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온지 만 3년 즈음에

* 아래 글 읽기에 앞서 제 블로그에 처음 들어오시는 분들은 부디 공지사항 에 있는 글들을 읽어봐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제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에서 이런 글들을 쓰고 있고 제게 연락주시고 싶은 분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것 같은지 제 생각 정리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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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넘게 글 하나를 못썼다. 참 정신없는 나날이다 언제나처럼. 그리고 글 하나 못쓸정도로 마음의 여유도 잘 없고. 쓰고 싶은 글이 많은데 그걸 생각하고 정리하고 표현할만한 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잘 나지 않는다. 당면한 문제가 훨씬 많고 심각해서. (하하 이놈의 문제들은 절대 줄어들 생각을 안한다. 앞으로 계속 더 많아져 갈건가본다…하하하.) 그래서 그냥 있는 그대로의 머릿속을 한번 쉐어하고 싶다. 일상 업데이트 정도로 봐주셨으면.

1. 일 – doing

진검승부

진검승부!

요새 내가 가장 많은 시간과 마음을 쏟는건 단연코 ‘일’이다. 나의 우선순위 (God, Family, Work)로 보면 삼순위지만 거짓말하수는 없다 내게 가장 많은 challenge 를 주고 내 꿈에 가장 많이 나오는건 ‘일’이다.

LINE이라는 consumer 대상으로 한 service의 미국진출. 싸이월드 부터 한국/아시아의 끝없는 꿈이 아니었을까. 문화가 다르고 취향이 다른 시장과 소비자에게 intimacy 가 높은 서비스를 성공시킨다는건 정말 쉽지 않은 미션, challenge 고 그래서 더욱 가슴 벅차고 도전해보고 싶은 과제라는게 승부근성을 자극한다. 진검승부. 제대로 해보고 싶다. 최고의 전사가 되고 싶다. 그 과정이 참 만만치는 않구나.

실리콘밸리에서 MBA를 다닐때는 세상의 모든게 다 새로워 보이고 다 닿을 수 있을듯 보였다. 그렇지만 이제는 조금씩 다른 현실인식을 느껴가고 있다. I felt like my life has just renewed. With my energy and attitude, I felt like I can do anything. I had a new fresh start. I dreamed with the best people I’ve met ever in my life and I believed if they can do it, I can do it as well. However, after 6 month of work, I got to realize what Joel Peterson meant when he gave a short career advice to me.

“San, you look Korean. You are from Korea. You sounds like Korean. I don’t think you can do anything disregarding that.”

대학교때 진로선택을 할때에도, 난 뭐든 잘할 자신이 있으니 가장 가슴벅차고 가장 보람있으면서도 진취적인 일을 하고 싶었고 그래서 경제관료를 생각했었다. 이번에도 비슷하게 생각했다. SAAS의 B2B회사들, Silicon Valley 의 Tech 기업들, VC나 Internet of things 같은 것들. 완전히 새로운 일 난 할 수 있을거 같았고 해내고 싶었다. But now I get to realize it wasn’t realistic. It wasn’t fair. 아무리 주위에서 말리고 충고해줘도 못받아들이고 이해 못했는데 이제는 조금은 알거 같다.

그래. 정말정말 잘하는 일을 하고 싶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 나의 소명, 내가 부름 받은 일을 하고 싶다. 그래야지만 직장에서, 일에서 마음껏 자아실현하고 더 나아가 주위에 사랑과 발전, 성장을 전할수 있다고 느낀다. 그러면서 또 생각한다. 나는 무엇을 제일 좋아하고 무엇을 제일 잘하는가. 난 어떤 매니저이고 어떤 리더이고 어떤 팔로어인가. 나의 강점은 무엇이고 약점은 무엇인가. 일하면서 부딪혀보면서 정말 뼈저리게 느끼는거 같다.

