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되지 않는 습관, 아무에게도 이야기한적 없는 순간들에 대하여

* 아래 글 읽기에 앞서 제 블로그에 처음 들어오시는 분들은 부디 공지사항 에 있는 글들을 읽어봐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제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에서 이런 글들을 쓰고 있고 제게 연락주시고 싶은 분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것 같은지 제 생각 정리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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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은 써논지 한 6개월은 된 설명되지 않는 습관, 정말로 나만 아는 나의 모습, 혼자 있었다고 느끼는 시간들에 대한 글이다. 갑자기 쌩뚱맞게 왠 설명되지 않는 습관이냐고? 그러게말이다 요새는 이런글만 쓰고 싶다 하하. 한참전에 써 놓고 쉐어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요새 또 쉐어하고 싶은 마음을 많이 주셔서 이렇게 쓰기로 했다. 다른분은 다 봐도 우리 부모님은 안봤으면 좋겠다. 많이 죄송하고 면목없지만 그래도 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과거 언젠가에, 또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아무도 모르고 나만 아는 습관들, 잘못들, 행동들을 갖고 계신 모든 분께 바친다.

1. 들어가며

이 비디오를 보면 (시간이 없으신 분은 한 35분 정도 부터 보시기 추천드린다. 40분쯤 되는 부분에 본인의 고백이 본격적으로 나온다. 소리가 너무 안들리시는 분은 이 링크로 보시길.)  크리스티 김 이분께서 부모님께 스트레스 받고 자위로 스트레스를 풀었던 자신의 과거를 매우 담담하게, 매우 구체적으로 묘사하신다. 본인도 전혀 설명할 수 없었던 이 습관이 얼마나 오랫동안 자신을 갉아먹고 힘들게 했는지, 어떻게 극복했는지, 치유와 회복에 대한 말씀을 전하신다.

비슷한 맥락에서 잠깐 내 친구 이야기를 하나 하겠다. 참 친하고 착한 MBA친구 하나가 자신의 삶에서 가장 impactful했던 부분을 나눌때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난 사실 매우 이상한 습관이 있었어.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부모님이 매우 자주 출장을 가시고 나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난 강박장애 (OCD: Obsessive compulsive disorder) 에 걸렸어. 그건 손을 씼는 것이었는데 손을 많게는 한 50번도 씼은것 같아. 나를 힘들게 하는 것 – 부모님이 보고 싶다는 – 걸 잊기 위해 이상한 다른 행동을 하는 거지. 손을 씻지 않으면 뭔가 불안한 일이 생길것 같다는 생각에 도저히 견딜수가 없는거야. 손이 너무나 깨끗한걸 내가 아는데 그래도 계속 계속 손을 씼으면서 너무 지긋지긋하고 이상했어. 6년동안이나 지속된 이 습관을 난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했어. 무서웠어. 중학교때 견디다 못해 부모님께 이야기했을 때 부모님은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금방 없어질 것이라고 위로해 줬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아. 부모님은 딸이 정신장애를 안고 있다는걸 부인하고 싶으셨던것 같아. 결국 난 전문 상담을 받아야 겠다고 마음먹고 부모님을 설득설득하여 전문 상담을 받았지. 이야기를 다 털어내고 나자 훨씬 후련해지고 이겨낼 수 있을것 같았어. 완전히 극복한건 싱가폴로 고등학교를 가서야. 학교생활은 너무 재밌으면서도 바빠서 정신을 쏙 빼놨지. 그리고 세상이 너무나 넒어졌어. 넓은 세상을 보고 새로운 경험을 하며 바삐 지내니까 자연스레 극복할 수 있었어.  극복하고 났을때의 그 상쾌함이란. 그러나 진짜 상쾌한 건 지금이야. 너네들한테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나를 받아들일 수 있는. 고마워 들어줘서.

2. 그럼 난 무어가 있었나?

