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생활기 19_2학년 Fall quarter를 마무리하며

* 아래 글 읽기에 앞서 제 블로그에 처음 들어오시는 분들은 부디 공지사항 에 있는 글들을 읽어봐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제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에서 이런 글들을 쓰고 있고, 제게 연락주시고 싶은 분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것 같은지 제 생각 정리해 봤습니다.

2학년 1학기 가을학기가 끝났다. 내 MBA 생활도 연장하지 않는 이상 2/3이 끝났구나…참 시간이 너무 빠르다. 붙잡고 싶다. 그런 안타까운 심정으로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정리해봤다. 글이 너무 길어서 송구스럽다. 그리고 자랑하는것 처럼 비춰질까봐 걱정이다. 그래도 최대한 솔직하게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알리고 싶었다. 그런 마음이 전해진다면 더 바랄게 없을 듯 하다.

1.  Academic 수업들

거의 정해진 것을 들어야 하는 1학년 때와는 달리 2학년 때는 수업을 마음껏 선택해 듣는다. (물론 이것도 운이 좋아야 원하는 것을 다 들을 수 있다.) 난 Leadership 관련 수업을 이번학기에 많이 들었고 거의 대부분이 Soft skill 관련 수업이지 Finance, Engineering 같은 Hard skill수업은 하나도 없었다. 또 하나 눈여겨 볼 점은 스탠포드 MBA의 특징 답게 대부분이 실제로 뭔가 해보고, Role playing 해보고 서로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는 Learning by doing 방식의 수업이라는 점이다.

1) Crafting your life story

자기의 인생 스토리 만들기. 이 수업은 5일동안 하루에 세시간씩 진행되는 compact 코스였다. 난 이 수업에 대해 상당히 기대가  컸었다. 워낙에 관심있는 주제였고 같이 듣는 학생들도 참 괜찮은 친구들이었다. 결론적으로 수업은 상당히 좋았지만 더 좋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수업시간의 상당부분이 교수의 렉쳐와 몇몇 visionary한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 비디오 감상(스타워즈를 만든 조지 루카스의 인생도 봤고 현재 WB총장인 Jim Yong Kim의 인생도 들었다.), 그리고 감상평 서로 나누기 였는데 난 그것보다는 내 친구들, 동료들의 인생이야기가 더 궁금했고 더 이야기하며 나누고 싶었다. 그런시간이 좀 더 많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래도 인상적이었던 배움들이 상당히 있었다. 첫째는 인생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법이다. 보통 Life Journey라 하여 주요 순간들을 소개할 수도 있고 Ups and Downs 를 이야기 할 수도 있다. 아래 다섯가지를 스토리를 말하는 주요 방법으로 소개해주셨다.

  • 오딧세이 – Odyssey(journey)
  • 로맨스극, 모험이야기 Romance(adventure)
  • 코미디 Comedy
  • 비극 Tragedy
  • 아이러니 Irony(twists and turns)

또 재밌었던건 삶의 만족도, 행복에 대한 각종 연구결과를 듣는 거였다. 크게 타고나는 것(Genetics), 외재적인 유인(Extrinsic, 돈, 사회적 지위 등), 내재적인 것(Intrinsic, 가정의 화목, 자기만족 등) 중 어떤 것이 행복과 삶의 만족도를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하냐는 한 연구결과가 있었는데 매우 흥미롭게도 타고나는 유전적인게 한 50%, 내재적인 부분이 약 40%, 외재적인 부분은 10%도 안됐다. (정확히 어떻게 연구했는지 모르겠다. 상당히 논란의 소지가 있을수 있을듯).

결국 가장 좋았던 것은 친구들과 인생이야기를 나눈 시간이다. 학생수는 약 20명정도 였는데 각자의 꿈에 대해 발표해보고 소규모 그룹으로 나눠서 왜 그런 꿈을 품게 되었는지 또 이야기했다. 또 가장 완벽한 미래의 시나리오를 이야기해보는 시간도 있었다. 이야기하는 방법도 정말 제각각이었다. 20년 후의 Perfect한 하루를 소개한 친구도 있고, 자기 인생을 연극처럼 Scene으로 나눠서 이야기한 애도 있고 앞으로 5년후 10년후 20년후 이렇게 이야기한 친구도 있고 아주 재밌었다. 난 이 글에서 소개한 내 꿈을 이야기했다. 내가 참 좋아하는 여자애의 완벽한 20년 후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여느때처럼 난 6시에 일어나서 남편과 함께 빨리 아침 조깅을 다녀오지. 다녀오자 마자 정신없이 애들 셋을 깨워서 밥먹이고 학교에 보내. 아침마다 전쟁이야. 특히 둘째가 요새 밥을 잘 안먹어서 걱정이야. 내 식욕을 다 가져가 주면 좋으련만. 암튼 어떻게 학교에 보내고 나서 회사로 출근해. 역시 남편이 나에게 사랑한다며 안아주고 키스해주고 회사까지 데려다 주지. 난 테크회사의 마케팅 VP가 되어있지. 오늘은 내 커리어에서 아주 중요한 딜을 마무리 짓는 미팅이 있는 날이야. 수없이 준비한대로 발표를 하고 내 발표에 이어 내 부사수가 발표를 했어. 미팅은 3시간 가까이 진행됐지. 정말 밀고 당기기가 장난이 아니였지만 결국에 딜을 이뤘어. 기분이 정말 짜릿했지. 그리고 나서 오후엔 내 팀 7명의 Director와 한달에 한번 있는 코칭/퍼포먼스 리뷰를 가졌어. 각각 30분씩 거의 오후 내내 진행했지. 한명 한명과 관계를 맺고 그들의 발전을 위해 이야기하는게 참 즐거워. 난 역시 멘토링/코칭이 적성에 맞나봐. 오후 5시에 퇴근하면서 애들을 픽업해서 각각 풋볼/축구/배구 운동하는 곳으로 데려다 주지. 그리고 나서 7시에 다시 픽업하고 와서 남편과 애들과 함께 오늘 딜을 성공시킨 기념으로 근사한 곳에서 식사를 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레스토랑이야. 애들이 워낙 악동들인지라 오늘도 차분하고 분위기있는 식사는 못했지만 뭐 어때. 너무 행복했어. 그리고 나서 집에 와서 애들을 재우고 잠시 이메일로 일을 한 후 10시 부터는 남편과 단둘의 시간을 가졌지. 남편의 깜짝 선물이 나를 너무 행복하게 만들었어. 그리고 그 이후는 상상에 맡길게 (웃음)

2) Improvisational entrepreneur

즉흥연기하는 내 친구들

즉흥연기하는 내 친구들

즉흥적 기업가. 역시 compact course였다. 제목부터 영 수상하다. 즉흥적 기업가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아니나 다를까 코스도 영 삐리했다. 첫 수업시간에 일단 서로 공 던지며 놀고 서로 갑자기 생각나는 별명 부르고 3,6,9 같은 게임하고 참 유치한거 많이 했다. 수업의 목표와 Theme이 즉흥적인 것 하기였기 때문에 참 이상한 시도가 많았다. 모든 수업이 거의 스탠딩이었는데 걸어가면서 호흡에 집중하고 걷기, 발가락에 집중하고 걷기 이런 것도 했고 계속 눈에 보이는 것과는 다른 사물 이야기하기, 이런 것들이었는데 참 미국애들은 게임 못하더라. 각종 엠티와 술자리에서 단련된 나의 게임 실력이 단연 빛을 발했다. 문제는 도저히 수업같이 안느껴진다는것. 재밌게 노는것도 좋지만 도대체 내가 이걸 왜하고 있는거지.