2. 사랑 – loving

A fine day with my love

A fine day with my love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처음 만난순간 느낀 벅찬 감동.운명처럼 신앙처럼 찾아온 나의 반쪽이라는 확신. 그렇게 모든게 좋을것만 같았는데
관계가 깊어지면서 항상 모든게 완벽했던건 아니였다. 오히려 사이가 진지해지고 나누는 영역이 많아질수록 그전엔 face하지 않았던 나의 부족함들, 나의 이기적이고 정말 “남자” 인 면들 (“여자”와는 너무 다른 나의 본성과 구조와 모습들) 을 발견하면서 참 새롭고 도전이 되고 그러기도 했다.
이제는 조금씩 편안해지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또 많은 challenge 와 up and down이 있겠냐만은.

쓰고 싶은 이야기도 많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도 너무 많다. 하나 말하고 싶은것은 어렵고 힘든 부분까지 같이 나눠보고 싶다는 것이다. 물론 relationship 에 대한건 정말 매우 personal 하고 나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동의도 얻어야 겠지만. 지금 마음같아서는 그렇다. 너무 고마운 나의 사랑이다….정말 너무 사랑해주고 싶고, 그러기에는 언제나 부족함 뿐인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3. 신앙 – being

신앙이야기는 어떻게 써야할지 참 조심스럽다. 그래도 내 스타일대로 솔직하고 있는 그대로를 쓰고 싶다는게 작은 소망이라면 소망이고 바람이다.

Gut data gut

전에도 소개한적 있었던 내가 참 좋아하는 speech 이다. 그녀는 decision making process 에서 Gut -> Data -> Gut 의 순서를 이야기한다. 내 신앙경험기도 어떻게보면 이 순서를 따르고 있다.

  • Gut: 영적인 느낌, 성경을 읽는순간 이게 진리고 빛이라는 그 느낌. 막연한 확신
    • 처음 성경이 읽힌 날. 처음 주님을 영접한날. 그날의 그 Gut feeling 은 분명 내게 이게 맞는 길이라는 막연한 확신을 줬다.
  • Data: 영적인 체험과 성경, 사람들에게서 발견하는거
    • 어쩌다가 생겨버린 신앙이지만 평생 신앙없이살았던 나이기에, 워낙에 따지기 좋아하고 확실하게 하기 좋아하는 나이기에 그냥 맹목적 믿음을 받아들이는건 너무나 어려웠다. 그래서 닥치는대로 읽었고 신앙 선배를 만나면 솔직히 토론했다.
    • Data point 1 조금씩 알게된 영의 세계는 너무나 신비로웠다. 분명 무언가 있다.
    • Data point 2 성경과 각종 복음서적에서 접하는 수많은 information, data point 들. 특히나 나는 필립얀시 류의 책과 스캇펙 박사의 아직도 가야할 길 3부작을 좋아했다. 그리고 성경에서 특히나 사랑과 남녀 창조의 원리, 결혼 등에 대한 구절들은 정말 너무나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 Data point 3 내가 가장 닮고싶은 그냥 그 presence자체로 보여주는 주위 사람들의 모습. 내 친구들 중에 가장 행복하고 충만하게 사는것 같은 친구도 크리스천이고. 주는것보다 받는게, 전진하고 올라가는것 보다는 낮아지고 깎이는게 더 삶의 올바른 방향성이라는것을 삶으로 보여주는 고마운 사람들
  • Gut: 여기서 부터는 의지의 영역 
    • 마지막 Gut은 이거다 싶으면 그냥 밀어붙이는 그 결단력! 뚝심. 그래. 쉽지 않을 지언정 포기하거나 지치지는 말자. 

