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bracing the world_MBA에서 만난 세계의 친구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조금은 가벼운 글이 하나 써보고 싶다. 이 글은 지난 MBA에서 만난 친구들 포스팅 후속편 정도로 생각하고 가볍게 읽어줬으면 좋겠다. MBA에서 만난 친구들을 바탕으로 지극히 내 제한된 경험에서 나온 주관적인 감상이니 감안하고 보시길. 그리고 나보다 미국생활 훨씬 오래하고 많은 교감 해보신 분들이 어떤 커멘트라도 남겨주시면 재밌을 것 같다.

1. 스탠포드 MBA에는 어떤 친구들이 오고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하는가

합격자 통계를 보여주는 이 링크에 보면 어떤 친구들이 스탠포드 MBA에 오는지 나와 있다. 한학년에 약 400명 가량 되며 대략적으로 주요 수치를 이야기하자면

  • Demographic : 여성이 약 30~40%, 미국외 국적 소지자가 약 40%(단 이 수치는 미국 Green card를 가지고 있으나 여권상 국적은 미국외 국가인 친구들을 포함한 수치로 실제로 미국에서 한번도 일하거나 공부하지 않았던 친구들, 영어가 자유롭지 않은 친구들은 10% 미만으로 추산된다.). 평균연령은 만 27세쯤 되는것 같다.
  • 직장경력 : 가끔 아주 오래 일했거나, 학부를 마치고 바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지만 (0~14) 평균은 4년이다. 그리고 컨설팅/뱅킹/Private Equity를 합치면 50%정도가 된다. 즉 두명중 한명은 학부 마치고 컨설팅/뱅킹 2년 + PE 2년 (또는 컨설팅이나 뱅킹에서 직접오기)의 경력을 마치고 MBA에 온다. 이건 미국에서 거의 정해진 MBA로 가는 엘리트 Career Path이다. 실제로 느껴지는 비율은 50%도 넘는다. 창업과 혁신을 강조하는 학풍과는 역설적으로 스탠포드 MBA는 메킨지 컨설턴트를 가장 좋아하는 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 학부전공 : 경영이 15% 정도, 엔지니어링 쪽과 인문학 (Social Science) 쪽이 거의 80%가 된다. 또 석사이상 소지자도 약 20% 가까이 된다.

출신 Industry와 향후 어디로 가는지는 아래 표에 정리해봤다. (2012년 졸업생 기준) MBA이후 학생들이 어떤 인더스트리로 진출하고 연봉을 얼마나 받고 하는지 자세한건 이 링크 의 Employment report에 보면 잘 나와있다. 몇가지 포인트

MBA전 Industry

MBA이후Industry

  • MBA이후에도 Consulting 과 Finance로 가는 비율이 50% 정도로 비슷하다. 참고로 Pre MBA Financial service 는 PE를 제외한 주로 IB/Hedge Fund라면 MBA이후Finance는 PE, VC, HedgeFund를 포함한 광범위한 개념이다. (그래서 32%p나 된다.) Finance 32%p중 PE가 12%p, VC가 8%p, Investment Banking은 4%p이다. CleanTech, Energy는 아직 10%를 믿도는 소수이다.
  • 컨설팅이 MBA 전과 후를 통틀어 전반적으로 가장 인기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MBA전과 후 모두 가장 많은 학생을 채용하는 회사는 매킨지이다. 단 상당수는 직장을 바꾼다. 즉 컨설팅을 했던 친구 중 상당수가 다른 Industry로 가고 (물론 스폰도 있지만) Non profit이나 기타 비 전통적인 일을 했던 친구들이 경영수업을 받고자 컨설팅으로 가는 경우가 꽤 있다.
  • 시계열로 보면 컨설팅은 비슷하지만 Finance중 특히 Banking쪽으로 진출하는 비율이 줄고 있고 Tech industry로 진출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고 한다.
  • 표에는 안나와있지만 위 링크 Employment Report에는 나와 있는데 74%가 MBA중 구직을 했다. 나머지 26%p 중 10%p 는 컨설팅이나 PE 등의 스폰을 받아서 돌아가는 경우, 13%p 이는 스타텁 등 자기 비지니스를 시작하는 비율이다.
  • 어디가서 일하는지 보면 미국이 약 86%p 로 압도적이고 전체의 60%p가 서부이다. (정말 캘리포니아에 많이 남는다.) 아시아로 가는 비율은 나머지 14%p 중 반 정도인 7%p 정도이다.
  • 어떻게 Fulltime을 구했는지 보면 학교로 와서 진행되는 On campus recruiting 은 고작 12%고 학교에서 주도적으로 지원해서 구한 비율을 다 합해도 44%정도이다. 학생이 자체적으로 네트워킹에서 잡을 구한 경우가 22%이고, 기타 학생이 주도가 된 케이스가 50%이상이다. Job searching에서 주도적인 네트워킹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링크딘에 새로 추가된 기능, 학교별로 출신 학생들이 어디서 살고 일하고 뭘 하는지 볼 수 있는 기능을 이용한 분석이다. 2008~2013년으로 검색했는데 현직 학생이 워낙 많아서 Where에서는 스탠포드가 절대적이다. 나머지도 한번 재미로 보시기 바란다. 이건 아주 정확하진 않다.

Linkedin에서 본 Stanford MBA 08~13년생 프로파일

Linkedin에서 본 Stanford MBA 08~13년생 프로파일

2. 지극히 주관적인 Stereotyping base on where they are from

1) 미국

미국 동북부인 – 미식축구, 워터폴로 즐기는 세계의 winner

미 동부출신 위너들의 모습이란 이런것. 모두 Bro들

미 동부출신 위너들의 모습이란 이런것. 모두 Bro들

동북 버지니아/ 워싱턴/ 뉴욕/ 보스톤 등에서 자라 어렸을때부터 스포츠를 한둘 하고 IVY League 를 거쳐 컨설팅/뱅킹/PE를 하다가 온 경우가 Typical 하다. 기본적으로 겉모습도 깔끔하고 셔츠를 잘 차려입고 미식축구/라크로스/워터폴로 등의 고급스포츠를 한 둘쯤 하고 (여자의 경우는 치어리더) 가십걸에 나올 것 같은 Winner의 느낌이 다분하다. 그만큼 inner circle을 형성하기도 하고 접근하거나 깊이있게 친해지기 어려운 경우도 꽤 있다. 전에 글에 썼던 GSB bro가 대표적인데 일단 친해지려면 같이 Gym에도 가고 시시껄렁한 여자 이야기도 하고 파티에 가서 맥주 한손에 들고 쿨한 춤좀 춘다음에 한국인답게 술먹는 모습 보여줘야 일단계 통과가 가능하다. 그래도 하버드 안선택하고 스탠포드 온 애들은 개중 좀더 empathy가 살아 있는 애들일지라 (? 다시한번 말하지만 재미로 읽어줬으면 한다.) 정말 마음까지 착한 완벽한 애들도 종종 있다.

