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행복_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세요?

* 아래 글 읽기에 앞서 제 블로그에 처음 들어오시는 분들은 부디 공지사항 에 있는 글들을 읽어봐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제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에서 이런 글들을 쓰고 있고, 제게 연락주시고 싶은 분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것 같은지 제 생각 정리해 봤습니다.

행복에 대한 책이 참 많고 행복학 박사, 교수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이시대에 내가 또 행복에 대해 감히 글을 쓴다는게 상당히 부담된다. 그렇지만 그래도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마치 시상이 떠올랐달까. 한번 읊어보고 싶은 마음이다. 이 생각이 든건 최근에 친구들을 계속 인터뷰하면서 부터이다.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냐는 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정말 제각각이었다.

디애나(여, 오레곤출신, 기계체조를 했고 나이키에 가서 일할려는 친구)

  • 대학교때, 열심히 기계체조를 하면서 착실히 내 삶을 정진시켜 나갈 때 너무 행복했어요.
  • 그리고 자연을 벗할 때. 자연과 함께 있을 때 정말 행복해요.

맷(남, 워싱턴 출신, 소방관-뱅커-텐트 만드는 기업가 의 다양한 경력을 가진 풍운아)

  • 불을 끌때. 소방관으로서 불을 끌 때 너무 행복했어요. 그 순간에 몰입해서, 뭔가 바로 결과를 낸다는게 너무 짜릿했죠.
  • 그것 말고는 내가 내 비지니스를 할 때. 그리고 비지니스가 한계단 씩 큰 점프를 할 때. 그 성취감

안드리(남, 아이슬란드 출신, 스타텁 인큐베이터를 만들고 이제는 링크딘에 가서 일할 친구)

  • 대학교 때 학생 클럽을 리드할 때, 인큐베이터를 만들고 리드할 때, 그런 성취를 일궈내고 멋진 사람들과 멋진 일을 할 때 너무 행복했어요.
  • 그리고 저는 자연에서 하이킹 할 때, 저 혼자가 될 때 너무 행복해요.

필립(남, 룩셈부르크 출신, 영국-한국-미국을 거쳐 전 세계를 유랑하는 모험가)

  • 어린시절. 고민할게 그리 많지 않았던 그때가 가장 행복했던 듯 해요.

메이(여, 태국출신, 싱가폴 뱅커, 아시아 리더십 아카데미의 실질적 리더)

  • 일요일 아침에 눈을 떴는데 아무것도 할게 없는걸 알았을 때요? ^^

댄(남, 인디애나 출신, 뱅커-프라이빗 에퀴티)

  • 어려운 골을 만들고 도전해서 이뤄낼 때 너무 행복해요. 처음에는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의심도 많이 들었지만, 260km 자전거 경주, 스탠포드 MBA오기, 베인 캐피털에 들어가기 뭐 이런 것들. 이뤄냈을 때, 그 성취감

애론(남, 미국 남부출신, 탑건 비행기 조종사 교관)

  • 결혼했을 때, 내 두 아이가 태어났을 때.

참 행복에 대한 접근과 생각도 다양하다. 어떤 성취를 이뤄냈을 때, 마음이 편안할 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때…그래. 참 흐뭇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이다.

1. 문제의식: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 정말 아니다.


하지만 행복이란거 참 쉽지 않은 놈이다. 하버드 비지니스 스쿨에서 협상을 가르치는 교수가 졸업을 앞둔 학생에게 하는 연설을 한번 들어보자. (조금 길지만 정말 추천하고 싶은 영상이다. ) 5~10분 사이에 보면 이 스피치의 핵심 메세지 –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하버드 비지니스 스쿨을 졸업하는 그 멋진 사람들의 상당수는 앞으로 10년 20년 후에 “아 진짜 진짜 행복해. 행복한 인생여정이었어.” 라고 말하지 못하는 삶을 살고 말거라고. 우리보다 훨씬 헐벗고 굶주리고 힘들어하는 사람들보다 어쩌면 불행하게 살거라고. 그건 비극이라고. 이 수많은 기회와 축복 속에서 행복해지지 못하는건 정말 큰 비극이라고 그는 이야기한다. 좋은 대학교에 가고 좋은 직장에 가면 행복할 거라고들 사회에서 이야기하지만 내 주위에는 서울대 나와서, 행시 합격해서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 투성이었다. 나 조차도 계속 힘들어 했으니까. 그게 남들이 보기에는 배부른 투정이라고 말할지 몰라도 난 대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아 지방에서 장사하며 하루하루 사는 내 훈련소 친구의 삶에서 더 큰 행복과 평안을 발견할 때가 많았다는걸 도무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건 나한테 던지는 질문이기도 했다. “산아, 정말 행복하니? 지금 너가 가진 것들 – 이뤄낸 것들. 그거만 있으면 죽을만큼 행복해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넌 행복하게 멋지게 살아야지. 그럴 책임이 있잖아. 기회도 많고. 넌 너무 많은걸 가졌어. 정말 행운아야. 근데. 근데 행복하니? ”  누차 한 이야기고 내 삶에서 계속 느끼고 있는 문제.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고 의미있게 살것인가. 이 복잡한 행복이라는 놈, 도대체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2. 행복에 대한 다양한 정의