그런데 갈수록 재밌어졌다. 특히나 각종 Scene에서 즉흥 연기해보는 연습을 많이 했는데 예를 들면 두명이 일단 앞으로 나가서 뭐든 연극을 하기 시작한다. 의사와 환자간 대화하는 연습을 하다가 갑자기 환자가 배를 잡고 쓰러지고 의사가 그걸 구하려다 말고 환자와 사랑에 빠진다. 모든게 즉흥적이고 서로 무슨말을 할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그냥 재밌게 흥미로운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거고 즉흥적인 대응법을 연습하는 건데 럴수럴수 미국애들 이거너무 잘하더라. 연기도 정말 배우 뺨치게 잘하고 즉흥적인 대응도 잘하고 재밌어서 돌아가시는줄 알았다. 아마 어려서부터 워낙 무대에 많이 서봐서 그런가보다. 한 무대체질 하는 나도 상당히 기가 죽었지만 또 몇몇 유머와 연기는 디게 먹어줬다. 결과적으로 나의 유머와 커뮤니케이션도 꽤 는것 같다. 어떤 또라이짓을 해도 된다는게 참 자유로웠고 그러면서 커뮤니케이션도 늘고 미국애들의 똘끼도 확인한 상당히 재밌고 유익했던 수업이다.

3) Negotiation

네고시에이션으로 유명한 Nearl 교수가 2주간 1주일에 9시간씩 아주 짧고 굵게 가르친 수업. 매 수업시간마다 꼭 읽어와야 하는 기본적인 리딩이 있고 수업시간에 주어지는 협상 케이스가 있다. 협상의 종류도 정말 다양했는데 티피컬한 비지니스 파트너십 협상, 채용할 때 연봉과 근무조건 협상, 삼자/다자간 협상, 환경정책에 대한 정부/민간/기업간 협상 등이었고 각 협상시마다 각자에게 자기만의 보상 테이블 (즉 이 안으로 타결되면 내가 얼마를 받는지) 이 주어졌고 서로의 보상테이블은 당연히 비밀에 붙여졌다.

참 생각보다 다양한 것을 배운 것 같다. 여기에 나온 메세지와 많은 부분이 겹쳤는데 그걸 직접 해보면서 배운게 차이점인것 같다. 재밌었던 경험이었다.

  • 선제공격 – First offer 를 내는 것의 장점과 단점. 장점은 협상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거고 단점은 자신의 정보를 먼저 드러낸다는 거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연봉협상과 같은 Win/Lose, zero sum 게임에서나 자신이 상대방에 대해 잘 안다고 판단했을 때는 선제 공격이 잘 먹힌다. 예를 들면 비지니스 딜 협상을 하는데 파는 상대방이 나한테 말도 안되게 높은 가격을 먼저 제시했을 때 나는 깎을려고 최대한 노력했지만 결국 초반 선제공격이 상당히 잘 먹혔다. 마치 물건 살때 일단 높은가격 불러서 기를 죽인 다음 많이 깎아주고 파는것처럼. 단 너무 말도안되는 공격은 신뢰를 해칠 수 있으니 금물. 또 상대방에 대해 잘 알때 잘 먹힌다. 잘 모르면 일단 상대방이 먼저 자신의 정보, Payoff를 보이게 하는게 나을 수도.
  • WinWin 찾아내기 – 정말 많은 경우 네고시에이션은 결코 제로섬이 아니다. 서로 원하는게 다르고 선호가 다르기 때문에 WinWin을 찾아낼 수 있다. 상대방의 선호가 나랑 어떻게 다른지 아는것. 그게 정말 중요했다. 상대방의 선호를 아는 순간 그걸 이용해서 정말 많은 Gain을 얻을 수 있다. 즉 네고시에이션을 접근할때 Listening, Don’t get emotional, Think of everything as an information 이런 것들이 너무 도움이 됐다.
  • 자신의 평판 쌓아가기 – It’s not about one off game. Think about your reputation. 결국에 시장에서 당신의 평판은 계속 쌓이게 마련이고 한두번은 상대방을 해치면서 좋은 딜을 따낼지 몰라도 그런 사람과 계속 딜을 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정말 스타급 세일즈맨들도 결국 듣기를 잘하고 상대방이 원하는걸 충족시켜주는 사람이다. 네고시에이션도 마찬가지다.
  • 펜 하나를 다섯번 이상 트레이딩 해서 서로 뭘 받았는지 경진대회도 있었다. 중국 여자 하나는 트레이딩 과정에서 IDEO에 근무했던 사람을 찾았고 IDEO 기업방문 15명을 주선하는 딜을 따내면서 그 15명을 선발하면서 한명 한명에게 각각 식사한끼, 안쓰는 옷이나 가방, 특정 스킬셋 기부 같은 딜들을 따내고 받았다. 참 네고시에이션은 끝이 없구나 그리고 중국 여자랑 함부러 협상하면 큰코 다치겠구나 이런거 배웠다 ㅎㅎ

4) Public spea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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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와서 꼭 연습하고 늘어가고 싶었던게 커뮤니케이션, 특히 말하고 표현하는 스킬이었다. 그 중에서도 퍼블릭 스피킹, 대중 연설은 꼭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이다. 난 아주 재밌게 맛깔스럽게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Ted 같은데도 나오고, 한국 후배들에게 강연도 하고 inspiration 과 wisdom을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Public Speaking 이라는 이 수업을 들었고 다음 학기에도 Strategic communication이라는 비슷한 수업을 듣는다.

수업은 정말 상당히 괜찮았다. 무엇보다도 매주 하나씩 직접 나가서 발표를 하고 피드백을 받고 비디오로 찍어서 자기가 스스로 보고 평가하고 (위에 사진들은 발표 비디오 스냅샷들이다.) 해본건 꽤나 Unique한 경험이었다. 각 주마다 Theme이 있다. 한 주는 즉흥 발표, 한 주는 정보를 제공해주는 발표, 한 주는 바디 랭기쥐에 신경쓰고 전체 목차를 잘 전달하는 발표, 한 주는 아주 기술적인 내용을 쉽게 설명하는 발표, 한 주는 그룹 발표, 한 주는 파워포인트 등 비쥬얼 에이즈를 활용하는 발표, 마지막 주는 자유 주제 였다. 이 Theme 안에서 자신이 주제를 고른 다음 약 7~8분의 스피치를 준비해서 미리 수업 TA랑 한번 연습하고 수업에서 발표하고 피드백을 받는다.

