는 것이 나아보입니다. 당신이 해석한 여성의 삶이 아닌 진짜 여성의 삶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길 바랍니다.
그렇군요. MnM님이 얼마나 이 이슈로 큰 아픔을 겪으셨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제가 할수 있는 위로가 없겠지만, MnM님의 아픔에 같이 눈물흘리고 싶은 마음 전합니다. 제가 헤아림이 짧고 하여 본의 아니게 안그래도 아픈 마음을 더 아프게 한것 같아 마음이 많이 어렵네요. 미투 운동은 말씀하신 대로 취소 했습니다. 더 고민해보고 공부해보고 접근해야 겠어요. 더 나은 사회를 바라는 마음이야 매한가지 일텐데, 지혜가 더 필요할것 같습니다.
사안 자체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고통이 수반돼 조심스럽고, 발언하는 것 자체가 권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 더욱 조심스럽습니다. 피의자 처벌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지만, 피의자 처벌 없이 다음 스텝으로 넘어갈 수는 없겠지요.
다만 뭐라 할까, 그러면서도 양가적인 감정으로 ‘남성으로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지’ ‘이걸 어떻게 해야하는거지’하는 혼란스러움이 남습니다. 진솔하게 얘기를 해보고 싶은데, ‘얘기를 거는 것’만으로도 권력의 우위를 드러내는 행동이 될 수 있다고 하시고, 실제로 그런 부분이 있다고 생각돼요. 욕 먹을 각오하고 많은 남성들이 가만히 있는 것은 무지, 나태함 혹은 내심 관여하고 싶지 않은 기분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인플루엔서들이 이 이슈에 침묵하는 것은 어쩌면 구조의 힘, 구조에서 오는 권력 속에서 어떻게 할 줄 모르는 또는 어떻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을 보여주는 증거인 것 같습니다…
음. 일단은 제가 여성의 시각이 어떠한지에 대해 잘 모른다, 어찌보면 여성의 시각을 신경쓰지 않아도 사는데 별 불편함이 없었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고백컨대, 저는 일련의 사건을 두고 뭐라 형용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언어의 빈곤함’을 느낍니다. (쓰고 보니 이 또한 일종의 #미처몰랐습니다에 포섭되는 하나의 사례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역설적으로 저는 이 지긋지긋한 편견을 깨는 데 있어서, 이걸 자기합리화 혹은 기만으로만 보지는 말아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조심스럽게 듭니다. 산님이 제안하신 #미처몰랐습니다
를 일부 남성이 이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언어화’하는 과정으로 너그럽게 봐주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미처몰랐습니다로 해시태그 한 번 다는 게 이 사건과 이 사건을 가능케 한 많은 구조적 원인을 깨는데 얼마나 큰 영향이 있을까요. 그러나 먼저 인식하지 않으면 우리는 알 수가 없습니다. 계속 이렇게 무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성 여러분들의 뒷열에 숨어있지 않기 위한 미약한 발걸음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일단은 제가 갖고 있는 시야의 한계로는 이렇습니다..
무엇보다 피해자 분들에 대한 신속한 지원, 범죄를 저지른 자들이 제몫에 맞는 처벌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kdw9763&logNo=221148475902&proxyReferer=https%3A%2F%2Fm.blog.naver.com%2Fkdw9763%2F221798435614
여기서는 18위이고 저 지수도 정치참여에서 너무 낮은 점수를 받아서 그럼. 우리 나라가 어딜 봐서 남녀 격차가 심한 지. 역차별이 심하다고 하면 이해가 감. 마치 모든 한국 남성을 대표하는 것 처럼 글을 쓰셨는데 성관계를 결혼 전에는 인터넷이랑 업소에서만 해보셨나요? 여친은? 그리고 남자와 여자는 생물학적으로 전혀 다름. 글에도 쓰셨듯이 여친이나 와이프가 없는 사람은 성욕을 그냥 참아야 하는 건가요? 남성도 여성처럼 구애를 하지않으면 종족 번식은 가능 할 까요? 성재기님의 유명한 말씀이 동영상으로 있습니다. 찾아보세요. 남성들이 포르노를 보고 밖에 나가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고 해소를 하면 범죄를 안 저지르는 것입니다. 성매매를 동조하자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글을 쓰실때는 뭔가 선동하려고 쓰지마세요. 어떻게 n번방 사례를 가지고 한국 남자 모두에게 글을 쓸 수 있죠? 읽는 내내 기분이 나쁘네요. 우리 나라 업소 출근하는 여성이 많으니 대한민국 여자들 업소가서 돈 벌지 맙시다라는 글을 쓰면 여자들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그냥 본인이 반성하는 글을 쓰세요. 사회적 한향을 일으키는 것은 그 글에 공감을 많이 하면 자연적으로 되는 겁니다. 일부러 이렇게 모두를 싸잡아 이야기 하고 선동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 다른 무엇보다 전 누구를 대표해서 이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느끼셨다면, 제가 잘못 전달한 부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합니다. 그러나 제가 정치인도 아니고 누구를 대표해서 특히나 성별을 ‘대표’해서 반성한다 이런 취지로 쓰지 않았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개인으로서 느낀 부분을 익명의 힘을 빌려 푼 것입니다. 선동했다는 말씀은 과하신 표현 같습니다.