미국 서부인 – 구김살없는 단순한 행복

캘리포니아인의 웃음을 보라. 댄과 케이티

캘리포니아인의 웃음을 보라. 댄과 케이티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어렸을때부터 따뜻한 날씨에 좋은 부모 밑에서 사랑과 칭찬을 듬뿍받고 자라서 생각하는게 단순하고 기본적으로 행복하며 삶에 거칠 게 없다. 워낙 긍정의 기운에 감싸여 있다보니 상대적으로 다이어트 같은 건 신경 안쓰고 통통한 경우가 꽤 있지만 뭐 그래도 본인이 너무 행복하니 좋아보일 뿐이다. (얘들이 사진 찍을 때 짓는 표정을 보면 정말 엽기인 경우가 꽤 있다.) 운동은 꼭 하나씩 했고 여행도 많이했고 경험한 것도 참 많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까지 학교에서 놀자판으로 축제하며 지냈던 경우도 있다.) 아시아 애들이 캘리포니아에 꽤 있는지라 아시아에 대해서도 우호적이고 참 구김살 없고 따뜻하다.

미국 중서부인 (Mid-west) – 가족적인 대인배, 대륙인

미 중부인의 여유, 오른쪽이 패트릭, 가운데가 톰 슈넉

미 중부인의 여유, 오른쪽이 패트릭, 가운데가 톰 슈넉 다들 너무 좋은 친구들

시카고, 미네소타, 세인트루이스, 콜로라도 등등 미국의 소위 Mid west 출신의 친구들. 막연히 별게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내 예상과는 달리 이들은 여유 있고 따뜻하며 남을 정말 잘 배려할 줄도 아는, 서부인과는 또 다른 매력과 여유를 지닌 사람들이다. 즉 서부인들은 그냥 밝고 천진난만한 아이같은 느낌이라면 중부인들은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 남을 잘 배려하는 한층 더 성숙한 인간군상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동부인, 서부인만큼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상당하다. 시카고 출신은 조금 도시냄새를 풍겼지만 세인트루이스/미네소타 출신 친구들은 엄청나게 가족적이었고, 콜로라도 출신 친구들은 록키산맥을 보고 자라 그런지 그렇게 마음이 넓을 수가 없었다. 당장은 뉴욕이나 실리콘밸리에 남더라도 언젠가는 Mid West로 돌아가서 가족을 꾸리고 싶어하는 경우도 많다.

미국 서남부인 – Texas, 미국내 또다른 나라, 자존심강한 카우보이

텍사스 출신 친구들 노는모습

텍사스로 대표되는 서남부인은 자존심이 상당히 강하고 서로서로 잘 뭉친다. 맥주와 스테이크, 풋볼에 열광하는 게 모든 미국 남자라지만 이들은 유독 더한 것 같다. 멕시코와 가까워서 그런지 히스패닉도 많이 있고 남부인 답게 보수적인 성향도 강하고 그런 것 같다. 미식축구를 잘 가르쳐주고 같이 놀면 재밌지만 아주 친해지긴 쉽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다. 그래도 텍사스는 언젠가 한번 제대로 가서 있어보고 싶다. 휴스턴, 댈러스, Austin 등등 괜찮은 동네가 참 많은 것 같다.

미국 동남부인 – South eastern, 마음씨 좋고 말씨 느린 우직한 미국인

애틀란타출신 내친구 Volpe(가운데)

애틀란타출신 내친구 Volpe(가운데)

애틀란타 조지아 노스 캐롤라이나 일부 버지니아 미시시피, 큰강과 호수와 콧수염 기르고 마음씨 좋은 아저씨가 사는 곳, 말이 좀 느리고 마음이 착해서 놀림도 받지만 진짜 영화에서 보던 미국인 냄새가 물씬 난다. 역시 남부인 답게 보수적이기도 하고 뚱뚱한 사람도 많이 산다지만 난 이동네에서 오는 친구들 전반적으로 참 좋더라. 항상 싱글벙글, 마냥 사람좋은 약간 시골아저씨 느낌이다.

미국 흑인 – 오바마, 윌스미스, 오페라윈프리

백인보다 더 몸좋고 깔끔한 흑인친구 쉐인

백인보다 더 몸좋고 깔끔한 흑인친구 쉐인

미국 출신 흑인은 African American이 아닌 그냥 Black 인데 (난 미국출신 흑인한테 African American이라고 부르면 실례인줄 처음 알았다.) 그렇게 많지는 않다. (미국동양인이 더 많은 듯, 참고로 미국 히스패닉은 정말 잘 없다. ) 크게 구분하자면 백인이랑 전혀 다를 게 없이 winner의 인생을 살아오고 흑인 액센트 하나 없는 경우와, 그래도 흑인처럼 말하고 흑인처럼 운동하고 흑인처럼 랩도 하는 경우가 있다. (전자가 좀더 많은 것 같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내가 보기엔 거의 백인 같은데 스스로를 흑인으로 생각하는 경우, 또 사회에서 흑인으로 여겨진 경우가 꽤 있다는 것이다. 부모중  하나만 흑인이라도 자신을 흑인으로 여기는 것 같다. 또 흑인 정체성이 크든 작든 Identity의 상당부분인 경우가 꽤 있다. (즉 자라면서 백인 여자친구 사귀었는데 여자친구 부모님한테 흑인이라고 외면받았거나, 흑인이라는 이유로 뭔가 약간이라도 차별받았거나, 아니면 흑인 교회에서 가스펠 부르면서 자랐거나. )

미국 동양인 – 공부는 잘했지만 인기는 많지 않았던 이민자녀들

중국계 이민1세 리즈와 수 (왼쪽 오른쪽)

중국계 이민1세 리즈와 수 (왼쪽 오른쪽)