배우고 느낀게 꽤 많은데 몇가지 소개하자면

  • 바디랭기쥐 이거 정말 중요하다. 매우 크게, 그리고 각 바디 랭기쥐가 목적이 있어야 한다. 미국 친구들을 보면 이 제스쳐가 그렇게 풍부할 수가 없는데 난 맨날 하던것만 하더라. 그래서 의식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할 때 그걸 정말 생생히 묘사하는 바디 랭기쥐를 많이연습했다.
  • 스피치를 할 때 평상 포지션을 뒷짐을 질지, 차렷자세를 할지 이런것도 중요하다. 자연스럽게 손을 떨구고 있는게 제일 자연스럽더라. 바디랭기쥐도 필요할 때 해야 더 효과가 높다.
  • 움직이고 걷고 이런건 다 목적이 있어야 한다. 아무때나 걷고 움직이면 청중이 헷갈려 한다. 앞으로 걷는것 옆으로 걷는것 뒤로 걷는것 이게 어떤 효과를 가지는지 알아라.
  • 청중은 정말 집중력이 없다. 니가 알고있는거 청중은 하나도 모른다. 매우 쉽게, 매우 단순한 스트럭쳐를 짜고 목차를 꼭 이야기해줘라. 그리고 본문은 세가지 포인트 이상은 절대 안된다. 즉 시작에서 재밌고 engaging한 Hook 으로 청중의 관심을 사고 유머를 날려라. 그다음에 본론에 뭘 이야기할 건지 목차를 이야기해줘라. 세가지 이하로. 그리고 그 목차를 계속 강조하고 본론 끝날때 다시한번 마무리해줘라. 그리고 마지막 마무리 이야기를 멋지게 끝내라.
  • PPT의 글자는 정말 최소한으로 하고 한 장의 슬라이드에 하나의 메세지 이상을 절대 넣지마라.많은 메세지를 넣는 순간 집중력은 제로가 되고 사람들은 슬라이드 읽기에 바쁘다.
  • 비유와 유머, 청중을 사로잡고 공감대를 만들 수 있는 표현을 끊임없이 사용해라.
  • 천천히 말하기와 강조하여 말하기, 눈맞춤 이런거에 정말 신경 많이 써라. 너무 한명만 오래봐도 이상하고 누군가를 안봐도 정말 이상하다. 그리고 눈을 안 마주치고 천장이나 땅을 보는건 절대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다.
  • 자신감과 패션은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그게 없는 스피치는 앙꼬 없는 찐빵이다.

5) Managing growing enterprise

내가 이번학기에 가장 사랑했던 수업이자 내 인생 최고의 수업이다. 스탠포드 MBA에서 단연코 가장 인기있는 수업이다. 2학년이 되면 자신이 듣고 싶은 수업 한두개를 골라서 거의 몰빵 지원을 할 수 있는데 그때 먼저 자리가 차고 가장 많은 이들이 선택한다. 그래서 Joel Peterson교수님의 이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은 가장 큰 행운 중 하나였다.

다루는 주제 : 앞선글에서 꽤 소개한 바 있지만 다루는 주제는 경영자로서 기업의 창업, 탄생에서 부터 꽃피는 청년기에 이르기 까지 겪게 되는 수많은 이슈들, 그중에서도 특히 사람관계 interpersonal 한 이슈들을 다룬다. 즉 처음 투자자를 찾고 협상하는 문제, 공동 창업자와 삐걱거리는 관계를 핸들링 하는 것, 말 안듣고 문제일으키는 부하 직원에게 피드백 주기, 열심히 일하던 동료직원 해고하기, 스타 플레이어 채용하려고 낚시질하기, 삐걱거리는 이사회 관리하기, 자기 부하직원을 매니저/리더로 성장시키기, 기업이 큰 곤경에 빠졌을때 Turnaround하기, 기업 문화  만들기, B급 직원 모티베이션 시키기 이런 저런 이슈들이었다. 사진 (3)

진행방식 : 수업은 1주일에 두번, 두시간씩 쉬는시간 없이 진행된다. 모든 수업시간에 케이스가 있고 케이스마다 질문이 있다. 총 20개의 케이스를 했는데 각 케이스당 약 4개의 질문이 있었으니 총 약 80번의 상황 연습을 해본 셈이다. 그리고 그 케이스의 주인공이 직접 수업시간에 온다. 2시간중 앞에 20분은 지난 수업복습, 1시간은 롤플레잉 + 교수님 피드백, 나머지는 실제 당사자 경영자가 나와서 어떤 일이 실제로 있었는지 이야기해주고 Q&A를 갖는 시간이다. 롤플레잉이 장난이 아니다. 실제로 누군가를 해고해 보는 연습, 채용해보는 연습, 어려운 대화를 하는 연습을 정말 많이 한다. 기본 회화 수준이 아니라 정말 하이레벨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기에 미리 연습해보지 않고는 미국애들도 버벅대기 일쑤였고 대화가 산으로 가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배운 것 몇 가지

  • 동료간, 부하직원간, 같이 일하는데에 있어서 서로 상대방에 대해 느낀것을 매우 솔직하게, 즉석에서, 서로의 발전을 위해 이야기해주는 피드백 컬쳐가 얼마나 중요하고 건강(Healthy)한지 배웠다. 이걸 하나의 문화로 하고 자신의 브랜드로 해서 그때 그때 털어버리는게 얼마나 파워풀한지. 그럼 괜히 속에 담고 있을것도, 나중에 문제가 커질 것도 없다. 처음엔 잘 적응이 안되겠지만 나중엔 그게 하나의 Norm이 된다. 그러면 상대방도 이 사람이 진짜 자신의 발전을 위해 이런말을 해준다는걸 느끼고 더 모티베잇된다. (즉 소주먹고 하지 않아도 된다.)
  • 사람들은 다 너무 똑똑하다. 결코 다른 꿍꿍이가 있거나 속이려고 하면 탄로난다. 신뢰를 사는 길은 진심으로 정직해지는 것. Authenticity가 키 이슈이다.
  • 어려운 대화를 할 때는 꼭 롤플레잉을 해라. 미리 어떤 이야기를 할지 꼭 생각해라. 그리고 두괄식으로 이야기를 다 풀어놓고 절대 감정적으로 가지 마라. 누군가를 해고할 때나 누군가에게 피드백을 줄때 다 마찬가지이다. 상당히 구체적인 것들도 많이 배웠는데 베스트 프렉티스는 다음 네가지 단계로 대화를 구성하는 것이다.
    • 1) 이 미팅의 목적이 무엇인지 – 너를 해고하려는거야. 너에게 피드백을 주려는 거야. 구체적으로 두괄식으로 목적부터 이야기해라.
    • 2) 구체적인 예 – 니가 이랬을 때 이런 결과와 효과가 있었어. 지금 객관적인 너에대한 평가가 이래.
    • 3) 상대방이 자신과 공감하고 있음을 확인해라 – 이해되니? 혹시 내가 몰랐던거 있니?
    • 4)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해라 – 2달간 월급이 나올거고 앞으로 니가 어디 가면 좋을지 같이 고민해주자. 내가 추천해줄게. 앞으로 xyz 부분에서 더 노력해보자. 매주 check in 하는걸 만들어보자. 등등
  • 꼭 목적이 무엇인지부터 시작해라. (이전글 참고) VOSTC의 단계로 생각한다. (Value, Objective, Strategy, Tactics, Controls) 예를들면 어떤 상황에서 Tactics의 분쟁이 있으면 Strategy에 대해, Strategy의 충돌이 있으면 한차원 위 Objectives에 대해 생각해보는 연습을 해라. 리더는 그렇게 한차원 위에서 생각해보는 연습을 해야한다. 이 방향이 맞냐 저 방향이 맞냐를 논의할때 잠깐, 우리의 목적이 뭐지? Profit? Margin? Growth? Shareholder value 같은 objective를 생각해보고, 그게 불명확하면 조직의 mission, value에 맞춰 다시 생각해본다. 비단 기업경영에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리라. 그리고 나서 목적 -> 대안마련 -> 실제 전략/테크닉 짜보기 -> 연습 의 순서를 꼭 거친다. 즉 모든 상황에서 목적이 무언가. 어떤 대안이 있는가. 어떤 전략과 택틱을 쓸것인가. 그리고 롤플레잉해보기 이 순서를 꼭 지키고 기업의 문화로 만든다.  (Objectives -> Alternative -> Strategy/Tactics -> RolePlaying)

느낀 것

  • 단순히 어떤 테크닉과 커리어에 대한 연습을 떠나서 삶을 대하고 사람들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다. 이전글 참고
  • 창업과 기업 경영은 정말 예술에 가깝구나. 정말 재밌겠다. 정말 도전이 되겠다. 당장 할 자신은 잘 안생긴다. 그래도 언젠가는 해볼 수 있을거 같다.
  • 과연 내가 미국 기업에서 매니저로서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사람관리를 할수 있을 것인가를 많이 반문하게 됐다. 매니저로서 이런 어려운 대화를 하고 문제를 풀어가는건 내 적성이고 내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고 정말 하고 싶은 일이다. 문제는 한국/아시아 기업은 일반적으로 술먹고 정에 의존하고 비합리적인 문화가 상당히 있어서 잘 안맞을 수 있다는 것, 반대로 미국 기업은 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떨어지고, 정 떨어질 정도로 너무 합리적일 수 있어서 잘 안맞을 수 있다는 것 이런 것들이다. 과연 제너럴리스트로서, 사람간의 문제 해결을 하며 커리어와 삶을 풀어가고싶은 사람으로서 나의 Sweet spot은 어디인가. 계속 고민하고 겪어볼 일이다.