– 제가 공감을 시도했던 것은, 이 문제에 대해서 즉 범죄에 대해 여성이 느끼는 공포감, 두려움이 이 정도로 클 수 있다는 것을 제가 잘 몰랐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걸 몰라도 생활을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사실 그 자체입니다.
– 지수에 대한 반박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지수는 기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즉, 무엇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소위 성평등에 친화적인 사회가 될 수도 있고, 거꾸로 전혀 다른 결과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https://www.nocutnews.co.kr/news/5041598 이 기사를 보면 똑같은 한국 사회인데, 118위와 10위가 동시에 가능합니다. 10위라는 결과가 조작됐다거나 잘못됐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 기사에도 나오듯이, 건강/정치참여도/경제활동참가율이라는 양적 지표를 종합한 지수에서는 우리나라가 상당히 고른 편입니다. 특히 건강과 교육 지표에서 그러합니다. (여기서도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3.2, 남성은 73.2입니다. 물론 당연히 아버지가 가장 역할을 했던 5-60대가 섞여있기 때문에 이렇게 차이가 나보이네요) 그러나 우리나라의 순위가 하락한 것은 정치참여율뿐만 아니라 경제참여 및 기회와도 크게 연관돼 있다는 점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이 높은 점수를 기록한 ‘건강과 생존’, ‘교육적 성취’는 전 세계적으로 상향평준화 된 영역이다. ‘건강과 생존'(한국 0.973) 영역은 1위와 103위가 모두 0.970점대 이상이다. ‘교육적 성취'(한국 0.960)영역도 114위(마다가스카르)가 0.950일 정도로 높다. 두 지표에서 좋은 점수를 받더라도 큰 순위변화가 없다.
반면 ‘정치적 권한’과 ‘경제적 참여와 기회’는 국가 간 편차가 상당하다. 순위에 영향이 가장 큰 것도 이 두 영역이다.
‘정치적 권한’은 중상위권까지는 변별력이 크고 그 밑으로는 낮은 점수에 몰려 있어 변별력이 낮다. 1위인 아이슬란드는 0.750이지만 2위인 니카라과는 0.576으로 훨씬 낮다. 60위 온두라스(0.200)부터는 0.2 이하이고 100위 브라질(0.101) 다음부터는 0.1에도 미치지 않는다. 한국은 0.134로, 90위를 기록했다.
‘경제참여 및 기회’ 영역은 분포가 넓고, 특히 중하위권 밑으로는 편차가 커 변별력이 높다. 한국은 이 영역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순위가 대폭 하락했다. 0.533으로 121위를 차지했다.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영역 내에서 가장 높은 ‘전문직 및 기술직’ 지표는 0.928점으로 중위권인 76위를 기록했지만 ‘유사업무 임금평등’과 ‘추정소득’이 121위로 낮게 나타났다. ‘입법자 및 고위관리자’는 117위, ‘노동참여’는 91위였다.”
여성 특히 20대로 갈수록 경제참여의 기회는 평등해지는 것 아니냐라는 말씀도 많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조해주십시오. https://sovidence.tistory.com/1000, https://sovidence.tistory.com/1018?category=320971
-더군다나 이 기사에
“또한 UNDP의 성불평등지수는 임금격차, 노동시장 직종격리, 재산 접근, 가정폭력 등 다수의 사회경제적 지표가 빠져 있고, 지표가 5개로 제한적인 탓에 다양한 성차별 실태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결론적으로 두 지표가 공통적으로 시사하는 바는 한국에서 교육·보건의 성별격차가 나타나지만 미미하며, 정치·경제 영역에서는 성불평등이 크다는 점이다. 다만 두 통계 모두 한정된 영역만을 설명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라고 나와있듯이 산님의 글과 제가 주로 얘기하는 범죄 등에 관해서는 이 지표가 얘기해주는 바가 없습니다. 따라서 선생님께서 인용하신 지표로 제가 얘기하는 사회문화적 분야에 대한 생각을 반박할 수는 없다고 보여집니다.