이번학기에 듣는 행복 디자인 하기(Design for happiness) 첫 수업에서 행복에 대해 다양한 연구로 유명한 제니퍼 교수님은 행복에 대해 사람들이 접근하는 방법은 정말 다양하다. 특히 나이를 따라 많이 바뀐다고 이야기했다. (위 동영상도 비슷한 내용이다.)

우리는 처음엔 단순하게 시작해(11~14살), 그러다가 곧 갈망(15~18살), 그리고 갖혀 있다는 느낌, 더 나아가고 싶다는 갈증(19~22살)으로 고민하게 되지. 그러다가 우리는 세상으로 나가 성취를 일궈내기 시작해(23~26살). 그리고 곧 성취가 인생의 다가 아니라 균형을 맞추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지(27~~30살). 곧 우리는 우리 몸과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돼(31~35살), 그리고 우리의 자녀들도 행복의 원천이 되지(31~35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감사함을 느끼게 되는 그 관계 속에서 행복을 찾고(36~40살), 행복에 대해 관망하며 음미하는 깨달음을 얻으며(41~49살), 점차 고요한 안정을 찾게되고(41~49살), 그리고 삶이 하나의 축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50살 이후)

We start simple(11~14), but soon fill up with angst(15~18) and feeling of confinement(19~22), Until we leave those behind to go conquer the world(23~26), before gradually trading ambition for balance(27~30), developing an appreciation for our bodies(31~35) and our children(31~35), and evolving a sense of connectedness(36~40), for which we feel grateful(36~40), then happy(41~49), calm(41~49), and finally blessed. (50+)

그래. 그렇구나. 어렸을 때는 별 생각이 없어서 행복했고, 중고등학교 대학교때는 성취를 이뤄내는게 너무 큰 행복이었고, 그 중간중간에 멋진 사람들과 함께했을 때 그게 또 그렇게 행복이었고, 지금은 서서히 내리막길로 가려하는 내 몸을 계속 건강히 유지하는게 내 행복의 상당한 원천이고. 아 너무 맞는 말이다. 그런 생각을 들게해준 가르침이다. 이런 깨달음을 바탕으로 생각해본, 내게 다양한 행복을 느끼게 해주던 한 네가지의 유형을 아래에 한번 소개해보고 싶다.

3. 행복 하나, 삶의 순간순간에서 느껴지는 소소한 행복

원효대사가 해골바가지 물을 먹고 “모든건 마음먹기에 달렸다.” 라고 한것과 마인드 셋이라는 책에서 저자가 역시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처럼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세상을 대하면 너무 소소한 것들도 행복으로 느껴지리라. 그리고 우리도 더 행복해질 수 있으리라. 근데, 진짜? 정말 쉽지않은 이야기들이긴 하다.

위 동영상은 1000 Awesome things 라는 블로그와 책으로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되고 베스트 블로거가 된 네일이라는 평범한 사람의 Ted Talk이다. 그는 정말 어려운 시기를 거쳐 (직장을 잃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주위 사람이 병으로 죽고) 어떻게 하면 다시 힘을 얻고 행복을 찾을것인가 고민하다가 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고 소소한 행복을 모으게 된다. 그게 점차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져서 갑자기 스타덤에 오른 것이다. 3 A’s of Awesomeness 라는 그의 Ted Talk에서 그는 세가지를 이야기한다. 첫째, 태도(Attitude) – 삶의 정말 많은 부분이 우리의 컨트롤 밖에 있어도 그걸 어떻게 받아 들일지, 어떻게 대응할지 그 태도는 우리거라는 것. 긍정적인 태도가 너무 중요하다는 것. 둘째, 인지(Awareness) – 삶을 세살밖이 처럼 대해보라는 것. 모든게 새롭고 신기하기만 했던, 너무 작은 일에도 궁금증을 품고 감동을 느끼던 그때 처럼 – 히야 오늘 해는 정말 더 밝구나, 히야, 바람이 낙엽을 날리는게 너무 신기하다 이런 느낌으로 삶의 순간 순간을 느끼는 것. 셋째, 자신에게 솔직해지기(Authenticity) – 진정 너 자신이 되어 니가 사랑하는 것을 하고 너의 가슴이 시키는 대로 살기. 주위의 눈치 보지 말고. 우리가 너무 못하는 것들. 그런 이야기를 한다.