죄와 거짓의 악순환

죄와 거짓의 악순환

사실 부모님이 아시면 너무너무 놀랄 일이지만 (엄마아빠 죄송합니다) 나도 꽤 있었다. 초등학교때 코딱지파서 먹어보고 배꼽 후벼파고 눈썹 뽑고 그런거에서 부터. 우리 딸 하루가 크면 꼭 말해줘야지. 눈썹은 뽑는거 아니고 배꼽은 파는거 아니라고…

음식중독의 문제도 있었는데, 적어도 지금은 극복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안심할 수는 없지만. 그리고 또 혼자있었다고 느꼈던 순간, 남들은 모르는 나만 아는 나의 치부에 성 (sex)에 대한 다양한 내용들이 빠질 수 없지만 이 이야기는 일단 이번에는 생략해본다. 만약 이거 쉐어하고 뭔가 안심이 되면 성의 문제에 대해서도 언젠가 이야기해볼 수도?

사소한 거짓말이나 범법, 부도덕한 행동들. 즉 큰 해나 직접적인 해를 끼치지는 않을지 몰라도 적어도 주위에 이야기하기에 부끄럽고, 남들이 다 하면 세계가 절대로 동작할 수 없는 그런 일들, 참 많이 했다. 비견한 예로 음악/영화 불법 다운로드 이런거 부터, 공무원 할때는 괜히 밥먹고 들어와서 일 조금하고 초과근무 찍고 그랬던 시간들.  미국와서도 정직하지 않은 행동이 한번 제대로 걸려서 정말 크게 혼났고 아주 큰일 날 뻔 하다가 극적으로 잘 해결된 적도 있었다. 참 부끄러운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다 이야기하면 잡혀가는거 아냐.

그 와중에서도 가장 크고 부끄러웠던 것은, 정말 누구에게도 말 안하려고 생각했던 것은, 그리고 내가 생각해도 도저히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것은 공짜에 대한 비정상적인 집착이었고 그것과 부도덕이 겹치는 영역이었다. 고시공부할 때는 돈 아끼려고 꼭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도강도 하고 조금 듣다 환불하고 이 강사 저 강사 강의 왔다갔다 듣고 이학원 저학원 왔다갔다 하고 상당한 진상짓을 했었다. 고시 끝내고 나중에 대학다니고 사회생활 초년생때는 멀쩡하게 잘 사는 내가, 엄청나게 시간 아끼고 열심히 사는 내가, 백화점 시식대를 꼭 그 근처만 가면 혼자 안바퀴 돌고 이상한 행동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정말 심지어는 괜히 나와 아무 상관없는 결혼식장에 혼자가서 밥을 먹은 날도 있다.  두번이나. Please don’t judge me….

그 순간의 마음들, 감정들을 생각하면 참 소름이 돋는다. 나말고 이런사람이 또 있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이상한 행동을 했던 몇년의 기간동안 즉, 2000년대 말~2010년 정도를 기준으로 시식대가 가장 훌륭한 백화점은 현대백화점 압구정 무역센터 점이었다. 그 근처에 치과를 가거나 일이 있어 가는 날에는 약방의 감초처럼 가서 이거 조금 집어먹고 저거 사는거처럼 조금 집어먹고 괜히 가서 한번 더 먹고 이런 행동을 했다. 처음 몇번은 설명이 안되는 이상한 행동에 영 그랬지만 나중에는 그냥 그러려니 했다. 누구도 나를 몰라볼거라 생각했는데 혹시나 백화점에서 아는사람이라도 마주친 날은 정말 소스라치게 놀랐다. 모든 일이 끝나고 나면 저으기 좌절도 되지만 또 한번 이상한 충동이 해소되고 난 묘한 안도감도 있었고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 나를 맞는 기쁨도 있었다.그래. 뭐 이럴수도 있지. 엄청난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아니잖아. 아무도 모를거야….백화점 시식대는 결혼식 도둑하객질에 비하면 정말 양반이다. 두번중 한번은 그랜드 인터콘티넨털 호텔이었는데 어딘가 양복을 입고 나갔다 들어오는 주말 저녁이었던가, 근처를 지나게 될때 괜히 양복이 너무 아깝다는 것과 여기 밥이 매우 비싸고 맛있었다는 생각에 과감히 충동을 행동에 옮겼다. 나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 (당연히 모르지) 테이블에 나 혼자 앉아서 신랑 하객인척 하면서 혹시나 아는사람은 없겠지 노심초사 있다가 나오는 밥을 먹는데, 이게 왠걸, 그렇게 많은 무리를 두고 먹는 스테이크가 영 별로 였다. 먹는둥 마는둥 하고 나오는데, 스스로에게도 부모님께도 그냥 많이 쪽팔리고 미안하면서, 그러나 빨리 또 잊어버렸던것 같다. 정상으로 돌아오고 싶었고 일단 충동이 끝나고 나니 또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었기에.