6) Becoming a leader

Managing Growing Enterprise와 상당히 비슷했던 수업이었다. 차이가 있다면 롤플레잉을 해보기 보다는 케이스와 문제에 대해 적당히 이야기해보고 실제 선배들의 비디오나 경험담을 듣는 것이 었고, 리더/매니저로서의 문제에 훨씬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전반적으로 숙제도 별로 없었고 크게 Work load는 없었던, 단 모든 문제들이 고개가 끄덕여지고 실제로 먼저 시행착오를 겪었던 선배들의 이야기가 상당히 공감대는 그런 시간이었다. 1주일에 한번 두시간 수업이었다. 아래는 주요 주제와 레슨들
  • 개인 스타플레이어에서 매니저로 탈바꿈하기 – 경계해야 할 것
    • 자신이 다 하려하기, 계속 스스로 돋보이기, 충분히 Delegation 못하고 신뢰 못하기.
  • 팀장으로서 팀의 성과 책임지기 – 경계해야 할 것
    • 명확하지 않고 희미한 목표설정
    • 미꾸라지/독약 같은 사람을 빨리 쳐내거나 그 사람에게 문제를 직접 이야기하는 등의 어려운 사람관계 핸들링 못하기
    • 다른 사람들도 자신처럼 모티베잇 돼있다고 생각하고 팀원들을 자신 입장에서 생각하여 모티베잇에 실패하기
  • 성과가 잘 안나올때 문제해결하기 – 경계해야 할 것
    • 해고 등 어려운 사람관계 문제 피하기
    • 답안나오는 사람 붙잡고 너무 많은 에너지 소비하기 – 정 안되면 보내줄것
    • 성과의 목표치, 기대치가 어느정도인지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못하기
    • 성과가 안나오는게 동기부여가 안되있기 때문인지 스킬이 부족해선지 구분 못하기(참고로 스킬 부족은 가르칠 수 있지만 동기부여 실패는 쉽게 답이 없더라.)
  • 다른 사람 동기부여하기 – 경계해야 할 것
    • 모두가 자신만큼 성장을 원하고 Driven 돼 있다고 가정하기
    • 상대방에게 자신이 상대방을 정말 케어하고 있다는 걸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기
    • 충분히 멘토링/코칭하지 못하기
  • 문제 상황 해결하기 – 경계해야 할 것
    • 신뢰가 바탕이 된 어드바이저, 자문위원 들을 미리 확보하지 못하기
    • 자신의 부하직원을 매니저로 만들기에 실패하기
  • 동료 및 보스와의 문제 – 경계해야 할 것
    • 원하는 것, 현재 상황을 항상 솔직하고 명확히 커뮤니케이션하지 못하기
  • 실수, 실패를 범했을 때 대응 – 경계해야 할 것
    • 남탓하기

7) Other classes

다른 수업들은 운동 수업 2개, 그리고 GSB 외 수업 두개 였다. 운동은 수영과 테니스, 모두 재밌었다. 수영은 참 잘 안는다 – 철인 삼종을 하려면 수영이 고빈데… 테니스는 강사가 너무 대충대충해서 별로 많이 못배웠다. 너무 바빠서 수업도 많이 빼먹었고.

그리고 미래 디지털 에듀케이션이 어떻게 될지 토론하는 Education 수업, 인간과 컴퓨터의 interaction 에 대한 각종 케이스 스터디 Human Computer Interaction Lab 수업을 들었는데 두 수업모두 기대와는 달리 상당히 테크니컬하고 고루해서 정말 재미없었고 정말 많이 빠졌다. 정말 확실히 느낀 것은 GSB 수업의 퀄리티가 상당히 높다는 것, 그리고 조금이라도 원론적이고 이론적이고 백가쟁명하는듯한 수업을 듣기에는 나의 집중가능시간 Attention panel 이 너무 짧아져 있다는것 이었다. 이제는 정말 좋은 수업만 듣고 너무 욕심내지 말아야지.

 

2. Work

1) StartX

이전 글에 잠시 이야기했지만 StartX 라는 스타텁 인큐베이팅에서 일을 시작했다. 참 볼수록 대단하고 재밌는 조직이다. 여기가 엄청난 시간을 잡아먹고 있지만 전혀 아깝지 않다.

StartX 가 뭐하는 곳인지 (이 기사의 비디오에 창업자 인터뷰를 추천한다.) 

  • 비영리 인큐베이터 – Y Combinator/500 Startup 과는 달리 비영리이다. 기업들의 지분을 전혀 가지고 가지 않고 비용도 전혀 청구하지 않는다. 순수한 비영리이다.
  • 독립된 조직 – 스탠포드와는 각종 파트너십, 학생 단체와의 좋은 관계는 가지고 있지만 학교 자체와 법적인 관계는 없다. 하나의 비영리단체로 Incorporate이 되어 있고 절대 학생 동아리 수준의 조직이 아니라 독립된 기업이다. 약 7명의 풀타임 직원과 나같이 Part time하는 15명의 직원이 일한다.
  • 미션 – 스탠포드에서 나온 가장 발전가능성이 높은 기업가의 발전을 돕는다. 경험에 바탕을 둔 교육과 축적된 노하우를 이용하여. accelerate the development of highest potential founders from the Stanford through experiential education and collective intelligence. (참고로 이 단어 하나하나는 정말 많은 수정을 거쳐 선택된 단어로 처음 들어가면 달달 외운다. 그리고 이제 MIT/하버드/콜롬비아 등 스탠포드 밖으로 넓히는 프로젝트도 추진중이라 미션이 수정될 여지도 크다.)
  • 숫자로 보는 StartX
    • 2009년 창업. 약 2년 반간 운영. 1년에 3번씩 3개월짜리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지원
    • 스탠포드 학생의 12%가 지원했고 800개 가까운 기업이 현재까지 지원했음. 치열한 경쟁을 뚫고 총 90여개의 기업이 졸업.
    • 졸업한 기업의 85%가 아직 살아있고 기업당 평균 약 15억원 정도 펀딩을 받았음. 기업당 펀딩으로 보면 전 미에서 Y Combinator를 제외하곤 두번째 수준 (관련기사)
    • 스탠포드 학부/석사/박사들이 고루 지원했으며 (파운딩 팀에 스탠포드 관련자가 한명만 있으면 된다.) 인더스트리는 IT/Tech, Hardware, HealthCare 등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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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체적으로 3개월 인큐베이팅 동안 무엇을 제공하는지
    • Community – 결국 스타텁들은 서로서로 가장 많이 배운다. 어떻게 펀딩을 받았는지 어떻게 이 코딩을 짰는지 개발자를 채용했는지 이런것들을 서로 잘 배우고 교류할 수 있도록 오피스를 제공하고 각종 행사를 기획한다.
    • Mentorship- 실리콘 밸리의 스타급 멘토들을 1대 1로 연결해주고 각 스타텁의 니즈에 맞게 이사회를 조직해준다. 멘토를 선택하는 과정이 재밌는데 짝짓기 스피드 데이팅을 한후 서로의 선호를 받아서 이어주는 꼭 단체 미팅, 듀오 행사, 짝 같은 행사를 운영한다. 이사회는 기업의 니즈에 따라서 VC/마케팅 전문가 등 각종 전문가를 제공해준다. 멘토와 어드바이징을 하겠다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대기자가 수십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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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멘토 리스트들