안녕하세요 ㄴㅇ, qeqe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제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을 저보다 더 잘 표현해 주셨네요. 네 저도 어쩔줄 모르는 마음에서 쓰기 시작했던것 같아요. 뒤에서 숨어있지 않기 위한 미약한 발걸음. 이 표현이 참 와닿네요. 조금이라도 더 각성해보고자 몸부림치는…
JS님,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것 이해합니다. 제가 Offend한 부분이 있는것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성매매에 반대하고 N번방 같은 범죄를 반대하고 그런 범죄를 낳은 삐뚤어진 의식이나 문화를 배격하자는 것은 님과 제가 의견을 같이하는것 같습니다. 다만 인터넷음란물의 경우 그 선이 어디까지가 적정 선일 것인가, 어디부터가 사회적인 해악을 끼치며 사회적으로 제도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 억제되고 없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시각이 다른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즉 생각건대 아동 청소년 음란물 (문제된 n번방에 공유된 것 같은)은 아마 님도 사회적 해악으로 여기실 것으로 생각하고, 그럼 어느 수준까지가 용납 가능한지가 남겠네요. 또 윤릭업소와 유흥주점 등 직접 성매매까진 아닐지라도 돈으로 유통되는 성산업에 대해서도요. 이 부분에 대해서 저도 더 고민해보고 나중에 다시 더 써보든지 하겠습니다.
우리 나라는 세대간의 격차가 엄청 크다고 생각합니다. 지원을 받던 나라가 지원을 하는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니까요. 제가 지표로 올린 게 맞다는 것이 아니고 우리 나라가 100위 밖 정도는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20~30대만 따로 조사를 해보면 역차별도 가능 합니다. 어차피 요즘 30대 이하 정치인이 없으니까요. 저런 지표로 현제의 대한민극을 대변할 수 없습니다. 여대가 있는 것만 봐도 교육의 기회는 이미 여성이 많이 받고 있습니다. 저의 큰 주제는 이런 범죄자가 하나 나왔다고 대한민국 남성 모두가 반성해야한다는 건 어그러 끄는 거라는 말입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남성이 더 힘든 부분이나 억울(?)한 부분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글이 오해가 소지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합니다. 제 글이 마치 – 남녀중 누가 더 억울한지 따져보면, 모든걸 더하고 빼서 해보면 여성이 훨씬 억울하니 남성은 이런 기회를 빌려 반성해야 한다 – 이렇게 읽힌다면, 이건 제 글의 취지와도 벗어나고, 제가 하고자 하는 말도 아닙니다.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한국의 성문화가 왜곡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성이 상품화 되어 있고, 그게 하나의 문화가 되어서, 비지니스에서도 자연스럽게 술자리에 가고, 남자끼리 있는 카톡방에서 여성관련 성적 농담을 하며 이걸 가벼운 것으로 만드는, 성을 소비하고 이를 통해 인간소외가 나타나게 만드는 문화가 상당히 만연해 있다는 것입니다. 네, 한국보다 더 심한나라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네, 모든 성인물이 다 나쁘다고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단, 지금의 상태가 절대 우리가 바라고 지향해야할, 우리에게 건강한 문화가 아니고, 그 피해를 우리모두가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 부끄러운 고백이, 제가 겪었던 아주 괴롭고 힘들었던 극복의 과정을 통해 그걸 또 말씀드리고 싶었고요. 그런 왜곡된문화가 이런 N번방 같은 사태를 낳는데에 토양이 되었다는것을 이제는 인정하고 다르게 생각하자는 것입니다.