이거 참 어려운 이야기다. 난 참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이지만 또한 아주 욕심이 많고 야망이 크고 동기부여가 강한 사람이기도 하다. 성취와 전진, 매 순간순간마다 어떤 의미를 찾기에 바쁜데, 그냥 삶을 관망하고 조금더 소소한 행복을 느끼라니. 내게 있어 이런 행복은 초등학교 6학년, 사춘기 전까지랄까? 난 전에 내 인생의 장들 이라는 글에서 이야기 했듯 자기중심 적인 거침없는 아이였고, 그때는 집앞에서 개미랑 노는 것도, 곤충채집을 하는 것도, 아버지와 계곡으로 물고기 잡으로 다닌 것도, 밤늦게까지 팽이치고 숨바꼭질하고 논 것도, 모든게 새롭고 신기하고 흥미로웠다. 그냥 그런 것들을 마음껏 즐기는것 외에 어떤 갈증이나 더 큰 고민은 없었던 것 같다. 그 때 이후에는 소소한 데서 행복을 찾으려 “노력” 하고 있고, 가끔 날씨라든지, 주위의 웃는 얼굴에서, 아니면 뭔가 내게 힘든일이 생겼을 때 내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많은 것들이 얼마나 감사한 건지 다시금 느끼고 있지만 이런걸 까먹고 사소한 일에 힘들어하고 우울해하기가 일수이다. 특히 뭔가 안좋은 마음, 누군가를 향한 negative feeling이 생기면 내 마음을 온통 흙탕물처럼 흐려놔서 도무지 헤어나오기 어려운 순간들이 너무 많다.

사실 아프리카 같은데 가서 제대로 봉사하고 싶다고 계속 생각하게 된 것도, 나보다 훨씬 어렵고 힘든 환경에서도 행복하고 감사하며 사는 사람들을 만나 마음의 평안을 찾고 감사함을 느끼고 돌아오고 싶은 이기적인 마음이 컸다. (지금도 꽤 그렇다.) 항시 나보다 못가진 사람,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과 가까이 지내면 이런 감사함과 소소한 행복을 더욱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종교에 대해서 계속 고민하게 되는 것. 신과 세상이 주신 신비와 아름다움에 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가가고 싶다고 계속 느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금 뻔하고 유치한 얘길 지 몰라도 그런 삶의 자세를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싶다. 요새 안좋은 일이 생기거나 힘이 빠질때, 삶의 소소한 감사함이 자꾸 잊혀지고 어두움이 드리울 때 스스로에게 자주 써먹는 방법 세가지가 있다. 하나는 “하이고, 얼마나 더 좋은 일이 생길려고 그러나.” 라는 인생만사 새옹지마 라는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산아. 잘 모르지만 하나님 아버지, 나의 삶을 보살펴주는 신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나는 아직 이부분에 확신은 없다.) 저 위에서 또는 저 아래서, 어딘가에서 나를 보고 보살펴주고 있다고. 그분이 있다면 이런얘기 해주지 않을까? “산아, 괜찮아. 별거 아니야. 걱정마. 그건 참 작은 일이야. 툭툭털고 일어나렴. 일로와. 내가 안아줄게. 쫌생이처럼 굴지말고. 우리산이, 씩씩하지?”” (종교적인 이야기로 들린다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그냥 내가 스스로에게 해보는 상상이고 다짐 정도로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래도 안되면 이 노래 를 듣고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운동을 한다.