3. 나는 왜 그랬는가

밖으로 표출되는 부분은 빙산의 일각

밖으로 표출되는 부분은 빙산의 일각

위의 매우 비 정상적인 행동에도 불구하고 겉으론 난 정말 아주 멀쩡한 사람이었다. 열심히 살고 긍정적이고 열정적이고 주위에도 잘하려 노력하고. 그리고 내면적으로도 큰 문제는 없었다. 적어도 없다고 느꼈다. 내가 우울증이 있었던 것도, 편집증 적으로 손톱을 잡아뜬 것도, 엄청난 컴플렉스에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던 것도, 내가 가진것을 원망하고 있었던 것도, 나의 부족한 모습에 좌절하고 있었던 것도 아니다. 난 괜찮았고 괜찮다고 느꼈다. 난 내가 문제가 있다는걸 알지 못했다.많은 부분은 무의식중에 있었다. 다만 한번씩 불쑥불쑥 나올때 도저히 거부할 수가 없고 설명할 수 없었을 뿐이다. 그래서 차라리 포기하고 일어나면 빨리 해치우고 잊으면 마음이 편했다. 일상으로 돌아오면 또 나는 미래를 향해 바쁘게 발을 디딜 뿐이었다.

그러나 MBA기간동안, 또 신앙이 생기고 그 기도의 시간 가운데, 내면을 드려다 보고 하나님 앞에 엎드린 그 시간을 통해 나의 과거의 이상한 행동들이, 나의 설명되지 않았던 모습들이 하나씩 더 보이고 기억나고 설명되면서 조금씩 더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전에 나는 몇번 나의 상처를 – 좀더 외국경험을 하고 잘나가지 못했던 것, 좀더 잘살지 못했던 것 이런 것이라고 이야기한 적 있다. 아래 학교다닐때 발표했던 나의 부끄러운 영상을 다시 첨부한다.

위에 이야기한 문제의 원인에 대한 정확하게 분석하려면 정신 분석제대로 해봐야 될것 같지만, 막연히 참 다양한 죄와 상처들이 덕지덕지 상호작용하여 그런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성장과정과 부모님의 영향이 꽤 있다는건 부인하고 싶었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이다. 사소한 범법의 근원을 생각해보면 아주 사소한 순간들. 아버지가 교통 범칙금을 안내고 버티는 모습이라든지, 국립공원 입장할 때나 놀이기구 탈 때 어린이 나이가 넘은 중학생일때도 초등학생 인척하고 더 싼 요금에 탄다든지 뭐 이런 것들이었다. 중학교 때 어울렸던 친구들이랑 편의점에서 물건 훔치면서 경험한 짜릿함도 있었다. 도덕성에 대한 기준이 흔들리면서 중고등학교때는 컨닝하는 것에, 대학교 때는 대출하는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본적이 별로 없다.