    • Education- 실시간으로 커스토마이즈드 된 교육을 제공한다. 즉 기업이 펀드레이징을 원하면 그에 맞는, 마케팅, 테크크런치 기사나오게 하기, 직원 채용하기 이런 니즈에 맞춰서 전문가와 선배 기업가, 졸업한 Alumni, 등을 초빙해서 패널 디스커션도 열고 Q&A도 연다.
    • Resources – 회계/뱅킹/법률자문/디자인 등 각종 리소스, 외주 주는 것들을 한데 모아서 공짜로 제공하고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역시 5개가 넘는 로펌, 각종 기업들이 이것을 제공하려고 줄서서 대기하고 있다.
  • 돈을 어떻게 버는지
    • 앞서 설명했듯 기업들의 지분을 전혀 가져가지않고 모든 서비스가 무료다. 조직 운영은 KaufMann 재단에서 받은 800K와 기타 큰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받은 돈으로 충당한다. 여기서 StartX가 확실히 하는 원칙은 배타적 파트너십, 즉 StartX 졸업한 기업들에게 먼저 투자할 수 있는 권리 이런 것들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데모데이에 참관하기, Optional 한 세션 열기 이런 것을 조건으로 MS, 각종 VC들과 굵직굵직한 딜들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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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X에 어떻게 들어갔는지

  • 역시 지난 글에 썼지만 쉽지 않았다. Part time포지션 지원자만 150명도 넘었는데(모두 스탠포드 학생들/졸업생들) 그 중 나와 같은 기수는 약 10명 남짓일 정도로 경쟁도 엄청났고, 당당히 미국애들과 현지 애들과 경쟁해서 됐다. 약 2~3개월간 세번의 인터뷰를 했고 중간에 하나의 프로젝트를 했는데 풀타임 리크루팅보다 더 빡세더라. 마지막 인터뷰때는 인생에서 이루고 싶은게 뭔지, 가치관이 뭔지 이런것을 리더십 팀이 심층 인터뷰하더라. 가장 기분 좋았던 것은 내 친구/MBA교수 및 직원들/내 직장 상사 등 수십명의 레퍼런스 체크 끝에 됐다는 것이다. 레퍼런스 없이는 절대 아무것도 못하는 미국이란 사회에서 나의 Professional Reference가 조금씩 쌓여가는 느낌이다.

StartX에서 내가 하는 일은 무언지

  • 앞으로 프로젝트가 계속 바뀌어 가겠지만 지금은 스탠포드와 관계를 맺는 일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Stanford Strategy 이게 무슨소린고 하니 StartX의 가장 중요한 근간은 스탠포드에서 나오는 훌륭한 창업자들이다. 이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고 이들이 계속 StartX에 지원할 수 있도록 미리미리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을 의미한다. 주요 학생 단체/Entrepreneurship 관련 Center와 교수들과 관계를 맺음은 물론, Startup Weekend, Campus Demoday 같은 일들을 담당한다. 내가 시작해서 담당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두가지가 있는데 첫번째는 StartX 졸업한 약 90개의 스타텁들을 캠퍼스로 불러서 스피커 시리즈를 여는 것, 두번째는 StartX에 현재 있는 스타텁들이 필요한 가벼운 일들과 스탠포드 학생을 연결시켜줄 수 있는 한국판 ‘해주세요/부탁해’ 같은 사이트 만들기 이다. 이밖에도 각종 행사 지원과 다양한 프로젝트에 관여돼 있다.
  • 일주일에 약 15~20시간씩 일한다. 실제로는 그보다 꽤 더 일하는것 같다. 무급이다 -_-

느낀점, 배운점

  • 정말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조직 중 가장 체계적으로 일한다. 모든 이메일에 bcc를 걸어서 서로서로 어떤 의사소통이 오가는지 볼 수 있고 모든 미팅과 일하는 방법, 프로젝트가 다 Documentation 되어 공유된다. 기존에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진행됐는지 누가누가 이야기했고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나처럼 새로 조인하는 팀멤버에 대해서도 이미 정해진 커리큘럼으로 약 10시간에 넘게 7번 이상의 미팅을 통해 한단계씩 조직을 더 알리고 일하는 방식을 배우고 하는 Official on-boarding process가 있었다. 너무 볼수록 감탄이 나와서 도대체 어떻게 이런걸 다 만들었는지 물어봤는데 정말 이 또한 하나의 스타텁이었다. 즉 큰 조직들이 못하는 새로운 것들을 바로바로 시도하고 정말 많이 고치고 노력하고 Mission statement 하나 만드는거부터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고, 어떻게 더 열심히 Effective하게 일할 수 있는지 멋진 팀원들이 끊임없이 혁신을 만들고자 노력해서 생긴 결과였다. 특히 CEO와 COO 가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아래 말한 피드백 컬쳐를 통해 계속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진화시켜나간다.
  • 피드백 컬쳐가 엄청나다. 항상 모든 행사마다 피드백을 주고받고 직원들간 피드백도 바로 real time 이다. 예를들면 나의 바로 위 프로젝트 매니저는 89년생 학부 졸업하고 박사 시작한 Andrew라는 친군데 (펜싱선수출신, 국제무대 펜싱 공식 심판에 노래와 기타도 전문적으로 하고 생긴것도 잘생기고 말도 딥따 잘하는 괴물같은 놈이다.) 내가 무슨 미팅을 하거나 이메일을 쓸때마다 “산, 이번은 전보다 훨씬 좋았어. 단 아까 그 이야기는 이렇게 하는게 좀더 나을거 같고 미팅은 어젠더 세팅이 좀 약했던 것 같아. 그래도 멋져. 화이팅이야. 나한테 줄 피드백은 없니” 이런식으로 바로 이야기를 해줘서 나의 발전을 도와준다. 매니저급 되는 친구와 2주정도에 한번씩 나의 Learning Goal 을 체크인하고 피드백을 주고 받고 어떻게 하면 내가 StartX에서 더 열심히 일할 수 있을지 신명나게 일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시간도 있다. 모두가 정말 뛰어나고 열심히 일하고 서로의 발전을 돕는다. 정말 대단한 팀이고 대단한 컬쳐다.
  • 처음엔 실리콘밸리의 스타들, 멘토들과 언젠가 관계를 맺을것이라는 생각에 상당히 고무돼 있었는데 지금은 같이 일하는 팀멤버, 그리고 실제로 상주하고 있는 내 나이또래, 나보다 어린 파운더들과 친해지는게 더 재밌다. 이런게 진짜 인간관계가 아닐까 한다. 멘토들은 이미 가까이 하기엔 너무 대단하고 멋진 당신이지만 지금 여기 나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는 respect를 쌓아갈 수 있고 진정어린 교감을 할 수있다. 이게 더 재밌다.