미국 동양인은 어디에서 자랐는지에 따라 꽤 다르고 일반화하기 만만치않지만 크게 보면 역시 동부/서부/남부 등 기타 등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동부는 뉴욕/보스톤/매릴랜드 등 워싱턴 DC쪽으로 교육이 발달하고 좋은 학교가 많아서 이민자 동양인이 산 경우가 종종 있다. 서부출신 동양인은 동양인이라기 보다는 미국인의 하나로 인종차별 없이 자라온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동부 일부, 기타 남부나 다른 곳에서 자란 경우는 운동능력 떨어지는 동양인으로서 (남자), 또는 치어리더 하기엔 좀 덜 이쁘고 깍쟁이 같은 동양인으로서 (여자) 기죽고 자란 경우도 종종 있다. 또 이민 1세의 경우 가난한 환경에서 힘겹고 자랐거나 언어문제, 국가 정체성문제로 고생한 경우도 많이 봤다. 평생 한국에서 한국 교육시스템에서 산 게 원망스러웠던 적이 꽤 있었는데 친구들과 어울려 게임방/노래방/오락실/학원 다니고 점심시간에 아이스크림먹으며 축구하고 야자하고 했던 평범한 한국 중고등학교 생활이 그렇게 한편으로는 감사한 것일 수 없겠다는 느낌도 들게 해줬다. (그러면서 내 자녀는 어디서 키울지에 대한 고민도)

미국 백인여자 – 남자보다 어찌보면 훨씬 따뜻하고 정돈되고 존경스러운 리더들

미국을 이끌 백인여성리더들, 왼쪽이 내가 존경해마지않는 Shalie, 가운데가 구글출신 Sophie

미국을 이끌 백인여성리더들, 왼쪽이 내가 존경해마지않는 Shalie, 가운데가 구글출신 Sophie

캘리포니아에서 흔히 보이는 광경이 이쁜 백인 여자 엄마가 유모차를 끌고 달리기를 하거나, 애들 여럿 키우면서 가정교육도 확실히하고 일도 하는 모습이다. 이런 슈퍼우먼들의 결혼전 버전 모습을 GSB에서도 많이 만났다. 따뜻하고 리더십있고 말 정말 잘하고 단순하고 운동도 잘하고 그렇다. 이중에 얼굴까지 좀 이쁜 경우 남자친구가 너무너무 잘났다. (그래서 감히 접근을 못하겠다 친구 이상으론) 꼭 typical한 미국 영화의 완벽한 가정을 꾸릴 것 같은, 그리고 비지니스와 사회에서도 리더가 될 것 같은, 따뜻하고 멋진 여성들이다. 이미지가 궁금하신 분은 이 밀란다 게이츠의 동영상을 보시면 어떤 느낌인지 짐작이 되시리라.

유대인 – 가족중심, 토론을 강조하고, 교육열 불타는 미국의 주류 

왼쪽에서 두번째가 내친구 Andrew

왼쪽에서 두번째가 내친구 Andrew

번외로 유대인에 대해선 따로 한마디 쯤 쓰고 싶다. 유대인의 정확한 비율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10~20%는 족히 되는것 같다. 겉모습 만으로 보기엔 절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나중에 유대인인걸 알고 놀라는 경우가 꽤 있었다. (아니 너도 유대인이었어? 이런식으로). 유대인에 대해 물어서 대략 알게된 것은 (아래 이야기는 정확한 정보가 아니라 줏어들은 것이니 감안해주시길) 유대인은 보통 모계 혈통으로 엄마가 유대인이면 자녀가 유대인이 되고, 꼭 유대교를 믿지 않아도 가족에 대한 절대가치, 호기심과 탐구의 문화, 교육 등 유대인으로서의 문화를 이어가면 스스로를 Jewish 라고 생각한다. (독실한 유대교부터 유대교를 아예 따르지 않는 애들까지 약 3단계로 나누기도 한다.). 하나같이 공통적인 것은 방금 썼듯 교육열, 가족에 대한 엄청난 강조, 독서와 토론/호기심과 탐구의 문화 같은 것들이다. 특별히 수업시간에 너무 나서고 비호감이고 그런 경우는 따로 본적이 없고 주로 위에서 언급한 좋은 것만 보이더라. 내게 있어 유대인은 몰몬 다음으로 정말 닮고싶고 배우고 싶은 부분이 많은 민족이다.

군인 출신 – 리더십넘치는 듬직한 갑빠맨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탑건출신 애런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탑건출신 애런

군인출신 친구들이 한해에 거의 열명쯤 있다. 우리 학년만 보자면 공군조종사(Top gun출신), 해병대 특수부대 교관(Navy seal), 육군(Westpoint, Ranger 등), 특수부대(Special forces), 미국내 보호관찰(National corp(?)) 등 다양하고 이라크/아프간은 한번씩 갔다 온 경우가 많다. 대부분 장교출신으로 8~10년 정도의 경력이 있고 중대장(Captain)쯤 했고 그래서 나이도 있고 결혼도 했고 그런 경우가 많다. 난 베테랑 클럽 회원으로서 가끔 같이 위스키마시고 시가피우고 전쟁이야기 하는 모임에 나가서 북한군이 외계인이 아니라 볼살좀 없는 정상인이란 썰 풀면서 얘네들 전쟁이야기 듣곤 하는데 정말 리더십있고 자기관리 철저하고 주위에 너무 잘하는 너무 멋진 human being 들이다. 공부들은 잘했지만 Private business 경력이 없는 관계로 컨설팅/뱅킹에서 MBA이후 커리어를 시작하는 경우가 꽤 많다. (특히 컨설팅에서 얘들 엄청 좋아한다.) 서로서로 끈끈하게 끌어주고 도와주는 것까지 참 존경스럽고 멋진 사람들이다.