돈에 대한 컴플렉스와 집착은, 부모님께는 너무 죄송하다. 부족한거 없이 키워주셨는데, 힘드실 때도 그런 내색 한번 안하셨는데 왜 그랬는지. 내가 멋대로 결론 내리고 합리화하고 했던 것들이 있었다. 그래 난 철들고 착한 아들이고 돈 아끼고 아껴야 남들처럼 해외여행도 가고 데이트도 하고 집에 보탬도 되고 할 수 있으니 항상 돈을 생각했고 현실조건보다 훨씬 더 아둥바둥 했었다. 지독하게 본인 위해 한푼도 안쓰고 아끼는 아버지와 내색안하고 힘들때도 묵묵히 노력하는 어머니 보면서 내 딴에 잘하려고 했던 면도 있었나보다. 난 부모님 돈 거의 안받고 대학생활하고 내 갈길 간다는 이상한 자부심도 있었던 것 같다. 사회 분위기에서 미래를 항상 생각하고 걱정하게 하는 거에 짓눌린 면도, 주위와 나를 비교한다든지 그런 것도 있었던것 같다. 돈에 초연한 척 하고 전혀 부럽지 않은 척 하면서도 은근히 부러워하거나 동경했던 면이 있는거 같다.

4. 그러면 왜 알아야 하는가

빛과 진리의 선순환

빛과 진리의 선순환

내가 이런 글을 쓰고 이런 말을 하면 어쩌면 이런 생각들을 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 백산 진짜 이상한 사람이다. 친하게 지내지 말아야지.
  • 백산 진짜 이상한 사람인데 이미 친하니까 적당히 지내되, 굳이 왜 이런이야기까지 읽는 사람 불편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 난 저런 쪽은 아니지만 좀 다른 습관이 있는것도 같은데. 근데 누구나 다 그런거 아니야? 그걸 뭐 꼭 들춰 파야되?
  • 난 별로 이상한거 없는거 같아. 지금이대로 괜찮아.

위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기에 앞서 먼저 최근에 읽은 그분의 형상대로란 책에서 배운 다섯단계의 정체성찾기 과정을 소개 한다. 그리고 우리 삶은 이 1~5단계를 계속 반복해 나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1. 나 자신을 알기 – 나 자신의 과거와 상처, 달란트 이런 부분을 들여다 보고 스스로를 객관화 하여 보기
  2. 자신을 하나님의 관점에서 받아들이기 – 자신의 독특성, unique함을 알고 그분의 형상대로 지은 존귀한 존재라는 것, 사랑받고 사랑주기 위해 태어난 존재라는 것 인지하기
  3. 좋은 점을 살리고 나쁜 점을 줄이기 – 말그래도 1, 2 를 통해 알게된 각성을 통해 장점을 개발하고 단점을 극복해가기
  4. 자신을 잊어버리기 – 1~3단계의 자기 성찰에서 나아가 우리 자신이 아닌 외부를 바라보기, 이것은 목표가 아니라 다음단계를 위한 수단
  5. 하나님의 백성 속으로 들어가기 – 다른 사람을 돌보고 그분의 형상을 좇아 자신에 대한 계획을 실천하면서 주님 안에서 온전해지기

위의 과정을 돌아본다. 그리고 처음내린 질문문에 대한 결론부터 내리겠다. 시선을 내 안에서 밖으로 향하게 하려고, 무지와 상처와 거짓의 영역에서 벗어나 그 선한 계획가운데 나아가게 하려고, 1-> 5단계로 나가기 위하여, 나와 비슷한 아픔을 겪고 있거나 아픔인지도 모르고 살고 있는 사람들을 가서 돕고 쓰임받고 그 과정에서 도저히 다른곳에서 맛볼 수 없는 기쁨과 행복 누리기 위해서 알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짧게 이야기하자면 우리가 지은바 대로 온전해 지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본다.

상처와 죄는 같은 것은 아닐텐데. 분명 연결되는 부분은 있는 것 같다. 둘다 마음속의 짐이 되고, 설명되지 않은 과거의 앙금들은 질펀질펀하게 영혼을 잡아 끈다. 영혼의 무거운 짐이다. 억지로 끄집어 내서 씹어서 뱉어내야할. 난 그런 충동이 오면 저질러버리고 잊어버리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나의 시각은 항상 내 안에 있었고 1단계 조차 잘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난 나를 제대로 몰랐고 그런일이 있을때마다 조금씩 더 좌절하고 포기하고 그러려니 했다. 나를 향한 사랑과 계획을 못 느낀 것은 물론이다.