2) Career

커리어, 졸업후 뭐할지에 대한 생각은 이전 글에 자세히 쓴 바 있다. 현재 크게 두가지 방향이다. 하나는 학교에서 약 2학기 정도 에너지/환경공학 쪽을 복수전공하면서 더 있는 것이다. 이건 아직 상당히 불확실하다. 지원기간이 이미 지나서 될지 알수가 없는데 가능하다면 좀더 있으면서 더 배우고 싶고 공대쪽 공부도 해보고 싶다. 아직은 학교를 떠나기가 싫다 하하. StartX일도 재밌으니 일하면서 공부하고 그러면서 좀더 학교에 있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두번째는 졸업후 바로 취직하는 건데 요새 학교생활, StartX 일 등이 바쁘고 작년에 리크루팅에서 치를 떨었던 기억이 생생해서 별로 Fulltime Recruiting을 안하고 있다. 관심있는 분야는 테크 기업, 또는 성장하는 기업의 글로벌 비지니스인데, 일단 이번학기에 넣은 곳은 Intuit 이라는 회사와 IDEO 두군데이다. Intuit은 계속 이야기를 해가고 있고 IDEO는 상당히 완벽하게 대답이 없는걸로 봐서 정말 어려운 것 같아. Google 같은 곳과 좀더 작은 기업들을 다음학기에 좀 더 알아볼 생각이다. 작년과 바뀐 것은 마음이 많이 편해진것, 정말 원하는 것을 선택하겠다는 신념과 자신감이 생긴 것, 그리고 꼭 이게 아니면 안된다는 마음도 많이 사라진것. It’s all about mission. There would be something that’s meant to be for me.

IDEO/ YAHOO/ Linkedin/ TaskRabbit/ Jawbone/ Inkling/ Google/ Intuit 이런기업들도 이번 학기에는 다 방문해보면서 원없이 소원을 풀었다. 하나 상당히 아이러니컬한 건 전에는 너무 꿈같았던 이런 직장들, 캠퍼스가 있고 공짜 음식이 있고 사람들이 웃고 다니고 일가정 양립이 되고 이런 직장들이 이젠 그리 새로워 보이지 않는다는 것, 열심히 일하고 똘똘 뭉치는 한국 사람들 직원들이 그립기도 하다는 것. 참 사람마음 간사하지 하하

3) Asian Leadership Academy/StartWave

아시아 리더십 아카데미에 1주일에 약 서너시간씩 투자했고 태국출신 팀원들은 약 10시간 이상씩은 투자해왔다. 내년 봄에 태국에서 하는 5일짜리 워크샵을 목표로 이미 crowd fund raising도 했고 태국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이어갈지 incorporate을 할것인지, 그 다음 Step은 무엇인지 내일 또 팀 미팅을 한다. 어떻게 이어갈지 계속 고민해 봐야겠다.

StartWave는 잠정적 중단 상태이다. 방향성은 정했는데 Execution을 하기에는 팀원들이 다들 너무 정신이 없다. 그래도 언젠가 이어갈거라는 확신은 있다. 현재 그리고 있는 그림은 아시아 각국 소수의 대학생들에게 실리콘밸리 Internship을 제공하고 그러한 Fellow 프로그램을 운영해서 커뮤니티,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싱가폴의 NUS 프로그램 진행자와 이야기를 해보며 파트너십을 맺어가려 하고 있다. 나의 진로가 결정되면 좀더 박차를 가해봐야겠다.

 

3. Other School related work

1) CMC

학교 경력관리 센터 (Career Management Center) 에서 학생 대표 중 하나로서 학생회 활동을 하고 있다. 주로 경력관리 센터의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마케팅하기 (이메일 엄청 잘써야되고 종종 쓴다.), International student 들에게 도움되는 정보 주기, 관련 행사 지원 및 Organizing 이런 일을 담당하고 있다. 뭔가 후배들에게 도움되는 일을 한다는게 참 재밌다. 내가 시작한 프로젝트 중 하나는 I wish I had known this before 라는 프로젝트이다. 2학년 선배들 중 미국 밖 출신으로서 미국에서 취업한 사람들한테 “그 때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이라는 주제로 인터뷰, 서베이를 하여서 1학년들에게 공유했는데 참 보람있었다.

2) Trip leading

내년 봄, 3월 말에 한국에 MBA친구 35명 끌고 교수님까지 모시고 간다. 약 10일간 거의 1학년 친구들을 데리고 각종 기업/정부/문화 유적지 방문하는 건데 나 혼자 한국출신이고 나머진 Korean American, 한국서 몇년 살던 룩셈부르크 친구 등으로 해서 결국 나의 업무부담이 상당하다. 나의 리더십 스타일을 발견해가고, 같은 리더십 그룹을 이끌어가고, 서로의 Role을 조정하고 챙겨가고, 그런 것들을 하면서 수업에서 배운 것도 많이 적용해보고 또 배워가고 그러고 있다. 미팅에 안오는 1학년들에게 어떻게 접근해서 그들을 동기부여 할 것인가, 2학년 같은 리더십 그룹이 일을 제대로 안할때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가, 정말 Learning by doing이다.

그리고 그 와중에 일이 부족해서 (?) 같은 2학년 친구들 데리고 미리 가서 약 5일간 신나게 놀 계획을 짜고 있다. 이전 글에서 홈스테이 공고도 올렸다. 많은 신청을 권장한다. 너무 재밌을거 같아서 기대가 크다. 역시 난 재밌는 꿍꿍이 품는데는 재주가 있다.

3) Clubs

High Tech Club, Entrepreneur Club, Veteran Club 등의 클럽 활동도 간간이 하고 있다. 특히 하이텍 클럽에서는 약 2주에 한번정도씩 이메일 뉴스레터를 뿌릴 때 내가 원하는 섹션을 넣는 컬럼니스트로 등극하기도 했고, (Sansanation 이라는 말도안되는 이름을 붙였다 -_-) 각종 인더스트리 리더들을 부르는 Brown Bag Lunch를 몇번 주선하고 있는데 에버노트시절 어깨너머로 알게된 Guy Kawasaki를 불러서 친구들한테 Little Guy Kawasaki 라는 별칭도 듣고 디게 기분 좋았다. (역시 난 유치하고 단순하다.) 이 Guy Kawasaki 알면 알수록 참 재밌는 사람이다. 말도 팍팍하고 거침없는게 완전 내스타일이다. (링크딘 프로파일) 이번에 12번째 책도 냈고 했는데 학교에 와서 해준 얘기를 조금 공유하자면

난 나이가 이제 58이야. 주위 말에 신경안쓰고 내가 하고싶은 말만해. 내 애가 넷인데 걔들 보는 맛에 살아. 별로 삶에서 아주 크게 바라는 것도 없어. 내 Mantra는 Empower People이야. 사람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는것이지. 강연하고 책쓰고 그러면서 살아. 사실 본업은 하키 인데 하키치다가 돈떨어지면 강연도 나가고 책도 쓰고 VC 투자도 하고 그래. (모두 웃음)

난 별의별 실패를 다 겪었어. 내가 애플에서 두번 일하다 떠났는데 떠날 때 마다 회사가 엄청 잘되서 아마 남아있었으면 지금 있는 이 교실 이름이 내 이름으로 지어졌을걸? (애들웃음). 그리고 야후의 첫 CEO 로 인터뷰 제안도 왔었는데 그때 갔으면 아마 됐을거고 그럼 10% 주식은 가지고 있었을거야. 잠깐, 근데 너네 내 이야기를 왜 들을려는거니? (모두 웃음)