2) 아시아 + 호주

중국 – 착한 아시아인, 워낙 잘나가서 자기 나라, 자기 민족 생각만으로도 충분한 일어나는 대륙인 

왼쪽은 1학년 앤디, 오른쪽이 내친구 2학년 찰윈

왼쪽은 1학년 앤디, 오른쪽이 내친구 2학년 찰윈

중국국적은 매년 약 20명쯤으로 꽤 빠르게 증가추세로 알고 있다. 10명 정도는 중국 현지에서, 나머지 10명 정도는 미국에서 공부했거나 일했지만 중국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이다. 천안문 사태 등의 영향인지(?) 중국 개방때문인지 80년대말에서 90년대초반 미국 이민이 꽤 많았던것 같다. (이 밖에도 중국계 2세까지 하면 진짜 꽤 많지만 일단 이들은 제외했다. ) 컨설팅이나 뱅킹/PE출신이 많고 결혼했거나 스폰서를 받고온 경우가 꽤 있다. 중국인들끼리 끈끈하게 잘뭉치고 딤섬도 먹으러 잘 다니고 주로 만다린을 쓰며 서로서로 잘 논다. 대부분이 외동이지만 (one child policy로 인해) 그렇다고 대국인으로서 거만을 떠는 친구는 거의 없고 아시아인 답게 예의바르고 착하고 조금은 소극적일 때도 있고 그렇다. (내가 그전에 만난 중국인들은 특히 여자가 기가 세고 남자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는데 그런건 스탠포드에선 잘 안보이더라. ) 중국에 기회가 워낙 크다보니 상당수가 중국으로 돌아간다. 미국애들 중에도 중국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이 있고 중국어 하는애가 꽤 있어서 같이 어울리기도 한다. (즉 중국비지니스 클럽에 나도 가입 돼 있고 미국애들도 꽤 있다. 학교 공식적으로 칭화대와 방학중 잠깐 교류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정치적 영향력이 큰 친구는 아직 못 만나봤다. 대부분 독재정권과 공산당에 대해선 꼭 바람직하진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크게 그것을 문제삼거나 저항하지는 않는다. 나라의 정치와 정의 보다는 당장 경제발전에 더 관심이 큰 듯 하다. 대만문제에 대해선 역시 중국식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즉 하나의 나라로 됐으면 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딱히 뾰족한 수가 없다는 건 인정하는 정도. 그래서 대만/중국 애들 뭐 여기선 다 친하게 같이 잘 논다.

인도 – 쿨하기엔 조금은 부족한, 여자가 남자보다 우월한, 똑똑하긴 정말 똑똑한 

왼쪽은 대만, 오른쪽은 인도출신 내 절친 산드햐

왼쪽은 대만, 오른쪽은 인도출신 내 절친 산드햐

인도계는 매년 약 10~20명쯤으로 증가추세다. 10명정도는 인도 현지에서, 나머지 5명 정도는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어렸을 때 미국에 왔지만 여전히 인도 identity를 조금은 간직하고 있는 경우이다. 전반적으로 엔지니어 출신이 제일 많고 (인도에서는 공부잘하면 엔지니어가 되거나 의사가 된다 보통) 의사출신, Family business출신도 종종 있다. (확실히 인도가 요새 엄청나게 빠르게 발전하고 그 와중에 벼락부자도 많이 나온 거 같다. ) 카스트제도의 잔재로 네 단계의 계급중 각자가 속한 계급을 모두 알고 있고 결혼도 주로 끼리끼리한다. (물론 MBA에 온 애들은 대부분 상류계급출신). 결혼한 경우가 꽤 있고 결혼을 꽤 일찍하며 Arrange marriage를 하거나 대학전엔 거의 데이트를 안할정도로 성에 대해선 아직 보수적이다.  내가 미국에 오기전에 가지고 있던 인도인에 대한 이미지는 답답하고 속을 알 수 없고 뒷통수도 잘치고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선입견이었다. 적어도 내가 스탠포드에서 만난 인도인 중에 그렇게 느껴지는 경우는 없었다. 단 인도계 남자는 여자에 비해 좀 더 공격적이고 사회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말투가 일단 툭툭 던지는 말투고 액센트도 워낙 강하다. 그래도 정말 똑똑하고 영어는 어렸을 때부터 해서 진짜 잘한다. 미국에 남는경우 주로 Tech회사로 가고, 인도인들끼리 잘 뭉친다.

일본 – 너무 착하고 예의바른, 그러나 확실히 늙은 사자, 언젠가 다시 포효할까 

일본단짝친구 아츠시

일본단짝친구 아츠시

일본계는 과거에는 10명가까이 되었지만 이제는 매년 3명 정도로 한국이랑 비슷하다. 일본이 국제적으로 지는 별인 것은 이 수로 보면 자명하다. 워낙 사회가 닫혀있고 domestic economy가 크다 보니 유학에 대한 욕구나 수요도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신기한건 동경대 법대 출신, 변호사 출신이 종종 꽤 들어오는것. 내 가장 친한친구 중 하나인 아츠시(사진)도 동경대 법대, 일본판 김앤장 로이어 출신으로, 21살에 사시패스한 천재다. 역시 일본인 답게 항상 잘 웃고 예의바르고 나이스하고 패션스타일 살아있고 그렇다. 이 맛깔스러운 나라와 국민이 자꾸 늙고 힘빠져 가는 걸 보는게 착찹하다면 선조들에게 죄 짓는 걸까? 언제나 그랬지만 난 일본친구들이 참 좋다. 같이 할 이야기도 많고 성실하고 예의바르고… 일본이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고 같이 한국/중국과 함께 동아시아 전성시대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한국 – 빡세고 잘뭉치고 열심히 살고 노력하는 정말 한국인 

koreanmba

현재 1, 2학년에 있는 MBA생들과 근처 한인들 모임

한국인은 보통 서너명 정도 되고 Korean American을 포함하면 여섯일곱 정도 된다. 물론 나 때는 한국사람은 나뿐이었지만 지금 1학년은 네명이고 내 위에도 2명이었고 매년 왔다갔다 한다. 출신으로 보자면 컨설팅이 꾸준히 있고 뱅킹은 그리 많지 않고 Family Business와 나처럼 Non traditional background (정부, 의사 등), 일반 사기업(삼성전자, SKT, 넥슨 등등) 등 다양하다. 하나같이 근본적인 질문을 많이 던지고 Down to earth(겸손)하고 너무 좋다. 다 나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다. =) 이런 분들을 알게되어서 행복할 따름이다. 또 서로 정말정말 친하기도 하다. Correct me if I’m wrong but 존댓말문화/선후배문화/선배는 거의 무조건 밥사주고 후배 챙겨주고 후배는 또 선배 잘 챙기는 이런 문화는 한국의 Unique한 문환거 같고 한국사람만큼 서로서로 잘 뭉치는 민족도 잘 없는것 같다. (물론 그래서 부작용도 있겠지만.) 캐릭터로 말하자면 한국인 답게 대부분 열심히 살지만 또 각기 개성이 너무 달라서 일반화하긴 어렵다. 하나 공통적인 트렌드는 여자는 이뻐서 항상 인기가 많다는 점이고, 남자들은 나 빼고는 대부분 스탠포드의 골프 코스를 잘 활용하다가 간다는 점이다.