현재 상황

  • Check box 체크하기 – 처음 초신자로서 하루하루가 새롭고 성경 한장 한장이 너무 꿀송이처럼 달던 것도 요새는 좀 잘 모르겠고. 그냥 체크박스 체크하듯 주일에 예배 나가고 아침에 생명의 삶 묵상하고 기도하고 그런다. 시도 때도 없이 하나님께 기도하고 항상 신앙서적과 찬송가를 늘 달고살긴 하지만 처음의 그 체험과 감동을 항상 느끼긴 참 어렵다는걸 배워가고 있다.
    • 그리고 점점 더 발견하게 되는 스스로의 작은 모습들도 참 face하기 쉽지만은 않은 부분이다. 죄성이라는것은 평생 안고 갈수밖에 없나보다. 알면 알수록 더 크고 더 두려운 면이 있다.
    • 전에 목사님께서 현재의 고통이 과거보다 항상 큰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고통 그 자체는 더 작더라도 지금은 고통속에 있고 과거의 고통은 이미 지난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었더랬지. 그것처럼 과거의 감동은 이미 과거의 감동이고, 현실의 무미건조함, 현실의 어려움은 또 언제나 벅차기만 하다.
  • 위로가 되었던 말들 – 그러나 참 큰 위로가 되준 말들이 있다.
    • 체크박스 하는게 어디에요? (멋지게 신앙생활 하는 동생의 겸손한 위로의 말)
    • 한번 믿기로 의지로 결정했다면 그냥 믿는거지. 난 다시는 이 문제는 question하지 않기로 했어. (내가 삶을 통해 존경하는 신앙 선배 형이 해준 말. 이렇게 신앙이 강한 형도 결국 100% 확신이 있다기 보다는 그냥 스스로의 의지로, 결단으로 또 계속 믿음을 이어가는 거구나. 그래 나만 불안하고 나만 불확실한게 아니구나…)
    • 내 삶에 목적이 있고 미션이 있고 인도하심이 있고 승리가 있다 (항상 들어도 질리지 않는 성경 말씀, 설교 말씀) 어찌보면 뻔하지만 너무나 힘을 주고 위안을 주고 motivation 을 주는 그 메세지
  • 갈길이 멀다. 
    • 머리로만 알고 있는 것들. 아직은 다 실천이 되지 않는다. 나의 부족함을 점점 더 알아갈 뿐이다.
    • 가끔씩 드는 의심. 꼬아서 파고 드려고 하면 정말 끝도 없다. 남들의 간증에서 들리는 그런 성령의 은사나 강한 영적 체험이 나에겐 아직 일어나지 않은것 같다.

4. To be continued –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을까? 그렇게 믿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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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과 어려움은 절대 더 작아지지 않을거라는 건 이제 확실히 알겠다. (남들눈에 보이고 판단되는 객관적인 것들이 아닌 내 피부에 와닿는 매우 주관적인 것들.) 생각해보면 신경쓸 것들, 고민들, 삶에서 “문제” 와 “일” 이라고 느껴진느 것들은 계속 늘어만 왔다. 중고등학교때와 대학교 초반에는 진로, 대학진학, 삶의 목표 같은게 고민이었고 사랑, 직업과 관련된 고민이 조금씩 더 구체적이고 더 현실로서 다가왔다. 고시공부할때, 정부에서 일할때, MBA를 준비할때, MBA를 다닐때, 직장찾아 헤맬때, 하나씩. 이제 결혼을 하고 애기를 낳고 더 많은 responsibility 를 맡고.

가끔씩 삶이 더 평탄해지고 순조로와 지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그건 거짓말이 겠지만, 그래도 어떤 시련과 고난과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더 강해지고 더 잘 버텨나갈 수 있는 스스로가 되기를 항상 소망한다. 끈기와 노력, 그리고 주님의 사랑이 있는한 분명 잘 할 수 있을것 같다. 결국 사랑과 인도하심의 길 속에 자유와 승리가 있음을 믿는다. 나보다 훨씬 더 힘든 상황에서 꿋꿋이 사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고 사랑을 전할때 내가 당면한 작은 문제는 너무 작아보이고 새로운 에너지와 삶의 의미가 분명히 샘솟으리라. 알면서도 참 쉽게 실천이 안되는 이 단순한 진리. 

여전히 오리무중 좌충우돌에 실수투성이 헛점투성이인 내 삶이지만 왠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그 느낌 하나 만큼은 참 가슴 사무치게 감사하다. 그래. 잘 될거다 산아. 천천히 꾸준히 가자.