다른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미국에서는 총기 사고가 잦습니다. 엄청난 총기사고가 날때마다, 이제는 총기소제를 규제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분명 총기를 소지한 모두가 잘못한건 아닐것입니다. 총기를 정당한 목적으로 소지한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사회전체적으로 보면 총기소지의 해악이 이제는 감당하기 어려운지경에 이른게 아닌지 경종을 울려볼 필요가 이런때에 요구됩니다. 최근에 코로나때문에 벌거벗겨진 미국의 의료시스템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의 의료시스템에 문제만있는건 아니지만, 이제는 뭔가 바뀔때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이런 이야기가 나와도 사안이 워낙 복잡해서 (총기소지도, 의료제도도) 바뀌기가 참 어렵습니다. 이 시스템에 의해 이익을 얻는 진영에서는 수많은 로비와, 다양한 미디어 전략으로 논지를 흐리고 헷갈리게 하는 연구결과들을 내놓습니다. 그래서 밖에서 보기에는, 총기소지를 없애는게 너무나 사회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보일지라도, 실제로 그게 시행되는데에는 넘어야될 산이 너무 많아지는 정말 풀기 어려워지는 실타래처럼 될수 있습니다. (물론, 성문화와 총기소지가 100% 일치하는건 아니라는건 너무나 잘 압니다. Just wanted to make a point that if something is wrong in overall culture/system, it’s really hard to untangle and bad thing will come out)
한국의 성문화도, 계속 이렇게 가다가는, 진짜 풀기어려운 실타래처럼 점점 더 꼬일까봐 우려됩니다. 맞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성산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유흥업소, 룸사롱, 포르노 사업 등), 이들의 힘도 더 세지고, 로비력도 더 세지고, 이런 사업은 점점 더 커져갈 것입니다. 일본을 보면 공중파에도 각종 변태적인 방송이 끊이지 않고, 그런걸 보는게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지기까지 하는 대중문화가 있지 않은가 합니다. 동남아나 이런 곳에선 성 관광 산업이 매우 큰 산업이며 어린 아이들도 자의로, 또 많은 경우 타의로 (인신매매 등으로) 이에 동원됩니다. 한국이 이렇다는건 절대 아니지만, 더 늦기전에 경종을 울리지 않으면 더 나빠지지는 않을까 저는 정말 걱정이 됩니다.
남녀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와서, 만약에 남성에게 부당한 짐을 지우는 문화나 관습의 병폐가 너무나 심하다면 – 예를들어 모든 드라마에서 여성은 명품백을 들고, 왕자님 같은 재벌2세를 만나서 결혼하고, 남성이 모든 데이트비용과 결혼비용을 부담하는게 수많은 드라마/영화/관습을 통해 재생산되고, 그래서 보통의 한국 남성들은 이거의 피해자가 되고 이것때문에 심각한 사회적 문제나 범죄(?)가 나온다면, 여성들이 이런 문화에 대해 재고해보자는 성찰과 자성의 목소리를 내면 매우 의미있지 않을까요? 남성이 이런걸 지적하는것 보다, 만약 여성이 직접적으로, 나도 모르게 그렇게 생각해왔고, 그래서 남자친구나 남편한테 충분히 만족하지 못하고 은근한 사치와 허영을 쫓고 있었는데, 그게 생각보다 쉽게 끊어지지 않더라. 그래서 결혼생활도 어려웠고 주위에 그것때문에 이혼하는 사람도 많이봤다. 이제는 그런 문화의 병폐를 이야기하자, 뭐 이런식으로. 남성 여성중 누가 더 억울한가, 더 잘못했는가가 주된 포인트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 해악을 주는 건강하지 않은 문화와 시스템에 대해 이제는 경종을 울리자는.
써놓고 보니 이런 설명과 취지가 원 글에서는 분명 부족했을수 있겠다는 생각이 다시 드네요. 혹시 does this make sense to you?
어려운 주제입니다. 이 주제로 대화를 나누려면 큰 용기가 필요할 정도로요. 용기내서 글 남겨주시고 위 댓글과 같이 여러 대화의 시작을 이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사건이 터지고, 제가 속해있던 남고 동창 카톡방, 군대 동기 카톡방에선 서로 반성의 대화를 나눴습니다. 우리가 직접 N번방에 들어가 있지 않았지만, 분명히 그 문화의 일원이었다고… 앞으로 우리 자식들이 살아갈 세상은 그런 곳으로 만들지 말자고. 우리부터 노력하자고. 갈수록 나아질 거라 믿습니다. 자연스럽게 되는 일은 아니고, 이런 노력들이 씨앗이 되어서요.
오 반성의 대화가 나눠 졌다는게 너무 encouraging 하네요. 성찰과 반성의 씨앗이 많이 퍼지기를 진짜 기대하게 되네요. 이번에 많이 느끼고 배운듯. This should continue. 같이 고민하는 세희님같은 동역자들이 있어 많이 감사하고 든든합니다.