4. 행복 둘, 의미있는 일과 성취(Meaningful Work and achievement)

두번째로 내가 가장 행복했을 때, 그리고 내 친구들이 가장 행복했을 때에 대한 질문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것들이 어떤 의미있는 성취를 일궈냈을 때에 대한 이야기 들이다. 성취감, 특히나 어려운 도전에서, 많은 걸 희생하고 포기해가며 노력했던 데에서 나오는 그 성취감은 정말 잊을 수 없는 짜릿함이다. 그리고 그때 생기는 자신감, 자존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최근 철인삼종 올림픽코스에서 찍은 사진들. 표정이 가관이다.

최근 철인삼종 올림픽코스에서 찍은 사진들. 표정이 가관이다.

내 삶에서도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 (자랑을 늘어놓는 것 같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함을 미리 말씀드린다.) 20대 중반 까지는 공부에서 –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외고에서 1등을 했을 때, 서울대에 합격했을 때, 고시에 붙었을 때, 행시연수원에서 수석했을 때 참 정말 행복했다. 스탠포드 MBA에 합격했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눈물이 나도록 짜릿하고 행복했던 그 성취의 순간들. 최근에는 마라톤이나 트라이애슬론 같은 것들을 해낼 때 너무 행복하고 짜릿했다. 그래. 산아. 내가 최고다. 난 할 수 있다. 이 느낌. 정말 나를 살게한다. 이 느낌은 마약과도 같아서 다음에 무엇을 할 때 더욱 열심히 하게 만든다. 수능을 볼때도, 고시공부를 할때도, MBA 준비를 할때도, 난 정말 내가 가진 모든것을 바쳤다. 그래서 후회는 없었고 오히려 자신감이 가득했다. 이러한 자신감은 다음에 무엇에 또 도전할 때 더 집중하게 만들어 준다. Hard work pays off.

쇼생크 탈출 - 맥주를 돌리고 흐뭇한 표정의 앤디

쇼생크 탈출 – 맥주를 돌리고 흐뭇한 표정의 앤디

때로는 성취보다 그 과정 자체가 행복이 되기도 한다. 특히나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때, 그리고 세상에 내가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고 있다고 느낄 때, 행복이 배가된다. 축구부 주장시절 팀원들을 이끌고 총장배 결승에서 뛰면서 가슴터져라 화이팅을 외칠 때, 행시 연수원에서 밤새 일해서 우리 팀이 거의 최고 성적을 냈을 때, AOL아태총회 진행요원으로서 밤새 일하며 사람들을 챙겼을 때, 스탠포드 MBA시절 인도 여행에서 밤새가며 모두에게 선물을 준비하고 편지를 줬을 때, 한국 트립을 리드해서 한국에 대해 발견하고 행복해하는 팀원들을 볼때, 이런 순간들은 결과에 관계 없이 너무 나를 행복하게 한다. 내가 블로그를 열심히 쓰게 된 것도, 에린이라는 내 코치가 “산아. 너 최근 몇년간 일하면서 어떨 때가 가장 행복했니? ” 라는 질문에 내가 한참 생각하다가 “난 정책만들때보다 후배들이랑 함께하면서 같이 뭐해먹고 살지 고민할 때. 멘토링하고 코칭하고 그럴 때 가장 행복했어.” 라는 대답을 하면서 느낀 각성에서 비롯된 면이 있었다. 나로 인해 주위와 세상이 나아지는 그 느낌. 그래 산아. 잘하고 있어. 마치 내게는 쇼생크 탈출에서 앤디가 갑자기 아름다운 여자 음성의 노래를 틀어 사람들에게 행복을 줬을 때와 모두에게 맥주 세병을 돌리고 씩 웃고 있을때. 그런 나를 바라보는 느낌이다. “산아, 잘했어. 멋졌어.” 이 칭찬을 스스로 할 수 있을 때. 그만큼 당당하고 뿌듯할 때 너무 행복했다. 그래서 내가 진정으로 가슴을 쏟지 못했던 재경부 공무원 시절, MBA과정에서 남들 듣는다고 따라들은 재미없고 의미없는 수업을 듣고 있을때 스스로에게도 당당하지 못하고 열심히 못하고 참 부끄럽고 껄끄럽고 찝찝해진다. 역시 나는 정말 내가 좋아하는 걸 해야 행복하구나. 몰입하고 열정을 낼 수 있어야 행복하구나 그런 생각을 한다.

5. 행복 셋, 의미있는 관계 (Meaningful Relationship)

가족, 친구, 연인. 의미있고 아름다운 관계에서 느껴지는 행복. 그래. 나에게도 이는 너무도 큰 행복의 한 축이었다.

