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여름 근황+저를 만나고싶은 분들께

* 아래 글 읽기에 앞서 제 블로그에 처음 들어오시는 분들은 부디 공지사항 에 있는 글들을 읽어봐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제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에서 이런 글들을 쓰고 있고, 제게 연락주시고 싶은 분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것 같은지 제 생각 정리해 봤습니다.

아래 자세히 썼지만 저를 만나고 싶으신 분은 7월11일 오후 3시~5시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참가신청)으로 오시거나 본인소개/취지를 담아 제게 이메일을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1. 졸업

졸업장 받으러 걸어갈때

졸업장 받으러 걸어갈때

2013년 6월 15일…드디어 MBA학위를 받았다. 400명 가까운 지인들 이름이 하나하나 불려지고, 내 이름도 불려지는데 내가 다 짠하더라. 부모님 오셔서 정신없는 와중에 나파밸리도 다녀오고 가족끼리 좋은 시간 보낸것도 참 좋았고.

나중에 MBA졸업을 정리하고, 마지막학기를 정리하는 글도 하나씩 써봐야 겠다. 참 쓸 글들은 많은데 요새는 시간이 있는 듯 해도 글을 차분히 쓸듯한 심적 여유는 또 안나는구나…졸업하기 전에 가장 잘했다고 생각한 것은 약 50명의 친구들과 1대1로 인터뷰를 하면서 그 친구의 삶을 들은 것인데, 그러다 보니 다양한 삶에 대해 정말 많이 배웠고 친구들과도 더 깊이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이걸 어떻게 책으로 담아낼까, 어떻게 전달하는게 좋을까 요새 생각이 많다. 유대인들이 자란 이야기, 이슬람교인의 이야기, 미국 큰 사업하는 집에서 자란 아이, 이민자 가정에서 인종차별을 경험했던 친구, 참 삶의 굴곡과 역경, 그걸 이겨낸 이야기, 그러면서 자신감을 얻고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전세계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에겐 많은 감동으로 다가오는데 당장 앞으로 나아가기에 바쁜 한국인들께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2. 취직고생

칠전팔기가 아니라 칠십전칠십일기가 될듯

칠전팔기가 아니라 칠십전칠십일기가 될듯

정말 될듯 될듯 안되는게 취직이다. 이래저래 늦게 시작한 면도 있고, 고민끝에 거절한 offer 들도 있고, 내가 원하는 회사와 실리콘 밸리의 특성상 정식 리크루팅 프로세스가 아닌 네트워킹기반이라 여태껏 결론이 안나고 상당히 진척이 더디고 많은 부분이 오리무중이다. 작년과 다른게 있다면 내가 원하는 분야에 대해서 내가 좀더 판단이 선 것. 지금 주로 지원하고 있는 회사는 B2B쪽에서 SAAS(Software as a Service) 비지니스를 하는 실리콘밸리 Tech회사의 Business Development 나 Sales Strategy 쪽인데, 내가 써놓고 봐도 내가 민망할 정도로 말이 어렵고 내가 했던 일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인터뷰하는 입장에서는 오죽하랴. 나의 경력과 나라는 사람 자체를 외계인 취급할 때가 많다. 일단 너무 좁게 보지 않고 조금 더 넓게 보면서 될때까지 해볼 생각이다. 가장 가고싶었던 회사 중 하나고 믿었던 회사와 너무너무 분위기 좋은 최종 인터뷰를 보고 와서 며칠있다가 불합격 전화를 받았을 때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더라. 운전하다가 전화를 받았는데 달리는 차안에서 눈물이 나오고 평생 안나던 화가 다 나더라. 그래 백산. 이기분 잊지 말자. 그리고 될때까지 하면 된다. 칠전팔기가 아니라 칠십전이든 팔십전이든

3. 한국귀국

살던 집도 없어지고, 다니던 학교도 졸업하고, 직장도 하나 없는채로 일단 있는 짐만 대충 친구/후배들 집에 맡겨놓고 정신없이 최근에 잠시 귀국을 했다. Best friend 결혼식도 있고, 잠시 나를 돌아볼 필요도 있다고 느껴지고, 심적으로도 꽤 지쳐 있었나보다. 부모님/가족과의 시간, 친한 친구와 지인들 돌아보기, 그리고 기획재정부 정식 작별인사 등 나의 근본, 과거를 잠시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는데 이게 참 짠하다. 내가 일했던 곳, 나와 함께 했던 사람들. 특히 정부에 가서 변함없고 착하고 고마운 사람들을 볼 때 마다 내가 더 잘해야 겠다는 마음이 들고, 또 한편으로는 이제는 다른곳을 보는데서 나오는 공감/커뮤니케이션의 한계가 안타까운 심정으로 다가온다. 꼭 보고 싶은 사람 찾아가서 만나기도 하고,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이 사람이 얼마나 나를 필요로 하는지, 내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 얼마나 의미있는 시간인지 등을 고려해서 억지로라도 시간을 내려고 노력중이다. 가진거 하나 없는 나도 이렇게 쓰임받을 일이 있다니 참 감사할 노릇이다. 아마 7월 중순이나 말쯤 미국으로 돌아갈 듯 하다.