고생많으세요.
작성자분의 의도를 제가 문장 하나하나를 해석해가며 알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모두들 말하는 방법이 다르니까요. 그저 무엇을 하고싶은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를 써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남성분들의 고충도 있다고는 하나 전반적으로 여성의 피해가 큰 분야의 일을 남의 일이라고 외면할 수 있었음에도 정면에서 바라보고 스스로 생각해주셔서요. 여성분들이 날카롭게 지적해도 수용하려고 노력해주셔서요. 분명 사람인지라 긴 글까지 써가며 노력하셨는데 강한 어조의 댓글을 보면 속상하시고 힘드실텐데 하나하나 다시 댓글 달아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작성자분의 행동의 어떠한 결과가 있던 그 실행 자체에 희망을 느낍니다.
삶에 즐거움이 있으시길 바랄게요.
너무 감사드려요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큰 위로가 되네요. 아픈 상처를 들춰 내서 이야기하려면 진정성은 물론 지혜와 멧집, 그리고 지속할 수 있는 fire power 도 필요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즐거움’ 이 있어야 지속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많이들 아파하고 있는데 회복과 치유와 화합을 많이 소망하게 되네요.
재밌네요.
남성이라는 성별로서 반성해야할게 있다면 그건 n번방사건이 없었어도 반성해야했을 것입니다.
어떠한 이유로든 개별 남성들에게 개별남성이 저지른것에 대해 입장,반성등을 요구할수없으며 서로는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본문과 댓글에있는 현세대,전세대들이 했던 생각없는 성차별적 발언은 타 세대가 짊어져야할 짐도 아니고 상관이 없습니다.
결정적으로 누구던 본인이 성을 선택하지 않고 태어나는점에서 성별로 그 어떠한 차별, 그 이상으로 가치판단이 될수 없음이 자명합니다.
재밌는 지적이네요. 개인적인 성찰과 반성은 개인의 자유지만, 집단적인 반성은 강요할수 없다 – 특히나 성이 개인의 선택에 의한게 아니였으므로. 이런 이야기를 하신것 같은데 맞나요?
이건 비단 성 뿐 아니라, 요새 미국에서 나오고 있는 인종갈등이나, 아니면 한국/일본간의 과거사 갈등에도 다 적용해볼수 있을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 만연한 세대간 갈등도 마찬가지고요. 결국 ‘사회정의’가 이뤄지지 않다는 판단이 있을때, 또는 과거에 어떤 구조적 억압이나 부조리나 불공정이 있었을때, 그것에 의해 혜택을 본 집단에 속한 (그것이 성별이든, 국적이든, 인종이든, 세대든)개인이, 그것에 의해 피해를 본 집단에 속한 개인에게, 어떤 윤리적인 책임을 가지는가? 그것이 강요될수 있는가? 아니면 강요는 안되더라도 그것을 성찰하고 손을 내미는게 윤리적으로 바람직한 것인가? 사회적으론 선인가?
생각할 문제인것 같습니다. 남녀 성별사이에 그런 구조적인 억압이 있었는지, 지금도 있는지는 별론으로 하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재밌는 지적이네요. 개인적인 성찰과 반성은 개인의 자유지만, 집단적인 반성은 강요할수 없다 – 특히나 성이 개인의 선택에 의한게 아니였으므로. 이런 이야기를 하신것 같은데 맞나요?
이건 비단 성 뿐 아니라, 요새 미국에서 나오고 있는 인종갈등이나, 아니면 한국/일본간의 과거사 갈등에도 다 적용해볼수 있을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 만연한 세대간 갈등도 마찬가지고요. 결국 ‘사회정의’가 이뤄지지 않다는 판단이 있을때, 또는 과거에 어떤 구조적 억압이나 부조리나 불공정이 있었을때, 그것에 의해 혜택을 본 집단에 속한 (그것이 성별이든, 국적이든, 인종이든, 세대든)개인이, 그것에 의해 피해를 본 집단에 속한 개인에게, 어떤 윤리적인 책임을 가지는가? 그것이 강요될수 있는가? 아니면 강요는 안되더라도 그것을 성찰하고 손을 내미는게 윤리적으로 바람직한 것인가? 사회적으론 선인가?
생각할 문제인것 같습니다. 남녀 성별사이에 그런 구조적인 억압이 있었는지, 지금도 있는지는 별론으로 하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