동남아 – 급 성장하는 미래의 Growth engine, 맘편한 친구들 

나와 Asian Leadership Academy를 같이 하는 태국의 거인 메이와 통

나와 Asian Leadership Academy를 같이 하는 태국의 거인 메이와 통

태국친구 두명, 대만 한명, 홍콩 한명 있고 밑의 학년에는 대만, 싱가폴, 태국 등이 있는 것 같다. 베트남/캄보디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 출신은 적어도 내가 본 수준에선 없다. 동남아도 성격, 성장환경이 상당부분이 한/중/일 등 동북아랑 비슷한듯 하다. 즉 교육에 대한 강조, 획일적인 성공에 대한 사회 가치관 아래서 성장해서 이런 부분에서 말이 잘통한다. (그래서 같이 Asian Leadership Academy 도 시작했다.) 다들 예의바르고 착하고 잘 웃고 참 마음 편안하다. 특히 한국에 대해 꽤 잘 알고 좋아해줘서 그게 참 고맙다. 한류가 참 고맙고 소녀시대/빅뱅/장금이 등등 다 고맙다.

(번외로 내가 어깨너머로 살짝 보고 듣고 느낀 타 동남아에 대한 감상도 여기 적어본다.)

  • 태국 – 상당히 열려있고 여유있다. (laid back) 관광업이후에 오일/가스 업계가 크게 성장하는 듯 하다. (그쪽회사출신이 종종 있다.)
  • 베트남 – 여유있다는 의견도 있고 내가 느낀 건 미국을 이길정도로 강단있는 민족이라는것. 단 평소에 남자들이 쌀국수만 먹고 꽤 게으른거 같다 여자들이 일 다하고.
  • 싱가폴 – 아직 언론의 자유가 없을 정도로 덜 민주화된 나라, 전국민이 모범생인 나라, 어렸을 때 부터 수월주의 교육으로 엘리트/비엘리트가 나뉘고 엘리트는 조기유학에 승승장구하며 나라를 이끌고 나머지는 그 리더십에 거의 맹목적으로 따른다. 나라가 어쩌면 이렇게 효율적이고 융통성 없나 싶다. 정말 국가발전모델로 보자면 세계최고 모범생이다.
  • 필리핀 – 스킨스쿠버하러 일주일 가봤는데 영어가 공용어이고 관광업이 발달해있지만 국민 의식수준과 경제발전은 갈길이 꽤 먼듯하다. 한국인들이 영어 배우러도 종종 갔다가 영어는 안배우고 열심히 놀고 있는경우가 많은 듯하다.
  • 말레이시아 – 중국계/말레이계/인도계 등이 혼합된 다민족 국가인데 특히 말레이계는 상당히 이슬람교에 심취해 있는 종교적인 국가이다. 중국계는 돈 잘번다. 영어가 공용어라 국제화 되어있고 상당히 치안도 좋고 국민소득도 높은 동남아 모범국이다.
  • 인도네시아 – 세계최대 이슬람국가, 엄청난 소셜네트워크 사용국으로 테크업계에서는 정말 주목받는 시장이다. 단 섬도 너무 많고 날씨도 더워서 단합하기 참 어려운, 소수의 패밀리가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상당히 Chaotic 한 시장으로 알고 있다. 큰 정글을 보유하고 있어 Environment에 관심있는 친구들도 인도네시아를 주목한다. 이래저래 참 관심가는 국가이다.
  •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 – 불교국가로 참 발전하고 갈길이 멀지만 평화로운 국가로 알고 있다. (국회에 있을 때 난 캄보디아 라오스 국회의원 상대 종종 했었는데 너무 좋더라.) 미얀마는 여전히 정말 가난한 나라, 군대지배(?)하에 있는 독재국가로 비밀에 감싸인 나라이다. 그러나 마치 명상과 신비의 상징처럼 생각되어서 나도 그렇고 미국인들도 그렇고 가보고 싶어한다. Extreme affordability같은 수업에서 주목하고 있기도 하다.

중동(파키스탄, 이집트, 레바논, 사우디 등) – 현대사의 아픔을 간직하고, 개인적으로는 여자랑 악수도 안하는 이슬람 친구들 

이집트출신 파와즈

이집트출신 파와즈

나에게 중동은 그냥 석유가 많고 덥고 이슬람교를 믿는 별 흥미롭고 재미있을거 없는 나라 정도의 느낌이었다. (건설회사 노동자들이 가서 술한잔 못먹고 심심하게 있다가 돈 모아 돌아오는) 그런데 미국 애들은 중동에 그렇게 호기심이 많고 어떻게든 기회가 있으면 가보려 하고, 중동 정세에도 이라크/파키스탄/이슬람 테러 등의 이슈가 있는지라 관심이 지대하다. 학교에는 매년 중동을 통틀어 한 다섯정도  오는것 같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슬람교도고 중동 문제에 관심이 있다. 유대인과 파키스탄의 분쟁/문제는 아무리 생각해도 슬프다.

호주/뉴질랜드 – 개방적이고 밝고 인생을 즐기는 유럽인

중앙에 호주출신 크리스틴

중앙에 호주출신 크리스틴

뉴질랜드, 호주 출신은 그리 많지 않다. 학년에 두셋 정도? 미국애들중에 컨설팅에서 일하면서 호주에서 일했던 애들은 종종 있다. 뉴질랜드는 한국 이민자, 유학생도 많고 날씨 좋고 자연 예쁘고 사람들 선진시민이고 경제도 발전해가고 하는 정말 멋진 국가로 알고 있다. 호주는 일/가정 균형이 좋고 사람들이 여유있고 일하기 좋고 살기 좋은 곳이지만 여전히 인종차별도 좀 있고 아주 Exciting한 비지니스는 많지 않다는 썰이 있다. 호주 출신 친구들은 역시 여유있고 뭔가 유럽애들 같고, 뉴질랜드 출신 친구도 마음 따뜻하고 밝고 그렇다.