백범김구를 닮았다고 느껴지는 영웅호걸스타일의 일도형님

백범김구를 닮았다고 느껴지는 영웅호걸스타일의 일도형님

무엇보다도 가장 놀랍고 감사한 일은 밥퍼 목사로 유명한 최일도 아저씨가 운영하는 다일공동체에서의 캠프 체험을 해본 것이다. 이분의 삶을 담은 다양한 책과 시집도 읽어봤는데 다시금 세상에 대한 진한 감동이 샘솟아서 울기도 많이 울면서 봤다. 4박5일동안 진행되는데, 자세한 설명이나 참가신청은 위 링크에 있으니 생략하겠다. 전혀 종교적인 냄새가 나지 않았고, 지난 MBA기간 동안 정말 많은 성찰과 치유를 경험했던 나로서도 생각이 대 전환되는 정말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보다 근본적인 삶의 의미를 찾고 싶으신 분, 가슴속에 풀리지 않은 응어리가 계신 분 모두께 강하게 추천드리고 싶은 경험이다. 당장 우리 가족부터 보낼 작전을 짜보고 있다. 갔다오고 나서 마음이 너무나 편안해 졌고 매사에 감사할 수 있는 계기가 (적어도 지금까지는) 되고 있다. 내게있어 가장 큰 변화는 “아무것도 염려려함이 없이” 나의 자세 그대로 나아가는 마음가짐. 그리고 내가 세상의 소금이라는 확실한 자각이다.

4. 저를 만나고 싶으신 분들께

귀염둥이 13학번 후배들과. 이거 말로만 듣던 띠동갑-0-

귀염둥이 13학번 후배들과. 이거 말로만 듣던 띠동갑-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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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드는 고민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는 것 vs 좀더 겸손하고 자중하는 것 사이의 balancing이다. 사실 지금 난 아직 이룬것도 하나 없고 직장도 없고 요새 농담으로 삼무 라고(직업없고 돈없고 여자없고 -_-) 뭐 그런 상태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배운것, 느낀것 정말 가슴벅찰만큼 감사하고 나누고 싶은 것들도 많이 있다. 그래도 주위 친한 지인일수록 지금은 때가 아니며 더 겸손하고 일단 더 본인 내실을 다지라는 진심어린 충고도 해주신다. 계속 고민하면서 실수해가면서 배워나갈 일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일단은 지인 중심으로 만나고 내실을 다지고자 더 책도 읽고 고민도 하고 노력중이다. 그러나 꼭 나를 필요로 하는 곳, 내가 쓰임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어떤 수고로움이라도 기꺼이 가고 싶다. 아래는 현재 서울대학교에서 잡혀있는 행사인데, 대학교 후배들에게 꼭 내가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아직 이런이야기 할만한 단계가 전혀아니지만 후배들이랑 이야기하는걸 내가 워낙 좋아해서 순전히 나좋자고 하는 일이다. ㅋㅋ 사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참 고민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그냥 내 이야기를 해주기로 했다. 정말로 솔직하고 진실한 나의 이야기 그 자체. 누구와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했던 그 과정. 자세한 정보는 아래링크에 있다. 대학생 청중을 주 대상으로 하겠지만 어떤 분이든 환영한다. 모두에게 오픈돼 있는 장소이자 시간이고 그 전이나 후로도 자리에 남아서 최대한 많은 분과 대화해 보고 싶다.

이번에 못오시는 분들 중에도, 이번에 MBA를 가시는 분들이나, 기타 제가 쓸모 있을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취지를 설명해서 sanbaek83@gmail.com으로 메일 주세요.

About sanbaek

늦깍이 크리스천 (follower of Jesus), 우렁각시 민경이 남편, 하루하율하임이 아빠, 둘째 아들, 새누리교회 성도, 한국에서 30년 살고 지금은 실리콘밸리 거주중, 스타트업 업계 종사중. 좋아하는 것 - 부부싸움한것 나누기, 하루하율이민경이랑 놀기, 일벌리기 (바람잡기), 독서, 글쓰기, 운동, 여행 예배/기도/찬양, 그리고 가끔씩 춤추기. 만트라 - When I am weak, then I am strong. Give the world the best I've got.

2 comments

  1. 김지민

    안녕하세요, 서울대 경영대 08햑번 후배 김지민이라고 합니다. 목요일에 있을 선배님과의 만남에 참가신청했습니다.
    이번에 오신다는 문자를 행정실로부터 받고 매우 기뻤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지난 1학기 내내 선배님의 블로그에 있는 거의 모든 글들을 다 읽었던 애독자이기 때문입니다. 이 블로그에 접근하게 된 계기는 지난학기에 활동하던 경제학회에서 IT 벤처 생태계를 주제로 연구를 하면서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에서 일하는 분들의 블로그를 열심히 돌아다니던 것이었습니다. 이 블로그의 글들을 읽으며 첫째로 같은 과의 멀지 않은 선배의 이야기라는 것이 흥미로웠고, 둘째로 저도 선배님처럼 행시 재경직 시험을 치고 나서 현재 임용유예 중인 학생이라 진로의 공통점을 발견해서 좀더 글이 가깝게 느껴졌고, 마지막으로 저도 IT 분야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글을 읽는 흥미가 배가 되었습니다. 여러 포스트들이 저에게 굉장히 유익했기 때문에 애독하고 있었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글로 대하던 메시지들을 직접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매우 기쁩니다.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기대하며, 곧 뵙겠습니다 🙂

    • 그래 지민아. 말 놔도 되지? 계속 연락주고 받고 하자… 내가 이야기한 것도 하나의 data point 니 걸러듣고, 그래도 계속 같이 고민하고 대화하고 살자. 멋진 삶이 기다리고 있을거야.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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