내가 하는 경력 조언은 걸러들어. 그래도 묻는다면 난 Consulting 이나 Banking은 겁쟁이들이 가는 곳이라고 생각해. 진짜 일을 해. Building or Selling. 이 둘중 하나를 해. 만들거나 팔거나. 얼마나 단순해. 그게 진짜야. 만들줄 모르거나 팔줄 모르면 넌 비지니스 맨이 아니야. 어드바이저는 누군들 못하겠어. (참고로 이건 순수히 Guy가 한 말이고 제 의견이 아닙니다. 전 뱅킹/컨설팅 커리어도 정말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Offensive하게 생각하지 않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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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와 한컷. 너무 헤벌쭉 웃은듯

4) Others

1학년에 MBA후배가 네명이 왔다. 다들 너무 멋지고 대단한 분들이다. 그리고 같이 있는 1년짜리 Sloan과정에도 누나 두분이 계시다. 이런 분들과 근처 좋은 한국 분들과 해서 모임 주선하고 하는게 또 상당부분 내 일이다. 역시 나의 적성은 이벤트 올게나이징, 총무, 이런거 같다. (어디 이런거 하는 직업 없나.) 그리고 난 서로의 발전을 돕고 coaching/mentoring하고 내가 가진 작은 거라도 나누는게 너무 재밌고 행복하다. 그래서 1학년 후배들이랑 이런저런 얘기하며 뭐 해먹고 살지? 고민하는게 참 즐거운 일이다 나로선. 그 일환으로 한국 친구는 아니고 호주/홍콩/뉴욕을 거치며 살아왔고 Bain에서 일했던 친구 하나와 1대 1 코칭을 시작했다. 내가 너무 멋진 여성리더 Erin한테 받았던 그 코칭이다. Anita Yu 라고 너무 이쁘게 웃는 정말 따뜻하고 착하고 멋진 친구다.  아이슬란드에서 너무 친해져서 오빠 동생이 되기로 했다 하하. 그리고 10시간을 순수히 그녀의 발전에 투자하는 코칭을 해보고 있는데 정말 재밌다.

참고로 코칭/멘토링/심리치료 (Coaching/Mentoring/Psychological therapy)를 비교하자면 멘토링은 비전을 제시하고 좀더 주도권을 쥐고 끌어가는 거라면 코칭은 계속 질문을 던지고 상대방의 잠재력을 이끌어 내는 거다. 어찌보면 심리 치료와 비슷하지만 차이점은 심리치료는 과거로 파고들고 자꾸 과거 무의식까지 후벼판다면 코칭은 미래 발전 방향, Learning goal 같은데 집중한다는 데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나도 더 나은 Listener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정말 즐거울거 같고 정말 많이 배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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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찾은 내 여동생 Anita

이밖에도 자꾸 일을 벌이고 있고 벌여놓은 일을 막느라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Global Sharing이라고 미국인 외 International 들이 자기의 나라와 자기 인생을 좀더 학생들 앞에서 Open up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는데 이번 학기에는 결국 하겠다고 한 애도 바쁘다고 못한다고 하고 서로 충분히 Push 하지 못해서 진척을 못시켰다. 다음 학기에는 반드시 하리라.

2학년이 되고, 친구들과 많이 친해지면서 뭔가 자꾸 Community에 기여할 수 있는게 생기는게 너무 즐거운 점이다. 점심시간에 Brown Bag Lunch에 가면 노트 테이킹을 해서 같이 온 친구들과 나누고 수업시간에 에버노트로 노트를 적은 다음 수업들은 애들과 나누고 그런다. 애들만큼 멋지게 썰을 풀지 못하면 이런 걸로라도 기여해야지. 그리고 1학년들에게 자진해서 이메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에버노트 잘 쓰기, 이런 것들을 나눠주려고 노력했다. 전체 이메일 리스트로 이메일 보내서 내일 오후 12~1시에 타운홀에 있을테니 와서 나 붙잡고 물어보라고. 뭐 이런식으로라도 조금씩 나누고 썰풀고 그런게 내 행복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친구들의 삶을 알면 알수록 너무 재밌어서 이런 인터뷰글 들을 모아서 책을 내볼까 생각중이다. 취재 리스트를 만들고 있다. 이제 400명 친구를 거의 다 알고 1학년들도 조금씩 알아가고 있어서 누구를 취재하면 좋을지 감이 있다. 정말 친구들한테 많이 배우는것 같다. 이 글 도 그런 경험의 하나였다. 이제는 친구들이 이야기하는 시간과 어느나라 대통령, 어느기업 총수가 와서 얘기하는 시간 있으면 친구들 얘기하는 곳으로 간다. 그게 훨씬 재밌고 더 감정이입된다. Talk는 빠짐없이 아무리 바빠도 가고 있다. 최근엔 Sales 커리어에 대한 친구의 이야기, Top gun 스쿨 나온 조종사 친구의 전투기 조종 이야기 하는데 갔는데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더라. 나만 누리기엔 너무 아까운 경험들이다. 그래 책써봐야지.

4. Fun

1) T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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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 방학에 아이슬란드에 다녀왔다. 겨울방학에는 멕시코와 칠레에 간다. 멕시코는 Official trip으로 각종 정치인/기업 방문하는 열흘짜리 여행이고 칠레는 칠레 현 대통령 아들이자 내 학교 동기가 Organize 한다고 해서 무조건 가는 재밌는 트립이다. 수도가 아니라 어디 정글 섬나라로 가는 거 같다. 미국에서 차도 없이, 옷도 한벌 안사고 자전거 끌면서 맨날 궁상맞게 사는 대신에 여행은 원없이 다니고 있다. 그래 언제 또 이렇게 살겠냐. Embracing the world, live the life to the fullest, Adventure 가 있을 뿐이다.

2) Party/Others

파티에 거의 안가고 있다. 학기내내 술집  간거는 친구 밴드가 콘서트할 때 딱 한번인 거 같고, 밤에 친구집에서 파티할 때도 왠만하면 일찍 온다. 소규모 저녁자리는 종종가서 깊이있는 대화를 나누지만 밤에 술자리는 피한다. 심지어는 여행가서도 밤에 술먹을 때는 일찍 방으로 돌아 왔다. 할로윈 파티 대신에 스탠포드 Start up Weekend 에 참여해서 각종 인간관계 잡음에 고생해 가다가 뭐 우여곡절끝에 2등도 했지만 스타텁에 관심이 더 떨어진 일도 있었고, 몰몬 교도들의 삶을 접하면서 (관련글) 술먹고 노는데 대해 더 관심이 떨어졌다. 그냥 그게 그렇게 재미가 없다. 옛날에 충분히 해본것 같고 더 재밌는 일이 많다. 위에 벌려놓은 일 하면서 뭔가 변화를 만드는게 훨씬 재밌다. Work is more fun than fun – 자꾸 비 일반적인 Workaholic 이 되는것 같아서 조금 스스로 걱정도 있다. 골프도 한번 안치고 맨날 벌려놓은 일만 하며 사는게 정상인가 싶다가도, 그래도 나 답게 살면 되지 하는 생각을 하곤한다. 그냥 사랑하는 사람 만나서 단순하게 소박한 가정 꾸려가며 일/가정/사회봉사 세가지 하고 사는 모범생 인생 살고 싶다.

freefood

마지막으로 또 하나, 같이사는 친구들과 밤에 농담 따먹기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글에서 소개한 미국인 친구들 넷과 같이 살고 있다. 풀장 딸리고 옛날 마크 주커버그가 살았던 영화 소셜 네트워크에 나왔던 예쁜 집이다. 미국애들이랑 같이사니까 참 얘들이 얼마나 늦잠을 잘 자는지, 청소를 안하는지, 허술하게 살고 빈틈투성인지 (물론 내가 그런 애들만 골랐지만) 여실히 느낀다. 밤에 다같이 식탁에 앉아서 서로를 까대며 후배들 중 예쁜여자애 이야기하며 시시껄렁하게 노는게 역시 남자들은 철들려면 멀었다. 뭐 그러다가 서로의 인생 이야기도 하고 좋은 수업에 대해 서로 추천도 해주고 내가 영어감수가 필요한거 있으면 바로 부탁해서 받기도 하고 나는 어깨 주물러주고 설거지/쓰레기 비우기 이런거좀 하고 뭐 이러고 있다. 참 미래가 주목되는 친구들이다. 한명은 보스톤에 있는 50명 규모의 병원에 13명밖에 안되는 비지니스 팀에 조인했고 한명은 뉴욕에 스타텁 가려고 하고 있고 한명은 샌프란 컨설팅에 취직했고 마지막 한명은 콜롬비아에서 사탕수수를 재배해서 신재생 에너지를 만들려 하고 있다. 하하.