3) 유럽

서/남유럽 – 인생을 즐기느라 MBA에 올시간은 많지않은, 너무 늙어버린 세계의 리더 

이완맥그리거닮은 이탈리아출신 페데리코(왼쪽)와 독일출신 엔트리프리너 니키(오른쪽)

이완맥그리거닮은 이탈리아출신 페데리코(왼쪽)와 독일출신 엔트리프리너 니키(오른쪽)

내가 놀란것은 유럽 출신이 너무 적다는 점이다. 우리 학년에 보면 독일2, 프랑스1, 스페인2~3, 이탈리아1, 네덜란드2~3, 런던4~5 (런던에서 태어나 자라진 않아도 일했던 애들 포함하면 좀더 많지만) 정도가 다인듯. 유럽 애들은 굳이 미국 명문학교에 와서 MBA를 하고 그럴 욕구와 목마름이 크지 않은 것 같다. 국가별로 워낙 달라서 일반화하기 어렵지만 남유럽은 좀 놀자판, 독일은 그나마 모범생, 네덜란드는 키 크고, 런던은 금융계 출신답게 좀 어깨에 힘들어가 있고 뭐 이정도? 기본적으로 언어는 서너개쯤 해 주고 가끔 귀족 집안도 있고, 축구 좋아하고 그렇다. 한국 사람처럼 자기 국가와 출신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emotional attachment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잘 못 봤다. 그냥 삶을 즐기고 여유를 즐길 줄 아는, 국적과 민족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경우가 꽤 많은듯.  (관련해서는 스페인 MBA에 대한 이 글을 추천)미국에 남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유럽에 돌아갈 생각은 당장은 별로 없는것 같다. (그만큼 유럽이 지금 비지니스 하기엔 별로 흥미로울 거 없나보다. 정녕 늙고 지는 별인 것인가. 그래도 국민소득 4~5만불씩 하는건 참 신기하고 부럽다. )

러시아/동유럽 – 우주를 날던 천재 엔지니어 출신들

러시아출신 친구들. 스파시바

러시아출신 친구들. 스파시바

러시아 출신 매년 서넛, 폴란드/체코/우즈베키스탄 등 동유럽 출신도 매년 그쯤 되는것 같다. 역시 컨설팅 출신이 상당수 있고 러시아의 경우 엔지니어 출신들도 꽤 있다. 자라면서 냉전 붕괴, 러시아 경제 어려움 등의 풍파를 겪고 자란 경우가 많고 성격은 일반화하기 어려운데 내가 만난 친구들은 참 다 좋았다. (내가 직접 러시아에서 여행하면서 받았던 느낌은 참 차가운 국민성이란 거였는데 적어도 스탠포드에 온 친구들은 안그렇더라.) 당장은 돌아가도 크게 exciting할 게 없다고 생각해서 미국에 남으려는 경우도 있고, 아름다운 고향에 언젠간 꼭 돌아가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다.

이스라엘 – 말 너무 얄밉게 잘하는, 공격적일정도로 Direct하고 효율적인 진짜 유대인

이스라엘출신 친구들

이스라엘출신 친구들

매년 한 다섯에서 일곱정도 있는 것 같다. 특이한 것은 창업(Entrepreneurship)과 첨단군대에서 비롯된 기술, Engineering 출신들이 꽤 있다는 점이다. 말 엄청 잘하고 상당히 적극적이고 어떨 때는 좀 공격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다. 이유인 즉슨, 이스라엘 친구가 해 준 말인데 워낙 폭탄도 많이 떨어지고 위험이 상존하다 보니 현재를 즐기고 괜히 돌려 말하지않고 직접적으로 말하고 당장 일을 실행하자는 문화가 강하다고 한다. 즉 no bull shit, life is short 의 마음가짐. 그래서 나같은 동방 예의지국 사람에게는 너무 직접적이서 가끔은 당황스러운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문화가 얘들에게는 너무 돌려말하는 것 같아 속터진다나. 성에도 개방적이고 창업도 팍팍 하는 게 이런 심리적 문화적 근간이 있나보다. 또 남녀 도두 고등학교를 마치면 대학가기 전 3년씩 군생활을 하는데 똑똑한 친구일수록 첨단 특수 기술을 배우는 부대로 가서 거기서 배운 걸 바탕으로 대학 진로도 정하고 나중에 일할 때도 써먹고 군대에 남기도 하고 군대 경력이 국가 발전에 너무 직결되는 게 참 부럽다.

기타 – 유럽은 넓고 참 다양한 인간군상이 많다. 

아이슬란드, 조지아, 터키, 보스니아 이런데 출신 친구들도 한명씩 있다. 워낙 다들 개성이 강해서 도저히 Stereotyping이 불가능하다. 아이슬란드 친구는 창업지원 컨설팅 같은 것을 하다 온 하이킹 광이고 졸업후엔 링크딘에 간다. 조지아 출신 친구는 사진찍는 거 좋아하는 뱅킹 출신으로 졸업후 뭐 할지는 모르겠다. 여자친구가 너무 이쁜 터키출신 투르크 전사 친구는 뱅킹하다가 재미없다고 세계여행 했던 친구로 미국에 남아 볼 생각을 하고 있다. 보스니아 출신 친구는 조금은 차가워 보이는 외모로 여자를 매우 밝혀서 가벼워 보였는데, 알고보니 속정이 너무 깊어서 친해지고 나니 이렇게 남자다운 애도 잘 없더라.

4) 중남미

멕시코 – 데낄라, 파티 좋아하는 거의 남미인 

왼쪽이 멕시코출신 내친구 알프레도

왼쪽이 멕시코출신 내친구 알프레도

멕시코 출신이 열명 남짓 정도로 꽤 많다. 1억이 넘는 인구와 지리적 접근성이 높아서 그런건가. 상당수가 백인에 가까운 인종이고(멕시코는 아직도 얼굴색에 따라 알게 모르게 계층이 꽤 있다고 한다.) 패밀리 비지니스출신도 정말 많다. (멕시코는 좋은 집안끼리 서로 끌어주고 하면서 정계/재계에 폭넓게 진출하고,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사회에서 존경도 받고 스탠포드MBA와도 참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한다.) 이번 여행에서 멕시코에 대해너무 잘 알게 되어서 이건 아예 따로 한번 써 봐야겠다. 미국에 일찍 건너와서 완전 미국인 다된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남미 친구들과 스페인어를 쓰면서 자주 놀고 멕시코인 답게 파티를 즐기고 살사 댄스를 추고 풍류를 아는 자신들만의 그룹과 아이덴티티를 꽤 형성하고있다. 컨설팅 출신이 많고 가끔 파이낸스나 Family business 출신도 있다. 멕시코 비지니스가 날로 성장하는 관계로 돌아가는 친구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미국에 남아서 좀 더 일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더 많은 듯 하다. 즐길줄 알고 따뜻하고 다 좋은데 한둘을 제외하곤 그렇게 친해지게는 잘 안되더라. 아무래도 남미 친구들과 주로 더 어울리고 스페인어 많이 써서 그런것 같다.