About sanbaek

늦깍이 크리스천 (follower of Jesus), 우렁각시 민경이 남편, 하루하율하임이 아빠, 둘째 아들, 새누리교회 성도, 한국에서 30년 살고 지금은 실리콘밸리 거주중, 스타트업 업계 종사중. 좋아하는 것 - 부부싸움한것 나누기, 하루하율이민경이랑 놀기, 일벌리기 (바람잡기), 독서, 글쓰기, 운동, 여행 예배/기도/찬양, 그리고 가끔씩 춤추기. 만트라 - When I am weak, then I am strong. Give the world the best I've got.

15 comments

  1. yeongim kim

    산아 반가워~~! 니 글이 참 와닿네~~!
    요즘 자꾸 신앙인을 만나게 하시네 ~~!난 탕자 생활 중인데 15년째 ㅋㅋ

    MBA 니말대로 참 새롭고 도전적이긴 한 곳 같아~~! 잘지내고 있을거야~~! 소명을 생각하는 사람은 단지 권력과 지위만 추구하는 사람이랑 다르거든. 난 예전에 가끔 회사서 넘 힘들 때 그런 생각이 들더라 . 하나님 날 어떻게 쓰시려고 이리 훈련시키시나요? ㅋㅋ 그 끈과 맘을 갖고 살아서 그런지 모르지만 참 신기해~~

    힘내라 그리고 종종 연락하자

    • 오 누나 정말 반가워요. 잘지내세요??
      네 참 신기하고 신비로운거 같아요 그런 섭리와 질서는. 저야말로 탕자지요. 화이팅이에요! 답변 늦어 죄송하고 종종 연락해요!!

  2. Kyunghoe Moon

    오랜만에 글을 썼구나…항상 기대하면서 읽게 되네…^^ 한결같이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에서 친구지만 참 많이 배운다! 늘 건강하고, 조만간 가족들 데리고 LA 갈 일이 있을텐데 그 때 꼭 한 번 봅시다~*

  3. 포스팅 기다렸습니다 😀 ㅎㅎㅎ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ㅎㅎㅎㅎ
    응원합니다 화이팅~!!!

  4. juho moon

    문주호라고 합니다. 솔직한 글들과 정보에 감사합니다.산님에대해서 너무마니알아버린반면 저는 글만보고 소개를하지않아서 정보의비대칭이너무심한게아닌가어떤사람이 글을읽고잇는지 말은해야하는게아닌가해서 이렇게글남깁니다.
    링크드인에대략이력은있구요. 빚진마음으로신앙생활에기쁨이 넘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5.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라인USA와 백산님에게 길이 환하게 열렸으면 좋겠네요~

  6. 백산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잘 지내고 계신지요~ 요즘 글이 올라오지 않아 소식이 궁금합니다! 부디 몸 건강하시고 잘 지내시길 기도하겠습니다.

  7. Innie

    대학교때 진로선택을 할때에도, 난 뭐든 잘할 자신이 있으니 가장 가슴벅차고 가장 보람있으면서도 진취적인 일을 하고 싶었고 그래서 경제관료를 생각했었다. 이번에도 비슷하게 생각했다. SAAS의 B2B회사들, Silicon Valley 의 Tech 기업들, VC나 Internet of things 같은 것들. 완전히 새로운 일 난 할 수 있을거 같았고 해내고 싶었다. But now I get to realize it wasn’t realistic. It wasn’t fair. 아무리 주위에서 말리고 충고해줘도 못받아들이고 이해 못했는데 이제는 조금은 알거 같다.

    – 안녕하세요, 글 올리신거 대부분 읽어보았습니다…
    이제 gmat 공부하면서 준비중인데……. 카피한 저 문장에서 슬펐어요.. 하.

    – mba를 준비하고있는 꿈 많은 회사원입니다..

    • 하하 네 제가 읽어봐도 슬픈 문장이에요… 이건 저의 케이스니 너무 일반화 하거나 discourage되시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

  8. Pingback: 나의 부족한 업무 능력과 두려움 – Professional Insecurity | San's playg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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