뒷마당수영장, 이렇게보니 엄청 좋아보이지만 그리 크지않다

뒷마당수영장, 이렇게보니 엄청 좋아보이지만 그리 크지않다

 

5. Others

이번 학기는 유달리 책도 많이 읽고 성찰도 많이 하고 인생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해봤다. 너무너무 정신없었던 1학년 시절과는 달리 조금 여유있게 한숨 돌리면서 나의 삶의 현주소도 돌아보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방향 조정도 해보고, 고민도 해보고 책도 읽어보고 그러고 있다. 쓴 글도 다 그런식이고. 계속 그런 생각이 들게 해준 멘토 조엘 피터슨 교수님과, 주위의 멋진 친구들에게 참 감사한 마음 뿐이다.

물론 모든게 완벽하진 않다. 진로도 고민이고 계속 혼자 궁상맞게 외롭게 사는 것도 영 지겹다. 각종 안좋은 습관도 생겨서 계속 노력중에 있고 명상과 기도 같은 기본적인 것들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잠도 평소보다 많이 자는 것 같고 뭔가 삶이 정상이 아니고 붕 떠있는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Being Doing Loving 중 Being을 찾아가고 있고 Doing도 큰 걱정이 안되는데 Loving 이 Missing 되서 이러는게 아닐까 싶다. 수능볼때도, 고시볼때도, MBA준비할때도 저 능선만 넘으면 끝일줄 알았는데 이젠 그런거 없는거 확실히 알겠다. 참 겉보기에 화려해 보일지 몰라도 Internal Struggle도 많이 하고, 역시 사람은 만족을 모르고 Success는 그 다음 문제로 이어지는 열쇠 같다. (관련Quote – Each success buys an admission ticket to a more difficult problem, Success is never fatal; failure is not fatal. It is the courage to continue that counts.)

그래도, 그래도…참 벅찬 감사함을 느낀다. 너무나 Transformative 하고 너무나 신선하고 계속 놀랍다. 그냥 내가 잘해서 받은 결과라기엔 너무 벅차다. Blessing을 느낀다. 더 노력하고 더 나눠봐야겠다. 참 흥미진진한 인생살이다.

About sanbaek

늦깍이 크리스천 (follower of Jesus), 우렁각시 민경이 남편, 하루하율하임이 아빠, 둘째 아들, 새누리교회 성도, 한국에서 30년 살고 지금은 실리콘밸리 거주중, 스타트업 업계 종사중. 좋아하는 것 - 부부싸움한것 나누기, 하루하율이민경이랑 놀기, 일벌리기 (바람잡기), 독서, 글쓰기, 운동, 여행 예배/기도/찬양, 그리고 가끔씩 춤추기. 만트라 - When I am weak, then I am strong. Give the world the best I've got.

22 comments

  1. 다수의 심리학 연구결과를 보면 행복하게 사는것에 상당부분이 유전적으로 이미 결정되어있다는 연구결과를 실로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학도가 아니라 정확히 어떤식으로 연구가 되고 그 validity가 얼만큼 되는지 비심리학도로써는 정확히 가늠할 수 없지만

    이미 심리학계에서는 거의 정설이 되어버렸을정도로 validity및 credibility가 높은 연구결과라고 하더군요
    인생의 행복은 이미 반이상이 유전적으로 결정됐다는 이야기는 여러가지로 생각할 거리가 많지요.

    혹시 Gattaca라는 영화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시간나시면 한번 꼭 봐보세요.

    정말로 추천드리고싶은 영화입니다.
    운명, 행복, 유전자, 노력 등등에 대해 담은 영화인데 후회안하실겁니다.

    • 오 감사합니다. 유전적으로 결정돼 있다니 슬프네요…전 아니라고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영화는 나중에 꼭 챙겨볼게요 잠깐 본거같기도하고요.

  2. Sooahn

    OMG 아니타를 여기서 보네요. 베인에서 첫 번째 글로벌 트레이닝 세션에서 같은 팀이었어요. MBA 간다고 회사 그만둔다는 메일을 받은게 마지막이었던 것 같은데…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좋네요 🙂

  3. Sue

    하드 스킬보다 소프트 스킬이 직장생활에 있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수업을 많이 들으셨네요.

  4.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여러 경험을 통해 배우시는 것들 이렇게 글을 통해 접할 수 있다는 게 크게 도움이 됩니다~ 🙂 감사합니다.

  5.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경험하시는 것들을 공유해 주시는 것으로 많이 배우고, 많이 생각하게 되어 너무 좋습니다~ 🙂 감사합니다.

  6.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경험하시는 것들을 공유해 주시는 것으로 많이 생각하고, 많이 고민하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

  7. 부탁해! 데헷 🙂
    어서 미국으로 가야겠어요 ㅎㅎㅎ 글 잘 봤습니다 형님!

  8. 안녕 산~ 나 종효 ㅋㅋ 페북에 잘 안보인다 했더니 열심히 블로깅하고 있었구나. 이렇게 장문의 글을 쓰다니 ㅎㅎ 넌 어째 얼굴이 더 점점 피는거 같다 몸도 더 좋아지고 ㅎㅎㅎ 체질이네 유학생활 ㅋㄷ 난 프랑스 맨날 비와서 우울 ㅋㅋㅋㅋ 역시 캘리가 최고야!!!

    • 오 프랑스 유학중이니? 진짜 보고싶다 야. ㅎㅎ 몸이 좋아지고 얼굴이 피는게 아니라 살이 찌는거지 -_-; 한국음식/프랑스음식이 그립다야. 음식만 빼곤 상당히 만족함.

  9. 에너지/환경공학 복수전공을 생각하고 계시다는 부분이 눈길을 끄네요. 의외기도 하구요. 사실 어제 해당학과의 director이신 Mark Jacobson 교수님을 인터뷰하고 왔거든요. 인터뷰 와중에도 어떤 학생이 와서 복수전공 신청에 대해서 문의하더군요. 아무튼 제게 영웅같은 분이시죠. 연구하신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 추진하고 계신 프로젝트가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제가 스탠포드 학생이라면 어떻게든 참여하겠어요. 세계 에너지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게 2030년까지 가능하다는 연구구요.(연구 내용: http://solarfollowers.tistory.com/999).그 계획을 차근차근 현실화 시키려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십니다. (http://vimeo.com/52095555). 저는 그 계획을 한국에 소개하려고 하고 있구요.

  10. Kicheol Park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매번 다음 글이 너무 기대가 되는군요.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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