나의 이상한 부분들이 이해가 되고 설명이 되자 그걸 어떻게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걸 open해서 이야기해볼 수 있게 됐다. 나 스스로든 주위에게든 기도가운데에든. 과거의 설명되지 않는 습관들, 그런 부끄러운 모습들에 움츠려 있는 내 안의 나를 안고 받아들이고 괜찮다고 느끼게 되었을 때 비로서 내게 끊임없이 문 두드리시던 하나님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나자 성경이 읽히고 기도가 나왔다. 그 이후의 과정들은 정말 경이롭다. 그 모든 부끄러움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나를 너무나 사랑한다고 분명하게 말씀하여 주셨고, 나를 향한 선한 계획이 있다고, 나의 약함을 들어 쓰시겠다고 계속해서 내 안에서 역사하신다. 더 멋진곳 더 높은곳으로 향하던 나의 삶의 방향도 계속해서 바꾸고 계시고 꺾고 계신다. 나를 더 내려놓고 내 안에서 나를 대신해 일하시고 역사하시는 그분을 볼때 느껴지는 경외감과 감사함과 충만감은 이런 죄악이 주는 짜릿함과는 정말 차원이 다른 기쁨이었다. 예를들면 이런 것이다.

몇번 이야기 했지만 돈과 집안에 은근히 컴플렉스가 조금 있었던 나는 막연히 결혼을 잘하면 어떨까 이런 생각들을 무의식중에 의식중에 꽤 해봤었다. 그러면서 만나는 여자친구의 집안이나 그 여자랑 결혼하면 내가 사회에서 얼마나 어떤일을 멋지게 하는그림이 나올까 이런 것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그 모든 equation 안에 꽤 중요한 가중치로 자리매김 했었다. 그러면서 미래 계획을 다 세워놓고 별의별 합리화를 했다. ‘(난 공무원이고 월급이 적고 그 와중에 부모님은 연로하시고 노후 소득도 없고 하면 먹고살려면 적어도 ~~~)’. 뭐 이런식으로. 그러다가 이런 것들이 감사하게도 많이 극복되고 내 반쪽을 만나 살아 보면서 이런 나의 사고방식들이 얼마나 위험했고 잘못된 방향이었나 정말정말 큰일날뻔 했다 이런 생각 하고 있던 중에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던 후배를 만나 상담하게 되었다. 후배말을 다 듣고 아래처럼 이야기하면서 같이 많이 울고 또 기도했다.

나도 그랬어. 그래 그맘 알지. 그래 부모님 생각도 나는구나. 알아 무슨맘인지. 근데 XX야. 정말 약해지면 안되. 남들도 많이 그런다고, 그냥 그렇게 사는게 뭐 어떻냐고 이런 유혹에 흔들리지 마. 결혼은 잘 포장해서 업그레이드 하는게 정말 아니라고 생각해. 나 직업도 없고 갈데도 없고 빚밖에 업고 과거에 잘못도 엄청 많이 저질렀다고 만나자 마자 다 오픈했는데 나를 안아주고 사랑해주고 같이 눈물흘려준 그 나의 반쪽과 부족한 사람끼리 서로 보듬어 주며 같은 곳 보며 더 큰 계획과 목적을 위해 사랑하며 사는거라고 느껴. 작년에 나 결혼할 때 우리 부모님이, 사실 우리 아버지가 사실 상당히 못마땅한 마음으로 미국에 왔었어. 아들이 잘다니던 공무원 직장 떼려치고 미국에서 실업자로 있으면서 좋다는 혼사자리 다 마다하고 이민자의 딸이랑 만나서 미국에서 결혼식한다고 부르는데 우리 아빠같이 단순한 사람이 얼마나 마음이 불편했겠어. 근데 미국에 있는 그 3주동안 그런 마음 불편한 아빠를 비롯한 우리 식구들을 우리 아내민경이가, 우리 장인어른 장모님이 정말 말도안되는 사랑으로 섬겨줬어. 그러자 아빠 마음이 열리면서 십년간 못본 웃음이 나오고 춤이 나오고 시가 나오고 하는거 있지. 지금도 그 감동 생각하면 눈물나. 내가 더 잘나가고 더 폼나는 인생 살고 싶다는 야망에 젊은이의 양지, 스탕달 같은 마음에 결혼했으면 우리 아빠 엄마는 아들 잘되라고 눈치보며 잘했다고 생각하고 계셨을지 모르지. 그러나 이런 역사는 정말 안 일어 났을거야. 마음 강하게 가져. 내가 기도할게. 힘들면 꼭 나한테 이야기하고. 알았지? 이거 너무 어려운 문제인거 아는데 절대 절대 약해지면 안된다.