가족 – 어렸을 때 산으로 들로 놀러다닌 우리 가족. 자라면서는 잘 느끼지 못했던 형의 소중함. 고시공부할 때 깨달은 엄마의 사랑과 된장찌개, 이제는 가끔씩 견우 직녀처럼 떨어져 지내다가 가끔씩 뭉쳐 일요일 아침에 밥먹고 그럴 때의 그 소소한행복. 이건 참 아름다운 순간들이다.

친구 – 대학교 축구부 시절, 대천 해수욕장에서 별의별 일을 다해가며 추억을 만들때. 친구들과 낄낄댈 때. 아무 생각없이 수박 껍데기 같이 쓸데 없는 얘기로 서로 갈굴 때. 그거 참 행복한 일이다.

축구부 단짝 남송과 나의 격렬한 댄스, 왼쪽이 나

축구부 단짝 남송과 나의 격렬한 댄스, 왼쪽이 나

연인 –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해 줄때. 아직도 정말 잊을 수 없었던 가슴시린 순간들이 있다. 군대 100일 휴가나왔을 때 여자친구 손끝만 닿아도 느껴졌던 그 전율. 내가 그토록 사랑했지만 닿을 것 같지 않았던 그녀가 준 손편지와 노래 선물. 이런 순간들은 내 삶에 영원토록 잊지 못할 애틋함과 아름다움이다.

내가 가꾸고 싶은 가정의 롤모델을 보여준 친구 카일런

내가 가꾸고 싶은 가정의 롤모델을 보여준 친구 카일런

마지막으로 나와 아주 친하고 가까운 관계는 아닐지라도 내가 속한, 내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관계에 있는 사람들. 블로그를 통해 만난 사람들. 한국인들. 스탠포드에서 만난 친구 하나하나. 또는 더 나아가 세계인 모두. 이들과 어떤식으로든 의미있는 관계를 만들어 가는것. 나누고 봉사하고 교감하는 느낌. 위에도 썼지만 정말 소중하고 나를 행복하게 한다.

이 모든 것들, 최근에 삶이 더 성취지향적이 되고 더 갈증이 커지면서 많이 놓쳐왔던 것들. 앞으로 더 계속 만들어가고 싶은 것들. 최근 내 친구 집에서 그냥 아내와 딸들과 행복과 전통을 만들어 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많이 느낀다. 가정. 모든 것의 중심이 되고 끊임없는 행복과 에너지의 원천이 되는 그곳. 나도 빨리 만들고 싶다.

6. 행복 넷, 모험속에서 자연속에서 찾는 나 자신, 정념이 없는 고요함

(Getting alive. Being yourself)

그런데 참 공교롭게도, 내 친구들이 “그럼 산아, 넌 언제 가장 행복했어?” 라고 물었을 때 내 입에서 나온 즉석 대답은 가족 이야기도, 연인 이야기도, 나의 성취 이야기도 아니었다. “나 얼마전에 요세미티 산 등산했을 때, 그리고 자전거 타고 혼자 노래 부르며 땀흘릴 때 제일 행복했어.”

위 구글 명상가 차드 멍 탄의 세바시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람의 마음이 백지처럼 비워질 때, 평안해질 때, 우리는 행복을 찾는다. 원개 본시 마음이 비웠을 때 그게 행복한 상태이기에 우리는 우리 자신으로 돌아가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참 멋진 이야기가 아닐까. 이래서 명상을 하고 기도를 하고 마음의 평안을 찾으려 그토록 사람들이 노력하는게 아닐까.

나도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내가 다시 태어나는 순간(Self Renewal), 아무 생각없이 몰입하는 그 정념의 상태, 이건 공기와도 같고 마약과도 같은 순간들이다. 항상 자연을 벗하는 삶을 살고 싶은 것도, 항상 운동하고 땀흘리며 살고 싶은 것도, 항상 여행하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공기를 마시며 탐험하고 싶은 것도 다 이런 마음이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다. 아무런 정념도 없다. 그냥 그 순간을 만끽하며 오감을 여는 이 느낌. 살아있다는 느낌. (Getting Alive.) 나를 살게한다.

아이슬란드에서 물구나무 서기를 하며

아이슬란드에서 지구를 느끼며

행복에 대한 단상, 일단 이정도로 마무리해 본다… 여러분은 언제 가장 행복하세요?