브라질 및 기타 – 춤하나씩은 추고 스테이크는 꼭 굵게 썰어야하고, 마음 편하고 즐길줄 아는 친구들 

콜롬비아가 나은 차기 체게바라 후안 곤잘레스

콜롬비아가 나은 차기 체게바라 후안 곤잘레스

브라질 애들이 한 대여섯 되고, 칠레 대통령 아들도 있고 페루 1, 콜롬비아 1, 아르헨티나 3 등 골고루 한둘씩 있다. 이들은 축구를 좋아하고 스테이크를 사랑하며 (이들은 미국식 햄버거 굽는 야외 바베큐문화를 저질로 여기고 바베큐 할때마다 진짜 두꺼운 스테이크를 굽는데 뭘 어떻게하는지 몰라도 진짜 맛있다. ) 춤 잘추고 잘 놀고 기본적으로 잘 즐긴다. 출신은 컨설팅 출신, 페밀리비지니스 출신 등 다양하다. 미국에 남는 경우와 돌아가는 경우가 역시 산재 해 있다. 멕시코와 마찬가지로 아직 사회에 가난과 불평등이 많이 남아있어 치안문제, 교육 불균등 문제 같은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다. 또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푸에토리코 선배와 지금 콜롬비아 친구는 Search fund (똑똑하고 젊은 CEO감을 보유하고 있다가 저평가된 기업을 찾아서 투자하고 직접 CEO를 보내서 회사를 운영해 살리는 펀드로 사모펀드보다 훨씬 더 오퍼레이션에 관여한다. 즉 투자하고 마는게 아니라 직접 회사를 몇년이고 운영하는거다. 젊은 나이에 CEO되는 좋은 방법이지만 직접회사를 시작하는 것에 비하면 지분율은 그리 높게 받지 못한다. )에 관심을 갖고 있다. 기회가 많은 곳인 건 확실하다. 특히 칠레는 정말 잘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참고로 브라질/페루/칠레/콜롬비아/멕시코 등 남미 사람들끼리의 차이 나는 잘 모르겠다. 스페인어와 포르투칼어를 쓴다는 차이는 있지만 그래도 말도 통하는 것 같고 놀기좋아하고 여유있고 전반적으로 비슷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현지 친구들 말과 내 주관적인 경험으로 대충 써보면

  • 아르헨티나 : 과거에 남미에서 경제도 그렇고 가장 잘나가고 유럽적인 문화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약간은 거만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브라질, 칠레 이런데에 비해 모멘텀을 잃고 꽤 겸손해진 민족. 스테이크 좋아하고 탱고춤 추고, 축구에 열광하고 이런 건 똑같다
  • 칠레 : 최근 몇십년간 괄목할만한 경제 성과를 보여준 야외 하이킹/수영 등을 사랑하는 민족, 그리고 남북으로 길게 뻗어서 추운 나라도 있어서 그런지 다른 남미사람들보다 조금은 더 심각하고 열심히 일하는 민족. 내가 본 칠레 사람들은 참 잘생기고 마음도 편하고 그렇다. 나라도 정말 아름답고. 아직은 주로 1차산업에 의존하고 있지만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나라다. 남미에서 산다면 칠레에서 살고싶다.
  • 브라질 : 미인과 파티, 살사의 나라. 브라질 출신들은 하나같이 파티광인 듯 하고 마음편하고 Laid back, 놀기좋아한다. 포르투칼어를 써서 다른 남미랑은 말이 그냥 바로는 안통하는 면이 있어서 자기들끼리 조금 더 노는듯
  • 콜롬비아 : 과거 마약과 범죄의 국가로 불렸지만 이제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기회가 무궁무진 하다. 출신 친구들은 한둘 봤는데 하나같이 너무 좋다. 리더십있고 착하고 잘 즐기고.
  • 페루 : 약간 더 아시아계 느낌의 얼굴이 많고 일본 이민자도 꽤 있다고 들었다. 사람들도 조금 더 온순한듯 하다.

5) 아프리카

남아공 – 아프리카의 유럽, 흑인은 정말 지대로 흑인, 백인은 종종 깍쟁이 

charles남아공에 다녀왔거나 일했던 친구는 종종 있지만 아예 남아공 사람은 잘 못봤다. 직접 다녀왔는데 정말 아름다운 나라고 아프리카 같기도 하고 유럽 같기도 하고, 수도 요하네스버그는 치안이 조금 불안하다고 하지만 그다지 그건 느끼지 못했다. 아프리카의 리더십 사관학교 리더십 아카데미도 있고, 아프리카의 리더 역할을 조금은 하려 노력해보는 듯 하지만 아직 흑인/백인간 뿌리깊은 Segregation의 아픔이 남아있는듯.

북아프리카 – 튀니지, 모로코, 알제리, 리비아, 이집트 등 세계화된 전 프랑스 식민지 

reda모로코와 이집트 출신이 하나씩 있다. 과거 프랑스령으로 아직도 불어를 쓰고, 흑인과 유럽계가 공존하며, 관광업이 주이고, 이집트/리비아 혁명에서 보듯 아직 정세가 불안하며, 유럽으로 비자 받아서 넘어가서 돈 벌어오는게 꿈인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국민성에 대해선 이렇다저렇다 할만한 느낌을 따로 못받았다. MBA올쯤 되는 친구들은 진작에 유럽이나 미국에 나가서 생활할 정도로 세계화 돼 있는 경우가 많다.