5. 마치며

우리딸 하루와 함께 다시한번 소망의 기운을! 웃샤!

우리딸 하루와 함께 다시한번 소망의 기운을! 웃샤!

 

그 분의 형상대로에서 작가 마이클 윌킨스가 우리는 1에서 5단계를 계속 반복한다고 이야기한 것처럼, 나의 상처와 치유, 나의 이상한 행동, control 안되고 좌절되는 나의 부족함과 넘어짐은 지금도 매 순간 현재 진행형이다. 몇가지는 분명 극복했다고 느끼는데 그럴때마다 새로운 이슈들이 생긴다. 사소한 부도덕과 이기적인 마음들, 그리고 평생 싸워야 할것이라고 느끼는 안목의 정욕 문제가 나를 많이 넘어뜨리고 괴롭힌다. 전과는 다른게 있다면 1) 그런 행동을 했을때 좌절감과 죄책감이 오히려 더 커졌다는것, 즉 이제는 “그냥 이게 그럴수도 있지, 다 그래. 괜찮아 이렇게 살아도 되” 이런 문제로 바로 잊고 넘어가 지지 않는다는것과, 2) 하나님의 관점에서 나를 다시한번 바라보며 일어나고 3) 나의 약점을 알고 최대한 극복하려 노력하면서 4) 나를 비우고 엎드리며 5) 하나님의 계획가운데 나아가려는 발버둥이 훨씬더 빠르게, 또 필사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정말 하늘아래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한 그 순간에도 그분은 항상 나와 함께 하고 계셨다는걸 그리고 지금도 함꼐 하시리라는걸 믿고 나아간다. 아래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동역자에게 얼마전에 쓴 글을 끝으로 이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얼마전에 또 한번 넘어지는 일이 있었어요. 잘 지내고 있었는데 어쩌다 접한 좀 자극적인 영화를 보고 안목의 정욕에 잠시 마음을 뺐겨서 될대로 되라지, 이젠 나의 control이 아니야 뭐 이렇게 포기했던 적이 있었거든요. 바로 옆방에 젖먹이 애기를 안고 정말 고생하는 아내와, 태어난지 한달도 안된 세상에서 가장 이쁜 우리 딸이 있는데, 두 사랑하는 여인과 그리고 누구보다도 하나님께, 너무 가슴시리 죄송하더라고요 죄책감도 많이 들고 좌절이 되고. 어떻게 또 넘어질 수 있는지, 난 정말 구제불능이 아닌지. 그날밤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아내 눈을 잘 못 마주치겠는거에요. 다음날 아침에 회사를 가는데 너무 죄책감도 들고 찝찝하고 슬퍼서, 그리고 또 그러면 어떡하지 두렵기도 하고, 영 착찹한 마음에 운전하는데 이 찬양 듣고 팔로알토 진입 어귀에서 정말 펑펑 울었어요. 예수님이 “괜찮다 산아. 괜찮아. 와서 밥이나 먹자. 난 너를 믿어. 소망해. 사랑해. 잘 할 수 있어. 그래그래 어떤 맘인지 다 안다. 힘들었구나. 괜찮다 괜찮아. 이리와서 내게 안기렴” 그러면서 남루한 옷차림에 인자한 미소로 저를 안아주시는거 같은 거에요. 구체불능 죄인이라서 자꾸 좌절이 되고 숨고 싶기도 하고 자신감도 떨어지는데, 그래도 십자가와 예수님 보혈 붙들면 다시 희망을 주신다는게 이런건지 조금씩 알아가는거 같아요. 십자가 붙들고 울면서 많이 기도했어요. 어서 극복하게 해달라고, 능력을 달라고.