About sanbaek

Faithful servant/soldier of god, (Wanna be) Loving husband and father, Earnest worker, and Endless dreamer. Mantra : Give the world the best I've got. Inspire and empower social entrepreneur. 30년간의 영적탐구 끝에 최근에 신앙을 갖게된 하나님의 아들. 사랑과 모범으로 가정을 꾸려가진 두 부모의 둘째아들이자 wanna be 사랑아 많은 남편/아빠. 한국에서 태어나 28년을 한국에서 살다가 현재 약 3년가까이 미국 생활해보고 있는 한국인. 20세기와 21세기를 골고루 살아보고 있는 80/90세대. 세계 30여개국을 돌아보고 더 많은 국가에서 온 친구들 사귀어본 호기심많은 세계시민. 그리고 운동과 여행, 기도와 독서, 친교와 재밌는 이벤트 만들고 일 만들기 좋아하는 까불까불하고 에너지 많은 Always wanna be 소년. 인생의 모토: 열심히 살자. 감동을 만들자. Social entrepreneur 들을 Empower하자.

10 comments

  1. Minhong Jang

    잘 봤습니다. 일요일 아침부터 기분이 묘하니 좋네요.
    개인적으로 행복한 순간은 Meditation , 운동, 산책 등에서 나를 느낄 때 인 것 같습니다. 무언가 할 때 내가 사라지는 느낌이랄까요?

  2. aceit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저에게 살아가면서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 더욱 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 같아요.
    진로를 고민하며 어떤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할까 고민을 한 적이 있었지요. 행복했던 순간들을 적고, 그 순간들을 여러 요소들로 분해하고, 그 요소들이 다른 순간들에 적용되었을 때에도 행복했는지를 검토해보고……
    그랬더니 어떤 특정한 행동도 항상 ‘행복’을 불러오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결국 저에게 가장 행복한 때는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을 때 하는 것” 이라는 결론이 나오더군요.
    너무 동물같은 답이지만…ㅋ 그런 결론이 나온 기억이 있네요.

  3.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님이 몸담고 계시는 서울대학교 Happiness Research (정식 한국어 명칭이 생각이 안나네요)에서 꾸준하게 행복은 무엇인가 그리고 어떻게 얻어지는 것인가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하는데, 제가 최근에 읽었던 논문중엔 현재를 위해 사는것이 더 행복한지 미래를 위해 순간의 쾌락을 미뤄두고 사는것이 더 행복한지에 대한 연구 논문을 본적이 있는데 (물론 아주 간단하게 instant gratification vs postponing gratification의 대립은 아닙니다) 이와 관련된 거의 모든 연구 결과나 수치가 순간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당장을 위해 사는게 더 행복하다고 하더라구요..

    네 사실 저희 친형이 서울대학교에서 있을때 주도한 연구입니다.. 논문도 꼼꼼히 보았고 이야기도 많이 해봤는데 정말 정말.. 그렇게 살기 어려운거 같아요.

    순간을 위해 살면 안된다고 평생 교육받는 우리에게, 어찌보면 순간을 위해 사는것도 엄청 노력이 필요한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즉 행복도 노력을 통해 온다는 얘긴데 (성공을 위한 노력이 아닌)

    아리스토텔레스가 행복에 대해 말했던 “Happiness is not something that happens to you” 구절이 다시 한번 생각나는 포스팅이네요..

    좋은 포스팅 감사드립니다 ^^

  4. 멋진 행복에 대한 정의입니다.
    참 행복이라는 것이 무언가를 이룰때뿐만아니라,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온다는 말에 공감했어요.
    저는 그리똑똑하거나 특출나지못해, 좋은결과가 나오지 못할 때가 많았거든요, 근데도 제게 행복은 오더군요.
    다행히, 행복은 과정속에도 있었습니다. 알고나니
    매 순간이 행복하다는것도 알게됐어요!! ㅎㅎ저는 신을 믿습니다! 그 신이 제게 남들보다 더 행복을 잘 찾을 수 있게 저를 훈련시킨게아닌가 생각이듭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행복에 대해 생각해보게됐습니다!!

  5. Celine

    의미있는삶, 어떤게 의미있는 삶인지. 나의 행복과 또 나를 키워주신 부모님의 행복도 같이 어떻게 이뤄낼 수 있을지 저도 외국에서 살면서 제삶을 바꾼 화두예요. San님이 삶을 찾아가는 길 지켜볼께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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