중부/동아프리카 – 르완다, 탄자니아, 케냐, 우간다 등, 따뜻하고 살기좋은 숨어있는 나라 

탄자니

탄자니아에 학교를 만들었던 존경해 마지않는 친구 애슐리

나도 들어서 아는 수준이지만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이곳은 참 아름답고 국민들도 착하고 순하고 살기 좋은 곳이라고 한다. 케냐의 나이로비는 마치 인도같은 느낌으로 큰 슬럼가가 있고 Bottom of the pyramid의 비지니스가 상당하다. 케냐에서 온 친구는 꼭 한둘씩은 되는듯 하다. 미국친구들 중에 탄자니아, 우간다 이런 곳에서 직접 학교를 세우거나 Acumen Fund같은 조직 소속으로 투자를 하거나 일을 했던 경우가 종종 있는데 참 행복하고 아름다웠던 기억으로 다들 추억하더라. 컨설팅에서 일하다가 르완다에 가서 커피비지니스 관련일했던 친구들은 르완다의 정부/왕족과도 매우 친밀한 관계를 형성했다고 얘기해줬다. 나도 MBA오기 전에 이런 곳에서 한번 일해보고 살아봤으면 어땠을까… 언젠간 가보고 싶다.

6) 세계 시민 – 떠돌아 다닌만큼 착하고 적응력 강한 친구들

오른쪽이 세계시민 칼럼

오른쪽이 세계시민 칼럼

부모님이 군인이거나, 다국적 회사 (오일/게스, P&G 같은 consumer goods)에 소속돼 일했거나 외교관이거나 그래서 국가 Identity없이 정말 많은 나라를 돌며 살아온 친구들도 있다. 이런 친구들은 대부분 성격이 참 좋고 밝고 순하다. 어딜 거나 적응할 수 있도록 자신을 그렇게 만들어 논 것 같다.

About sanbaek

늦깍이 크리스천 (follower of Jesus), 우렁각시 민경이 남편, 하루하율하임이 아빠, 둘째 아들, 새누리교회 성도, 한국에서 30년 살고 지금은 실리콘밸리 거주중, 스타트업 업계 종사중. 좋아하는 것 - 부부싸움한것 나누기, 하루하율이민경이랑 놀기, 일벌리기 (바람잡기), 독서, 글쓰기, 운동, 여행 예배/기도/찬양, 그리고 가끔씩 춤추기. 만트라 - When I am weak, then I am strong. Give the world the best I've got.

30 comments

  1. 이 글을 이제야 봤네. 뭐라 comment 남길 게 없는 걸.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이 파악해서 사진과 함께 정리하다니, 정말 감탄했다. 나라별로 한 마디씩 짧게 달아 놓은 한 줄이 정말 통찰력있고 재미있어. “서/남유럽 – 인생을 즐기느라 MBA에 올시간은 많지않은, 너무 늙어버린 세계의 리더”라, 하하 동감!

  2. DongwooKim

    정말 긴 글인데,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마치 제가 저 사진에 있는 분들을 만나본것처럼..

  3. estima7

    백산님이 학교생활을 얼마나 멋지게 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는 훌륭한 글이네요. 정말 감탄했습니다. 난 도대체 학교다닐때 뭐했던가 하고 반성하게 되네요.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데….) 잘 읽었습니다.

    • 아 임정욱 선배님, 멘션을 다주시고 너무 영광입니다…실제로 들여다 보면 정말 많이 부족하고, 이것저것 크고작은 잡음일으키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남은기간 make the most out of it 해보려고요. 감사합니다.

  4. Hyounsuk CHO

    성문이 덕택에 내가 좋은 글 읽엇네요.

    요즘들어 느끼는 것이지만 역시 글을 잘 정리하는것이 중요하다는 생각. 글이 안나온다는 것은 생각도 깊지않은거잖아요.

    간만에 젊은피 느끼고 갑니다

  5. Sinclair Kimt

    국가별 지역별로 성향을 과감히 평가하시다니.. 웃자고 쓰신거죠?

  6. Sunshine

    영국에서 공부하는 학생입니다. 감히 유럽학생들에 대한 의견에 코멘트를 남기자면, 영국이나 유럽지역 사람들은 지금도 런던이나 유럽이 세계의 중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MBA를 굳이 미국에 가서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바꿔말하자면 전통있는 영국에서 공부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거죠. 저는 디자인을 공부하기 위해 와있지만, 영국에서도 MBA공부하는 사람들 많습니다. 같은 영어권 국가이고, 한때 세계를 제패했던 과거를 가진 나라들이기에 그 국민들도 자존심이 센 것 같습니다. 호주나 뉴질랜드등의 영어권과는 다른 이야기지요. 블로그 글이 너무 재미있어서 읽다가 유럽에 대한 작은 오해가 있는 것같아서 아쉬운 마음에 코멘트 남깁니다.

    • 예 타당하신 지적입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유럽에 대해선 제가 아는바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자존심과 전통 등으로 유럽의 좋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교류하고 오히려 더 행복하고 깊이있게 삶을 풀어가는 친구들이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영국에서 좋은시간 보내시길 빌겠습니다.

  7. 이 글은 정말 다시봐도 짱인듯. 아 인사이트 넘친다.

  8. Ellery

    MBA는 International이 많은 반면에 Law school JD과정은 international이 거의 없습니다. 5%도 안되는 것 같아요. 법률이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학문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백인밖에 없네요. 법학은 경영학처럼 다양성이 별로 필요없어서 그런건지.

  9. 미국에서 공부하는 학생입니다.
    제 경우에도 편견이란걸 알면서도 위의 글 내용의 대부분에 공감하는 거 같습니다.
    흥미롭지만 또 한편으론 어디가서 말 못할 자극적인 주제 재밋게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10. SMJ

    제가 본 것과는 다른 것도 있고…일반화하기엔 좀 무리가 있지만 어쨌든 재밌게 잘 봤습니다

  11. 세계 여러나라의 사람들을 한곳에서 만나 교류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소중한 일인듯 합니다~!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12. kwangmochoi

    재밌어요

  13. Pingback: MBA생활기 22_MBA를 마치며 | San's playground

  14. 정은

    개인적으로 저도 40개국넘게다니고 현재 스페인에서 석사과정중입니다. 우연히 찾게된 블로그인데 많은 도움 얻고갑니다. 특히 이 글 주관적인 글이지만 공감 100%입니다^^ 글 잘읽었어요 ㅎㅎ

  15. Pingback: 박쿠치, 인생짬찌 이야기

  16. Pingback: Stanford GSB 5 year reunion – MBA 졸업 5주년 동문회에 다녀와서 | San's diary

  17. Pingback: MBA생활기 22_MBA를 마치며 | San's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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