그리고 나자 다시한번 소망이 생겼어요. 저같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가끔씩 너무나 벅찬 싸움이지만  다시한번 싸워보고 싶어졌어요. 기도하면 천국 소망을 심어주실때가 종종 있어요. 이 세상은 짧다고. 천국 보고 나와 함께 더 먹고 마시는 시간들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살라고. 하나님의 시간은 현재와 영원이라고 하고 사탄이 공격하는 시간은 미래라고 하더라고요. 더 영원을 품고 살아보고 싶은 마음을. 비지니스의 결과나 제 삶에 나타난 상황들과 세상의 부조리에 덜 흔들리는, 바람에 날리는 겨 같지 않게 시냇가에 심은 나무같은 그런 마음들 품게하시는거 같더라고요. 지켜봐주세요 저 백산이잖아요. 이겨낼 수 있어요. 그리고 저와 같은 아픔 겪는 사람들 가서 안아주고 품어주라는 그 선한계획 가운데로 분명 나아가고 싶어요. 그러자 언제나 저를 위해주고 받아주고 품어주는 제 아내 민경이가 가슴시리게 더 감사하고 사랑스럽고, 또 제 삶에서 저에게 예수님을 보여준 그 수많은 사람들께 더욱 감사했어요. 정말 감사해요. 절 위해 기도해주세요.

About sanbaek

늦깍이 크리스천 (follower of Jesus), 우렁각시 민경이 남편, 하루하율하임이 아빠, 둘째 아들, 새누리교회 성도, 한국에서 30년 살고 지금은 실리콘밸리 거주중, 스타트업 업계 종사중. 좋아하는 것 - 부부싸움한것 나누기, 하루하율이민경이랑 놀기, 일벌리기 (바람잡기), 독서, 글쓰기, 운동, 여행 예배/기도/찬양, 그리고 가끔씩 춤추기. 만트라 - When I am weak, then I am strong. Give the world the best I've got.

11 comments

  1. ha young Pyo

    진솔하고 진정성 있는 나눔에 감사드립니다. 백산 님을 잘 모르는 사람도(저와 같은) 이 글을 볼 수 있는 공간에 이러한 글을 나누는 것은 진정한 용기와 마음 없이는 정말 쉽지 않으셨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더욱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 ! 저 또한 요즘 하나님께서 과거의 상처와 아픔을 들여다보게하시는 시간을 보내는 중이기에 더욱 이 나눔이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감사하고 응원합니다! God bless you ^^*

  2. ha young Pyo

    진정성 있는 마음을 담은 글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백산 님을 잘 모르는 사람(저와 같이)들도 볼 수 있는 이러한 공간에, 이런 용기 있는 글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서 더욱 이 나눔이 감사합니다.. 🙂 !
    저 또한 하나님께서 저의 과거와 상처들을 돌아보게 하는 시간을 갖게 하시는 요즘이라 이런 나눔이 더욱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진심으로 지금 이 시간들과 앞으로의 시간들을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God bless you ^.^*

  3. 하루살이

    ;;; 지나친것같습니다

  4. kevin

    글을 통해 쉐어링의 영적인 가치와 기적을 보고 있고 앞으로 더 볼 것 같네요.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하면서 때론 불쾌해하면서 한편으로는 더 깊이 회복될 것 같습니다. 저역시도요. 진정한 공동체를 경험하고 있을 목장이 참 부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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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Hyeongyu Bae

    오랜만에 백산님의 솔직한 고백이 담긴 이 글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백산님 정말 공유하기 쉽지 않으셨을텐데 오히려 저는 감사합니다.
    백산님의 용기 있는 고백이 이러한 고민을 하고 있을 수많은 청년들에게 예수님의 마음을 잘 전달하는 도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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